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phers

  • 홀든가의 꽃 - 05. 모닝뽀뽀(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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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라바라삽 [57급]

2014-08-20 10:11:20

 

이번 에피스드의 미방, 타라양 입니다.

 

 

저번 화가 너무 짧아서 이번 편은 좀 길게 써보았습니다.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 홀든가의 꽃 다시보기 >

 

프롤로그

 

칭찬

 

악몽

 

첫 만남

 

모닝뽀뽀(上)

 

 

 

 

 

< Episode 5 - 모닝뽀뽀(下) >

 

 

 

  이글이 처음 이곳에 온 것은 저번 달이었습니다. 저택 안에서만 노는 이글이 걱정되던 엄마가 직접 데리고 나왔던 것이에요.(덤으로 벨져도 함께 데리고 나가셨었습니다.) 워낙 활동적이었던 이글은 금새 아이들과 친해졌고, 엄마인 루즈메리가 없어도 혼자서 곧잘 나가서 놀곤 했습니다. 가끔은  첫 날 이후 더 이상 공원을 나가지 않는 엄마를 대신해서 가끔 제가 이글을 데리고 놀러가기도 했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아마, 이주 전 일거에요. 그날도 어김없이 이글은 공원으로 나가 놀고 있었습니다. 그가 혼자 나가 노는 것이 걱정이 된 모양인지. 엄마께서는 저에게 비타 아줌마와 함께 공원에 나가봐달라고 부탁했었죠.(예전부터 생각했던 것인데, 엄마는 저택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꺼려하시는 것 같습니다.) 비타 아줌마는 바쁘시는 것 같아서, 저 혼자 공원으로 나갔습니다. 이글을 중심으로 뛰어 놀던 아이들이 그날은 이상하게 한 곳에 옹기종기 모여있었습니다. 궁금해서 가보니 어떤 여자 아이를 중심으로 뭔가를 하고 있더군요. 그들 중에 가장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은 이글 이였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두꺼비집을 만들고 있었어요. 중심이 되는 여자아이는 아이들이 만드는 것을 구경하면서 틈틈이 부족한 부분을 도와주고 있었어요. 보니, 저보다 나이가 많아 보였습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그 누나의 이름은 조노비치. 친척을 만나기 위해 가족 따라 아르메니아에서 왔다고 했습니다. 그녀가 이 공원에 나타난 것은 사촌 동생들을 놀아주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그녀가 바로 모닝뽀뽀사건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어느날, 조노비치 누나가 이글에게 ‘넌 항상 일찍 일어난다며? 대단하다.’라고 칭찬해주자 우쭐해진 이글이 ‘난 매일 엄마가 뽀뽀해주면 일어나!’라고 했고, 거기에 조노비치 누나가 ‘ 아직도 엄마랑 뽀뽀해? 어린애네’라면서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날 이후 이글은 모닝뽀뽀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고, 그 결과는 앞에서 얘기한 것과 같습니다. 남들의 말은 잘 듣지 않는 독보적인 이글이 조노비치 누나의 말만은 이상하게 잘 듣는 것을 보고는 저 나름대로의 추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그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이글 앞에 섰습니다. 저는 단도입적으로 그에게 물어보았습니다.

 

  “ 이글, 너 비치누나 좋아하지 ”

  “ 아, 아니거든! ”

 

얼굴이 빨개지면서 발끈하는 모습을 보니 제 예상이 맞은 것 같아요. 역시 모닝 뽀뽀 거부 운동도 전부 비치 누나 때문이었네요. 그렇다면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은 그 사람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날 공원에서 누나를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 누나는 어김없이 사촌 동생들을 데리고 공원으로 왔습니다. 저는 적당한 타이밍에 그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 누나, 부탁이 있는데요. ”

  “ 무슨 부탁? ”

 

저는 비치 누나에게 사정을 솔직하게 이야기 해주었다. 그러자 돌아오는 것은 배꼽이 빠질 것처럼 큰 웃음이었습니다.

