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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글나비] 엘레노어 러브 캠밸의 16년 후-3(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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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황새 [51급]

2014-01-04 01:23:28

 

 

엘레노어 러브 캠밸의 16년 후-1

http://cyphers.nexon.com/cyphers/article/art/topics/9432958

엘레노어 러브 캠밸의 16년 후-2

http://cyphers.nexon.com/cyphers/article/art/topics/9449995

 

 

미쉘의 기억- 나이오비에 관하여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네가 듣지 못한 부분부터 듣는게 좋겠지. 나는 연합 측에서 피터와 작전을 수행하기로 했다. 너도 알다시피, 안타리우스 절멸을 위한 인형 가르기 작전. 사실 그건 정확히 안타리우스를 박멸할 수 있는 계획은 아니었다.다른 안타리우스 간부들이 단 하루, 본 기지에서 한명만 빼고 전부 빠지는 날, 안타리우스 본 건물을 습격하는 계획. 그야말로 빈집털이였지. 너는 최후방에 있어서 몰랐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안타리우스 본건물 파괴와 한 사람의 사살이었어. 아까 본 건물에 단 한명 간부가 남았다고 했지. 그는 안토니오 네로. 무엇이든 폭탄으로 만들어 폭발시킬 수 있는 폭탄능력자. 안타리우스의 최고 광신도 중 한명이자, 노인의 후계자나 다름없는 대접을 받고 있는 자였어. 나머지 간부들은 스톡 오빠나 시바 언니같은 암살자들을 보내서 처리할 작정이었고. 그런데 작전을 며칠 남기고, 들었던 대로, 나이오비 언니는 그날 원거리 지원조에서 미끼조로 갑자기 비뀌어버렸다. 무엇때문인지는 모르고, 안다고 해서 바뀔 수 있는 것도 아니었어. 이글 오빠가 계속 회의시간에 화도 내보고 난동도 부렸다. 그 자신도 될 일이 아닐것을 알면서도 계속. 그러면서도 나이오비 언니는
"괜찮아..뭐. 미끼조 들어간다고 다 죽나? 드니스 그년 얼굴 안보니 좋지 뭐."
그러면서 오히려 우리를 진정시키려 했다. 안쓰러울 정도로.
말은 그러면서도 아침에 보는 언니의 눈가가 붉어진 것을 보면 그녀가 간밤에 했던 일이 짐작이 가 숨이 턱 막혀왔다.
미끼조. 침투조가 침입해 에너지 공급원을 끊어버릴 때 까지 앞에서 녀석들의 시선을 끌거나, 상황이 좋게 돌아갈 경우 정면 침투까지 가장 먼저 감행해야 하는 그야 말로 미끼이자 총알받이. 회사에서 '전체적 피해를 줄이고자' 만든 팀에 뻔뻔스럽게도 그들이 근거리 능력자도 아니고 회사도 아닌 언니를 마음대로 넣어버린 것이었다. 나이오비 언니가 이렇게 침착하지만 않았다면, 당장 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지.
나는 아직도 그 언니가, 그 불같던 언니가 갑자기 그렇게 얌전해졌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언니가 안타리우스에 그렇게 증오심이 강했었나? 그렇게 작전이 취소되는걸 싫어할 정도로? 여하튼 어딘가가 분명히 잘못되어 있는 이 작전은, 너무 차질없이 진행되어갔다. 언니에게 끊임없이 이해가 안된다는 둥의 불평을 내놓았으나 나온 말은 계속 괜찮다는 말 뿐.그래서 나도 모르게, 정말 괜찮다고 생각해버렸어. 아, 그러면 안됐는데. 정말 그러면 안됐는데..
하루,하루 시간이 흘러 그날이 다가왔지.
