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픽션)Remember The Broken 제2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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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2-14 14:4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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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제1장 http://cyphers.nexon.com/cyphers/article/art/topics/1497586
<P style="LINE-HEIGHT: 2"> </P>제2장 얼음으로 뒤덮인 웨스트민스터사원
마를렌과 샬럿은 3일을 병원에서 더 머물렀다. 의사와 간호사가 신체적인 상처는 다 나았지만 그녀들이 겪은 일이 워낙 충격을 크게 받았을 만한 일이라 쇼크라도 받았을까봐 나간다는 마를렌과 샬럿을 뜯어 말렸기 때문이다.
마를렌도 적잖이 충격을 받은 데다 소심한 샬럿은 말할 것도 없는 것 같으니 마를렌은 선뜻 그러겠다고 답했다.
다른 환자들이 있었다면 아이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막았겠지만 다행히도 병원이 한적했기 때문에 마를렌과 샬럿밖에 환자가 없는지라 의사와 간호사의 별 제제 없이 둘은 마음 놓고 병원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나눴다.
그 이야기라고 해봐야 자신의 과거 이야기와 갑자기 나타나서 편지와 돈만 남겨두고 휑하니 사라진 아이린이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 밖에 없었다.
“그럼 시니스트라씨는 언니네 엄마가 보낸 사람이야?”
“글쎄.........근데 그렇게 하자면 이상한점이 한둘이 아니거든.”
“뭐가 이상한데? 내가 볼 때는 이상한 점이 없는데?”
샬럿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자신이야 동네 부랑자로 보였으니 가만히 있었지만 마를렌이 위험에 처하자 구하러 온 사람이면 마를렌만 보호해야 하는 사람, 즉 르블랑 가문의 고용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를렌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 사람은 나보다는 너한테 훨씬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 내가 시니스트라씨를 처음 봤을 때도 난 본척만척 하고 너만 뚫어지라 보고 있었거든. 아마 너를 아는 사람일거야. 그래서 나한테 너를 데려가라고 한 거고.”
“일부러 모르는 척 한 거 아니야? 언니네 어머니가 보낸 사람이라고 밝히면 언니가 도망칠 수도 있으니까.”
마를렌은 얼굴을 약간 붉히면서 대답했다.
어찌됐건 자신은 가출한 상태이고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을 테니까.
“그건 아니야. 난 거의 없는 사람 취급하고는 너하고 그 불량배들만 뚫어지라 바라보면서 총을 들었다 놨다 했어. 당장이라도 쏠 것처럼.”
“그럼.......도대체 누구지?”
샬럿이 도저히 모르겠다는 듯이 인상을 찌푸리자 마를렌도 똑같은 표정을 지었다.
“글쎄...........아마 네가 기억하지 못하는 과거에 아는 사람인가보지. 눈동자 색도 같고, 머리색도 같은데................혹시 친척 아니야?”
마를렌의 말에 샬럿은 아니라는 듯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만약 친척이라면 이렇게 편지하고 돈 가방만 달랑 놔두고 갈일은 없을 거야. 만약 친척이라면 이렇게 뜬금없이 나타나서 사라지는 행동은 이해가 안 돼.......그냥.........”
샬럿은 말꼬리를 흐리다 말을 이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곧 다시 만날 것 같아. 그때 직접 물어보면 되지 않을까?”
샬럿의 말을 듣고는 마를렌도 고개를 끄덕였다.
르 블랑 가문을 잘 아는 사람에다, 샬럿이랑 연관이 있는 사람. 그리고.......
'하얀 로브 뒤에 새겨진 회색 십자가........아마 시니스트라씨는 알버스 트란세오(albus transeo)의 단원이겠지........하필 도움을 받아도 그런 사람이라니......’
마를렌은 아이린이 ‘알버스 트란세오’라는 비밀조직의 일원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알버스 트란세오는 로마의 교황청 내의 치안을 담당하는 치안대원들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적으로 하는 일은 가톨릭교의 교주, 교황의 직속 비밀 결사대로 세상에 알려지지 말아야할 가톨릭교의 사실들을 은폐하거나 반가톨릭세력의 주요 인사들을 암살 하는 등 세상에 알려지면 껄끄러운 일들을 처리하는 조직이었다.
선을 위해 악을 행한다는 이른바 ‘필요악’을 자처하는 그들은 항상 선을 뜻하는 백색과 악을 뜻하는 검은색이 반반 섞인 회색의 십자가를 수놓은 로브가 유일한 그들을 알아볼 수 있는 표식 이었다.
‘만약 아빠가 아니었다면 알아보지도 못했겠지........’
마를렌은 몇 년 전 그녀의 아버지가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을 때를 떠올렸다.
마를렌의 아버지인 라울 르 브랑이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난 뒤, 그녀의 어머니와 르 블랑 가문의 변호사는 범죄의 배후를 알버스 트란세오로 지목했었다.
