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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P. 검 능력자섬광의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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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lipse Vol.21 두 개의 검 정보제공자: 이클립스 편집부

벨져, 어려운 진실은 단단히 잡고 있어야 한다.
눈앞에 보이는 세상을 마음껏 기만해라.
그래야만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다.

너는 누구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오직 그들만이 널 두려워해야 한다.

-제레온 프리츠-

통과의례, 홀든가

"베지 않는다면, 네가 먼저 두려움에 베일 것이다. 검의 흔적은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상처를 준단다. 자, 벨져, 잘츠부르크 축제1)에 참여할 시간이다.
축제가 끝나는 날 돌아와라. 기다리고 있겠다."

아버지와 형제들을 뒤로하고, 벨져는 홀든가의 통과의례인 훈련을 받기 위해 차에 올랐다.
홀든가의 자제들은 어렸을 때 혹독한 훈련을 받는다. 훈련은 어떤 예고도 없이 갑자기 시작되며, 훈련 시기2) 는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일년 혹은 그 이상 지속된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면 이전과는 다른 강함이 몸에 배어 있게 된다.
가문의 뜻에 따라 누구도 그 일에 대해서는 묻지 않으며, 본인도 훈련에 대해서 함구한다.

"약속을 잘 지키는구나. 자, 보여라. 너의 강함을."

벨져는 들기에도 벅찰 것 같은 커다란 검 두 개를 가볍게 그리고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였다.
적막한 공간은 그가 휘두르는 검 소리로 가득 차올라 긴장감이 감돌았다.

"벨져, 검은 뒤처진 자에게 절대 관용을 베풀지 않지만, 너의 검은 세상에서 가장 빠르기에 네겐 자비와 관용
그리고 네 검이 어디로 향해 있는지를 볼 여유가 있다."
"그곳3) 에서 이상한 것을 봤어요. 빠르게 돌아가는 커다란 문. 그것을 열었더니 강해진 것 같았어요."
"아냐, 넌 그 곳에서 고된 훈련만을 했을 뿐이다. 네가 본 것은 지워라."

아버지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버지는 분명 무언가 숨기고 있었다.

전쟁, 루이스

사실 그 전투야말로 누가 봐도 벨져의 것이었다. 하지만 루이스는 앤지 헌트의 조언을 받아들였고, 순간 상대할 기술을 찾아냈다.
루이스의 능력은 강한 상대를 만나 더 강해졌지만, 벨져는 그 반대였다. 그는 패배한 것이 아니라 안일함에 대한 대가를 치른 것뿐이었다.
이 일로 사람들, 심지어 형제들조차 그를 오해했다. 하지만 그는 자책하지도 숨어들지도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에게 멀어진 것을 즐기며 자신이 본 것, 아버지가 숨기고 있는 것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 벨져에게 보낸 다이무스의 편지 전문 ]

숨어라
가문의 명예 따윈,
너의 자부심 따윈,
전장에 있던 동료들의 생명 따위
개의치 않는다면

감추어라.
너의 검
너의 이름
너를 설명해 줄 수 있는
단어들을 무책임하게
놓아버릴 것이라면

침묵하라.
패배를 인정하고
그 곳에 머무를 것이라면,

이젠 네게 나오는 어떤 이유도
변명이다.

도대체 너의 거추장스러운 오만함은 어디에 간 것이냐.

넌 단 한번의 패배를, 패배가 아닌 실수로
네 행동에 대한 세상의 오해를 지성이 없는 자들의 편견으로
로라스, 그 자의 행동을 설욕의 기회를 빼앗아간 간섭으로
여겨야 한다.

그것이 홀든가의 벨져다운 행동이다.

벨져, 네 이름과 걸맞은 싸움이 될 만한 것을 찾아, 이겨라.
그것이 네가 오롯이 이곳으로 돌아올 수 있는 유일한 이유가 될 것이다.

-홀든가의 첫째, 다이무스 홀든-

실험체, 제레온 프리츠

처음 제레온 경이 검의 형제 기사단을 만든다고 했을 때 프리츠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반대했다. 그건 프리츠 가문의 일이라고 못박았다.
그들은 너무 오랫동안 자신들의 숙명에 길들어 있었다.
제레온은 그들이 자신만의 적이 아닌 모두의 적이 될 거라는 이유로 더 이상 가문을 지키는 건 의미가 없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그는 정작 중요한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가문을 위한 희생이, 당연한 의무가 불러올 무서운 미래를.
제레온 경은 자신의 가문이 안타리우스가 만드는 전투인간의 실험에 쓰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실험체를 위한 실험체.'

그는 주저할 수 없었다. 반대를 무릅쓰고, 검의 형제 기사단을 만들어 그들과 함께 안타리우스를 추적했다.

인식의 문, 벨져

벨져가 조사를 끝낼 무렵, 제레온 경이 그를 찾아왔다.

"자네를 수소문했네. 발람수도원에서 본 것을 말해다오."
"인식의 문."
"맞아. 인식의 문…. 문을 열었는가?"
"완전히 열지는 못했습니다. 두려움에 살짝 엿보기만 했지요."
"자네도 아는가? 그 문의 힘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타리우스는 그 문에서 힘을 얻었지. 그 문이 힘의 근원이라면, 그것이 사라지지 않는 한 안타리우스의 기세를 꺾을 순 없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것을 파괴해야 해."
"다시 그 문을 찾기 위해 갔지만, 사라졌습니다."
"찾아라. 찾아야 한다."
"……."
"그 문을 열었다면 닫는 것도 너 벨져다. 빛처럼 빠른 너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문에 가까워졌던 사람은 너와 안타리우스 둘 뿐이다.
네가 뒤처지면 그들이 온전히 그것을 차지할 것이다. 우리에겐 각자의 몫이 있다. 이건 처음부터 정해진 네 몫이다, 벨져."


벨져, 나의 이야기는 곧 끝날 것이다.
너만이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이기에,
검의 형제 기사단을 네게 맡긴다.

네가 지켜야 할 것은 나도, 우리의 가문도, 오스트리아도 아닌,
이 세상의 모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일이 있더라도, 네 머리 속엔,
어릴 때 네가 올려 보았던 제레온 경으로,
그 때의 나로 기억해주길 바란다.

-제레온 프리츠-

1) 잘츠부르크 페스티벌[Salzburg Festival]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음악축제. 홀든가에서는 훈련이 시작됨을 잘츠부르크 축제에 참여할 시간이라고 빗대어 말한다.

2) 훈련시기
일정은 모두 개인의 능력에 기인한다. 대개 그 과정을 통과하지만, 삼형제의 큰아버지가 이 통과의례에서 돌아오지 못했으며, 그 후 그는 가문에서 파문당했다. 벨져는 실제 잘츠부르크 페스티발이 진행되는 5~6주의 축제 기간에 맞춰 집으로 돌아온 유일한 인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그 곳
홀든가의 훈련 장소가 발람 수도원(The Holy Monastery of Varlaam, 그리스 메테오라)라는 추측이 무성하다. 안타리우스의 본거지, 루사노 수도원과 더불어 그리스 메테오라 수도원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