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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lipse Vol.9 강한 신념 작성자: 케빈 윌로우, Neue Zurcher Zeitung (기자, 언론인, 비능력자)

친구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수습 딱지를 갓 뗀 경찰 출입기자. 그녀는 신참내기 경찰이었다.
대개의 경찰들이 이곳 저곳 기웃거리며 들쑤시고 다니는 출입기자들에게 극도의 경계심을 품는 것과는 달리
그녀는 기사 내용에 관심이 많아 우리를 귀찮게 했다.

특히 특별한 조사 없이 서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만으로 기사를 쓸 때면 감쪽같이 사실을 알고 쫓아 왔는데,
프레스 룸 문 밖으로 특유의 발자국 소리가 나면 바쁜 척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래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그녀는 기사를 쓴 기자 앞으로 가서 당신은 소설가가 아니라 기자 양반이라고 비아냥거리며 자신이 알고 있던 사실을 이야기 해주며 지적했다.
수정된 기사가 나오는 날이면, 저 멀리서 내 이름을 부르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려주곤 했다.

때론 경찰 내부에서 쉬쉬하던 일들이 공론화되면서 문책을 받기도 했지만, 내겐 전혀 내색을 하지 않았다.
우리는 나이차를 떠나 친구가 되었다. 그때 알았다. 그녀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다는 것을. 하지만 그녀는 어떤 작전에도 능력을 쓰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직업이 소명이라고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생각이 범죄랑 가까이 있기에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부패할 수 밖에 없는
경찰이라는 집단에서 그녀가 때묻지 않고 순수할 수 있었던 버팀목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역으로 이런 이유에서 경찰이란 직업이 그녀에게 가장 맞지 않는 직업이었을 것이다.

배신

우리의 국가 스위스는 세계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을 때도 안전지대였다.
철저한 중립, 정부는 재정과 경제에 힘을 쏟아 부었고 암암리에 불법적인 일이 자행되어도
국가의 부흥으로 포장되면 법은 이를 눈감아주었다.
막 정의감에 눈뜬 기자와 신참 경찰에게는 무서울 것이 없었다. 일하는 것이 너무 즐거웠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때 우리의 모습을 보며 관내 프레스 룸에서는 우리가 언제 해고당할지를 두고 내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우리는 국가의 불법적인 행위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포착했고, 신문 헤드라인에 기사가 실릴 일을 손끕아 기대했지만
정해진 날짜가 지나도 기사는 실리지 않았다. 나는 큰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다.

생각대로 편집장이 날 불렀다. 기사를 폐기하는 조건으로 꽤 솔깃한 제안을 했다. 고민 끝에 그녀를 설득하기로 했다.
그녀가 어떤 대답을 할지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였다.
얘기를 들은 그녀는 내 눈을 빤히 쳐다보더니 예상외로 어떤 질문도 하지 않은 채 알았다고 했다.
그녀는 우리가 준비한 기사를 주요 일간지에 돌렸지만 결과는 똑같았다.

작별인사

본사로 발령 받기 일주일 전 복도에서 그녀를 마주쳤다.

“어이 친구. 나 경찰 때려치우려고. 지켜야 할 약속이 있다는 걸 잊고 살았어.
친구가 있었는데 능력자라는 이유로 탄압을 받았거든. 친구와 약속을 했어. 모두 함께 어울리는 세상을 만들기로.
그때가 온 것 같아. 내게도 능력이 생겼다는 것을 알면 진심으로 축하해 줄 텐데.
중간중간 숨을 들이키는 친구의 특이한 말투가 듣고 싶어. 친구를 찾으면 소개시켜 줄게.”

나는 어떤 대답도 하지 못하고 그녀와 헤어졌다. 갑자기 그녀가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