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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lipse Vol.20 표적 정보제공자: J.헤이스팅스, 비능력자

모형 권총 두 자루

"자, 이건 아저씨가 주는 선물이다. 언젠간 네가 융통성 없고 고지식한 아버지를 지켜야 할 때가 올 거야."

내 손 위에는 아버지의 학교 후배인 아저씨가 준 모형 권총 두 자루가 놓여 있다. 갖고 싶어 아버지를 졸라댔지만, 아버지에겐 받지 못했던 선물이었다.
그 날 이후 난 총과 한시도 떨어진 적이 없다. 다른 놀이는 너무 시시했다.

더 다이아몬드

나의 아버지 메이어 헤이스팅스는 군사학교 출신이지만, 군인의 길을 가지 않고, 헤더 인더스트리의 광산 회사인 더 다이아몬드에서 일했다.
당시 다이아몬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세계 각국에서 다이아몬드 채굴권에 눈독을 들였고,
아버지도 채굴권을 확보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는 일이 잦았다.
어느 날, 또 짐을 꾸리는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물었다.

"직원들이 알아서 잘할 텐데."
"내가 아프리카에 가는 이유는 단지 일 때문만은 아니야. 그 보석은 사람들의 피로 얼룩져 있어.
무지하고 힘없는 원래 주인과 그것을 탐하려는 자들의 피로. 다이아몬드가 사람들의 목숨보다 값어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순간이 된 것 같아.
다이아몬드 때문에 억울한 사람이 생기고, 우리 딸보다 어린 애들이 혹독한 노동을 하는 것을 견딜 수가 없어."
"그래서요?"
"당신도 알잖아. 더 다이아몬드 아니 헤더 인더스트리에 대한 내 애정을. 내가 몸담은 곳이 더러워지는 일 따윈 애초에 하고 싶지 않아."

몰락

아버지의 노력과는 상관없었다. 몰락은 한순간이었다. 더 다이아몬드는 불공정 행위1)로 구설수에 올랐고, 사람들의 비난은 거세졌다.
아버지는 작은 것 하나 손에 쥘 수 없었다.

"자넨 사업가로 성공하기엔 너무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해.
실추된 회사 이미지를 극복하는 것만 해도 골치 아프니, 적절한 보상을 해주기 전까지 조용히 기다리게."

아버지는 헤더 인더스트리의 회장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너무 냉정했다. 회사, 사람들 모두 아버지에게 등을 돌렸다.

아버지는 결국 아무것도 지키지 못했다. 심지어 자신조차도.

기회

나는 나 혼자라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때 아저씨가 찾아왔다. 나를 찾아오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이 기뻤고, 그것이 아저씨라서 다행이었다.
아저씨는 나를 단련시켰고, 나의 아주 작은 재능은 아저씨를 만나 극대화되었다. 훈련을 받으며, 아저씨 말대로 내게 기회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차근차근해야 할 목표를 정했다.

'빼앗긴 것을 찾아와야 한다. 그건 원래 아버지의 것이었고, 이젠 내 차지가 되어야 한다.'

수행원, J

우선 헤더 인더스트리에 들어가야 했다. 예상외로 나는 별 어려움 없이 수행원 자리를 얻었고, 그곳에서 J란 이름을 얻었다.
내가 하는 일에 당위성 따윈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상대하는 대상의 이름 따윈 알 필요 없었다.
내 목표는 분명했고, 그들이 비밀리에 행하는 모든 일은 나에게 중요한 정보였다. 그들이 숨기고 있는 것을 알면 알수록 내 입지는 강해질 것이다.
나는 점점 보안등급이 높은 작전에 투입되었고, 아무도 나의 판단을 무시하지 못했다.
나는 모든 작전의 중심에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 총을 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 내 총구가 항상 표적을 향해 있다는 것에 강한 희열을 느꼈다.
나는 오로지 나 자신에게 의지해 임무를 수행했다.

아저씨, 웨슬리 슬로언

그러던 어느 날 헤더 인더스트리의 중요한 임원을 보호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웨슬리 슬로언'

내 눈을 의심했다. 건네받은 종이엔 아저씨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누군가 내 표정을 슬쩍 보고, 말을 꺼냈다. 그 말은 내 머릿속의 정적을 깨고 울려 퍼졌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자가 헤더 인더스트리의 강력한 실세야."

참회록

누군가에게 물어야 했지만, 당장 생각나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막무가내로 헤더 인더스트리의 회장을 찾아갔다. 경비원이 저지했지만, 나는 회장실을 박차고 들어가 그의 머리에 총을 겨눴다.

"왔군. 언젠가는 찾아올 줄 알았어. 자넨 성격이 급한 것 같으니 궁금한 것을 말해주지.
우선 그 일은 정말 유감이네. 누군가는 희생해야 원만하게 돌아가는 것이 이 사회의 섭리야.
장군은 당연한 선택을 했고, 자네 아버지는 운이 나빴을 뿐이네.
자네 아버지가 잃은 것은 우리에겐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어. 절대 미워한 게 아니야."

그의 머리에 겨눈 총구가 흔들렸다.

"그래도 웨슬리가 자네를 거둬들인 걸 보면 참 아이러니야.
어제는 숨통을 조이고, 오늘은 살 기회를 주다니. 그리고 그것이 장군 나름의 참회 방식이라니.
장군의 배려 덕에 자네가 이곳에서 나를 대면하고 있다는 걸 명심하게나. 자, 이제 내 할 말은 끝났으니 그만 나가주게."

사람들에게 끌려 나오면서 나는 얼핏 책장에 있던 액자를 보았다.
사진 속에는 버지니아 군사학교를 배경으로 찍은 청년 시절의 아버지와 아저씨가 있었다.

'군인이 되지 않은 이유? 아버지와 친구들이 바라는 세상이 있거든. 그걸 이루기 위해 각자 맡은 역할이 있어.
난 그들의 후원인이 되기로 했단다. 헤더 인더스트리에선 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야.'

당신을 단죄하리라.

어떤 것도 확인하지 않았다.
그가 내게 스스로 일어날 기회를 준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복수할 기회를 준 것이라면 온전히 그의 뜻을 따르리라.
더 늦기 전에 내 몫을 챙겨야겠다. 내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갖겠다. 그리고 장군. 당신이 가져간 것도 곧 되돌려 받겠다.

그것이 내가 줄 수 있는 면죄부라면.

1) 더 다이아몬드의 불공정 행위, 뉴욕 타임즈
더 다이아몬드의 광산사업과 보석가공업이 셔먼법(Sherman Anitrust Act, 미국의 독점금지법, 1890년 제정)에 의거, 불공정 행위가 포착되었음을 판단. 관련 업계에서는 시정 명령을 요구한다. 국회는 더 다이아몬드의 사업이 국익과 안보에 관련된 일이라며 방어적인 태도를 보여 준다. 더 다이아몬드 측은 개인적인 비리를 인정하고, 자발적으로 사업을 축소한 뒤, 공식적인 사과로 마무리하여 좋은 기업의 이미지를 얻게 된다. 더 다이아몬드의 새 회장으로는 버지니아 군사학교 제프 케이트 전 교수가 추대되며 일단락되는 듯 보였지만, 전 회장인 메이어 헤이스팅스는 개인적인 비리가 아니라며, 자신의 자리를 돌려달라고 더 다이아몬드를 고소했다. 익명을 요구한 헤더 인더스트리의 관계자 중 한 명은 다이아몬드의 빛이 그를 탐욕에 눈뜨게 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