왜냐하면 라울은 반 종교 세력이라고 교황청이 공언한 일루미나티(Illuminaty)에 관해서 공개적으로 발언한 유일한 유명인이었기 때문이었다.
‘라울 르 블랑은 일루미나티와 접선했다’ 라는 스캔들이 생겼을 당시 라울은 스스로 공개적으로 기자들을 모아서 자신이 일루미나티의 회원임을 인정하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옳다고 믿는 일을 왜 주위의 시선 때문에 숨겨야 합니까? 전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지지하는 일루미나티는 그 어떠한 이익을 위해 움직이지 않으며, 오직 역사적 사실을 밝히기 위해 존재하는 집단이라는 것을 명백히 밝히는 바 입니다.”
당시 프랑스는 국민의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들이었기 때문에 라울의 발언은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혹자는 소신을 굽히지 않은 라울 르 블랑의 용기를 칭찬했고, 혹자는 그의 말이 너무 성급한 발언이 아닌가하고 우려하기도 했었다.
얼마후 라울 르 블랑이 이유를 알 수 없는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뜨자 사람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 사건은 라울의 일루미나티 발언과 연관된 로마 교황청의 음모라고 떠들어 대곤 했다.
물론 르 블랑 가문의 변호사와 라울의 아내인 레이라도 그 의견에 전적으로 같은 의견이었기도 했었다.
그래서 당시 레이라는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과 사립탐정에게 ‘등에 회색 십자가를 수놓은 로브를 입은 사람을 본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신병을 확보할 것’이라고 수없이 이야기 할 정도로 범죄의 배후를 교황청의 비밀결사대, 알버스 트란세오라고 확신했었다.
하지만 라울의 사체도 발견 할 수 없었고 범죄가 일어났다는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사건도 흐지부지 되고 레이라는 속만 썩이는 수밖에 없었다. 심증으로 의심되는 범인은 로마 교황청인데 교황청을 상대로 ‘살인죄’라는 명목으로 소송을 한다는 것 자체가 비웃음거리가 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세상이 어떻게 되던 말던 전혀 관심이 없는 마를렌도 자세하게 알고 있을 정도로 르 블랑 가에서는 알버스 트란세오를 가문의 원수로 여기고 있었다.
마를렌도 마찬가지였고.
그런데 그 가문의 원수가 뜬금없이 나타나서는 목숨을 구해주고는 거액의 현금을 주면서 ‘어머니와는 이야기가 다 되었으니 샬럿을 데려가줘’라고 편지만 남기고 사라졌으니 마를렌의 입장에서는 여간 머리가 아픈 게 아니었다.
‘엄마와 만나서 어떻게 이야기 했는지는 몰라도 샬럿과 내가 단 둘이서 여행 하는걸 허락하게 했어. 그렇다는 건 분명히 우리 주위에 호위하는 사람이 한명이상이 몰래 따라 다닐 거라는 거고.......그 사람은 보나마나 시니스트라씨겠지.........’
마를렌은 되는대로 인상을 찌푸렸다. 엄마가 가출한 것을 용서해 주는 것 까지는 좋았었는데 생명의 은인이자 가문의 원수가 아는 사람이 여행의 동행이고, 그 사람은 높은 확률로 자신을 감시한다는 사실이 여간 찝찝하지 않았다.
하지만 샬럿은 아이린 시니스트라 라는 사람을 전혀 모르고 있고, 아이린이 교황청에 속한 알버스 트란세오의 단원라면 당연히 바티칸으로 정기적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그쪽은 더 이상신경 쓰지 말자고 마를렌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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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를렌과 샬럿은 병원을 떠나 곧장 런던으로 향했다. 마를렌과 샬럿은 기왕 런던에 오기도 했고 수중에 돈도 넉넉하게 있으니 런던의 관광지를 둘러보고는 헬리오스로 가기로 했다.
사실 마를렌은 세계의 문화에 대해서는 별 관심도 없었고 샬럿은 그동안 문화고 뭐고 하루 먹고 사는 것에 인생의 목표를 두고 살았기 때문에 그녀들이 관광여행을 떠난다고 해도 목적지는 달랑 두 군데 밖에 없었다.
한 곳은 빅밴이 있는 영국의회당과 두 번째는 웨스트민스터사원. 이 두 곳 중에서 마를렌과 샬럿은 웨스트민스터사원으로 먼저 발걸음을 돌렸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저 그들이 출발한 곳에서 가깝기 때문이었다.
“우와.....여기 엄청 크네”
“그러네, 언니. 나도 그림으로만 봤었지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야. 무지 무지 크다”
마를렌과 샬럿은 웨스트민스터사원 앞에 도착하자마자 탄성을 내뱉었다. 넓고 웅장한 사원에 각국에서 모여든 사람들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모습은 굉장히 신기했기 때문이었다.
마를렌과 샬럿은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면서 사원 안쪽으로 들어갔다.
“언니 이것봐봐, 성모 마리아 상이야. 엄청 멋있다.”
