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기로 정보제공자, 앤지 헌트(지하연합, 불 능력자)
믿을 수 없었어요. 귓가에 맴도는 참혹한 소식에 몇 번이고 그의 이름을 되뇌며, 저는 달렸어요.루이스, 안돼요, 루이스.
두 손을 모아 기도했지만 결국 속절없이 나뭇가지에서 떨어져 바람에 흩날리는 마지막 꽃잎을 보는 기분이 지금과 같을까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저는 소리도 내지 못한 채 눈물에 잠겨 있었어요.
눈가가 달아오르고 코끝이 시큰하며 가슴마저 쥐어 짜는 듯이 지끈지끈 아려 오는 것 같았죠.
우리의 영웅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저는 곧장 야전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그간의 행적을 돌이켜보니, 그래요. 우연이라 치부하기에는 마치 운명이 지금을 예고하는 듯한 일들이 이어졌네요.
모든 것은 계획대로였다
“오늘의 비번인 토마스 스티븐슨입니다~지금 무전 주시는 분은 누구실까~요?”
“장난할 기분이 아니야 토마스.”
“어, 트리비아? 무슨 일이죠?”
“칸도르. 이상 현상. 지원 요함. 이게 무슨 뜻인지 알거야. 그럼.”
우리 사랑스러운 파괴왕, 휴톤이 명왕의 양녀를 기습 공격했다는 말도 안 되는 논란으로 지하연합은 지난 1년을 헬리오스와 대립해왔죠.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대립은 외부 요인으로 인해 강제 봉합됐답니다. 1935년 1월, 트리비아가 토마스에게 남긴 긴급 무전이 바로 그 시작이었죠.
그림자 도시를 순찰하고 있던 트리비아는 액자 속 그림자 도시에서 인식의 문이 열리는 순간을 목도했습니다. 다행히 거리가 멀어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그녀는 갑작스레 솟아오른 빛기둥을 발견하고 확인하기 위해 다가갔다가 당시에는 정체를 알 수 없었던 의문의 여성
- 훗날 이사벨 스토니로 밝혀진 자 - 와 충돌해 부상을 입었습니다. 무전을 받은 우리는 우려하던 사태가 벌어진 것을 깨닫고, 절차에 따라
루이스와 벨져 홀든에게 상황을 알렸습니다. 루이스는 트리비아를 구하기 위해, 벨져 홀든은 인식의 문을 확인하기 위해 칸도르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두 사람은 가까스로 트리비아를 구출해냈지만 인식의 문의 에너지,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된 괴물들은 결국 액자를 넘어서고 말았어요.
동시기에 액자를 보유하고 있던 사람은 저스티스 리그의 대표, 케니스 하트였습니다. 그는 메트로폴리스에 위치한 저스티스 리그의 본부에
액자를 보관하며 정세에 특이사항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주시하고 있었죠. 하지만 문의 개방과 함께 폭주하는 힘이 현실 세계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습니다.
액자와 함께 나타났던 기계 도시 메트로폴리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액자의 힘을 증폭시키기에는 최적의 장소였죠. 결국 메트로폴리스는 반파됐고,
케니스는 안타리우스의 끈질긴 추격을 피해 액자와 함께 몸을 숨겼습니다.
혼란이 시작되자 지하연합과 헬리오스는 외부에서 보기에는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잔잔했던 지독한 소모전을 멈추고 세계를 위한 일에
손을 맞잡게 되었습니다. 함께 뜻을 모은 자들은 지혜를 나눈 끝에 헬리오스가 전 세계에 구축한 유통망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문의 그림자를 지우며,
지하연합은 헬리오스의 정보를 바탕으로 문의 그림자 때문에 비롯된 괴물을 처치하기로 합의했어요. 물론 다들 알다시피 이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일단 헬리오스의 피해부터 언급할게요. 문의 그림자가 폭발적으로 나타난 이후, 세상에는 그림자를 지우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페넘브라 리더라고 불렀죠. 이 힘은 기존에 능력자였건 아니었건 간에 구분 없이 나타났고, 페넘브라 리더로 각성한 자들은
문의 그림자를 지우는 일을 사명처럼 여기는 특성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중에서 단기에 가장 빛나는 활약을 한 자는 헬리오스의 쾌검사,
잉게보르크 홀든이었습니다. 잉게보르크 홀든은 메트로폴리스 근처에서 비교적 규모가 큰 그림자들을 거의 다 지우는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문의 그림자 주변에서 그림자 속으로 뛰어들던 안타리우스 세력과 충돌한 끝에 사망하고 말았어요.
