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픽)Remember The Broken 3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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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2 17:17:55
*이 글은 연재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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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 http://cyphers.nexon.com/cyphers/article/art/topics/1497586
2장 #1 : http://cyphers.nexon.com/cyphers/article/art/topics/1613122
2장 #2 : http://cyphers.nexon.com/cyphers/article/art/topics/1701419
<P> </P>카페에 앉아서 마를렌과 여전히 실랑이를 하던 타라의 무전기에 신호가 왔다.
-여어, 아직도 싸우는 중이야?
“뭐, 아니야. 그나저나 사적인 이야기가 끝났으면 바로바로 본대에 복귀해야지 벨져.”
-아, 이것 참 곤란하게 됐어 타라. 홀든가에 급한 일이 생겨서 먼저 헬리오스에 들렀다가 본가에 가봐야겠어. 우린 먼저 출발 할 테니 천천히 뒤따라오라고. 끊는다.
“잠깐 벨져!”
-치이이익
타라는 인상을 쓰며 노이즈가 흘러 나오는 무전기의 전원을 껐다.
“하여간, 자기 멋대로 라니까.”
타라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면서 말했다.
“저기.....그럼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샬럿이 조심스럽게 타라에게 묻자 타라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글쎄.......긴히 나눌 말씀이 있다던 두 남자는 먼저 가버렸다는데, 우리는 따로 가도록 하자. 그리고 마를렌!”
입을 쭉 내밀고 타라를 째려보던 마를렌은 타라가 자신을 부르자 흠칫 놀라며 다른 곳을 바라보며 딴청을 피웠다.
“.........됐다. 언니라고 안 불러도 되니까 아줌마라고만 부르지 마. 안 그러면 나도 마를렌 꼬맹이라고 부를 테다. 알았니?”
“네....뭐.....그러죠.”
마를렌은 말을 끌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못마땅하기는 해도 꼬맹이라고 불리기는 싫었다.
“그럼 모두 차에 타. 여기서 헬리오스 까지 걸어가기는 싫잖아?”
-부아아아앙
-푸가가가각
“어이 아줌씨 운전 똑바로 하란 말이야!”
타라가 도로에서 드리프트를 하며 코너를 돌자 상대편 자동차 운전자가 소리를 질렀다.
“것 참 시끄럽네. 그나저나 뭐?! 아줌씨?”
-펑
-끼기기기익
“뭐......뭐야! 왜이래?!”
소리를 지른 운전사의 자동차 앞바퀴에 조그만 불꽃이 튀더니 이내 자동차 휠이 구부러지며 자동차는 전봇대를 들이 받았다.
-콰앙
타라는 그 모습을 보더니 박장대소했다.
“푸하하하하하 멍청이. 누구한테 덤비는 거야. 아주 죽어봐야 정신을 차리지”
타라는 부딪힌 자동차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을 보고는 다시 급발진을 했다.
-부아아아앙
-끼기기긱
-부아아아아아앙
-끼이이익
“뭐야?! 미쳤어???!”
“운전 똑바로 안해?!”
주위 운전자들이 뭐라고 소리를 지르던 타라는 신경질적으로 엑셀과 브레이크를 밟아댔다.
-끼이이이익
정신없이 달리던 타라의 자동차는 휙휙 골목길을 이리 돌고 저리 돌면서 질주하다가 어느 높은 건물 앞에서 급정거했다.
“하아, 오랜만에 밟았더니 살 맛나네. 내 드라이빙 스킬은 아직 쓸 만하다니까. 어때 재미있지 얘들아?”
타라가 자신의 운전 실력에 감탄하고 있을 때 마를렌과 샬럿은 뒷좌석에서 다시는 타라의 자동차를 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우우.......어지러워.....”
“괜찮아, 괜찮아, 원래 베스트 드라이버의 드라이빙은 원래 스펙터클해서 일반인이 소화하려면 조금 시간이 걸린단다.”
샬럿의 등을 토닥토닥 치고 있는 타라를 보며 마를렌은 베스트 드라이빙과 난폭운전의 차이점이 뭐냐고 물어보려다, 타라의 성격상 열이 잔뜩 받아서 뭐라고 하면서 마를렌의 볼을 또 있는 대로 잡아당길 것 같아서 그냥 관두기로 했다.
마를렌과 샬럿이 차에서 내리자, 타라는 마를렌과 샬럿을 쳐다보았다.
“주차하고 올 테니 저기 머리에 새치 있는 아저씨 따라가면 돼. 알겠지? 그럼 이따 보자.”