“여기 좀 봐봐, 저 사람들은 피부가 누렇게 생겼어. 머리에도 이상한 걸 쓰고 있네.”
마를렌과 샬럿은 정신없이 사원을 종종거리며 걸어 다니며 이것저것을 가리키면서 신기하다면서 서로에게 떠들어 댔다.
마를렌이 동양에서 온 사람들에게 한눈을 판 사이. 샬럿은 강당 한쪽에서 하얀 로브를 뒤집어 쓰고 기도를 하는 사람을 향해 걸어갔다.
‘우와아......저분이 말로만 듣던 수녀님이구나.......기도하시는데 방해 안되게 조용히 가서 봐야겠다..........’
샬럿은 최대한 발소리를 죽이면서 기도를 하는 수녀에게 다가갔다. 그러다가 옆을 못보고는 지나가던 사람과 부딪혀서 넘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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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죄송합니다아.......”
샬럿은 넘어진 상태로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했다. 그러자 샬럿과 부딪힌 사람은 샬럿을 일으켜 세워주면서 웃으며 말했다.
“여기는 교회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관광지라 한 눈 팔면 금새 다른사람이랑 부딪히니까 앞 잘보고 다녀야 한다. 알겠지?”
“네에.......감사합니다아.......”
샬럿은 대답을 하며 자신을 일으켜준 사람을 조심스레 살펴보았다. 한쪽으로 쓸어내린 푸른 머리에 차가워 보이는 인상의 남자가 금속이 박힌 푸른 후드티를 입고 있었다. 교회에 예배를 드리러 왔건, 관광지라서 관광을 왔건 간에 굉장히 이상한 복장이었다.
샬럿이 그 남자에게 옷에 대해서 물어보려고 할 때 샬럿을 찾던 마를렌이 다가왔다.
“뭐하고 있었니, 샬럿? 한참 찾았잖아. 어딜갈때는 어딜간다고 말해야지 걱정을 안하지.”
“그게......저기서 기도하는 수녀님을 보려고 하다가 이 오빠랑 부딪혀서 넘어졌었어.”
“그래? 다친데는 없고?”
“응. 그냥 살짝 넘어지기만 했어.”
후드티를 입은 남자도 샬럿이 다치지 않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 동생이 관광지가 신기했는지 한눈을 팔았네요.”
“아니야, 괜찮아. 신경 쓰지 마렴. 그럼 조심해서들 구경해라.”
후드티를 입은 남자는 인사를 하더니 모자를 뒤집어 쓰고는 밖으로 향했다.
남자가 사라지자 마를렌은 샬럿의 머리를 가볍게 쥐어박고는 손가락을 흔들며 주의를 줬다.
“아무리 궁금해도 그렇지, 이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길이라도 잃어버리면 어쩌려고 그래?”
“미......미안해 언니.......”
“됐어. 앞으로 안 그러면 되는거야. 알겠지?”
“응, 알았어 언니.”
샬럿이 대답하자 마를렌은 샬럿의 손을 잡고는 성당 안쪽으로 향하려 했다.
-퍼엉
-탕, 탕, 탕
“우와아악!! 이게 뭐야!!”
“모두 피해요!! 능력자들이 입구에서 싸우고 있어요!!!”
마를렌과 샬럿이 시선을 돌리자 성당 입구 쪽에서 매캐한 먼지가 솟아 오르며 폭음과 총쏘는 소리가 들려왔고 사람들은 사방팔방으로 흩어지고 있었다.
“어......어떻게 하지 언니?”
샬럿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마를렌에게 묻자 마를렌은 성당 안쪽을 힐끔 보더니 샬럿의 손을 잡아끌었다.
“성당 안쪽으로 가서 숨어있자. 건물 입구에서 싸운다면 싸우기 좋은 건물 바깥으로 갈테니까 안쪽은 안전할거야. 거기서 기다리다가 싸움이 멈추면 그때 나가자.”
샬럿도 고개를 끄덕이고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밖으로 뛰쳐나갔던 사람들과는 달리 사원 안쪽으로 마를렌과 샬럿은 교회 강단 뒤에 쪼그려 앉아 싸움이 멈추기를 기다렸다.
폭음과 총소리가 뜸해진 걸로 보아 싸움의 끝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고 생각하고는 마를렌은 강단 뒤를 슬그머니 보았다.
거리가 멀어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사람을 상대로 누군가 혼자서 싸우는 것 같았다.
“관광지 문앞에서 이렇게 난동을 피울 정도라니......국제 지명수배자라도 되는걸까?”
마를렌이 중얼거리자 샬럿은 마를렌 위로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뭐가 언니? 뭐가 보여?”
“아니. 그냥 그림자만 언뜻언뜻 보여. 누구를 잡으려고 저렇게 싸우는 건가봐.”
마를렌이 말을 하던 중 갑자기 총 쏘는 소리와 폭음이 뚝 끊기고는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싸움이 다 끝난 듯 했다고 판단한 마를렌은 샬럿을 데리고 강당 밖으로 나왔다.