그날은 정말 밤인데도 구름이 많이 낀 것이 눈에 보일 정도였지. 정말 '흐린' 밤이었어. 비는 곧이라도 내릴 것 같이... 진짜 비는 이미 저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말이야. 나와 피터는 원거리 1조였고. 내 앞에는 나이오비 언니가 '미끼'로서 대기하고 있었다. 그래도 원거리 능력자라고, 미끼 중에서는 꽤 후방에 섰었지.
"미쉘."
갑자기 나이오비 언니가 나를 불렀어.
"..응..?"
"만약 나한테 무슨 일 생기잖아.."
"언니, 그런 말 하지 마. 불길한 소리 하지 마."
"아니, 그래도 무슨 일 생기면."
쓸쓸해 보였어. 나만큼이나 불안해 보였고. 나도 그때서야 불길했던 감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나이오비 언니 등의 뱀문신이 꿈틀거리며 일어나 그 날카로운 혓바닥을 쉭쉭거리며 언니의 어깨를 꽉 물어버릴 것만 같았다. 언니가 말을 이었어.
"이글.. 잘 부탁해."
나는 그 한마디에, 나도 모르게 언니를 꼭 안아버렸다.
"너도 알지. 이글, 애같은 놈이야. 떼쓰고 투정부리고, 생각없이 히히 웃어제끼면서도, 나 없으면 좀 울 거같은 녀석이니까."
나는 언니를 더 꽉 안았다. 뜨겁다. 능력때문인지는 몰라도 델듯이 뜨겁다. 하지만 계속 안고 있었다. 울거 같았으니까...
"이글 자식, 안 울도록 잘 부탁해. 다른 여자 소개팅도 많이 시켜주고. 단순하니까 나 같은건 금세 잊을거야.."
나이오비 언니의 말 끝이 조금 떨렸다. 그리고 다시 뒤를 돌아 나를 보지 않았다. 하지만 안고 있었던 언니의 몸이 떨리고 있었던건, 확실히 기억이 나.
그때 피터가 내 옷자락을 잡아 끌었어. 그리고 시계를 보여줬지. 새벽 1시 58분. 때가 다가왔었어.
우리는 운동장에 모여 지휘관의 지휘에 맞춰 진형을 갖추었지. 곧 공간이동 능력자들이 각 조에 곁으로 다가왔다. 서로의 어깨에 손을 얹었어. 나이오비 언니의 쓸쓸한 어깨에 손을 얹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지. 59분, 앞줄의 미끼조 부터 차례로 이동을 시작했어. 슈욱- 소리가 나더니, 금세 연기처럼 사라졌지. 맨 앞줄부터 차례, 차례... 그리곤 내 앞의 나이오비 언니가 사라졌고, 나도 그곳으로 사라졌다.
눈앞이 멍하고, 어지러운 느낌이 조금 들더니 하늘을 나는것 같은 기분. 그리고 눈을 뜨니 우리는 작전지역에 도착해 있었어. 하늘은 여전히 흐리고. 바람이 차게 불었어. 하지만 전혀 춥지 않았다. 나이오비 언니가 내뿜는 열기. 그건 언제나의 따뜻한 온기하고는 달랐어. 언니의 손끝에서 이는 불꽃.
"...흥, 태워버릴게 많이 남았네."
그 말을 듣자마자, 나도 장갑을 고쳐 꼈다. 이제 2시가 되었으니까.
그러자마자 등 뒤쪽이 환해졌다. 네가 쏜 축포가 하늘 높이 솟아올랐어. 이곳은 정문 앞, 약 70m 거리. 미끼조의 수색원들이 망원경으로 동태를 살폈어. 그 순간, 맨 앞줄에서 큰 외침이 들렸다.
"온다!"
"전방 강화인간 3기! 시속 40km!"
"아직 속도가 느린걸로 봐서 동태를 살피는 중인 것 같습니다!"
"저놈들을 저격해!"
말이 떨어지자마자, 옆에 있던 마탄의 저격수 소나 언니가 모신나강을 겨누었다. 그리고 나지막히,
"자동추적탄 2발. 귀 막아."
그 말에 피터와 나의 귀를 꽉 막았지만, 두발의 총성이 먹먹하게 귓속에서 울렸다. 기묘한 탄도를 그리며 나아가던 총알은 점처럼 보이던 무엇을 꿰뚫었다. 점이 풀썩 쓰러지자, 그 점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내기도 전에
"전방 30m 지점으로 이동! 진형을 유지하면서 1선 미끼조가 방패가 되면서 전진한다! 진격! "
그리고 함성소리.
와아
와아
와아!
정신을 차릴수가 없었다. 그때,
"내 뒤에 딱 붙어서 따라와! 빨리!"
나이오비 언니의 재촉하는 소리가 없었다면 나는 뛰어가지 못했을거야.
나는 그냥 뛰어갔다. 더 생각할 것도 없었고, 생각할 필요도 없었어. 정문에서 클론들과 강화인간들이, 벌집을 건드려진 벌처럼 뛰쳐나오고 있었으니까.
