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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lipse Vol.42 악마를 보았다 정보제공자, 클리브 스테플(가십 페이퍼 기자, 사이코메트러)

최근 묘한 시선 하나가 저를 따라다닙니다. 누군가 절 보는 것 같은데 돌아보면 찾을 수 없고 주변 사람들은 제가 느낀 기척조차 알아차리지 못합니다.
오로지 저에게만 보내는 어떤 메시지 같달까요. 제 관심을 끌기 위해 그러는 거라면 상대는 저를 아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겁니다.
보통 사람이라면 질겁하고 숨거나, 도망치거나, 두려움에 떨겠지만 저는 그게 누군지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거든요.
저는 시선을 알아차린 후 줄곧 상대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많이는 아니지만 몇 가지 쓸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죠.
그쪽이 누구건 저를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군요. 지금부터 제가 알아낸 것들을 보면 저를 좀 더 진심으로 상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겁니다.

따라붙는 시선

제가 저지른 일이랄까, 끼어든 일이 많아서 말입니다. 자랑은 아니지만, 저를 따라다니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어쩌다 생각났다는 듯 찾아와
앞으로 제 인생에 좋은 일이라고는 없을 것처럼 위협적으로 인사를 하고 가시곤 하죠. 그날도 여느 때처럼 퀴퀴한 냄새가 나는 곳들을 들쑤시고 있는데
어디선가 집요한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그때 비인가 능력 강화제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 취재 중이었어요.
그래서 혹시 취재를 방해할까 싶어 차라리 빨리 끝내려고 한적한 곳에서 좀 기다려봤는데 좀처럼 다가오지 않더군요.

비인가 능력 강화제는 불법이었기 때문에 주로 거래되는 곳은 검은돈이 모이는 뒷골목이었습니다. 이클립스 편집장은 제가 이틀 이상 연락이 되지 않으면
무연고 사망자 리스트에서 찾겠다며 격려해줬고 저는 이를 악물고 비인가 능력 강화제를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아, 비인가 능력 강화제에 대해서도 궁금하겠군요. 다음에 더 자세히 실을 기회가 있겠지만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 그 정체는 바로 지독한 환각제였습니다.
경제는 어려워지고 전운이 도는 시기다 보니 능력자를 배척하기보다 새로운 자원으로 편입시키려는 주류 세력의 움직임이 생겼고,
덕분에 능력자들은 뜻밖의 경쟁에 내몰리게 되었죠.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능력이 약한 능력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세계수의 수액을 정제한 테라나이트 장비는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공급 자체가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죠.
하지만 그들이 막대한 돈을 지불하고 얻은 ‘능력 강화제’는 자신이 강해졌다고 느끼게 만드는 환각제였고, 당사자에게는 심각한 중독을,
사회에는 막대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문제의 시선은 제가 여기까지 적는 동안에도 다가오지 않았습니다. 그저 지켜보기만 할 뿐이었죠.

추적자와의 조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 보낸 사람이었다면 저는 이 기사를 쓰는 게 아니라 이미 땅속이나 강 속, 아니면 호수 속에 있겠죠.
로널드 힐도 좀 의심이 갔습니다. 지난 인터뷰는 서로 어색하게 끝났거든요. 그 후 만난 제너럴은 힐이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
귀에 딱지가 앉도록 잔소리를 했고 그래서인지 저도 그를 위험인물로 분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든 생각이, 저 시선이 나를 찾는 게 아닐 수도 있겠다는 거였습니다. 내가 아니라 나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거라면,
내가 그 누군가를 만날 때까지 계속 이렇게 지켜보겠다는 거겠죠. 사실 그건 더 이상한 생각이었습니다.
저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누군가 중에 특별히 이런 위협을 받을 사람은 도통 떠오르지 않았으니까요.
제게 저도 모르는 그런 매력적인 비밀이 있었다니 호기심을 참을 수가 없던 나머지 저는 밤거리를 배회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매력적인 인맥의 정체가 뭐든, 시선의 주인을 만나면 알 수 있을 거로 생각했죠. 무모했다는 건 알지만 저도 의사 표현을 한 겁니다.
와라, 만나서 이야기하자.

