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phers

  • 클레어 스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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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커스 [51급]

2015-09-10 09: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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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온 뒤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서, 클레어는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앨리셔가 소개해주는 회사 사람들이나 길에서 만나는 연합 사람들 모두 클레어에게 친절했다. 사실 시절이 그런 시절이었다. 길고 격렬했던 전쟁이 끝나고 모두가 평화를 원했던 시기에 클레어 같이 밝고 명랑한 아이는 환영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전쟁으로 지친 사람들, 그리고 포트레너드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사람들 모두 클레어를 보며 기쁨을 느꼈고 위로를 받았다.


사실 회사니 연합이니 하는 일들은 클레어에게는 조금 먼 일이었다. 심지어 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앨리셔조차 회사나 연합에 크게 의의를 두는 것 같지는 않았다. 클레어는 능력자 전쟁도 겪지 않았고, 그러니 딱히 원한을 가질만한 사람도 없었다. 게다가 그처럼 어리고 귀여운 여자아이에게 적대감을 가지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기에 클레어의 영국 생활은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였다. 오히려 아무리 친해도 거리감이 느껴지던 일반인 사이에 있던 때와는 다르게 여기 포트 레너드에는 능력자들이 가득해서 되려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정말 좋아하는 앨리셔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놀 수 있어서 클레어는 떠나온 고향 생각을 한 날이 별로 없을 정도였다. 매일매일이 신났고 즐거웠다.


그래서 처음 그레이스 톰슨을 만났을 때 클레어가 느낀 감정은 당황이었다.


“클레어? 클레어 스미스?”

다갈색의 머리카락을 양 옆으로 땋아 내린 소녀가 놀란 듯 말을 걸어왔지만 클레어는 마치 처음 보는 사람을 만난 것처럼 그 얼굴을 기억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분명히 아는 사람인데 기억이 나지 않았다는 것에, 그리고 이 소녀가 미국에 있을 때 클레어에게 절대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주었던 그레이스 톰슨이라는 사실에,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레이스 톰슨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에 클레어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 그레이스 톰슨?”

“그래, 너 클레어 스미스가 맞구나? 어머, 얘. 웬일이니? 이런 데서 널 다 만나고 말이야.”

하긴 정말로 의외긴 하다. 그 먼 대서양을 건너 영국, 그것도 남부의 작은 도시 포트 레너드에서 20년도 되지 않는 짧은 평생을 걸고 가장 증오하던 숙적을 만났다는 사실을 클레어는 믿을 수가 없었다.


“여전히 귀여운 척 하고 다니나보다? 이젠 응원단도 아닌데 왜 단복을 입고 있니?”

“곱게 아는 척 하길래 그레이스 톰슨이 아닌가 했지. 단 두 마디 했는데도 이렇게 화가 나는 걸 보니 너 정말 미국에서 내가 알던 그 그레이스 톰슨이 맞구나?”

클레어의 입꼬리가 비죽비죽 올라가는 걸 보며 함께 있던 샬럿이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 클레어는 샬럿과 함께 브라우니를 사러 가는 길이었다. 샬럿이 한 번도 브라우니를 먹어본 적이 없다고 해서 클레어는 본토의 브라우니 맛을 보여주겠다며 호언장담을 했다. 앨리셔와 함께 갔던 리버 포드의 작고 아기자기한 카페로 갈 생각이었다.


“흥, 여전히 기고만장하네. 꽁무니 내리고 도망칠 땐 언제고 말야? 그깟 초능력…”

“너, 지금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그렇게 떠드는 거니?”

클레어는 팔짱을 끼고 턱을 갸웃하며 물었다. 아무리 멍청한 계집애라도 포트 레너드가 능력자 단체 중 최대 규모를 가진 회사와 연합의 본부가 있는, 이른바 능력자들의 도시라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그레이스 톰슨은 그제서야 그 사실을 알아챘는지 입을 다물었지만, 눈썹은 여전히 씰룩 거리며 클레어를 잡아먹을 듯 노려보고 있었다.


“네가 왜 포트 레너드에 왔는지 난 관심도 없으니까 그냥 네 갈 길이나 가셔. 알았니?”