비구름이 입구 주변으로 모였다. 본 적없이 큰 비구름이 안타리우스를 감쌌다.
그리고 내리기 시작하는 비.. 샬럿이었다.
미끼조의 앞에서 교전이 일어났다. 잘은 알 수 없었지만 제레온 경과 휴톤 오빠의 우레같은 기합소리, 그 외 불쌍한 이들이 강화인간들의 발 밑에 짓밟히는 소리, 비명소리, 비명소리, 부딪히는 소리.. 나는 주변의 돌들을 들어올렸어. 주변의 돌, 쓰레기, 모래,... 들어올려서 막을 수 있는건 전부!
"더스트, 토네이도! "
주변의 돌들이 나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전했지. 그 돌들은 공격하려는 강화인간들의 머리를 끊임없이 들이받았다. 나이오비 언니의 손에서 붉은 불길이 크게 일었어. 그리고 보인 것은 거대한 불의 장벽. 강화인간들은 그마저도 뚫고, 몸은 불타면서도 끝없이 우리를 향해 달려왔다. 그리고 곧 그들은 베여 두동강 나 날아간다. 끝까지 그들의 눈에서는 어떠한 감정도 볼 수 없다. 연민마저 느꼈어. 하지만 그도 잠시,
화염을 뚫고 나온 강화인간 한명이 나이오비 언니에게로 달려갔다.
"안돼!"
순간적으로 띄운 돌을 그 쪽으로 날렸다.  강화인간이 무릎으로 나이오비 언니를 들이받으려는 순간, 내 돌이 더 빨랐다. 강화인간의 목을 꺾어버렸지만, 그리고 돌은 실수로 언니의 배를 스치고 말았어.
"아아아아아악!"
그런데 돌연 들리는 언니의 비명소리. 절대 치명상은 아니었어. 상처는 조금도 깊지 않았고..정당화 하려는 생각은 없지만, 정말 스친 정도였어...
그런데 언니는 무릎을 꿇고 거의 울듯한 표정으로 옷을 걷어 배의 상처를 살폈어. 그리고 배를 몇번 쓰다듬더니, 안심한 표정으로, 다시 비틀비틀 일어서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고 있는 나를 봤다. 그리고는 내가 변명할 새도 없이,
"앞으로는 조심해.."
싸늘했어. 내가 그리 큰 잘못을 한 걸까? 아직 모르겠어. 하지만... 그땐 더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나는 더스트 토네이도를 더 넓게 펼쳤고, 눈은 점점 더 하얗게 타들어갔다.
그렇게 한시간 반쯤 지났어. 비구름은 작아졌고, 나도 지쳐갔지. 더스트 토네이도의 인력이 약해졌다. 피터는 헉헉대며 나에게 기대고 있었고, 나이오비 언니도 눈에 띄게 지쳐있었어. 나오는 적들도 강화인간보다는 클론이 다수였지. 그 순간, 나이오비 언니가
풀썩
쓰러졌어. 나는 놀라서 나이오비 언니에게 달려가 안전지대로 끌어온 후에, 머리를 무릎에 얹고, 물을 얼굴에 부었지. 언니의 머리는 다 풀어해쳐 선글라스는 깨져있고, 옷도 불에 그을린 자국이 가득했어. 많이 지쳤었겠지. 여태까지도 만들어본적이 거의 없는 그 크고, 많은 불을 한 시간이나 유지했으니.급하게 수통을 꺼내 얼굴에 물을 부으니, 언니는 눈을 조금 뜨고는
"미안....."
"응?"
"미안해..내가..미안해...내가...미안해..."
하면서 눈에는 물방울이 고였어. 아니. 대체 뭐가 미안하다는 걸까. 그렇게 열심히 모든걸 바쳤으면서. 미안할게 또 뭐가 있을까. 그 때, 저 멀리, 달려오던 클론이 갑자기 푹 쓰러졌어.
설마..?
주변을 슥 둘러봤지. 하나, 둘, 클론들이 푹 푹 쓰러졌어. 아무것도 맞지도 않았는데..? 그리고 들려오는 소리.
"제 1 에너지 공급원 무력화! 무력화!"
침투조 중 하나가 성공한거지. 그리고 그건.. 루이스 오빠네 조. 이글 오빠네 조 이기도 했지. 그리고 20분 쯤 지났을까. 다시 들리는 소리.
"제 2 에너지 공급원 무력화! 진입 가능!"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아마 그때 쯤이면 루이스 오빠네 조가 지원으로 도착했을거래. 그런데 상부에서 내린 명령 때문에 다른 침투조를 지원하러 가느라 늦었고.. 그러는 바람에.. 아니다. 이건 아직 얘기 안한 부분이니까.

