달이 차올라 어두운 밤을 환히 밝히자, 세상은 또 한번 달라졌다.
Rise of the New King
달빛이 밤을 집어삼켜 버린 시간,
길 잃은 별들이 하나 둘 사라지면,
무릎을 꿇고
신기루의 도시를 염원할 지다.
신비롭고 장엄한 광경은
어리석은 자들의 눈과 귀를 현혹할 테니,
갈라진 틈으로 들어가
그릇된 것을 되돌려라.
그리하면 내가
너희에게 새 주인을 선사하리니.
– 그리스의 루사노에서, 주인
안개를 둘러싼 갈등은 고조되었고, 안개를 가공해 얻는 부산물의 가치는 떨어질 줄 몰랐다.
하루에도 수백 건의 작고, 큰 사건들이 신문과 방송을 통해 보도되면서 사람들은 더 자극적인 사건, 좀 더 흥미를 끄는 사건에만 집착했다.
사람들이 미묘한 변화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사이, 안타리우스는 그 틈을 노려 원래의 자리로 회귀하고 있었다.
예언된 안타리우스 재건의 날, 루사노에는 무리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루사노를 가득 메운 인파는 같은 말을 반복하며 자신들의 간절한 염원을 호소했고, 그들의 커다란 함성이 공간을 공명시킬 즈음
슈퍼문 현상이 일어났다.
또 한번의 신비한 현상은 안타리우스의 부활과 새로운 세계의 전개를 예고했다.
뒤늦게 위협을 눈치챈 사람들은 불안과 모호한 것에서 벗어나 누군가 뒤죽박죽 되어버린 세계를 정리해주길 간절히 원했지만,
누구도 섣불리 나서지 않았다. 심지어 의무가 있는 정부조차도.
정부는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문제를 회피했다.
"대공황을 극복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차별과 폭력, 전쟁, 특별한 자들과의 공존은 그 다음에 고민해야 합니다."
– 수석 대변인 로버트 진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정부는 혼란이 올 것을 예상했고, 긴밀히 능력자 파일을 정리해 등급을 재조정했다.
여기에는 기존 능력자뿐 아니라 전쟁을 피해 숨어버렸던 능력자들, 잠재력이 있다는 이유로 포함된 사람들도 있었으며
아시아 지역과 제3세계의 능력자들도 대거 포함되었다. 그들에게는 무엇보다도 사이퍼들의 능력이 변수였고 열쇠였다.
"내 등급을 함부로 매기지 말아요. 내 몸이 기억하는 한 능력을 다시 찾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어요."
– 변신 능력을 상실한 엘윈의 드니스
사람들이 서로의 눈치를 살피느라 자신들의 진지한 고민을 섣불리 드러내지 않은 사이 불신은 커졌고, 이는 각자의 길을 모색하게 만들었다.
사이퍼들은 더 은밀하고 조직적으로 활동했고, 각자의 이해관계에 맞는 새로운 조직을 결성했다.
이들은 때론 기존의 조직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회사나 연합도 세력이 커지면서 내부의 파벌이 생겼고, 조직의 수장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루어졌다.
그들은 소속 능력자들이 새로운 파벌을 형성해 이탈할 것을 두려워해 전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기도 했다.
적도 친구도 어떤 곳을 향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리고 우리가 잊고 있었던 중요한 것.
새로 쓰일 역사에서 가장 전율 넘치는 장면을 연출할 그들 또한 어떤 곳을 향하고 있을지 알 수 없다.
이곳 저곳 사이렌이 울렸다. 새로운 전쟁의 서막이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