그렇게 온몸으로 의사 표현을 남기며 디시카를 방황하기를 며칠, 저는 고대하던 공격을 받았습니다.
오늘도 허탕인가 싶어서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그런 곳이 있는지도 미처 눈치채지 못했던 사각지대에 발을 들이자 모래 먼지가 시야를 가렸죠.
그 순간은 저를 공격한 게 힐이라 생각했습니다. 거, 좀 캐물었다고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그렇게 투덜거렸죠.
하지만 다음 순간 먼지 속에서 번쩍이는 게 보였습니다. 그건 둔기에 가까운 묵직한 검이 달빛을 받아 불길하게 번뜩이는 거였어요.
순식간에 빛이 머리 위에서 눈앞으로 움직인 순간, 저는 맞고 의식을 잃은 것 같습니다.

실마리는 손 안에

제가 그 만남을 얼마나 고대하고 있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정신이 들었을 때 저는 디시카의 낡은 술집 뒷문에 놓인 찌그러진 쓰레기통에 걸쳐진 채였죠.
위기의 순간에 저를 구한 누군가가 이곳으로 옮겨준 것 같았습니다. 쓰레기통 안에 넣어 두지 않은 것이 참 감사하더라고요.
옷은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었고, 셔츠는 베였다기보다는 뜯겼다는 게 맞을 정도로 넝마가 되어 있었습니다.
군데군데 상처가 있긴 했지만 제 피가 아닌 것도 꽤 있었죠. 누군가 제 몸을 쥐고 흔든 것처럼 전신이 근육통을 호소했고,
특히 왼쪽 어깨는 팔을 들지 못할 정도로 아팠습니다. 또 제 안의 날뛰는 클리브가 깨어나 한바탕 한 거겠죠.
최근 이렇게 정신을 잃는 일이 많아졌는데 생각해보니 정황상 정신을 잃었을 때는 제가 격렬한 전투를 벌였을 것 같더라고요.
의사인 친구 대니는 제가 심인성 단기 기억상실로 전투 중에 느끼는 공포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정신을 놓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처음엔 그 사실을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신체 건강한 제가 공포와 스트레스에 그렇게 나약하다니요. 하지만 이런 경험이 반복될수록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게 되었지요.

아무튼 잘 올라가지 않는 왼쪽 어깨를 붙잡고 일어서는데 왼손에 뭔가 쥐고 있더군요. 잘 펴지지 않는 손가락을 억지로 열어보니
그 안에는 단추가 들어 있었습니다. 아주 투박하고 가장자리가 모두 흠집일 정도로 낡은 단추였죠.
얼마나 강하게 쥐었던지 단추가 없었어도 제가 단추를 쥐고 있었다는 걸 알았을 겁니다. 손바닥에 단추 모양이 그대로 남아 있을 정도였거든요.
아마 제 마지막 기자정신이 왼손에 남아서 이 단추를 움켜쥐고 있었던 게 아닐까요?

한 남자의 저주

제가 길 가던 사람의 멱살을 잡은 게 아니라면 단추는 저를 쓰레기통에 걸쳐 주신 분 또는 둔기로 제 머리를 후려친 녀석 중 하나의 것일 겁니다.
전자를 만나면 깊이 감사하겠지만, 저는 후자이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아 단추를 응시했습니다.
단추에 담긴 기억들은 대부분 참혹한 싸움터였습니다. 섬광이 있고 그다음에 폭발음이 들리며, 모래와 알고 싶지 않은 파편이 튀고
사방에서 비명이 들리는 싸움터요. 모두 즐겁지 않은 것들이었죠.

끔찍한 싸움의 기억 중에 강렬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 기억은 한 남자를 바라보는 듯이 서 있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파괴와 살육의 소용돌이가 그를 중심으로 휘몰아치죠. 남자는 도망치면서 뒤를 돌아보다가 조준도 하지 못한 채 총을 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총알은 모두 뭔가에 막혀 튕겨졌죠. 시선은 튕겨진 총알에는 관심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저 남자를 계속 따라가는데 흡사 추적하는 것 같았죠.
남자는 결국 발이 걸려 넘어졌는데 두려움에 사고가 마비된 것인지 일어서지 못하고 그대로 기어서 도망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그 도망은 의미 없는 행동이었어요. 가엽게도.

총을 장전하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을 때, 남자는 기어서 도망치던 것을 멈추고 돌아봤습니다.
그리고 제가 한 번에 알아듣기 어려운 외국어를 내뱉기 시작했죠. 절규하듯이 내뱉는 그 말은 애원과 분노, 두려움, 공포의 냄새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남자가 눈물을 흘리며 하는 모든 말은 한 사람을 향한 저주였습니다.