어쨌건 나이오비 언니는 더 쉬어야 했어. 아직 의식도 제대로 돌아온 것 같지도 않았고. 상처도 있었거든. 그런데, 그녀는 일어났어. 비틀거리는 몸으로.. 그 가녀린 몸에 무수한 상처가 났지만 일어났어. 배를 쓰다듬으면서..
그리고 들리는 소리.
"안토니오 네로를 사살하라! 반복한다, 안토니오를 사살하라! 미끼조가 먼저 들어가 위험이 없는지 수색한다. 빨리 움직여라!" 
안돼, 나이오비 언니가 혼자 그대로 들어갔다간 남아있는 강화인간이나, 에너지가 남은 클론에게 죽을 것은 불을 보듯 뻔했어. 하지만 언니는 한사코 들어가려고 했어. 그리고, 내가 같이 들어가기로 했지.

안타리우스 내부는 생각보다 훨씬 끔찍한 곳이었어. 피터를 안데리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는 실험 번호가 붙은 실험체들의 시체, 연구의 흔적, 어디선가 납치되어 알 수 없는 액체 안에 갇혀진 사람들. 구역질 나는 실험계획서도 있었다. 그리고, 아주 넓었어. 정말.. 겉으로 보던 것과는 전혀 다르게. 이것 또한 사이퍼 능력의 일종이라고 했지. 나는 놓치지 않으려 언니의 손을 꽉 붙잡고 따라다녔다. 그런데 이 넓은 곳 안에서 안토니오를 어떻게 찾을까. 평소에 피터와 하던 숨바꼭질과는 차원이 달랐다.
그렇게 한 10분을 여기저기 들쏘시며, 그 망할 놈이 있는 곳을 찾아다녔어. 그리고 복도로 보이는 곳의 문을 부수고, 복도로 들어서려는 순간,
읍!  하며 언니를 잡은 손이 강하게 끌어당겨졌다. 그리고 난 그 손을 놓치고 말았고, 발견하고 말았지. 안토니오, 그 자식이 주저앉은 채 나이오비 언니의 목을 팔로 조르듯 끌어당긴 모습을.
"어이 꼬마야.. 이름이 미쉘이었나..?"
기분나쁜, 꼴에 신부복까지 입고서. 그는 힘에 부치는 듯한 음성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 지칠대로 지쳐 능력을 쓸 수도 없는 언니는 그 우악스러운 팔에 붙잡혀 쌕쌕대고 있었다. 대답할 가치도 없지. 당장 죽여버려야 끝나! 라고 생각했지. 그렇게 손을 드는 순간,  그가 한 말은 내 손을 단번에 내리게 했다.
"꼬맹이. 내 능력은 알겠지. 이미 이 여자를 폭탄으로 만들었어."
"...뭐?"
지금 저 개자식이 뭐라고 했나. 순간 눈앞이 아득해졌다. 안토니오에 의해 폭탄이 된 것은 그를 제외한 다른 사람으로 옮기는 것은 가능해도 해제하는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지. 그리고 그는 언니를 잡고 일어서 나에게 명령하듯 말했다.
"내가 이 곳에서 안전하게 나갈 수 있게 협조해라. 그렇지 않으면 나이오비..도 너도. 터뜨릴거다. 뭐.. 협조한다면 너는 살려주지."
아아.. 차라리, 차라리 그때 오지 않았더라면. 하필 그 때 이글 오빠가, 우리 앞에 나타나다니.
피에 물든 헝클어진 백발, 여기저기 깨지고 부서진 갑옷. 얼굴에 더 많이 새겨진 흉터. 분명 이글 오빠였지.
"다가오지 마라! 그럼 이 둘을 여기서 폭발시키..."
안토니오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이글 오빠는 내 앞에 와 있었다.