그러든지 말든지 클레어는 샬럿의 손을 잡고 걸음을 재촉했다. 놀랍게도, 그렇게나 싫었던 그레이스 톰슨이었지만 지금은 그런 것보단 샬럿이 한 번도 브라우니를 먹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여자아이에게 달콤한 디저트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니까.


“흥, 여전히 도망치는 거니, 클레어 스미스?”

그레이스 톰슨이 이를 악물며 씹어내듯 말했지만 클레어는 별로 화가 나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정말로 머리끄덩이라도 잡고 싸웠을 일이었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분명하게 해야 할 일이다.


“도망?”

클레어는 샬럿의 손을 놓고 그레이스 톰슨을 돌아보았다. 객관적으로는 윤기가 흐르는 다갈색 머리에 크고 파란 눈동자를 가진 예쁘장한 얼굴이었겠지만 클레어에게는 참 못나 보일 뿐이었다. 앞으로 얼마의 시간이 흐른다고 해도 그레이스 톰슨에게 호감을 가질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그것은 그레이스 톰슨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두 사람은 미국에서 응원단의 단장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싸웠던, 라이벌이라 부를 수도 없는 앙숙이었던 것이다.

“난 한 번도 도망친 적 없어.”

“결국 단장이 된 건 나야. 네가 그렇게 도망친 후에 말이야.”


아, 그레이스 톰슨이 단장이 되었구나. 클레어는 작은 한숨을 쉬었다. 영국으로 올 때 유일하게 미련을 가졌던 일이었다. 이 곳에 와서도 생각나는 추억은 응원단에 있었던 것뿐이었다. 밴드 음악에 맞춰 친구들과 함께 응원 연습을 하던 시간들은 아직도 그리웠다. 하지만 그리울 뿐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 내가 남기고 온 자리를 잘도 받아먹었으니 기분 참 좋겠구나. 앞으로도 계속 기분 좋게 지내렴. 가자, 샬럿.”

“클레어, 이 뻔뻔한 계집애가….!”

“어린 애 앞에서 말조심 해주겠니? 하긴 교양 없는 걸로는 너를 이길 사람이 없긴 했지. 다시 말하지만 난 네가 왜 포트 레너드에 왔는지 관심도 없고 너랑 더 말 섞고 싶은 생각도 없어. 도망? 그건 진 사람이나 하는 거지. 난 너한테 진 적 한 번도 없어. 내가 이겼고, 내가 단장이었어. 다만 내가 지금 이 곳에 있는 건 너 같은 애는 상상도 못할 그런 또 다른 세상이 내게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야. 정말로 넌 모를 테니까 더 말 안 할게. 그냥 네 갈길 가렴. 알았니?”


우물쭈물하는 샬럿의 손을 잡고 클레어는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니까 지금 그레이스 톰슨 따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샬럿에게 진짜 본토 스타일 브라우니를 먹여주고 싶단 말이야. 클레어는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그레이스 톰슨을 만난 것이 아무렇지도 않았다.





따뜻한 브라우니에 달콤한 크림이 녹아 들어가니 샬럿은 더 이상 길에서 있었던 문제를 신경 쓸 수 없게 되었다. 클레어는 기뻐하는 샬럿을 보며 행복을 느꼈다. 이 아이는 앞으로 행복한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클레어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먹어보지 못한 디저트, 입어보지 못한 프릴 달린 원피스, 받아보지 못한 사랑. 십대 후반의 여자 아이들이 흔히 그렇듯, 마음이 애틋해지자 금세 눈물이 차 올라 클레어는 고개를 들고 카페 천장을 보았다. 투박하고 무늬 없는 카페 천장은 응원단이 모여 차와 수다를 나누었던 연습실 천장과 닮아 있었다. 그 때는 그것이 클레어의 전부였다.


샬럿을 집에 보내고 클레어는 방에 돌아와 그레이스 톰슨을 생각했다. 그리고 잊었던 또 하나의 이름, 이사벨라 테일러를 생각했다. 까맣고 윤기 나는 머리카락을 곱게 땋아 늘어뜨리고 새로 피어나는 잎새처럼 맑고 여린 눈동자를 가진 아름다운 아이였다.