“악마, 악마 같은 것, 악마의 자식.”

기억이 요동쳤습니다. 보고 있는 모든 것들이 거칠고 혼란스러울 정도로 일렁거려, 저는 구역질을 할 뻔했어요.
마치 기억의 주인이 저주를 받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도 마구 흔들리는 기억은 묵묵히 남자에게로 다가가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남자의 동공이 커진 순간, 기억은 박제되고 포화 소리가 멈췄습니다.
손이, 장갑을 낀 손, 아니, 기계. 기계로 된 손이 남자의 눈을 감겨주었습니다. 믿을 수 없었지만, 그건 분명히 기계 손이었습니다.
그 손이 마지막으로 단추로 향했습니다. 네, 제가 손에 들고 있는 이 단추 말입니다. 금속으로 된 손가락이 단추에 묻은 피를 닦아내며
카로슈, 카로슈, 라고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아득하게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이내 기억이 끊어졌죠. 무언가 더 있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다른 기억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가 당장 알 수 있는 건 잔혹한 살육의 장면과 기계 팔, 그리고 기억의 주인이 되뇌는 단어, ‘카로슈’ 뿐이었어요.

의문은 다시 처음으로

기계로 된 장치를 부착하거나 장착해서 활용하는 건 곧잘 봐왔습니다. 아직 실생활에는 적용되기 전의 전쟁 기술들이죠.
하지만 사람의 팔 자체가 기계로 되어 있는 건 금시초문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찾기는 쉬울 것 같았죠. 카로슈, 기계로 된 팔.
이 두 가지 단서를 가지고 이리저리 수소문한 결과 저는 어렵지 않게 한 용병을 찾아낼 수 있었습니다.
제 3세계에선 그 기계 팔이 꽤 유명하더군요. 그 팔은 자체로도 매우 강력하지만, 총으로 변하는 것도 가능해서 다양한 싸움터에서 그를 고용해온 모양이었습니다.
자기 제어가 가능한 능력자를 고용하는 것보다 기계 팔을 가진 비능력자을 고용하는 게 더 안전하고 저렴하기도 하겠죠.

그렇게 저를 쫓는 자의 정체는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의문은 계속되었죠.
한 손에는 거대한 검을 들고, 다른 한 손은 총으로 변형되는 기계 팔을 단 비능력자 용병. 악마를 의미하는 ‘카로슈’라는 이름 그대로
잔혹하고 자비 없는 냉혈한이라 불리는 자가 왜 저를 노리고 있는 걸까요? 그것도 주로 활동하던 제 3세계도 아닌 영국에서 말입니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한다던 소문대로 돈을 쫓아 여기까지 온 걸까요? 그럼 과연 그자를 여기까지 데려온 의뢰인은 누구일까요?

상대를 파악하면 할수록 의문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를 노릴 만한 인물. 드로스트 가문? 로널드 힐?
하지만 제가 아는 드로스트 가문과 로널드 힐이라면 돈이 목적인 용병에게 일을 맡기지 않았겠죠. 그리고 더 무섭고 치밀한 방식으로 저를 쫓았을 겁니다.

악마의 거래

조금 더 단서가 있으면 좋을 텐데. 아마도 답답함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명확하지 못한 상황을 좋아하지 않거든요.
저는 혹시 다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을까 해서 단추를 다시 움켜쥐었습니다.
집중하면 할수록 이미 읽어낸 잔혹한 살육의 기억 외의 무언가가 눈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습니다.
전 그 무언가가 제가 찾고 있는 정답에 근접한 기억일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치 누군가 방해하는 것처럼 좀처럼 보이지 않았죠.
눈앞에 보이는데 머릿속에서 그 단어가 지워져 그게 뭔지 알지 못하는 상태가 된 것처럼요. 이런 일은 처음이었습니다.
하지만 방해하는 게 무엇이든, 저를 잘 모르는 게 분명합니다. 저는 이런 일일수록 열심히 하는 사람이니까요.