"그렇게 터뜨리고 싶으시면 말하기 전에 터뜨리시던가."
안토니오는 그대로 쓰러졌다.
자신의 것인지, 누구의 것인지 모를 피를 뚝뚝 흘리던 오빠는 나를 쳐다보더니, 쓰러진 나이오비 언니에게로 다가갔어.
'째깍, 째깍.'
나이오비의 언니의 팔뚝에 60이란 숫자가 새겨졌다.
'째깍, 째깍.'
59가 되었다.
'째깍,째깍.'
58이 되었다.
빌어먹을. 그건 타이머였던거지. 이자식이 죽으면 끝인줄 알았는데, 오히려 타이머를 돌려버린거야.
하지만 이글 오빠는 전혀 개의치 않고
한걸음
한걸음
말없이 다가갔어.
"가까이 가지마! 언니는 이미 폭탄..."
"알고 있어."
오빠는 내 말을 툭 끊어버리고는, 이제 55가 된 언니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리고 이글 오빠는 내가 그랬던 것 처럼 무릎에 언니의 머리를 받쳤다. 그리고, 나이오비 언니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미안해, 늦어서."
나는 그자리에 그저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어. 왜일까? 나이오비 언니가 불쌍해서? 이글 오빠가 안타까워 견딜 수가 없어서?
아냐.
결코 아녔어.
그냥 두 사람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해서.
그냥 그래서 주저앉을 수 밖에 없었어..
언니는 그 사이 51이 되었어.
"매생아, 너는 가라."
이글 오빠는 날 쳐다보더니, 그렇게 내뱉었지.
"너까지 죽을 필요는 없지. 넌 피해."
나는 멍하니 있었어. 사실 뭐라는건지도 정확히 듣지 못했다. 그냥..너무 많은 생각이 겹쳤을 뿐. 나는 또 이렇게 소중한 사람들을 떠나보내는구나 하고..
오빠는 언니의 머리를 조용히 쓰다듬었다. 그와 같은 백발을.. 그리고 급하지않게 천천히 말했다.
'41'
"나이오비."
'39'
"고마워."
'38'
"나 같은 놈하고 있어줘서."
'35'
"더 잘해주고 싶었는데... 돈 많이 벌어서... 나도 너 한테 잘 해주려고 했는데."
'28'
"기억나? 밥은 맨날 네가 샀잖아.그러면서 나한테 백수야, 다른 커플들은 다 남자가 산다더라! 그러면서 투닥거리고."
'23'
"그래서 나도 맛있는거 사주려고 했어. 좋은 집하고.. 그래서 좋은 남편..이건 좀 빨랐나? 헤.. 어쨌건 정말 너 안 힘들게 해주고 싶었어."
'18'
"넌 맨날 힘들어 했잖아.. 그래서..난..난.. 널 더 많이 웃게 하고 싶었는데..."
이글 오빠의 목소리가 심하게 떨렸다.
'13'
"그게..잘 안되더라.. 미안..무능한 백수라서. 널 더 힘들게 했던거 같아. 미안..."
이글 오빠의 눈에서  투명한 물방울이  툭, 나이오비 언니의 얼굴 위에 떨어졌다.
'9'
"그냥.. 너랑 예쁘게 살고 싶었는데. 미안해..미안해.."
순간 나는 그 애절한 후회가, 아까의 언니의 혼잣말과 닮았다고 생각했어.
"5"
나는, 그 순간을 아직도 믿기 힘들어. 분명 기절했던 언니가 몸을 일으켜, 오빠의 귀에다 대고 한마디를 속삭였으니까.