“이제 끝났나봐 샬럿.”
“그럼 여기 얼른 나가자 언니. 여기 많이 무서워........”
샬럿의 말을 듣고는 마를렌은 강단위에서 내려와서는 고개를 내밀고 사원 입구를 살펴보았다. 싸움이 완전히 끝났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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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마를렌의 코앞까지 순식간에 얼음길이 놓이더니 그 위로 한 남자가 얼음으로 만든 스노우보드를 타고는 미끄러져 왔다.
“어...!!!거기 너!! 얼른 비켜!!!”
“우...우와아아앗!!!”
마를렌이 옆으로 몸을 날리자 얼음길을 타고온 남자는 그대로 보드를 타고 쭉 미끄러 지더니 얼어서 꼼짝도 못하는 샬럿을 지나 강단에 부딪혔다.
“아오......이런 젠장........”
강당에 부딪힌 남자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욕지거리를 뱉었다.
“어엇!!! 당신은 아까 그......!”
“조용히 해 샬럿! 이리와!”
얼어있던 샬럿이 강단에 부딪힌 남자를 가리키며 말하려고 하자 마를렌은 샬럿의 손을 황급히 잡아끌었다. 아무리 마를렌이 능력자이고 저 남자를 적대하는 사람이 있어도 샬럿이 인질이라도 된다면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어?! 아까 그 꼬맹이들이잖아. 여긴 위험하니까 얼른 나가. 여기 있으면 큰일 난다.”
그 남자는 아까 자기와 부딪힌 마를렌과 샬럿을 알아보더니 나가라고 손짓하더니 마를렌과 샬럿 뒤를 보더니 인상을 찌푸리더니 손에서 얼음으로 된 커다란 칼을 만들었다.
다행히 그 남자는 마를렌과 샬럿을 인질로 삼을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뒤이어 샬럿과 마를렌의 등 뒤에서 하얀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뛰어나오더니 이내 얼음칼을 들고 있는 남자를 포위하고는 총을 겨눴다.
“저항은 여기까지다. 루이스”
로브를 입은 사람들 중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노인이 말했다.
“이거......아까도 말했다시피 대체 왜 저한테 이러시는 겁니까? 이유나 알아야지 억울하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게다가 전 그쪽 얼굴은 처음 봅니다만.”
루이스가 말하자 노인은 짧게 혀를 차더니 대답했다.
“쯧쯧.....물론 너랑 나는 처음 본 사이지만 우리 주 성모 마리아와 그 아들 예수께서는 그렇지 않으시겠지. 언제나 너를 지켜보고 계신 분이니 말이다.”
루이스는 노인이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자 인상을 찌푸렸다. 그냥 오랜만에 사원에 왔는데 수녀나 신부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뜸 공격해놓고는 신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고 이야기하니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아니 이건 무슨 헛소리입니까. 그럼 성모 마리아나 예수께서 절 죽이라고 청부하기라도 했단 말입니까?”
“그렇다”
“.............뭐요?”
“그렇다고 했다.”
“허.........나참.........마리아와 예수께서 저를 죽이라고 뭐 신탁 비슷한 걸 내렸단 말입니까? 헛참.......살다보니 이런 정신 나간 사람들을 다보네.”
루이스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로브를 입은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눈이 풀리지 않고 침도 질질 흘리지 않는 것을 보아 마약 같은 것을 하고 행패를 부리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럼 뭐 어쨌기에 내가 당신들한테 총알 세례를 받아야 했는지 이유나 들어봅시다. 예수와 마리아가 밑도 끝도 없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가서 너희 맘에 안드는 놈 하나 골라서 연탄구멍을 내줘라 라고 하지는 않았을테니.”
루이스는 말을 이어가면서 멍하니 서있는 마를렌과 샬럿에게 빨리 숨으라는 눈짓을 했다.
마를렌은 루이스의 눈짓을 읽고는 조용히 샬럿을 데리고 거대한 성모 마리아상 뒤에 숨었다.
노인은 마를렌과 샬럿은 신경도 쓰지 않고 루이스에게 말했다.
“우리 주께서는 교황 성하와 여기 있는 모든 단원들에게 ‘영국의 지하연합이라는 능력자 연합의 루이스라는 사람은 악마의 술수를 부려 수많은 사람들을 해쳤고 더 많은 사람들을 해치기 위해 전쟁을 준비하고 있으니 반드시 처단하라’ 라고 하셨다.”
루이스는 노인의 말을 듣더니 인상이 찌그러지다 못해 황당하다는 표정이 되었다.
“무슨 신이 그런 별 미친 소리를 다합니까? 그리고, 교황성하라고? 당신들 가톨릭 사이비 신자 비슷한 겁니까?”
“우리는 사이비 종교의 광신도도 아니고 교황성하도 역시 사이비 교주가 아니다. 그 입으로 함부로 나불대면 죽을 때 까지 살아도 산 게 아니게 만들어 주마”
로브를 입은 사람 중 남자가 거친 목소리로 루이스에게 말했다.