타라는 손가락으로 현관에서 삐딱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는 드렉슬러를 가리킨 뒤 급발진을 하더니 이내 마를렌과 샬럿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여간 저 아줌마 성격 더러운 건 여전하구만.”
타라의 자동차가 사라진 자리를 보며 마를렌이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뒤의 거대한 건물을 바라보았다. 건물 앞 커다란 비석에는 ‘헬리오스’라고 적혀있었다.
“그 의견에 적극적으로 찬성이다.”
그리고 건물의 입구에서 커피를 마시던 드렉슬러가 다가와서는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대충 빗어 넘긴 갈색 머리칼에 특이하게 하얗게 물든 앞머리, 보기 좋은 몸매를 가졌지만 대충 걸친 난방에 청바지, 세상만사 귀찮은 눈을 한 그는 사회에 불만이 많아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너희가 마를렌하고 샬럿이냐?”
“네, 제가 마를렌이고 애가 샬럿이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네..네에. 만나서 반갑습니다..”
마를렌은 명쾌하게, 샬럿이 부끄럽게 인사하자 드렉슬러는 씩 웃으며 말했다.
“아아, 그런건 나중에 하고 빨간머리 아줌마 오기 전에 얼른 튀자.”
“푸하하하하! 진짜야? 벨져가 그랬어? 시집이나 가라고?”
“네, 그랬더니 아줌마가 인상 쓰니까 바로 시선 돌리던데요. 타라 아줌마가 그렇게 무서워요?”
“음.......뭐라 그래야 하나. 아, 마를렌. 너 일기란 거 써봤냐?”
드렉슬러가 묻자 마를렌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써보긴 했지만 대체 왜 쓰는지 모르겠어요. 손만 아프고.”
“그럼 너네 엄마가 그 일기를 하루에 50장씩 쓰라고 한다면 기분이 어떨 것 같아?”
마를렌은 생각하기도 싫다는 듯이 말했다.
“최악인데요.”
드렉슬러는 씩 웃으며 마를렌을 보며 말했다.
“타라는 그 짓을 맨날 해. 아 물론 일기를 써오라고 하지는 않지만. 서류라는 명목으로 사람을 고문하지.”
한참을 웃고 떠들며(주로 타라 이야기였다.) 걷던 그들은 헬리오스의 로비에 도달했다.
그곳에는 쇼파에 걸터 앉아 양복을 입고는 인상을 찡그린 채 생각에 빠져있는 다이무스가 앉아있었다.
드렉슬러는 다이무스를 보더니 먼저 아는 체를 했다.
“여어, 대화법 지식 부족 멍청이. 어제 마신 술이 다 안 깼냐? 왜 대변 씹은 표정이야.”
“........시끄럽다. 어제는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그것 때문이 아니다. 신경 꺼라.”
“네놈 변명이야 언제나 똑같지 뭘, 어제 술집에서 검인지 고기를 썰던 나이픈지 구분도 못하고 나한테 휘둘러 댄 사실은 변함이 없지만 말이다. 안 그러냐. 다이무스”
“네놈 모함질도 언제나 변함이 없군, 귀찮게 하지 말고 네 볼일이나 봐라. 드렉슬러”
다이무스는 찡그린 표정으로 드렉슬러에게 대답했다.
마를렌은 생각하다가 다이무스가 시선이 자기와 샬럿에게 머물자 흠칫하고 물러섰다.
“왜.......왜요?”
“............아무것도 아니다. 신경 쓰지 마라.”
“보아하니 저 놈 오늘 기분이 언짢으신 것 같은데 내버려둬. 그러다 칼 맞을라.”
드렉슬러가 농담을 하자 다이무스는 인상을 다시 한 번 찡그리더니 시선을 다른 데로 돌려버렸다.
다이무스가 다시 시선을 거두자 마를렌은 조금 얼떨떨한 표정으로 드렉슬러의 뒤를 따라갔다.
드렉슬러 일행은 얼마를 더 걷자 ‘회장실‘이라고 적힌 곳에 일행은 다다랐다.
드렉슬러는 뒤를 흘낏보더니 회장실의 문을 두드렸다.
“마를렌과 샬럿을 데려왔습니다.”
“그래, 들어오게.”
드렉슬러가 문을 열자 멍하니 딴 생각을 하던 마를렌은 정신이 들었는지 명왕의 사무실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샬럿도 드렉슬러가 가버리자 눈치를 보더니 조심스레 회장실 안으로 들어갔다.
“삼촌~~!!!!”
마를렌이 명왕에게 뛰어 들어가자 명왕은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나더니 마를렌을 번쩍 들어서 안아주었다.
“읏차! 우리 아가씨 안본사이에 많이 자랐구나!! 프랑스에서 여기까지는 무슨 바람이 났기에 왔니?”
