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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lipse Vol.5 생명의 창조 정보제공자 : 필립 K... (前)로커드 마틴 연구원 (과학자, 비능력자)

얼마 전까지 모두가 부러워하는 신의 직장 “로커드 마틴1)”에서 일했던 필립 K입니다.
이쯤 되면 독자들의 머리 속에 궁금한 것이 생기겠죠? 잘나가는 회사 로커드 마틴을 왜 박치고 나왔냐...... 뭐 대단한 이유는 없습니다.
무언가 어긋나고 있다는 생각? 삶의 회의? 어떤 불쌍한 존재를 만나서?
판단은 여러분 좋으실 대로, 제 이야기는 로커드 마틴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공표한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회상

회사가 비밀리에 기존의 무기와는 다른 새로운 무기를 만들 계획이라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그것도 “아주 무시무시하고 공포스러운 무기”.
선발된 소수의 인원만이 연구에 합류할 기회를 얻게 되며 그들에게는 황금빛 미래가 보장된다는 이야기도 나돌았죠.
까다로운 테스트 과정을 수 차례 거친 후 저도 당당히 합류할 수 있었죠.
저를 비롯해 선발된 소수의 연구원들은 한동안 깊은 우월감에 심취해 헤어나오지 못했습니다.

연구소의 소장은 아돌프 박사였습니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는 날 처음 만났습니다.
그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신과 같은 존재였고, 회사에서 일등공신으로 추앙 받던 과학자였죠.
박사는 우리가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를 만들고 그것을 대량 생산해 무기로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말한 안드로이드의 능력이란 제 상상을 초월한 아주 멋진 무기였습니다.
그것만 있다면 감히 세계 정복을 꿈꿀 수도 있을 정도로 말이죠. 과학자로서 너무도 설렜고 흥분된 그 순간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르는 군요.

치명적 결함

우리는 몇 년간 안드로이드 개발에 매진했습니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 누구도 성공을 의심하지 않았어요.
우리는 완성했고, 관계자들을 모아 파이널 테스트를 진행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테스트에서 안드로이드에게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국 회사는 문제가 발생한 안드로이드를 폐기 처분하고 새로운 설계를 하라고 통보했습니다.

다음 얘기는 알려진 그대로입니다. 아돌프 박사는 상부의 명령을 무시하고 안드로이드와 함께 사라졌습니다.
연구원들 사이에서는 그가 안드로이드에 대한 강한 애착으로 치명적인 결함을 알고도 일부러 사실을 숨겼거나
그것을 차지하기 위해 일부러 결함을 넣었을 거라는 갖가기 억측이 돌기도 했습니다.
배신감에 치를 떠는 연구원들도 있었지만 우리는 새로운 설계를 위해 아돌프 박사의 힘이 필요했습니다. 다시 실수 할 수는 없었죠.

아돌프 박사

그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부터 박사의 행동을 의심해왔습니다. 정말 중요한 정보들은 공개하지 않고 혼자서 작업했습니다.
처음 지능을 구성할 때도 인간과 흡사한 조직을 생성할 때도 그는 혼자 연구를 주도했고, 연구원들은 보조적인 역할만을 수행했으니까요.
저는 이런 박사의 일거수일투족을 항상 감시했습니다.

박사가 사라진 직후 박사가 분명 안드로이드의 치명적인 결함을 고칠 것이라 판단했고, 일부러 그에게 시간을 주었습니다.
결함을 수정하고 난 다음 안드로이드를 빼앗아도 늦지 않을 테니까요. 넉넉한 시간을 준 후 회사에 통보했고 그를 찾아갔습니다.
박사는 마치 제가 올 것을 예상했던 것처럼, 벨을 누르기 전에 수척해진 모습으로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자네에게 보여줄 것이 있네. 잠깐만 기다리지.”

그가 내온 차를 마시고 있는 동안 그는 모니터를 켰습니다. 영상 속에는 오랜만에 보는 안드로이드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내가 이 녀석에게 이름을 붙여주었어. 트릭시 폭스. 어떤가 잘 어울리지?”

트릭시 폭스

화면 속의 트릭시는 기억의 단면을 쫓기라도 하듯 어딘가로 빠르게 움직였고, 이국적인 풍경의 어떤 곳에 멈췄어요.
그녀2)는 거기서 자신을 막아선 자들을 순식간에 모두 죽음으로 몰고 가는 놀랄만한 전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끝난 건가? 전투력은 여전하군.”

곁눈질로 박사를 보니 박사는 고개를 내저으며 손을 모니터로 가리켰습니다.
마지막 가쁜 숨을 쉬며 쓰러져 있던 사람들 사이로 한 소녀가 보였습니다. 소녀와 트릭시의 팽팽한 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둘이 싸우는 모습은 어딘가 닮아 있었지만 트릭시가 이길 것이라는 건 예상할 수 있었어요.
검은 머리의 소녀는 쓰러졌고, 숨통을 끊으려는 그녀의 움직임이 시작되는 순간. 시간이 정지한 것처럼 모든 것이 멈춰버렸습니다.

몇 분의 정적이 흐른 뒤 쓰러져 있던 소녀가 그녀를 보며 절규했고, 트릭시는 돌아서서 화면 앞으로 걸어왔습니다.
그때 저는 화면에 잡힌 트릭시의 눈을 보고 그녀는 기계가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상에 잡힌 트릭시의 모습은 파이널 테스트 때의 모습과 같았습니다. 박사는 제 예상과는 달리 그녀의 결함을 고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그 안드로이드에게 발견한 치명적인 결함은 바로 자의식이었습니다. 트릭시 고유의 것.
안드로이드에게 있어서는 안 되는 자아. 그것은 결국 우리의 통제를 벗어나고 말 테니까요.

1) 로커드 마틴 사(Lockerd Martin Corporation) 대공황 시기에 뉴딜정책의 일환으로 계획적으로 설립된 호사로 회사 설립 후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미국이 경제 대공황을 벗어나 세계 최강국이 되는데 막강한 힘을 실어주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회사의 모태는 포스 프로텍트 사(Force protect Corportaion)로 이미 오래 전부터 암암리에 국가 혹은 세력간의 갈등을 조장해 전쟁을 일으켜 왔으며 각국의 정계에 막대한 정치 후원금을 지원해 성역화 되어 왔다. 회사 내부 문서에는 아직도 포스 프로텍트 사의 로고가 박혀 있다.

2) 박사가 안드로이드에게 “트릭시 폭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그녀”라고 지칭해야 할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