“어차피 죽이러 왔으면서 별 헛소리를 하는.........군요!!”
루이스는 조용히 구시렁대다가 대뜸 고함을 치며 얼음으로 만든 검을 힘껏 집어 던졌다.
저 정도로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면 더 이야기를 끌 필요도 없었다. 어차피 생명을 먼저 위협 받은 쪽은 루이스니 무력으로 대응해도 상관없을 거라고 루이스는 생각했다.
-퍽
“으아악!!”
힘차게 날아간 얼음으로 만든 검은 총을 겨누고 있던 로브를 입은 사람 한명을 꽂아서 벽에 박혔다.
“쏴라!”
-탕, 타탕, 탕, 탕
루이스가 공격하기 시작하자 루이스에게 말하던 노인이 지시하자 로브를 입은 사람들은 일제히 겨누고 있던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루이스는 재빨리 공중으로 뛰어 오르더니 손에서 얼음을 뿜어내어 천장에 매달린 뒤 손에 매달린 얼음을 반동력으로 다시 허공을 박차고는 더 높게 뛰어 올랐다.
“생포할 필요 없다!! 악마의 자식을 이 자리에서 처단해라!”
노인은 공중으로 뛰어오른 루이스를 보면서 총을 내던지고는 허리에 찬 검을 힘차게 뽑아내고는 루이스가 있는 방향으로 뛰어올랐다.
노인이 검을 뽑자 로브를 입은 사람들도 손에서 화염을 일으키거나 발에 바람을 일으키는 등 자신의 능력을 개방했다.
하지만 루이스는 개의치 않고 로브를 입은 사람들 속으로 빠르게 달려들었다.
“샤드!!!!”
-터터텅
“으아아악!!!”
루이스는 자신을 향해 전기 스파크를 튀겨대는 로브를 입은 사람에게 샷건처럼 결정들을 날리더니 그 사람을 밟고는 다시 뛰어 올라서 옆에서 불덩이를 날리려고 준비하는 능력자의 머리위로 날아올랐다.
“감람석!”
루이스가 오른손으로 공중에서 몸을 틀면서 불덩이를 막 던지려는 능력자의 머리를 잡자 불을 다루는 능력자는 순식간에 얼어붙어서 얼음에 파묻혔다. 루이스는 자유로운 왼손에 커다란 얼음 덩어리를 만들어 내서 아래로 힘껏 내리쳤다.
“망치!!”
-퍼억
얼어붙어 있던 능력자는 그대로 얼음 망치에 얻어맞고는 박살이 났다.
“자........잡아!!”
옆의 동료가 온몸이 박살나는 장면을 그대로 본 능력자가 루이스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드라이아이스!”
루이스가 소리를 지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어 냉기를 내뿜자 소리친 능력자는 그 모습 그대로 얼음 동상이 되어버렸다.
“저쪽이다!“
“쏴라!”
-탕, 타탕, 탕
“크악!!”
“으악.....!!! 총을 어디다 쏘는거야!”
몇몇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루이스를 발견하고 총을 쏴댔지만 루이스는 얼음으로 스노우보드를 만들더니 얼음 레일을 만들고는 빠르게 피해버렸다. 대신에 반대편에 서있던 애꿎은 동료만 총알에 맞았다.
루이스는 보드를 타고 오른손으로는 얼음 레일을 이리저리 깔면서 정신없이 움직였고 왼손으로는 얼음으로 된 검을 만들어 레일 주위의 로브를 입은 자들을 닥치는 대로 베었다.
“으아악!”
“크악! 내팔!!!”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루이스가 휘두르는 얼음검에 추풍낙엽으로 쓰러지자 검을 든 노인이 루이스를 직접 공격 하는 것을 포기하고 같은 동료들을 지휘하기 시작했다.
“모두 물러나!!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며 저 악마를 상대한다!”
노인이 지휘를 시작하자 로브를 입은 사람들은 주춤거리며 루이스에게 물러나기 시작했다.
“제가 그렇게 눈뜨고 당할 정도로 멍청한 것 같습니까?”
루이스는 손을 뻗어서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으로 얼음으로 된 레일을 만들고는 얼음으로 만든 보드를 타고 돌진했다.
-퍽
“으아악!!”
-퍽
“크아아악!!”
루이스는 로브를 입은 괴한들은 보드로 들이받으며 얼음 레일을 계속 깔면서 돌진했다. 운 없게도 루이스의 얼음 레일에 가까이 있던 로브를 입은 자들은 보드에 얻어맞고는 주위로 튕겨나갔다.
“전부......”
루이스는 얼음으로 된 레일을 만드는 것을 멈추고는 보드에서 뛰어 내리며 양손을 교차시키며 강하게 손에 냉기를 모아냈다.
-퍼억
“크어어억!!!”