한 아이의 어머니이자 가장이었던 잉게보르크 홀든에게 애도를.
참, 우리 지하연합도 만만치 않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연합의 주 전력뿐 아니라 토마스 스티븐슨을 비롯한 다음 세대 주자들까지
크고 작은 부상을 입고도 작전에 나서야 했죠. 사망 소식이 이어졌고, 우리 지하연합은 필사적으로 외연을 확장해 조금이라도 전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어요.
물론 사람 모집하는 게 쉽지는 않았고, 이 과정에서 연합의 재정이 위기에 빠졌다는 건… 토니가 고군분투하고 있다고만 말씀드릴게요.
아, 그리고 하나의 전력 손실이 더 있는데…
“나 찾지 마. 아버지 쓰러뜨린 놈 족치러 갈 거니까.”
네, 참으로 이글답죠? 저도 말릴 생각은 전혀 안 했답니다!
다시 돌아와서, 헬리오스와 우리가 힘을 합쳐 해내야 하는 일이 또 있었어요. 바로 케니스 하트의 여정을 돕는 일이었죠. 실제로 만나본 적은 없지만
다들 올곧고 성심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던데, 사실이라면 액자 운반에 있어서 최적의 인물이라 할 수 있겠죠. 더 호라이즌의 수장 재뉴어리 칸트는
인식의 문을 닫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가 액자를 어떤 장소에 ‘도달하게 해야 한다’며 우리를 설득했어요.
그렇게 우리는 대략의 목적지만 공유 받은 채 굳센 청년의 여정을 지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인력을 배치했어요.
헬리오스에서 파견한 페넘 리더는 문의 그림자를 지우는 역할을, 그리고 우리가 파견한 길잡이 주세페는 안타리우스의 추격과 포진을 피해
일행을 안전하게 이끄는 역할을 맡았죠.
그렇게 문의 그림자도 얼추 지우고 괴물도 제법 때려잡으며 액자의 운반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쯤, 봉사활동에 주력하며
별다른 특이점을 보이지 않던 안타리우스가 갑자기 홀든 가문을 초토화시켰어요. 정말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니까요...
작전 개시 2주 전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아시다시피 유감스럽게도 헬리오스는 현재 지원을 해드리기 어렵습니다. 전투 물자는 최선을 다해 지원해드리죠.”
“나쁜 새끼, 태워버릴 거야!”
헬리오스의 이사 윌라드 크루그먼이 장시간의 회의 끝에 연합에게 통보한 내용은, 저와 함께 사절단으로 회담장에 방문한 나이오비를 자극하기에
지나치게 충분한 답변이었어요. 곧바로 그녀가 앉아 있던 의자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양 단체의 수행원들이 일제히 그녀를 뜯어 말리기 시작했죠.
다행스럽게도 때마침 주변을 지나가던 두 꼬마 소녀들의 활약으로 불은 가까스로 진화됐고 대외적으로는 작은 소란이 있었다 정도로 마무리됐답니다.
옥사나, 탄야 랜킨이 볼프강 홀든을 처치하고 가문의 비고에서 책자를 탈취했다는 사실이 아군 첩보원들을 통해 전달된 후 얼마되지 않아 곧이어
안타리우스가 주요 전력을 집결해 동유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시간은 더 이상 우리의 편이 아니게 됐어요. 케니스 하트와
그를 돕기 위해 파견된 인원들이 먼저 목적지에 도착할 것인가, 안타리우스가 대군을 이끌고 먼저 목적지를 점유해 액자 배달 인원들을
따뜻하게 환영할 것인가의 ‘타임 어택’이 시작됐죠. 어쨌든 안타리우스를 슬기롭게 저지하기 위한 고민이 새롭게 시작했고, 여러 안이 제시됐습니다.
그 중에서도 본격적인 이동이 개시되기 전에 적의 주요 집결지 중 하나를 노려 선제 타격을 가하고 유의미한 피해를 입혀 대군의 움직임을 일시적으로
완전히 멈추게 하는 안이 채택됐습니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어요. 다만 주요 쟁점이 하나 남아 있었어요.
‘누가 자진해서 제 살을 깎아먹을 것인가’.