그레이스 톰슨의 할아버지는 높은 계급의 군인이었다고 했다. 아버지 브래드 톰슨은 큰 가게를 네 개나 운영하는 엄청난 부자였고 어머니는 짧은 영화 몇 편에 출연한 적이 있다던 아름다운 여자였다. 그레이스 톰슨은 외동딸로 태어나 원하는 모든 것을 가졌고, 갖지 못한 모든 것을 원했다.

그런 그레이스 톰슨이 응원단의 단장이 되는 데 클레어가 방해가 되었다는 사실은,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그레이스 톰슨의 집안은 능력자를 혐오하는 것으로 유명했고, 브래드 톰슨은 유력한 시장 후보로서 자신이 시장이 되면 모든 능력자를 시 밖으로 쫓아내겠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


비능력자가 능력자를 혐오하는 것은 역사 이래 계속되어 왔던 일이다. 절대로 알 수 없는 것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클레어는 그레이스 톰슨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혼자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외롭고 아픈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으니까, 클레어는 이사벨라 테일러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해하는 것과 괴로운 것은 다른 문제다.


단장 자리를 놓고 경쟁하기 전에는 그저 서로가 서로를 싫어했을 뿐이었다. 그레이스 톰슨 일당은 그 나름대로, 또 밝고 명랑한 클레어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또 그 나름대로. 서로 마찰 없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지내왔다. 그런 관계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은 가을학기부터였다. 선배들이 뒤로 물러나고 단 하나의 단장이 되는 것은 그레이스 톰슨 또는 클레어 스미스. 둘이 경쟁한다는 것 자체를 그레이스 톰슨은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클레어 스미스는 더러운 돌연변이일 뿐이야.”

그렇게 말하는 입술조차 앙증맞아서 더 얄미웠다.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로 말을 하니 클레어의 귀에 들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돌연변이는 돌연변이끼리 살든가, 서부 사막에 있다잖아. 능력자 도시 말이야. 아니면 영국 촌구석으로 가든지 말이야. 저런 끔찍한 병이 옮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정부는 돌연변이를 잡아가지 않는 걸까?”

“병도 아니고 옮기지도 않으니까 안 잡는 거지. 네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말이야.”

클레어는 질 마음이 없었다. 솔직히 실력은 본인이 위라고 생각했다. 그레이스 톰슨은 유명한 집안에서 아버지의 돈으로 풍족하게 사는, 철없고 실력 없는 계집애였고 여기까지 온 것도 모두 그 돈과 권력의 힘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장 선출은 응원단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일이고, 그레이스 톰슨의 과격한 행보에 불만을 가지는 아이들도 많이 있었기 때문에 클레어는 두려운 것이 없었다.

“흥! 전쟁이 여기까지 번지지 않았을 뿐이야. 앤트워프가 불탄 것도 얼마 되지 않은 일이란 말이야. 너 같은 돌연변이 때문에 피해보고 싶지는 않아.”

“참 자세히도 알고 있구나? 그렇게 열심히 찾아보는 걸 보니 부러운가 봐. 그런데 어쩌니, 너는 죽었다 깨어나지 않는 이상 절대 가질 수 없는 힘인걸.”

“그, 그 따위 번쩍거려봐야, 뭐 대단한 일이라고! 누가 부러워한다는 말이야?”


그레이스 톰슨이 아무리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 해도, 아무리 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해도. 클레어가 가진 빛의 힘을 가질 수는 없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하는 게 있다는 것에 불쾌함을 느낀다는 사실을, 클레어는 잘 알고 있었다. 어쩌면 자신이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혐오한다고, 싫어한다고 믿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네가 여우니, 탐스러운 포도를 보고도 눈을 돌리게.

어쨌건 클레어는 능력자인 것을 숨기지 않았고 그 반짝거리는 힘은 응원단의 큰 특색이 되었다. 어느 응원단에서도 클레어와 같은 일을 하지는 못했다. 능력자에 대한 탄압의 기억을 가진 어른들은 경계하는 그 힘이, 클레어 같은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대단한 인기였다. 단장을 선출하는 날이 다가올수록 응원단은 두 갈래로 나뉘었다.