"멍청아. 난 괜찮아."

'3'

그리고 두 사람은 눈을 감았다.
'2'
나는 순간적으로. 일어나서 복도 끝으로 마구 달렸어. 그러면서도, 시선은 두 사람에게서 떨어질 수가 없었다.
'1'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았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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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더 말을 이을 수 없었습니다.
"...이게 내가 봤던, 진짜 끝."
미쉘 언니는 말 없이 저를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일어서서 저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저는 참았던 울음을 쏟아내고야 말았습니다. 어릴때 처럼,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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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저녁때까지 종일 미쉘 언니의 집에 있다가, 해가 지고 나서야 언니에게 인사를 하고 집을 나왔습니다.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그곳에 몸을 실었습니다. 피로에 지쳐 쓰러지듯 탄 택시에서 본 밖은 벌써 반짝거리는 별들이 촘촘히 박혀있었습니다.
문득, 두 분과 제가 밤 옥상에서 별을 헤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저 별은 엘리 별..."
"저 별은 언니 별..."
"저 별은 엘리 별..."
"야, 너무 심한거 아냐? 저 많은걸 둘이서 다 나눠먹네?"
"푸흐. 불만 있으면 선점하시던지 그래?"
그러면 오빠는 언니의 발간 볼에 살짝 키스하고는, 더 빨개진 귀에다 대고
"아니다. 필요없어. 나이오비 별이 내 별인걸? "
으. 지금 생각해보니 두 분. 오글거리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지금 이 별을 보면서 그게 생각나버리는, 그리고 그것 때문에 울먹이게 되는 저도 참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밖을 보다 이상한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낡고 큰 건물. 저건..?
저는 급히 택시를 세우고, 그 건물로 달려갔습니다. 그랬습니다. 저건, 저희가 인형가르기 작전때까지 썼던 연합의 예전 건물이었습니다. 본부를 옮길 때 철거를 하지 않았는지 아직도 남아있는 모양이었습니다. 저는 이끌리듯 문으로 다가갔습니다.

엘리의 기억-낡은 건물
능력으로 굳게 닫힌 녹슨 자물쇠를 부수고, 거의 썩어가는 나무문을 열었습니다. 복도는 칠흑같이 어두웠지만, 무서운 것은 전혀 없었습니다. 램프를 상상해 만든 다음, 저는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2층은 그때 여자 숙소가 있는 곳이었거든요. 복도의 어둠을 쓸어내면서, 저는 긴 복도의 양 끝에 있는 문들을 살펴보았습니다.

'....', 'Rebecca', 'Trivia', ....'Eli',

엘리라고 쓰인 문패는 원래 엘레노어라고 써져 있었지만, 제가 그때 크레용으로 쓱쓱 지워버리고 엘리라고 고쳐썼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문에서, 저는 멈추었습니다.

'Niobe'.