루이스가 속력을 붙인 얼음 보드는 힘차게 날아가 총을 들고있는 로브를 입은 괴한을 들이받고는 함께 벽으로 날아갔다.
루이스는 발이 땅에 닿는 동시에크게 소리치며 양팔을 힘차게 휘두르며 손에 모은 냉기를 사방으로 뿜어냈다.
“얼어버려!!!"
-쩌저저정
루이스가 팔을 휘두르며 냉기를 내뿜자 루이스를 주변으로 십여 미터가 전부 얼어붙으면서 웨스트민스터사원의 예배당은 순식간에 새하얀 얼음지대로 변해버렸다. 루이스 가까이 있던 로브를 입은 자들은 물론이고 수십미터의 얼음지대에 발붙이고 서있던 사람 모두 비명도 내지르지 못하고 그대로 하얀 동상으로 변해 버렸다.
마를렌과 샬럿이 숨어있는 성모 마리아상 주위도 순식간에 하얀 얼음으로 뒤덮였지만 거대한 성모 마리아상이 루이스가 뿜어내는 냉기를 막아주었기 때문에 마를렌과 샬럿은 무사할 수 있었다.
“으으으......어.....언니..........추워어.....”
샬럿이 이를 딱딱 부딪히며 마를렌에게 속삭이자 마를렌은 샬럿을 더 꽉 껴안고는 마리아상 뒤쪽으로 더욱 웅크렸다.
“조.....조금만 참자아...........지....지금 나가면 위험해......”
마를렌은 벌벌 떨면서 샬럿을 다독였다. 보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지만 이 성모 마리아상 앞에서는 루이스라고 불리는 남자랑 흰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여태까지 치열하게 싸우고 있고, 그 사람들 싸움에 휘말리면 목숨이 위험하다는 것은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왜......왜 하필 여기에서 싸우는거야........정말 지지리도 운도 없네.......’
왠지는 모르지만 자꾸 이상한 사건에 말려드는 마를렌은 벌벌 떨면서 싸움이 빨리 끝나기를 기도했다.
<P style="LINE-HEIGHT: 2"> </P>하얗게 변해버린 예배당 가운데서 루이스는 손을 툭툭 털더니 남아있는 로브를 입은 괴한들을 쳐다 보았다.
몇몇 로브를 입은 괴한들은 루이스의 압도적인 무력에 질렸는지 다리를 벌벌 떨고 있었다.
“어쩌실 겁니까? 몇 분 더 시원하게 얼려드릴까요?”
루이스가 노려보며 말하자 겁에 질린 몇몇 괴한들은 슬금슬금 뒷걸음질을 쳤다.
-퍽
“크억....”
로브를 입은 괴한들이 겁을 먹고 주춤거리자 지휘를 하던 노인은 뒷걸음질 하던 괴한 중 한명을 옆으로 걷어차고는 앞으로 걸어 나왔다.
“비켜라 멍청한 놈.”
노인은 들고 있던 검을 검집에 다시 꽂더니 로브를 입은 괴한들에게 뒤로 물러나라는 손짓을 했다.
노인이 손짓을 하자 로브를 입은 괴한들은 무장을 풀더니 노인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졌다.
“저 정신 나간 두목들 대장입니까?”
“어디서 함부로 주둥아리를 놀리느냐!”
루이스가 비웃으면서 말하자 노인은 얼굴을 굳히며 호통을 쳤다.
하지만 루이스는 냉소를 지으며 더 비꼬아댔다.
“정신 나간 무리의 대장이니 당신은 매우 정신 나간 사람입니까? 아니면 그나마 덜 미쳐서 저 덜떨어진 인간들을 지휘하는 겁니까? 아, 오해는 하지 말아주세요. 당신은 확실히 정상은 아닌 것 같아 보이거든요. 그저 어느 정도 비정상인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
루이스의 말을 들은 노인의 얼굴이 붉어지다 못해 보라색으로 변하는 걸 보고 루이스는 고소해 했다.
‘역시 이글은 사람을 약 올리는 데에는 최고였군, 말투만 조금 따라했을 뿐인데 저 정도로 상대방을 화나게 할 수 있다니 말이야.’
루이스는 평소 싱글벙글 웃어대며 할 말 안할 말 다 해대는 흰머리 사내를 생각하며 조용히 웃었다.
하지만 루이스가 누굴 생각하고 웃었건 노인의 눈에는 그저 루이스가 자신을 비웃는 모습처럼 보였다.
“건방진 놈!”
참다 못한 노인이 검자루를 잡고 빠른 속도로 달려들자 루이스는 뒤로 슬쩍 피하면서 손에 냉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노인이 가까이 다가오면 그대로 얼음동상으로 만들어 버리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루이스에 손에 맺힌 냉기를 눈치 챈 노인은 검집에서 검을 빠르게 뽑아서 최대 사정거리에서 공격을 시도 했다.
-스가각
빠르게 날아오는 검날을 보고는 루이스는 반사적으로 손을 들어 냉기를 뿜어냈다.