그레이스 톰슨을 따르는 아이들 중에는 클레어가 능력자이기 때문에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인기가 많아서 싫어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런데도 아직 클레어를 따르는 아이들이 많다는 사실 때문에, 그레이스 톰슨은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클레어는 아직도 이사벨라 테일러를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다만, 그 이름을 생각하면 아문 것 같은 상처가 다시 벌어져 시리고 아파왔다. 모든 비밀을 나누고 누구보다 클레어와 가깝게 지냈던 이사벨라 테일러가 그레이스 톰슨의 뒤에 서서 클레어에게 달걀과 썩은 야채를 던지는 모습은 그림처럼 선명하게 클레어의 기억에 남아 있었다. 이후 이사벨라가 울면서 용서를 구할 때 클레어는 이사벨라를 안아주었지만, 그래도 그 모습과 눈빛만은 잊을 수가 없었다.

“클레어, 미안해. 미안해, 클레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울지마, 이사벨라.”

“미안해, 어쩔 수가 없었어. 어쩔 수가 없었어, 클레어. 난 정말 어쩔 수가 없었어, 클레어…”

어쩔 수가 없었다. 이렇게 어린 소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클레어는 이사벨라의 아버지가 브래드 톰슨의 가게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좋은 분이었고, 클레어를 두려워하지 않는 어른 중 하나였다. 그래서 클레어는 이사벨라를, 이사벨라의 아버지를 탓할 수 없었다. 이사벨라 뿐 아니라 클레어와 친하게 지냈던 몇몇 아이들이 클레어에게 돌을 던졌다. 어린 소녀들 사이에서 공포는 순식간에 번졌고 별다른 이유 없이 클레어를 멀리하게 된 아이들도 있었다. 그레이스 톰슨의 비열함을 용서할 수 없었고, 능력자라는 것이 어째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할 일인지 알지 못해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음이 아팠다.


단장을 선출하는 날이 되었을 때, 클레어 곁에 남아 있는 아이들은 없었다. 그레이스 톰슨의 곁에 선 아이들은 그레이스 톰슨보다 더욱 더 클레어를 증오하게 되었다. 아마도 자신의 비겁함을 용서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클레어를 미워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누구든 클레어에게 말을 걸면 손가락질을 받았다. 클레어는 교정을 걸으며 울지 않기 위해 애쓸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그레이스 톰슨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단장이 되지 못해도 좋지만, 그레이스 톰슨이 단장이 되는 일만은 막고 싶었다. 그레이스 톰슨이 너무 싫었다.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웅성거리는 응원단실에서 클레어는 고개를 숙이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단장 선출을 몇 분 남기지 않은 시간이었다.


“뻔뻔스럽기도 하지, 클레어 스미스.”

승리를 확신하고 있는 그레이스 톰슨이 팔짱을 낀 채 걸어왔다.

“여긴 평범한 사람들뿐이야.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들 말이야. 너 같은 돌연변이는 이제 좀 자기 주제를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언제까지 우리 곁에서 기웃거릴 셈이야?”

“난 항상 열심이었어.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하고 열심히 응원했어. 너한테 이런 소리 들을 이유 없어.”

“아니, 난 이유가 있는데? 그깟 초능력을 좀 가지고 있다고 기고만장해서 설치고 다니는 꼴이 보기 싫단 말이야. 그러다가 누가 다치기라도 하면? 그러다가 학교가, 우리 마을이 망가지기라도 하면? 여태까지 그 능력자라는 것들이 하고 다니는 걸 보란 말이야. 온 유럽이 능력자 때문에 혼란에 휩싸인 걸 보란 말이야!”

그레이스 톰슨의 말이 진심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클레어는 더욱 화가 났다. 이 힘이 뭔데, 뭔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이 왜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인지. 클레어는 주먹을 쥐고 입술을 깨물고 숨을 참았지만 몸이 떨릴 정도의 강렬한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클레어와 상관 없는 일들로 클레어 역시 그럴 것이다, 라고 지레짐작하고는 아무리 말해도 듣지 않는 사람들. 무엇 하나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자신들이 통제하지 못하는 힘을 두려워할 뿐 정확히 알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 나는 괜찮아, 나는 정상이야, 끼리끼리 모여 그 말이 하고 싶어서 자신들과 다른 클레어를 배척하고 싶어하는 겁쟁이들!