 

  “ 그래서 내가 이글이 다시 모닝 뽀뽀인지 뭔지를 하게 하라구? ”

  " 네, 안 그럼 저희 엄마가 불쌍해서 못 봐주겠어요. ”

  “ 알겠어 ”

 

생각보다 승쾌히 승낙을 해주자. 저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저 누나가 지금까지 보여준 성격하고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라 약간 의아해하기도 했지만 엄마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 대신. . . ”

 

이 말이 나왔을 때 저는 매우매우 긴장했습니다. 누나가 어떤 조건을 제시할지가 무서웠거든요. 만약, 제가 할 수 없는 일이라면 누나는 이글에게 모닝 뽀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저희 불쌍한 엄마를 도울 수가 없으니깐요.

그러나 다행이도 누나의 조건은 어려운게 아니었습니다.

 

  그날 이후, 어느날 아침에 있었던 일이에요. 머뭇거리며 엄마에게 다가간 이글이 엄마의 볼에 뽀뽀를 한 것이에요. 처음에 엄마는 놀라 아무 말씀도 못하셨습니다. 그렇게 자기를 피하고 모닝뽀뽀는 절대로 안하겠다던 이글이 제발로 찾아와 뽀뽀를 한 것이니깐요. 정말이지 그때 전 엄마가 하루종일 이글을 안고 있는 줄 알았답니다. 그 정도로 기뻤던 것이지요.

 

사건이 해결된 이후, 저는 누나의 부탁을 들어줘야했습니다. 그것은 저희 집을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왜 뜸금없이 그런 부탁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 엄마는 저와 함께온 비치 누나를 보더니 매우 흐뭇해하는 표정을 지어보이셨어요. 전 거기에서 불안함을 느꼈고, 그것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 어머, 우리 다이무스가 벌써부터 여자친ㄱ. . . ”

  “ 아니에요! ”

 

이글이 저를 노려보는 것을 발견하고는 재빨리 부정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제 말을 믿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전 엄마에게 사실대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처음엔 ‘우리 아들이 벌써’라면서 한참동안 충격과 감동의 두 감정을 오가면서 혼란을 겪으셨습니다. 그러다가 뭔가를 골똘히 고민하더니 뜸금없이 ‘이글 사랑 쟁취 작전’이라는 이상한 계획을 세우시기 시작했습니다. 이 작전의 구성원은 엄마인 루즈메리와 벨져, 그리고 저 다이무스입니다. (저는 하기 싫다고 했지만, 동생을 위한 일이라면서 강제로 끌어들이셨습니다. 하아. . . )

사실, 작전명만 지었을뿐 제대로 된 계획은 없어요. 저희 엄마가 늘 그렇거든요. 일단 저질러보고 수습은 나중에 혹은 누군가가. . .

지금 저희는 뒤에서 몰래 이글과 비치 누나를 보고 있어요. 이글이 열심히 자기 장난감들을 비치 누나에게 보여주며 권하고 있는데, 아무리봐도 저것들은 남자아이들이나 좋아할 법한 물건들이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비치누나는 이글의 눈높히에 맞춰 잘 놀아주고 있었다.

내가 봤을 때는 이글 쪽에는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냥 놔두어도 비치누나가 알아서 이글이를 잘 놀아주는 것 같았다. 문제는 . . .

 

   " 이글아, 에휴 휴. . .다행 아, 그러면 안돼! 휴. . . "

 

연신 제 뒤에서 추임새란 추임새를 다 넣고 계시는 불쌍한 우리 엄마입니다. 마음같아서는 ' 엄마, 이글은 괜찮은 것같은데 그만하면 안될까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차마 엄마에게 돌아서면 그 말이 쉽게 입밖으로 나오지가 않습니다. 둘이서 재미있게 놀고 있는지 얼마나 시간이 됬을까요,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지루하고 따분해서 하품이 나올 지경이니깐요.