물자와 인력, 모든 것이 부족한 현재 상황에서 이정도의 대규모 작전에 동원된다는 것은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일입니다. 반복되는 격무로
모두 지쳐 쓰러지기 일보 직전인데다 먼 동유럽까지 가야 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요. 헬리오스는 강력한 전투력을 가졌던 홀든 가문이
큰 피해를 입었기에 당연히 자신들이 주요 전력을 투입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어필했어요. 어찌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고,
결국 우리 쪽이 주축을 구성하기로 했죠. 하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것들도 있었어요.
“미안하게 됐군. 로라스와 드렉슬러는 현재 탈리아의 안내에 따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소요를 진압 중이야.”
“괜찮아요, 레오노르 경. 용기사 두 분을 차출하기 어려운 건 잘 이해했어요.”
“복귀 명령을 빨리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지. 그럼.”
이 타이밍에 공교롭게 헬리오스의 또 다른 우수 전력들마저 자리를 비우다니요. 가령 용기사들이 레오노르 경의 소집을 받아 스페인을 방비하기 위해
이동을 했다거나, 명왕의 양녀가 누군가를 만나러 간다며 잠시 이탈한 것 등 말이죠. 그래도 헬리오스는 나름 정중하게 자신들의 처지를 설명하며
유감을 표현하려 했지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서로 으르렁대던 양 단체의 일원들에게 이 설명은 엇갈린 감정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누군가는 헬리오스가 책임을 회피하고 연합을 총알받이로 내세운다 느꼈고, 누군가는 연합이 회사의 비극적인 상황을 고려해주지 않는다며 불쾌했나 봐요.
여기에 방점을 찍은 것이 윌라드의 한 마디였고요.
나이오비의 활약 아닌 활약 덕분에 윌라드는 최대한의 인력 지원까지 약속해야만 했습니다.
다만, 해당 인원들은 문의 그림자를 지우는 일을 분담하고 있어서 만일의 사태가 생길 경우 일이 틀어질 수 있다는 경고와 함께 말이죠.
작전 개시 1주 전
얼마 후, 우리는 안타리우스의 심판관 니콜라스 클레멘츠가 독일군과 결별했다는 첩보를 입수했어요.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그쪽의 전력이
약화된 것임은 분명했지요. 홀든의 검사들을 무릎 꿇린 충격의 작전을 계획한 인물을 일시적으로 전력에서 이탈시키거나 포획할 수 있다면,
원래 목적인 안타리우스의 이동 속도를 늦추는 것뿐만이 아니라 그들의 임기응변 빈도도 줄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맞아요. 우리는 작은 기회에 집중하다 지략가가 자신의 군세를 줄이는 과정에서 그에 대한 대비를 함께 할 가능성을 간과했어요.
우리와 회사의 전력이 분산되다 보니 생각의 깊이가 얕아져 생긴 결과기도 하고요.
어쨌든 우리는 ‘은여우 사냥’이라는 작전명 하에 지금 루이스 다음으로 가장 고생하고 있는 히카르도 바레타, 몇 달째 본부에 복귀하지 못한 채
최전선에서 활동하던 다이 로, 병상에서 이제 막 몸을 추스린 토마스를 주축으로 삼아 은밀하게 한 별장으로 향했습니다.
헬리오스는 저희보다 하루 늦게 출발했지만 공격 일자에 맞춰 도착하는 일정이었어요.
“사부!”
“다이, 괜찮아요?”
하지만 출발 당일부터 사건이 발생했어요. 잦은 전투로 인해 누적된 피로를 이겨내지 못한 다이 로가 행군 중 발목이 부러졌어요.
다행히 재활 가능한 부상이었지만 신속한 이동은 불가능하다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결국 저는 불가피하게, 최근 연합의 활동에서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가장 많은 파견을 기록한 조용한 영웅 - 루이스를 소환해야 했습니다.
야속하게도 다이 로의 부상 말고도 행군이 지체되는 변수들이 잇따라 일어났어요. 헬리오스의 보급선에 혼선이 생겨 정해진 장소에서
보급을 받지 못해 기다리거나, 행로에 있는 인식의 문의 그림자 근처에 존재하던 괴물을 처치해야 하는 상황 등이 이어졌죠.
우리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고, 예정일에 맞춰 안타리우스의 비밀 별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전 당일, 지원 오기로 했던 헬리오스의 인물들 대신 한 장의 급보가 도착했습니다.
‘다름슈타트 인근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규모의 그림자가 확인됐다. 약조대로라면 당신들이 우리를 호위해야 하나,
기밀 작전 중 회군하기 어려운 사정임을 감안해 회사가 현 상황을 전담하겠다.’