명왕의 당연하고도 핵심적인 질문을 받자마자 마를렌은 한껏 들뜬 표정에서 당황한 표정이 되었다.
‘........절대 가출했다고는 말 못하지’
“에헤헤헤, 그냥 삼촌이 보고 싶어서요. 헤헤헤”
실없는 웃음소리로 대충 얼버무리려는 마를렌을 보며 명왕은 마를렌을 바닥에 내려주며 호탕하게 웃었다.
“핫하하하하, 아니, 삼촌이 보고 싶어서 시종도 없이 이렇게 찾아주니 영광이구나. 마를렌, 하지만 엄마한테는 다녀온다고 말했어야지. 요 녀석아.”
마를렌은 명왕이 가출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상기시키자 조금 언짢은 듯 답했다.
“..........뭐.....그렇게 됐네요.”
그런 마를렌을 보자 명왕은 미소를 지으면서 마를렌에게 말했다.
“괜찮아요, 괜찮아. 집에서 너희 어머니가 말하시기를 삼촌네 집에 온 김에 여기서 견학도 하고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하셨단다. 그러니 그렇게 걱정 하지 말고 맘 편히 있어라. 알았지?”
“정말이에요?”
명왕의 말을 듣자마자 파랗다 못해 허옇게 질린 마를렌의 화색이 돌아왔다.
내심 명왕이 다시 자신을 집으로 돌려보내면 어쩌나 싶어서 걱정했던 터였다.
마를렌이 안심하는 것을 보고 기분 좋게 웃으며 명왕이 대답했다.
“그럼, 물론이지. 대신 여기서 삼촌이 가끔 일하는 도와달라고 할 때 도와줘야 한다?”
“네, 물론이죠! 뭐든지 시켜만 주세요!!”
마를렌이 자신만만하게 말하자 명왕은 너털웃음을 지었다.
“허허허헛, 아주 믿음직스럽구만. 그나저나 마를렌 옆에 우비를 입은 꼬마숙녀는........”
명왕이 한쪽 구석에 가만히 서있던 샬럿을 가리키며 묻자 샬럿은 얼굴이 빨개지며 고개를 푹 숙이며 말했다.
“삼촌! 내가 소개해 줄게. 여기 있는 애는 샤를로트라고 하고 나이는 나보다 한 살 어려, 애칭은 샬럿! 내 동생이야!!”
“저.....저기........자.....잘부탁드려요오.....”
샬럿이 거의 머리를 박다시피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했다.
“그래, 이거 굉장히 쑥스러움이 많은 아가씨로구만. 샬럿이라고 했지? 나도 잘 부탁하네, 꼬마 아가씨.”
명왕이 샬럿의 머리를 쓰다듬자 샬럿은 부끄러워하면서도 딱히 그 손길을 피하지는 않았다.
<P> </P> <P> </P>
아이들과 명왕은 대략의 소개를 마친 뒤 명왕은 안내원을 회장실로 불렀다.
“이 꼬마 숙녀 분들을 12층 특실로 안내해 주게. 우리 회사의 기타 편의시설을 알려주는 것도 잊지 말고.”
“알겠습니다. 회장님, 여러분 저를 따라오십시오.”
“네, 삼촌. 나중에 봐!! 안녕!!”
“아...안녕히 계세요. 나중에 뵐께요오..”
“그래! 나중에 보자꾸나!”
아이들은 명왕과 간단하게 인사를 마친 뒤 안내원의 뒤를 따라서 회장실을 빠져나왔다.
마를렌과 샬럿이 안내원을 따라간 지 얼마되지 않아 타라가 회장실로 들어왔다.
“음? 아이들은 벌써 들렀나요?”
“그래. 벌써 인사 다 하고 올라갔지. 뭐 하다 이렇게 늦었냐?”
명왕의 말에 타라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오는 도중에 드렉슬러를 만나서 한소리 하다 늦었죠 뭐. 어디 하루 이틀 일인가요? 그나저나 예정보다 빨리 도착하셨네요. 오스트리아에 갔다오신다고 하더니.”
명왕은 자신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면서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서류를 가리키며 말했다.
“자네가 그렇게 편지를 보내서 볶아대는데 거기에서 여행이나 하고 있을 수 있었겠냐. 외근이라고 신나서 갔더니 그렇게 사람을 들볶을줄이야....”
명왕이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자 타라는 눈 하나 깜짝도 하지 않고 말했다.