 

  " 가, 갑자기 왜 저러지 "

 

엄마의 걱정어린 말에 저는 이글들쪽으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갑자기 이글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것입니다. 그런 이글을 두고 비치누나는 뭔가를 열심히 말하고 있는데, 거리상 말까지 들리지는 않아서 무슨 대화가 오고가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말을 마친 비치 누나가 떠나고서야 우리는 이글에게서 무슨 대화를 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 누, 누나가 내일 떠난대 "

 

그렇습니다. 비치누나는 이제 집으로 떠나는 것입니다. 그전에 이글을 한번 보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합니다. 이번엔 우울증병이 이글에게로 옮긴 것 같습니다. 비치 누나의 이별통보(?)를 받은 이글은 모닝뽀뽀를 거부당한 엄마처럼 축 늘어져버리는 것입니다. 비치누나가 떠난 후 밤사이 둘 사이에 무슨 대화가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둘만이 알뿐이죠.

 

 

조용히 방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불을 푹 뒤집어쓰고 있는 이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루즈메리는 조용히 그의 옆으로 다가가 이불을 아래로 내렸다. 이글은 얼굴을 배개에 파묻은 채 엎드려있었다.

 

  " 이글, 정말 그 누나가 좋은거니? "

  " 웅. . . "

 

이글의 대답에는 기운이 없어보였다. 그는 한참동안 아무 말 없이 엎드려있었다. 루즈메리는 그런 그의 등을 쓰다듬어주면서 그가 말을 할 때까지 참을성있게 기다려주었다. 잠시 후 배개에서 얼굴을 떼어낸 이글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작은 손으로 자신의 심장쪽을 가리켰습니다.

 

  " 막 그 누나만 보면 여기가 떨려요. "

  " 같이 있고 싶고? "

  " 웅, 그런데. . . "

 

이글은 말을 끝내지 못하고 훌쩍거리며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 우리 아들, 3초의 용기라고 알아요? "

  " 그게 뭔데? "

  " 예전에 너희 아빠를 만났을 때, 엄마도 이글처럼 똑같은 상황이었었어. 막 아빠를 보면 가슴이 떨리고, 항상 같이 있고 싶었지. 그런데 너희 아빠가 떠난다는거야. 그래서 엄마도 이글처럼 이렇게 방안에서 펑펑 울었었지. 좋아하는 사람을 영영 못 볼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잠도 자지 못했어. 그런데 아빠랑 엄마가 어떻게 결혼했는지알아? "

  " 어떻게? "

  " 3초의 용기때문이야. "

 

이글을 편한 자세로 눕힌 루즈메리는 말을 이어갔다.

 

  " 아빠가 떠나기 전에 엄마는 아빠를 만나서 이렇게 말했어. '전 당신과 함께하고 싶어요. 그러니깐 제발 떠나지 말아요. '라고 그래서 너희 아빠는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소' 라면서 떠나지 않았고, 우린 결혼을 하게 된단다. 그리고 이렇게 귀여운 이글도 낳았지. "

루즈메리가 이글의 콧잔등을 간질이자, 좋은지 이글은 킥킥거리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 너도 내일 누나한테 가보는게 어때? "

  " 하지만. . . 누나가 싫다고하면 어떻게 "

  " 그러면 어쩔 수 없지 "

 

그녀의 말에 이글은 다시금 시무룩해졌다.

 

  " 하지만 지금 말하지 않으면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 누나를 영영 만나지 못할수도 있잖니? 차라리, 지금 3초 동안만 용기를 내서 고백해버리렴. 그 결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마. 중요한건 이글이, 너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너의 마음을 보여주었다는 거야. "

 

이불을 만지작거리며 한참을 머뭇거리던 이글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그렇게해서 이글과 다이무스 그리고 루즈메리는 조노비치가 탄다는 기차역으로 향하게 되었다.