“내가 누구를 다치게 했어?”

“앞으로 누구를 다치게 할지……”

“내가 누구를 다치게 했는지, 어디를 망가뜨렸는지, 내가,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똑바로 말해봐.”

“그 힘! 그 힘이 네 잘못이야!”


이런, 겁쟁이들.


“그래서?”

“그런 저주 받을 힘을 가지고 태어난, 그게 네 잘못이야! 너 같은 돌연변이는….!”

“그래, 뭐!”


후에 이사벨라 테일러가 말하기를, 그 때 클레어에게서는 뭐라 말할 수 없는 빛이 났다고 했다. 그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때 클레어는 거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화가 났었다. 억울하고 분한, 그런 마음 때문에 미칠 것만 같았다.


“그게 나야! 그래, 나는 너희들과 달라, 나한테는 너희들에게 없는 힘이 있어. 무섭니? 두렵니?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 난 두렵지 않아. 내 힘도, 나를 무서워하는 너희들도! 그 힘을 모두 포함해서 그게 나야! 그게 나, 클레어 스미스라고!”


그렇게 외쳤을 때 클레어는 자신이 혼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사벨라를, 친구들을 정말 좋아했지만 그 누구도 클레어를 이해해줄 수는 없었다. 앨리셔가 너무나 보고 싶었다. 대서양을 건너야만 만날 수 있는 앨리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지만,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앨리셔야말로 클레어를 온전하게 이해해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직 앨리셔 뿐이 클레어를 부정하지 않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러자 너무나 외롭고 마음이 아파 견딜 수가 없었다. 타오를 듯한 분노와 가슴이 에이는 슬픔이 작고 어린 클레어를 온통 헝클어버렸다.


그리고 놀랍게도 클레어는 단장이 되었다.


그레이스 톰슨이 느꼈을 좌절과 패배감 따위는 궁금하지도 않았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클레어를 괴롭혔던 가해자들, 아니 분위기에 휩싸였던 이른바 “친구”들을 바라보는 클레어의 마음은 놀랍도록 차분했다. 일부는 직접 미안하다고도 했고 일부는 모른 척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사과하는 친구들에게는 짓궂게 잊지 않을 거야, 라고 말해주었고 모른 척 하는 친구들에게는 같이 모른 척 해주었다. 그 때에는 사실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는 것 외에는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그냥 웃을 수 있었다.


그레이스 톰슨의 아버지, 브래드 톰슨이 시뻘개진 얼굴로 학교에 찾아와 교사들에게 삿대질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잠시라도 그를 두려워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형편 없는 어른이었다. 그는 성난 황소처럼 클레어와 교사들에게 욕을 했고 클레어는 그 모습을 마치 남의 일처럼 구경하면서 그의 눈빛에서 경멸과 혐오 외에도 두려움을 읽을 수 있었다. 점잖게 빼 입은 신사였던 그가 이성을 잃은 모습은 꽤 볼거리였다.

브래드 톰슨은 유력한 시장 후보이긴 했지만 시장은 아니었고 유일한 후보도 아니었다. 능력자라고는 해도 아직 어린, 그리고 꽤 예쁘장한 여자아이에게 욕설을 퍼붓는 모습은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다. 상대 후보는 브래드 톰슨의 야비한 인성을 지적하며 능력자를 적극적으로 차별하는 브래드 톰슨의 과한 행보에 부담을 느끼던 시민에게 인정과 자비를 호소했다.


어른들의 일이 어떻게 흘러가던 간에 클레어는 응원단장으로서 첫 번째 시합 준비에 한창이었다. 껄끄러운 마음은 순간이었고 아이들은 다시 길거리의 케이크 포장지만 봐도 꺄르르 웃어대는 천진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모두 힘을 합쳐 연습에 임했고, 클레어가 동작을 지적할 때마다 그레이스 톰슨은 이를 악물었지만 더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다. 사실 그레이스 톰슨도 응원단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평범한 소녀일 뿐이었다. 그래,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랬다. 그래도 그 때에는 정말 미웠다. 나쁜 계집애.