머리가 깨져서 죽을 것 같다고 느껴질 때까지 저는 단추를 탐색했습니다. 단추를 내던지고 싶은 마음과 절대 놓을 수 없다는 마음이 계속 부딪혔죠.
그리고 조금씩 문이 열리듯 눈앞이 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억 속에는 두 사람이 있었습니다.
더 자세히 보려는 순간, 눈앞이 번쩍일 정도의 격통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를 악물고 기억에 집중했습니다. 고통을 밀어내고 마주한 기억엔 버석하게 마른 손가락이 메모가 적힌 사진을 내밀고 있었죠.
조금만, 조금만 더.
저는 사진을 내민 인물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쳐다봐도 거기 있는 얼굴이 누구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죠.
숨을 쉴 때마다, 혹은 그보다 더 빠르게 사진을 내미는 의뢰인의 얼굴이 계속 바뀌고 있었거든요.
거기엔 제가 아는 이도 있었고, 모르는 이도 있었습니다.
결국, 전 의뢰인의 진짜 얼굴을 찾을 수 없었죠.

작전을 좀 바꿔보았습니다. 메모가 적힌 사진을 확인하는 쪽으로 말이죠. 보란 듯이 사진으로 시선을 돌리자,
누구의 손도 닿지 않은 사진이 그대로 구겨졌습니다. 여전히 어떠한 힘이 저를 방해하고 있었죠. 덕분에 사진 아래쪽에 적힌 메모는 볼 수 없었지만,
사진 속 인물의 정체는 알아낼 수 있었죠.
구겨진 사진인데 어떻게 알아볼 수 있었냐고요? 그건 아주 간단합니다.

바로 저였거든요.

또 다른 클리브 스테플

제 얼굴을 알아본 순간, 손끝에서부터 저릿한 통증이 치고 올라오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그 충격인지 읽고 있던 기억이 눈앞에서 하나씩 사라지기 시작했죠.
제 얼굴이 담긴 사진, 버석한 손, 두 사람. 그 모든 게 사라진 어둠 속에서 저는 한 남자를 보았습니다. 익숙하지도, 낯설지도 않은 모습을 가진 남자.
저를 방해한 또 다른 클리브 스테플이 분명했습니다.

이건 단추에 담긴 기억이 아니었습니다. 제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이었어요. 또 다른 저는 두 손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마치 지금까지 단추를 통해서 본 기억을 잊으라는 듯이 말입니다.
제멋대로 구는 또 다른 저에게 화를 내고 싶었지만, 점점 커지는 통증을 이기지 못하고 저는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잃기 전, 또 다른 클리브 스테플이 혀를 차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죠.

의뢰인의 정체

반갑지 않은 또 다른 자아를 마주한 이후에 얻은 약간의 단서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일개 소시민에 불과한 기자를 쫓는 한 용병이 있습니다.
용병은 이름보다 카로슈라는 별칭이 더 유명한데, 현재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의뢰인의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오른손 세 번째 손가락이 휘어 있고 갸름하지만 굳은살이 많이 박혀 있던 손을 가지고 있었죠.
사실 저는 그게 누구인지 알 것 같아요. 아돌프 박사의 연구실에서 찾은 낡은 펜 속에 담겨 있는 기억 속에서 그 손은
윌라드 크루그먼이 보낸 편지를 들고 있었죠.
그때 제가 보고, 세상에 공개한 편지 내용은 이랬습니다.

윌라드의 편지1
일단 용병의 의뢰인은 아인트호벤 고아원과 잭 더 리퍼에 대한 제 사이코메트리 특집 기사를 확인한 게 분명합니다.
아돌프 박사와 안타리우스, 나아가 윌라드 크루그먼의 밀월 관계를 폭로한 것은 분명 그들이 원하는 게 아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왜 지금에서야 저를 쫓는 걸까요? 기사를 발표한 것과 용병이 따라붙은 최근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차가 뭘 의미하는 걸까요?
어쩌면 요즘 제 상태와 관련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의뢰는 아직 유효하다

아마도 카로슈는 계속 제 곁을 맴도는 것 같습니다. 단추를 얻은 그 날 이후로 카로슈를 다시 만난 적은 없지만, 그는 아직 의뢰를 끝마치지 못했고
의뢰를 완수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테니까요. 최근 저는 정신을 잃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저에게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여태껏 용케 제 눈과 귀를 가리던 장막이 카로슈를 만난 덕분에 느슨해진 것 같아요.
저는 점점 더 많은 걸 기억해내고 있습니다.

카로슈는 다시 저를 찾을 겁니다. 아니 어쩌면, 제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