 

  " 엄마, 나는 왜 . . . "

  " 엄마가 움직이면 다무도 움직인다. 그정도 살았으면 이제 좀 알때가 되지 않았니? "

  " . . . 아, 네 "

 

원래 계획이었다면 삼십분 일찍 도착해, 여유롭게 리허설(?)을 하면서 기다리다가 멋지게 고백을 하는 것이었는데, 이글이 늦잠을 자는 바람에 일이 꼬이게 되었다. 최대한 빠르게 기차역으로 향하고 있었지만 제시간에 맞춰 도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도 북적이고 있어서 조노비치 누나를 찾는 일도 어려웠다. 다이무스와 루즈메리가 어떻게 해야할지 헤매고 있는 사이, 이글은 무작정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워낙 돌발적인 행동이라 다이무스와 루즈메리는 잠시동안 어리둥절해 있었다. 수많은 인파들의 사이사이를 미꾸라지처럼 잘 피해다니던 이글은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그저, 조노비치 누나를 마지막으로 만나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그렇게 체력의 한계까지 뛰던 이글은 어느 한 곳에 멈춰섰다. 숨을 가쁘게 몰아쉬던 이글의 뒤에서 누군가가 그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그의 형도, 그의 엄마도 아니었다. 그것은. . .

 

  “ 이글이야? ”

 

그것은 조노비치였다. 막상 그녀를 만나니 이글은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몰라 어정쩡한 자세로 서 있었다.

 

  “ 너 혼자 온 거야? 부모님은? ”

  “ 그게, . . ”

 

그때, 이글은 어젯밤 엄마와 함께 이야기 했던 것이 떠올랐다. ‘3초의 용기’를 생각한 이글은 용기를 내기로 결심했다.

 

  “ 누나한테 할 이야기가 있어서 왔어! ”

  “ 나한테? ”

  “ 누나가 다음에 또 우리집에 놀러왔으면 좋겠어, 그리고. . 그리고. . 다시 만나면. . .나, . ”

 

떨리는 두 손을 굳게 말아쥔 이글은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외쳤다.

 

  “ 멋진 남자가 되어서 누나한테 좋아한다고 말할꺼야! ”

 

부끄러운지 빨개진 얼굴을 숨기기 위해 고개를 푹 숙인 이글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조노비치는 살짝 무릎을 굽혔다.

 

  “ 이글은 지금도 멋진 남자야 ”

 

살며시 이마에 입을 맞춘 조노비치는 수줍게 웃으며 그에게 ‘다음에 또 봐’라는 말을 남기고선 열차위에 올라탔다. 그날 조노비치는 떠났지만, 이글에게 잊을 수 없는 강렬한 기억을 심어주었다. 그것은 평소 루즈메리와의 모닝뽀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느낌의 뽀뽀였다.

하지만 결국 둘은 만나지 못했다. 그 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것은 그로부터 아주 먼 미래의 일이다. 그것도 좋은 인연이 아닌. . .

 

 

 

   “ 요즘도 모닝뽀뽀는 하나? ”

 

타라의 물음에 이글은 어깨를 으쓱여보였다.

 

   “ 이젠 하고 싶어도 못해 ”

 

그가 어떤 말을 하던 상관없다는 듯이 타라는 손을 들어올렸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하늘은 점점 붉으스름하게 변해갔다. 이글은 지금 무슨 상황이 자신을 덮칠지 짐작이 갔다.

 

  “ 아, 이런 만남은 원치않았지만. . . ”

 

이글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많은 유성들을 보며 쓴 웃음을 지어보였다.

 

  “ 이것도 운명인가보네 ”

 

< 계속 >

 

 

지금 생각한 것은 홀든가의 꽃은 10부작이내로 끝낼려고 합니다.

짦막짦막한 사고뭉치 엄마인 루즈메리와 악동 삼형제(?)들의 이야기인 홀든가의 꽃을

절반정도 쓴 것같네요ㅋ

재미있다면 추천을 재미없다면 추천을

그냥 추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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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잘 못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좌절상태입니다 감탄했습니다 칭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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