“드라이아이스!”
-쩌저저정
루이스가 뿜어낸 강하게 냉기는 빠르게 달려들었던 검날을 얼려 버리는 데에 그쳤다.
검에 맺힌 얼음은 노인이 검을 회수하여 툭 털어버리자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그 틈을 이용해 루이스는 얼음으로 보드를 만들어 내더니 얼음 레일을 타고는 뒤로 미끄러져 노인과 거리를 두었다.
“아이스가드! 아이스 버클러!”
루이스가 손에 모인 냉기를 뿜어내어 몸 주위에 두르자 얼음으로 만들어진 얇은 갑옷이 만들어져 루이스의 몸에 둘러졌고 얼음으로 만들어진 조그만 방패가 루이스의 왼손에 생겨났다.
“흥, 그딴 걸로 이 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으냐?”
노인은 루이스를 비웃고는 다시 한 번 발도자세를 취하고는 발을 크게 디뎠다.
루이스는 노인이 빠르게 달려들자 손을 앞으로 내밀고는 결정들을 산탄총처럼 쏘았다.
“샤드!!”
루이스가 결정을 쏘아내자 노인은 눈을 감더니 칼을 다 뽑지도 않고 살짝 들린 검날로 총알처럼 쏘아져 오는 결정들을 쳐내면서 달려들었다.
“타앗!”
노인은 결정들 사이로 파고들어서는 검자루를 잡고는 루이스의 허리를 향해 힘차게 휘둘렀다.
-빠각
“크억!!”
노인이 휘두른 검은 루이스가 들어 올린 얼음방패를 박살내고는 루이스의 얼음 갑옷의 허리 부분을 박살냈다.
갑옷을 입었던 탓에 칼날에 베여지지는 않았지만 노인이 휘두른 칼의 충격파는 고스란히 루이스의 몸에 전해져 갈비뼈를 부러뜨리고는 내장을 흔들어 놓았다.
노인이 칼을 거두어들이는 동안 루이스는 다시 얼음으로 보드를 만들고 뒤로 빠지려고 했다. 근거리에서는 절대적으로 자신이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작전은 노인의 믿기 힘든 행동으로 인해 실패하고 말았다.
“사영도!!”
노인은 검을 검집에 다시 꽂고 자세를 취하는대신 한 바퀴 빙글 도는 동안 검을 검집에 꽂고는 다시 검을 뽑아 교묘하게 휘두르며 루이스를 자신의 앞으로 잡아 끌어왔다.
루이스는 방심하고 있던 터라 있던터라 그대로 뱀처럼 흔들리는 노인의 검에 끌려올 수밖에 없었다.
“커헉!....어...어떻게?!”
루이스는 놀란 눈으로 노인을 쳐다보았다. 뱀처럼 교묘하게 다가오는 발도술은 그가 아는 사람 중 딱 한명만이 할 수 있는 검술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참철도!!”
노인은 앞으로 끌려온 루이스의 방향 감각이 돌아오기도 전에 번개처럼 칼을 다시 칼집에 꽂아 넣더니 빛의 속도로 칼을 휘둘렀다.
-스겅
-끼기긱......푸아악
피와 얼음이 사방으로 튀면서 루이스의 배에서 가로로 핏줄기가 터져 나왔다.
노인이 칼을 뽑아 루이스를 베기 전에 루이스는 본능적으로 몸에 얼음을 둘렀기 때문에 복부가 베여서 가로로 이등분 되는 상황은 피할 수 있었지만 충격파 까지는 무시할 수는 없었다.
“크허어억....”
루이스는 뒤로 쭈욱 밀려나더니 입에서 붉은 피를 토해냈다.
검의 충격파로 인해 뼈가 부러지고 장기가 터지고 온몸이 마구 흔들리며 피가 역류했기 때문이었다.
루이스는 피를 토하면서도 흔들리는 시선으로 힘겹게 노인을 쳐다보며 말했다.
“어....어떻게.....당신이......이글과 다이무스 홀든의 발도술을??”
“네놈이 알 것 없다. 어차피 죽을 건데 알아서 무엇 하겠느냐. 잘 가라, 건방진 놈.”
노인은 그렇게 대꾸하며 검과 검집을 높게 들어 올리고는 힘을 주어 뽑아내 휘둘렀다,
노인이 휘두른 검은 루이스에게 닿지 않았지만 검에서 뿜어져 나온 강한 바람이 루이스를 향해 쇄도했다.
루이스는 자신에게 쏟아져오는 거센 바람을 보면서 자포자기한 상태가 되었다. 움직일 힘도 없었고 저 날카로운 검풍을 온몸으로 맞는다면 몸이 산산조각 날것은 불 보듯이 뻔했다.
루이스는 불과 몇 분 전에 상대를 과소평가한 자신의 판단을 자책했다.
조무래기들은 별 볼일 없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지만 저 두목으로 보이는 노인은 홀든가 형제의 발도술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었다.