“외근은 여행이 아니지 않습니까. 회.장.님. 회장님이 외근을 빌미로 회장실을 비우는 바람에 여기 놓여 있어야 할 서류더미들은 제가 두 달이나 처리해야 했다고요. 가끔 제가 비서인지 부회장인지 모르겠습니다만.”
타라의 말에 명왕은 졌다는 듯 두손을 들며 말했다.
“그래, 그래. 내가 잘못했다. 그나저나 이건 뭔가? 왜 교황청에서 서류가 왔지?”
명왕이 집어든 서류를 본 타라는 명왕이 책상위에 있는 다른 서류를 명왕에게 내밀며 말했다.
“저번에 교황청에서 살인마 잭이 다시 활동하고 있다는 보고는 받았죠?”
“그래, 그놈 때문에 오랜만에 바캉스가 망했잖아. 거지같은 놈”
명왕은 오만상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뭐 어쨌든 그 잭이라는 놈이 다시 활동을 했는데, 표면상으로는 지하연합과 우리를 건드리고 다닌다고 그랬고. 실제로는 그 이번에 마를렌과 같이 온 샤를로트 양하고 그 뭐냐..........그..........”
타라가 대답해주려다 명왕이 말을 끌다가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큰소리로 타라에게 말했다.
그와 동시에 벨져가 회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루이.....”
“여어 회장님 오랜마........”
“그 지하연합에서 벨져 때려눕힌 애 있잖아. 개 이름이 뭐지?”
명왕이 말하자 타라는 방금 회장실에 들어온 벨져와 당황하는 명왕을 보더니 조용히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난 모르는 일이다 벨져. 내가 안 그랬어”
“......................뭐라고요?”
“........아니다. 뭐 내가 기억이 잘 안 나서 그랬..........미안하다.”
“.......됐습니다. 하루 이틀 그러시나.... 뭐, 어쨌든. 타라한테 보고받는 중이십니까?”
“뭐. 그런건 아닌데 물어볼게 좀 있어서. 거기 앉아있어 금방 끝나니까.”
벨져가 의자에 앉자 명왕은 서류를 펴서 읽더니 타라에게 물었다.
“뭐. 그래서 제거된 사람들이 샤를로트양과 루이....(명왕은 벨져의 눈치를 살폈다)스와 관련된 인물이라는 거지?”
“네, 둘 다 인위적인 기억상실증에 걸린 걸로 봐서 아마 잭이 가담한 어떤 사건에 연루된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예전에 잭이랑 같이 활동했던 정신계 능력자 기억나십니까?”
“그래. 딜런이라고 했었지. 그 인간 잭만큼이나 귀찮았는데.......아무튼 이번에도 딜런이 기억을 억지로 잠궈버렸다는 건가? 7년 전처럼?”
타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7년 전에 그 방법이랑 똑같습니다. 잭은 목표물을 처리하고. 루시아는 증거물을 소멸시키고. 딜런은 목격자들의 기억을 잠그는 그 패턴 그대로입니다. 다만.......”
“다만?”
명왕이 되묻자 타라는 미심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딜런이 사건 당시의 기억만 잠가 버린 게 아니고 특정 시간이전의 기억을 모두 잠가 버렸다는 게 예전이랑 다르네요. 그 부분이 좀 이상하긴 합니다만.”
타라가 말하자 명왕은 신경쓸것없다는 듯이 손을 내저었다.
“알게 뭐냐. 어차피 우리 회사 사정도 아닌데. 그냥 우리는 교황청에서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되는 거야. 물론, 샤를로트가 능력을 제대로 쓸 줄 안다면 브뤼노를 투입해서 스카우트해야겠지만. 그나저나 이 서류는 뭐 길래 보지도 않고 나한테 갖다 줬냐?”
명왕이 봉인이 뜯겨있지도 않은 서류를 쥐고 흔들자 타라가 대답했다.
“사무실에 돌아와 보니 교황청에서 날아온 서류라고 하더군요. 뭐 이런건 비서가 처리할 사안이 아니지 않습니까 회.장.님?”
타라가 회장님이란 단어를 강조하자 명왕은 손에 들고있던 서류를 타라한테 건넸다.
“뭐 언제는 내가 그런 거 했냐? 억울하면 부회장 시켜주랴?”
타라는 한숨을 쉬며 명왕이 건넨 서류를 받아들었다.
“시켜달라고 해도 안 시켜 줄 거 압니다. 그 멘트는 언제까지 써먹을 겁니까?”
“언제까지긴. 내가 하기 싫을 때 까지지. 어여 요점만 짚어서 브리핑 해봐. 나도 나름 회장인데 도장 찍을만한지 들어는 봐야지.”
“............전 언제까지 기다리면 됩니까?”