생각해보니, 저는 그때도 나이오비 언니 방에 들어가본적이 없었습니다. 잘 때도 언니가 내 방에 와서 잤던 터라, 딱히 언니 방에 갈 일도 없었습니다. 문은 열려있었습니다. 저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안은 본부를 옮길 때 '유품'도 같이 옮겼었는지, 흰색 매트리스가 덮힌 침대와 서랍을 빼고는 텅 비어있었습니다. 벽은 어지럽게 무어라 낙서가 되어있었지만, 많이 지워져 읽을 수는 없었습니다.
"..에이.. 괜히 시간 낭비했네."
하고  돌아서려는 때, 저는 침대 밑에 삐죽 튀어나온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이게 뭐지? 하고 램프를 가까이 해보았습니다. 그건 줄로 꽁꽁 싸맨. 책이었습니다. 표지의 먼지를 털어보자, 글자가 하나씩 나타났습니다.
"D...i...a....r.....y..?"
일기장? 언니가 일기장 같은것도 썼었나? 이상했습니다. 명상도 하기 싫어하는 언니가 일기라뇨? 그렇게 생각하고 언니의 일기를 펼쳐보았습니다.
언니의 일기는, 작전 시작 열흘 전 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935년 11월 15일
회사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날더러 '미끼' 조에 들어오지 않겠냐는 제안이었다. 대가는 돈. 말도 안되지. 내가 뭐하러 그런 위험한 일을 하나? 게다가 고작 돈? 어림도 없다. 어디서. 날 뭘로 보고.

1935년 11월 16일
망할. 그 망할 할배. 브뤼노 그 자식. 앤지에게도 찝적댄 모양이었다. 날 굳이 미끼조에 넣으려고 하는 이유가 뭐야? 내가 브뤼노 그자식한테 뭘 잘못했는데? 앤지는 당연히 거절했다.

1935년 11월 17일
이글에게 내 고민을 말했다. 괜히 말했나 보다. 지금 당장 브뤼노를 찢어버리겠다고 난리다. 겨우 말리긴 했지만, 뭐. 기분이 나쁘지 않다.

1935년 11월 18일
몸이 어딘가 이상하다. 얼마 전 부터.. 그것도 잘 안하는것 같고. 병원에 가볼까. 아니다. 무슨.. 아니겠지. 그냥 오늘은 빨리 자고 싶다.

1935년 11월 19일
브뤼노, 이 망할 자식. 쓰레기같은 놈. 빌어먹을 놈, 태워죽일 새끼... 브뤼노, 그 늙은 여우자식의 제안을 수락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망할. 망할. 망할! 갑자기 망할 돈이 필요하게 됐어. 망할 돈 말이야. 그것도 정말 많이! 씨발. 그 개자식, 알고 그랬던건가? 알고? 알고 그랬어?
뭐든 좋다. 빨리 돈이 필요해. 염병할 돈이 필요해. 빨리..아... 왜...하필 지금....
미안해 이글. 미안해 엘리.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마지막 일기.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단 5일만 써져있는 일기. 거기다 마지막 장은 휘갈기듯 쓴데다 물에 번진듯한 자국도 있었습니다. 찢어버릴듯 펜대를 심하게 놀린 흔적도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순간 일기 옆에 있던 서랍이 눈에 띄었습니다. 이건 안치웠던 걸까요?
잠겨있던 서랍을 열었습니다. 하얗고 긴..무언가가 보였습니다. 뭐지? 하고 랜턴을 비춘 순간, 저는 소스라치게 놀라 램프를 떨어뜨릴 뻔 했습니다.


