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믐달 빛추는 참나무 아래에서
-
1,466
3
-
2016-05-15 00:20:30
<등장인물>
-린 드로스트,릭, 마틴 첼피. 목소리1-
<그믐달의 빛이 조용하게 빛추는 뒷산의 언덕 위에서 린과 릭, 그리고 마틴은 밝은 보름달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린은 자신의 저고리에 얌전히 매여있는 노리개를 조심스럽게 만지작 거리며, 달을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틴: 꼭 한번 만나 보고 싶었습니다. 린..(미소를 지으며)
<린은 조용히 마틴을 향해 고개를 돌린다.>
린: 이리도 보잘것 없고, 작은 소녀에게 무슨 볼일이 있으셔서 찾아오셨는지요? 소녀. 저희 가문의 윗 어른께서
모르는 이방인과는 함부로 대화를 나누면 안된다고 하신적이 있으셨습니다. 소녀는 이만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단호하게)
릭: 어이, 마틴. 꼭 알아 보고 싶은게 있다고 한거 아니었나? 지금은 새벽 두시야. 내일 출근할 시간도 빠듯하단말이야.
알아보고 싶은 것이 저 작은 동양소녀 인건가? 아니면 이것도 이 지긋지긋한 전쟁의 끝과 관련이 있는 건가? 저 소녀 한명을 만나는 것이?
<순간 그들로부터 멀어지던 린은 그 자리에 우뚝 섰다.>
마틴: 릭씨, 전 린양에게 볼일이 있었고, 지금 막 그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였습니다. 아직 희망은 있습니다.
린 양이 우리를 도와준다면 이 전쟁의 종말도 더 앞당겨 지겠죠.(기쁜듯한 목소리로)
린: 전쟁의 끝이라면...?(의미심장하게)
<린이 묻자 마틴은 부드럽게 미소를지었다.>
마틴: 린양이 그토록 그리워 하던 고향땅으로 돌아갈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 린양의 힘이 우리에게 더해진다면, 사람들이 피흘리는
이 전쟁도, 불필요한 싸움도 끝나게 될 것입니다. 능력자와, 비능력자간의 평화와 화합 또한 저희 그랑플람재단이 원하는 궁극적인 목적이니까요..
<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린: 소녀는.. 무슨 말씀이신지 잘 모르겠사옵니다. 소녀는 고향땅이 그립지 않사옵니다.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마틴: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시던 음식도, 명절이 되면 부모님께서 직접 선물해주시던 댕기와 그 노리개도. 린양은 정말 잊어 버리신 건가요?
아니면, 아직도 드로스트 가문을 두려워 하고 계신건가요? 제 앞에서 거짓말은 진실과 다름없습니다. 린.(당당하게)
<잠시동안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던 린은 화가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그녀의 주위로 단단한 물체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린: 윗 어른들께서 또다시 소녀를 시험해 보라고 하신겁니까? 아직도 소녀가, 드로스트 가문의 일원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신 답니까?
소녀는 고향땅이그립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노리개에 대한 기억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소녀는 드로스트 가문의 일원이옵니다.
<린은 자신의 저고리에서 노리개를 뜯어 땅에 내동댕이쳤고, 그녀의 주위에는 돌덩어리들과 날카로운 나뭇가지들이 금방이라도 움직일듯이 흔들거렸다.>
마틴: 강한척 하실 필요없습니다. 린양. 당신이 얼마나 고향을 그리워하는지, 그토록 조선땅에 되돌아 가고 싶어하는지, 저에게는 다 들립니다.
어찌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린양 에게는 아직 예전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그렇죠?
린: 어디에서 온 이방인 분들이신지는 모르겠사오나, 소녀에게 거짓된 말을 이끌어 내려는 목적인 것 같사옵니다. 드로스트 윗어른 께서 아직도 소녀가 믿음직 스럽지 못하신다면
지금 여기서 이방인분들을 없애고, 증명해 보이겠사옵니다. 소녀가 진정한 드로스트 가문의 일원이 되었다는 것을.
<린의 주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달그락 거리던 물체들은 순식간에 릭과 마틴을 향해 달려들었다.>
마틴: 라파엘 보좌관은 당신을 돕지 못했지만, 우린 다릅니다. 우리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라파엘의 이름을 듣자마자 릭과 마틴을 향해 달려들던 물체들이 순식간에 멈춰서더니, 힘없이 천천히 땅바닥으로 떨어져내렸다. 린은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는가 싶더니 천천히 울먹거리고는 끝내는 울음을 터트렸다.>
린: 살려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소녀의 기억이 사라져 버릴것이라고 도움을 청했습니다. 소녀는 더이상 싸우고 싶지 않사옵니다. 더이상 드로스트 가문의
꼭두각시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이 노리개를 만들어준 어머니가 계신 곳으로.... 소녀가 태어난 고향땅으로 돌아가고 싶사옵니다.
<린은 땅바닥에 패대기 쳤던 노리개를 집어들고는 계속 해서 옥구슬 같은 눈물을 떨어뜨렸다.>
목소리1: 린 드로스트! 어디에 있나? 자율시간은 끝났다. 내일을 위해, 돌아가야 한다. 린 드로스트 대답해라!
린: 가문의 어르신께서 오고 계십니다. 어서 돌아가십시오, 소녀가 낯선 이방인과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을 알면, 두분 께서도 무사하지 못하십니다. 어서 가십시오.
마틴: 하지만.. 지금 이곳을 같이 빠져나가야 합...
목소리1 : 왠 놈들이냐!!
린: 가까이 오지 말아요! (큰 목소리로 자신감있게)
<순식간에 린의 앞에 거대한 가시방패가 펼쳐졌고, 다시한번 날카로운 사물들이 허공으로 위협적으로 떠올라 마틴과 릭을 위협했다.>
린: 소녀를 납치하실 생각이었다면, 너무 허무맹랑한 계획이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소녀는 드로스트 가문의 일원이옵니다. 한발짝이라도 움직이신다면
소녀도 가만히 있지 않겠사옵니다.
<린은 눈물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릭이 황급히 게이트를 열어 마틴을 끌어 당겼다.
마틴: 마틴, 마틴첼피. 제이름은 마틴첼피입니다. 기억하십시오.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절박하게)
<자신의 이름을 조용히 말한 마틴은 순식간에 그자리에서 릭과 사라져버렸다.>
릭: 헉.. 헉...조금만 늦었어도 그여자애의 방패에 찔려서 저세상으로 갈뻔했다구. 도대체 무슨 생각인거야 마틴?
마틴: 들었습니다. 린씨의 속마음을요.. (한숨을 내쉬며)
릭: 속마음을? (놀라는 듯한 말투)
마틴(린의 목소리):소녀는 자랑스러운 조선의 사이퍼, 린이옵니다. 지금은 비록 드로스트 아래에 감금되있지만 희망을 버리진 않을 것이옵니다.
지금 이 자에게 들킨 순간, 그들은 확실하게 저의 기억을 조작할 것이옵니다.. 그러니.. 소녀에게 한가지 약조해주실수 있으신지요?(눈물)
전쟁의 종말을 알리는 수평선이 허물어졌을때.. 그때 다시한번.. 소녀를 찾아와주시겠습니까?(절박하게, 눈물을 흘리며)
그리고 소녀가 그토록 원하던, 고향땅으로 가게 해주시겠다고,,, 그토록 그리운 아버님과 어머님을 볼수 있게 해주시겠다고...
기억하겠습니다. 이름모를 이방인 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