그 뒤로 정리되는 대로 가겠다, 빠르면 내일이 될 것이다 등등이 적혀 있었지만 결국은 오늘 못 온다는 말이잖아요.
호타루 이나바가 급히 휘갈겨 쓴 메모를 읽는 순간, 저는 눈물이 핑 돌고 말았어요.
믿음직한 전력의 부상, 불안정한 보급선, 갑자기 오지 못하게 된 지원인력, 매일 이어지는 사건사고…
안타리우스가 이 모든 상황을 조작한 것이라 믿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작전 개시 하루 전, 그러나
현장에서 급하게 작전이 수정됐습니다. 내일이면 상황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헬리오스의 도움을 기다리기보다
현재 가용인력으로 효율적인 습격을 가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습니다. 별장을 지켜봤을 때 안타리우스 신도들의 숫자가 많지 않았다는 것도
이 위험한 작전을 감행하는 데 한몫 했습니다. 내일은 늦을지도 몰라, 조금이라도 앞당겨야 해. 이런 조급함이 섣부른 결정을 내리게 했던 거죠.
담장을 넘을 때까지는 예상대로 피해를 최소화하며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그 생각은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무너졌습니다.
“배교자들아, 우리는 너희들이 재롱을 부릴 것을 알고 있었다.”
니콜라스뿐 아니라, 분명 동부로 향하고 있어야 할 제키엘 헌팅턴이 현장에 나타난 것입니다.
그와 동시에 별장의 뒤편에 매복했던 신도들이 쏟아져 나오자 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어요. 현장에서 긴급하게 수정한 작전이 읽혔을 뿐 아니라,
우리가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한 적의 태도. 어떻게 생각해도 작전 내용이 사전에 유출된 모양새였습니다.
안타리우스의 행보를 파악해 준 정보원, 공교롭게도 우연이 겹쳐 현장에 오지 못한 헬리오스, 또는 상상하고 싶진 않지만 지하연합의 내부자…
어느 곳에서 정보가 새어 나간 것인지 짐작할 수조차 없었습니다. 우린 앞으로도 이보다 큰 작전들을 수행하게 될 텐데,
서로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운 걸림돌이 생긴 셈이었어요.
나쁜 생각을 곱씹는 와중에 불행 중 다행으로 루이스가 격전이 벌어지는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만신창이가 된 그는 오로지 연합의 일원을 지키겠다는 각오만으로 전투에 임했어요. 부상과 피로를 견디며 적진을 활보하던 루이스는
위험에 빠진 토마스를 구하기 위해 무리해 돌격했고, 적진 한 가운데서 쓰러지고 말았죠. 그리고 그는 지금도 눈을 뜨지 못하고 있네요.
저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아버지가 세운 지하연합을 제가 물려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당시 지하연합이 극도로 혼란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연합의 구성원들에게는 구심점이 필요했고, 제가 흑염의 딸이라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 충분한 희망이 될 수 있었죠.
그것만이 아니에요. 어머니를 여의고 혼자 지내던 저에게 어느덧 지하연합은 가족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죠. 항상 술만 마시는 것 같지만
누구보다도 명석한 분석가 휴톤, 동물과 아이를 사랑하는 따스한 마음씨를 가진 도일, 연합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동생 같은 토마스와 피터, 엘리,
끊임없이 인내하는 모습으로 귀감이 되는 나이오비, 남에겐 관심 없는 척하지만 누구보다 연합의 대소사에 깊게 관여하고 있는 레이튼,
연합의 살림살이를 책임지는 토니와 요기 라즈, 든든한 언니 같은 레베카, 우리에게 조심스레 손을 내밀었던 티모시, 최근에 연합에 합류한 히카르도와
그 외 연합의 일원들, 아, 한 순간도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는 망나니 이글도 있었죠. 누구보다 가장 어려운 순간 내 방패가 되어주고 창이 되어준
루이스와 트리비아… 그들의 모습, 나를 바라보단 눈동자, 귓가에 스미는 목소리, 우리가 함께 했던 순간들이 속속들이 기억나
바람처럼 저를 스치고 지나가는 걸 느꼈습니다. 불가능하다는 걸 알지만 저는 이 바람을 영원히 붙잡고 싶어요.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존처럼 안전한 후방에 머물며 그들을 지원하는 구심점으로 남아야 할까요,
아니면 이미 사랑하게 되어버린 그들을 위해 심장 속 불꽃을 다시 한번 일으켜야 할까요?


루이스
트리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