응원단장으로서의 첫 응원은 대 성공이었다.

시합도 시합이었지만 다들 클레어를 궁금해했다. 언제나 당당하고 활기찬 소녀,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랑스러운 아이, 그리고 능력자. 아예 대놓고 시합보다 응원단만 보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이제 첫 응원을 준비하는 신입생뿐 아니라 전국대회에도 서본 시니어까지 모두 바짝 긴장했지만 클레어는 아이들을 보며 외쳤다.

“자, 힘 내서 가자!”

초반에는 조금씩 뻣뻣했지만, 해도 뜨지 않은 새벽부터 달도 져버린 늦은 밤까지 연습에 연습을 해왔던 아이들은 금세 몸의 기억을 되살렸다. 턴, 점프, 실수 한 번 없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동작이 잘 해내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점점 더 완벽해지고 소녀들은 누가 봐도 반짝거렸다.

사실 소녀들이 반짝거리는 데에는 클레어의 프리즘과 핑거 레이저가 한 몫 했다. 클레어의 응원단은 누구보다 돋보였고 클레어는 한껏 만끽했다. 이 기분과 만족감, 쏟아지는 열광, 환호, 아, 행복해. 클레어는 마치 세상의 중심에 서 있는 듯 했다. 그 세상에서는 능력자나 일반인 구분 없이, 차별도 없이 모두가 즐거웠다. 팀은 승리했고 분위기는 한층 더 뜨거워졌다. 클레어는 마지막 동작으로 빙글빙글 돌며 하늘을 향해 빔을 쏘았다. 폭죽이 터지고 꽃가루가 쏟아지는 하늘을 수놓는 빔은 아주 아름다웠고 모두 함께 소리를 질렀다. 심지어 그레이스 톰슨까지.


그 날 밤 클레어는 부모님께 영국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아무 말이 없었고 어머니는 크게 반대했다. 클레어는 답지 않게 빙긋 웃으며 이제는 가야 할 곳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무리 딸을 사랑하고 아껴도 그들은 결국 클레어를 이해할 수도 붙잡을 수도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부모님은 결국 클레어의 영국행을 허락해 주었다. 그래서 클레어는 커다란 상실감과 몸서리치는 외로움에 좋아하는 인형을 빼앗긴 어린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좋아하는 응원단 연습을 하며 열 일곱 번째인지 여덟 번째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짝사랑을 계속하며 살고 싶었지만 더 이상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클레어를 하염없이 울게 만들었다. 이토록 사랑하고 있는데도, 부모님과 친구들의 세상에서 살 수 없었다. 그들과 함께 할 수 없었다.





“클레어?”

클레어는 잘 준비를 하려다가 앨리셔의 목소리를 들었다. 자기보다도 어린 친구에게 하는 말 치고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정말 우아하고 다정한 목소리여서, 클레어는 앨리셔가 자신을 부를 때 굉장히 존중 받는 기분이 들었다.

“스위티, 자지 않고 왜?”

“아이 참, 자려는데 내가 온 거야? 그럼 내일 이야기할까?”

“으으응, 아니야. 들어와, 앨리셔.”

앨리셔도 자려고 했는지 잠옷 위에 나이트가운을 입은 채였다. 양 갈래로 대충 묶은 금갈색 머리카락과 작은 리본이 달린 하늘색 프릴 잠옷이 귀여웠다. 클레어는 자신의 속 깊은 친구가 찾아온 이유를 대충 짐작하며 물었다.

“할 말 있어?”

“글쎄?”

앨리셔는 싱긋 웃었다. 앨리셔는 차분하고 침착해서 나이보다 성숙해 보였지만 가끔 클레어를 향해 굉장히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보여주고는 하는데 클레어는 그게 참 좋았다. 클레어에게 앨리셔가 더없이 소중한 것처럼 앨리셔에게도 클레어는 조금 다른 의미를 가지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면 뿌듯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했다.

“애기들은 자?”

“응, 아까 전에 잠들었지. 샬럿이 잠들기 전에 오늘 정말 좋았다고 계속 말했어. 정말 맛있었다고, 정말 좋았다고, 그렇게 말하고는 잠들려다가 또 한 번 행복했다고 하고, 한참 그러다가 잠들었어.”