벨져가 참다못해 한마디 하자 명왕은 잠깐 기다리라는 제스쳐를 하고는 타라의 말을 경청했다.
“흠.......샬럿과 루이스의 기억에 관해서 온 서류인데요. 영국 가톨릭 조합에서 벌써 정신계능력자를 찾았으니 샬럿을 16일에 글림듀 성당으로 보내달라고 하는데요? 호위는 한명정도만 붙여달라고 합니다.”
명왕은 턱을 잠깐 쓸어내리다가 타라를 향해 이야기 했다.
“그럼 뭐 다이무스를 보내지 뭐. 로라스는 16일에 뭐 왕실에서 무슨 행사한다고 했고 드렉슬러는 꼴통이라 안 되고 너는 일해야 하니 안되고(타라의 이마에 굵은 혈관이 하나 솟아났다) 마를렌은 뭐 호위임무가 애들 장난도 아니니 보낼 수도 없고........”
“마를렌이 난리를 칠 텐데요”
타라의 말에 명왕은 고개를 저었다.
“.........징징대기는 하겠지만 떼어놔야지. 이번일은 위험하니까 짐을 보탤수는 없는 노릇이고.......어쨌거나 특급 임무치고는 쓸 만한 인간이 다이무스 밖에 없구만. 그럼 다이무스로 하자. 그럼 벨져, 하고싶은 말이 뭔가?”
명왕이 시선을 벨져에게 돌리자 벨져는 한참이나 뭘 생각하더니 명왕에게 답했다.
“절 샤를로트양 호위임무에 형과 공동임무로 넣어주십시오.”
벨져가 뜬금없는 말을 하자 명왕이 놀라서 되물었다.
“엥? 뭣 때문에? 너 그런 거 무지 싫어하잖아. 치고 박고 싸우는 거나 좋아하지.”
명왕의 말에 벨져는 한참이나 생각하다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했다.
“이번에 호위임무에 가서 샤를로트양과 루이스의 일이 끝나면 루이스와 대화를 좀 할 생각입니다. 물론 칼로 하는 대화 말고요,”
“뭣? 뭐 잘못 먹었냐? 벨져?”
타라가 따져 묻자 명왕이 손을 들어 타라의 말을 막아주었다.
“됐어. 벨져가 오랜만에 철든 소리좀 했는데 그 정도는 해줘야지. 여차하면 다이무스가 막아줄테니 걱정할 것도 없고. 그럼 그렇게 해라. 벨져.”
“하지만 회장님....”
“그만. 벨져 맘 변한다.”
“고맙습니다, 회장님. 그럼 이만....”
명왕이 허락하자 벨져는 머리 숙여 인사하고는 회장실을 나갔다.
“..........머리가 어떻게 잘못되기라도 했나? 왜 저러지?”
타라가 중얼거리자 명왕은 책상에 쌓여있던 서류더미를 들어서 타라에게 주었다.
“가끔은 저래도 괜찮지. 푸닥거리하러 간다는 것도 아닌데 뭐. 그나저나 이거나 처리해와. 저번처럼 열 받는다고 태워먹지 말고.
“..........진짜......”
서류를 받아든 타라는 뭐라고 안들리게 궁시렁 대며 회장실을 나갔다.
타라가 회장실을 나가자 의자에 앉은 명왕의 입꼬리가 올라가며 입에서는 괴상한 웃음소리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키키키키키킥.....”
명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웃음을 잔뜩 머금고는 문밖을 확인했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크크크크큭...아하하하하하하하.....푸하하하하하하하!!”
명왕은 소파에 기대서 눈물이 날 때까지 웃어대고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루이스랑 대화를 해? 아무튼 홀든 가는 거짓말을 못 하는게 가문의 내력이라니까. 크흐흐흐크크큭.”
명왕은 품 안에서 사진 두 장을 꺼내들고는 쳐다보았다.
한쪽 사진에는 지하실 같은 곳에 의자에 꽁꽁 묶여서 정신을 잃은 벨져의 모습이 찍혀있었고.
다른 한쪽 사진에는...............
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의자에 묶인채 정신을 잃은 다이무스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이제 이건 쓸모가 없으니 태워버리면 되려나~♪”
명왕, 아니 잭은 흥얼거리며 두 장의 사진을 활활 타오르는 벽난로에 집어 던졌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에 던져진 두 장의 사진은 금세 타오르더니 새카만 재가 되어 불길 속에 휘날렸다.
“흥흥흐흐흥~ 아아~ 따듯하구만♪”
잭은 벽난로 앞에서 콧노래를 흥얼대며 난롯불을 쬈다.
이 모든 일이 아주 즐겁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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