그런 사람이라면 뒤도 보지 않고 도망쳐야 했거늘 자신은 되려 상대방을 도발했으니 자기 무덤을 자기가 판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이제.....끝인건가......’
-쿠구구궁
-콰과과과광
루이스는 검풍에 맞아 자신이 밟고 서있던 바닥과 뒤의 벽이 부셔지는 소리를 듣고는 간신히 잡고 있던 정신을 놓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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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하는 건가 지금?”
노인은 이를 갈며 루이스가 있던 곳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곳을 보며 노인의 뒤에 있던 로브를 입은 괴한들은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마리아상 뒤에서 이를 지켜보던 마를렌과 샬럿도 입을 쩍 벌리고는 루이스가 쓰러진 장소를 쳐다보았다.
그곳에는 등에 회색 십자가를 수놓은 새하얀 로브를 입은 푸른 머리의 여자가 루이스를 가로 막고는 한쪽이 깨져나간 새하얀 방패를 들고서는 노인을 총으로 겨누고 있었다.
그 뒤로는 열 몇 명되는 하얀 로브를 입은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서 루이스를 보호했다.
“알버스 트란세오의 부단장. 아이린 시니스트라가 아이작 홀든 단장님을 뵙습니다.”
아이린이 고개를 까딱하며 인사를 하자 아이작은 아이린에게 다시 한번 소리를 질렀다.
“지금 뭐하는 거냐고 물었네!! 아이린!! 자네 지금 무슨 행동을 하는건지 아는건가?!!”
“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 이 행위를 교황청에 대한 반역으로 생각해도 되겠나? 아이린?!”
아이작이 으르렁 거리며 아이린을 노려봤지만 아이린은 눈 하나도 꼼짝 안하고 말을 이었다.
“글쎄요. 저는 지금 교황청의 비밀 서신을 단장님과 단원들에게 전하러 이곳에 온 겁니다. 하지만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단원들과 단장님이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빼앗으려고 하는 광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데, 그걸 두 눈 뜨고 지켜봐야 하는 겁니까? 전 그렇게는 못하겠습니다.”
아이린이 눈을 흘기며 말하자 아이작은 검을 뽑아들고는 루이스를 겨냥한 뒤 소리쳤다.
“무고한 시민? 아이린. 자네도 들었지만 저기 나자빠져 있는 녀석은 교황 성하가 직접 지목한 악마의 능력을 부리는 사교의 중심인물일세. 그래서 자네가 타지로 임무를 가있는 사이 나와 단원들이 저 자를 처단하려 했지만 그자가 저항 하면서 이 난장판을 벌였단 말일세. 자!! 눈이 있다면 똑똑히 보게!!! 파견 나온 단원들 84명중 32명이 저 자의 손에 순교하고 14명이 중상을 입었네. 이런 상황에서도 저 자를 아직도 무고한 시민이라고 할 수 있나?!! 대답해보게!!”
“네. 그렇습니다.”
아이린은 아이작의 말이 끝나자마자 딱 잘라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품에서 작은 두루마리 하나를 꺼내어 아이작에게 던져 주었다.
“상황이 급하니 거두절미하고 본론만 말씀 드리자면, 여기 계신 루이스 씨는 영국의 능력자 모임인 지하 연합의 중심인물이자 가톨릭 신자입니다. 그런데 교황 성하가 굳이 루이스 씨를 악마의 술수를 부린다는 둥 어쨌다는 둥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굳이 척살하라고 했던 이유는........”
아이린은 말을 흐리고는 아이작에게 서신을 읽어보라는 눈치를 주었다.
아이작은 아이린이 준 두루마리를 펴서 읽어보았다.
아이작이 서신을 읽어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두루마리를 잡은 눈동자는 흔들렸고 손은 부들부들 떨렸다.
아이작이 서신은 다 읽고는 두루마리를 품에 넣고는 한숨을 쉬자 아이린도 시선을 돌렸다.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다.
아이작은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아이린에게 물었다.
“이게..............사실이냐? 정말.......이 서신에 적힌 내용이 사실이더냐......?”
두루마리에 이미 모든 사실이 써져 있었지만 그는 그 사실을 믿기 싫었다.
현실을 도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아이작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달래주기에는 아이린은 너무나 냉정했다.
“네, 거기 적힌 모든 일은 사실입니다. 제가 모두 확인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린은 쓰러져 있는 루이스를 잠시 쳐다보더니 자신과 아이작을 번갈아 보며 쳐다보는 알버스 트란세오의 단원들과 한쪽 구석에서 빼꼼히 자신을 쳐다보는 샬럿과 마를렌을 스윽 훑어보고는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루이스 씨를 척살하라고 지시를 내린 교황 성하는 가짜였었고, 진짜 교황 성하께서는 서거 하신채로 지하 납골당에서 발견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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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쓰지도 못하지만 이왕 쓴거 완결을 내보고 싶어서 계속 쓰고는 있습니다.
늅늅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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