서랍 안에는, 임신 테스트기가 있었고
그곳에는 두 줄이 빨갛게 그어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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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네요. 이걸로 엘레노어 러브 캠밸의 16년 후는 끝입니다.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소설 전문을 올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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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구나~ 후후후... YES NO 하- 감히! 이녀석들! 그땐 그랬지
Hi~ OK Oh! 냠~ Love U~ 궁금해! YES! 히힛~
안녕하십니까? 예~예~ 모든 것은 신의 뜻... 불허합니다. 의외군요. 나 원 참... 시작할까요? 강화인간!!
안녕? OK 궁금하네요. 역시! 재미있네. 깜짝이야! 아~니? ...
웃음 두려움 만족 놀람 동의 분노 좌절 인사
안녕하세요? 넵!! 미안해요!! 앗! 좋아요! 엣헴. 추천! ㅠㅠ
안녕하심까~ 피- 좋다! 못마땅해... 곱다~ 덤비라! 후우- 아슴찮다..
허~허~ 아, 아니... 헐! 흠흠... 끄응... 시, 식은땀이.. 엥? 후어어..
후훗~ Trick or Treat! 사.탕.내.놔. 소녀... 억울하옵니다... 사, 사탕 주세요! 해피... 핼러윈... 날 위해 사탕 정돈 줘야지? 목표? 당연히 사탕이지!
안녕~ ?? 피- 어머! 흐어 오오- 안돼! 랄랄라
우쭈쭈 하하 하? ?? 이거 참... -_- 안녕하십니까 안됩니다
ㅇㅅㅇ 으르릉... 나, 나! (정색) 깔깔 아니야!! 뿌잉 메~
안녕하십니까! 흐응? 흐으으응?! 척! 칫.. 좋-았어! 엥? 후에엥-!!
칫 엄숙하고 근엄하고 진지하다 믿습니다 내 안의 ...가 깨어난다 영업 중 할많하않 충격! 공포! 둠칫 둠칫 두둠칫
파이팅!! 고마워~ 졌어... 히힣 극대노 미안! 거울 앞에서 자의식 과잉된 십대 라이언
저는 지금 극공입니다. 훠이훠이 하.하.하. 매우 화가 납니다. 총기 손질중입니다. 저와 한 판 붙어보시겠습니까? 당신에 대한 정확한 진단 안돼!
뭐가 궁금하죠? 축하드립니다. 너에게는 뭐든 주고 싶어. 칭찬 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내겐 보여, 너의 죽음 당신을 믿습니다. 이런 미래는 싫어!
감사합니다. 기쁩니다. 축하합니다. 칭찬해 드리죠. 놀랍군요. 심기가 불편합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짝.짝.짝.짝 고마워... 멋있어... 지금 이게 뭐하시는 거죠? 대다나다 히에엑... 헉!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해!!!!!
옳소! 감탄했습니다. 흐음 후회할거요! 감사합니다. 놀랐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색) 축하드립니다. 칭찬해 드립니다. 놀랍군요. 매우 화가 나네요. 큰 충격입니다. 놀랍군요.
이럴수가... 감히! 네가! 아니?! 장하군! 응?! 좋다! 그건 아니다! 고맙다!
감사합니다 잘 못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좌절상태입니다 감탄했습니다 칭찬합니다
멋지군! 좋았어! 하하! 축하하오! 아아.. 5분전인데. 커피한잔 하겠소?
승리의 정유년! 정의로운 새해복! 극.한.공.성. 복! 받아랏! 음~ 직장인의 정석
많이 배웠습니다! 대단합니다! ?!! 축하드립니다 뭔가.. 부족해요 짝짝짝! 각오하세요! 으윽!
성탄의 축복을~! 메리 X-MAS~! 화이트 크리스마스야 해피~ 크리스마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성탄이구나~
Good! Thank U Missing U Useless It's pretty good Oops WHY! Please wait
멜빈 미이라와 고스트 제피 할로윈에는 카를로스호박 히카르도의 사탕 탄야의 마녀 분장..? 잭-슈타인 강시 루시
기자님의 감탄사 : 호-오! 기자님의 일과 : 신문 보기 기자님의 사과 : 이거 실례! 기자님이 놀라면 : 어이쿠! 기분이 좋아 보이는 잭 기분이 나빠 보이는 잭 천진난만한 잭 상큼한 인사를 날리는 잭
좋군요! 좋은 시간 되소서 Merry 추석~! 우와~! 호~오! 가득해요~! 짱인데! 품위있군
Chu~♡ 파이팅! 우와앙.. 졌어 ㅠㅠ 이겼다! 흐~음? 뜨헉! 돼.. 됐거든! 사.. 살쪘..!
훌륭합니다 궁금하네요 에구머니나! 슬프네요... 경멸스럽군요.. 후훗~ 뭐라고 하셨죠? 이, 이럴수가...!
아이작의 멋진 모습 이글이라 샤샤샤~ 트리비아 슬라이딩 시바 포는 달린다 까미유도 달린다 라이샌더 달린다 마를렌 점프! 샬럿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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