“힝, 별 것도 아니었는데.”

“진작 데려가 주지 못해서 미안할 정도였어. 아마 샬럿이 한 번만 더 말했다면 마를렌이 그 가게를 샀을지도 몰라.”

“히히, 걔라면 그럴지도 몰라. 무서우니까 우리 브라우니 많이 사주자.”

“그래, 피트 씨가 소중한 가게를 잃으면 안 되니까 말이야.”

연한 옐로우크림 빛깔의 시트로 덮인 크지 않은 침대에서 베개를 끌어 안고 나란히 엎드려 소녀들은 시시덕거렸다. 침대 옆 낮은 스탠드에서 나오는 따스한 빛이 조명의 전부였지만 빛의 소녀들에게 어둠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주로 말하는 것은 클레어였고 앨리셔는 듣는 쪽이었지만, 평소의 앨리셔를 생각했을 때에는 깜짝 놀랄 정도로 수다를 떨고 있었다. 최근 앨리셔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클레어가 코어 레너드 광장에서 루이스를 만났던 일인데, 루이스의 표정이나 말투를 흉내 내는 클레어를 보며 앨리셔는 몇 번이고 깔깔대며 웃고는 했다. 2차 능력자 전쟁의 영웅이 십대 소녀 때문에 쩔쩔매는 모습은 누가 봐도 웃기긴 했다.


한참을 떠들던 클레어는 살포시 잠이 들었다. 잠들면서도 밤이 늦었구나, 오늘도 참 평화로웠어, 날씨가 참 좋았지, 다음에는 마를렌도 함께 가서 먹어야지, 브라우니, 브라우니 위에 크림이 막 녹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앨리셔가 무언가 말하는 것을 잘 듣지 못했다. 그래, 앨리셔도 같이 가야지, 그리고 포장도 잔뜩 해와야지.

“응, 나도……”

꿈에서 브라우니라도 먹고 있는 것인지 입술을 오물거리면서 대답인지 잠꼬대인지 알 수 없는 말을 하며 클레어는 깊이 잠들었다. 꿈 속에서 클레어는 정말로 모두와 함께 브라우니를 먹었다. 크림이 녹아 흐르는 따스한 브라우니를 잔뜩 쌓아놓고 과일 향이 달콤한 홍차를 서로의 잔에 따라 주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에는 다 함께 피크닉을 가야지, 커다란 피크닉 바스켓에 흰 빵과 햄, 치즈로 만든 샌드위치, 레몬이 들어간 아이스 티, 초콜릿 칩이 잔뜩 박힌 쿠키를 담아 호숫가 나무 그늘 아래 앉아 나누어 먹는 거야. 어쩌면 다이무스 홀든의 새 시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알베르토 로라스가 그 듣기 좋은 목소리로 즐겨 부르는 노래를 들려줄지도 모른다. 연합 사람들도 부르자. 루이스는 이제 좀 껄끄러워졌지만 예의 그 사건 이후로 토마스 스티븐슨이 저 멀리서도 클레어만 보면 양손을 흔들며 호감을 표시하고 있으니 어려울 것도 없다. 보자마자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아챈 레베카 러쉬톤이나 데미언 도일은 언제든지 함께 해줄 것이다. 이 얼마나 완벽한 세상인가. 작은 투정으로도 풀어지는 가벼운 짓궂음과 아무도 다치지 않는 귀여운 심술이 전부인, 모두가 행복한 사랑으로 가득한 세상.


나도, 앨리셔. 네가 곁에 있어서 좋아. 함께 있고 싶어.








다시 발걸음을 재촉했다, 가 하트하트하트여서 급 당황

어떻게 끝내야 할지 모르겠어서 급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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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구나~ 후후후... YES NO 하- 감히! 이녀석들! 그땐 그랬지
Hi~ OK Oh! 냠~ Love U~ 궁금해! YES! 히힛~
안녕하십니까? 예~예~ 모든 것은 신의 뜻... 불허합니다. 의외군요. 나 원 참... 시작할까요? 강화인간!!
안녕? OK 궁금하네요. 역시! 재미있네. 깜짝이야! 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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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넵!! 미안해요!! 앗! 좋아요! 엣헴. 추천! ㅠㅠ
안녕하심까~ 피- 좋다! 못마땅해... 곱다~ 덤비라! 후우- 아슴찮다..
허~허~ 아, 아니... 헐! 흠흠... 끄응... 시, 식은땀이.. 엥? 후어어..
후훗~ Trick or Treat! 사.탕.내.놔. 소녀... 억울하옵니다... 사, 사탕 주세요! 해피... 핼러윈... 날 위해 사탕 정돈 줘야지? 목표? 당연히 사탕이지!
안녕~ ?? 피- 어머! 흐어 오오- 안돼! 랄랄라
우쭈쭈 하하 하? ?? 이거 참... -_- 안녕하십니까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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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흐응? 흐으으응?! 척! 칫.. 좋-았어! 엥? 후에엥-!!
칫 엄숙하고 근엄하고 진지하다 믿습니다 내 안의 ...가 깨어난다 영업 중 할많하않 충격! 공포! 둠칫 둠칫 두둠칫
파이팅!! 고마워~ 졌어... 히힣 극대노 미안! 거울 앞에서 자의식 과잉된 십대 라이언
저는 지금 극공입니다. 훠이훠이 하.하.하. 매우 화가 납니다. 총기 손질중입니다. 저와 한 판 붙어보시겠습니까? 당신에 대한 정확한 진단 안돼!
뭐가 궁금하죠? 축하드립니다. 너에게는 뭐든 주고 싶어. 칭찬 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내겐 보여, 너의 죽음 당신을 믿습니다. 이런 미래는 싫어!
감사합니다. 기쁩니다. 축하합니다. 칭찬해 드리죠. 놀랍군요. 심기가 불편합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짝.짝.짝.짝 고마워... 멋있어... 지금 이게 뭐하시는 거죠? 대다나다 히에엑... 헉!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해!!!!!
옳소! 감탄했습니다. 흐음 후회할거요! 감사합니다. 놀랐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색) 축하드립니다. 칭찬해 드립니다. 놀랍군요. 매우 화가 나네요. 큰 충격입니다. 놀랍군요.
이럴수가... 감히! 네가! 아니?! 장하군! 응?! 좋다! 그건 아니다! 고맙다!
감사합니다 잘 못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좌절상태입니다 감탄했습니다 칭찬합니다
멋지군! 좋았어! 하하! 축하하오! 아아.. 5분전인데. 커피한잔 하겠소?
승리의 정유년! 정의로운 새해복! 극.한.공.성. 복! 받아랏! 음~ 직장인의 정석
많이 배웠습니다! 대단합니다! ?!! 축하드립니다 뭔가.. 부족해요 짝짝짝! 각오하세요! 으윽!
성탄의 축복을~! 메리 X-MAS~! 화이트 크리스마스야 해피~ 크리스마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성탄이구나~
Good! Thank U Missing U Useless It's pretty good Oops WHY! Please wait
멜빈 미이라와 고스트 제피 할로윈에는 카를로스호박 히카르도의 사탕 탄야의 마녀 분장..? 잭-슈타인 강시 루시
기자님의 감탄사 : 호-오! 기자님의 일과 : 신문 보기 기자님의 사과 : 이거 실례! 기자님이 놀라면 : 어이쿠! 기분이 좋아 보이는 잭 기분이 나빠 보이는 잭 천진난만한 잭 상큼한 인사를 날리는 잭
좋군요! 좋은 시간 되소서 Merry 추석~! 우와~! 호~오! 가득해요~! 짱인데! 품위있군
Chu~♡ 파이팅! 우와앙.. 졌어 ㅠㅠ 이겼다! 흐~음? 뜨헉! 돼.. 됐거든! 사.. 살쪘..!
훌륭합니다 궁금하네요 에구머니나! 슬프네요... 경멸스럽군요.. 후훗~ 뭐라고 하셨죠? 이, 이럴수가...!
아이작의 멋진 모습 이글이라 샤샤샤~ 트리비아 슬라이딩 시바 포는 달린다 까미유도 달린다 라이샌더 달린다 마를렌 점프! 샬럿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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