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이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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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2 15:03:03
미방은 역시 루이쮸!
[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
기본 세계관을 기반으로 두지만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아직 글솜씨가 뛰어나지 않기에 부족한 점이 많으니 이해해주시고, 재밌게 읽어주시면
정말로 감사합니다! :D!
P.S. 다른 글에 비해 이번껀 그냥 즉석으로 막 쓴거라.... 되게 이상할꺼에요 8 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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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너무 혼자 일을 하고 있는거 아니야? 루이스.
갑자기 무슨소리 하는거야.
무리하고 있는것 같아보여서 말이지. 요즘 잠자리도 같이 못자잖니? 내가 요즘 얼마나 쓸쓸한지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하하, 미안해. 트리비아. 바쁜걸 어떻하겠어. 나 말고 다른사람이 하기엔 모두 벅찬 것들인데.
꼭 네가 할 필요도 없지.
왜이래. 트리비아. 평소의 자기답지 않아. 내가 뭐 잘못한거라도 있는거야?
네 판단이 점점 흐려져 가는거 같아서 말이지.
흐려지면 어때. 내가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가끔은 이런저런 일들도 있게 되는거야.
바라는 것?
사람들은, 누구나 다 바라는 것은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 나도 그렇고 당신도 그렇고. 그리고 그 사람들은, 그 바라는 것을 가지기 위해 무슨짓을 하더라도 반드시 손에 얻으려고 하지.
흐음. 그래서, 너도 지금 네가 바라는 것을 이루기 위해 싸우려고 한다는 걸까?
어. 당신은 내가 바보같고, 덜 떨어지고, 본인 생각은 못하는 팔푼이로 생각하겠지만. 내가 바라는 것은 이거 하나뿐이니까.
잘 생각해보고 움직이는게 좋지 않을까. 네가 한다는 일을 말릴 생각은 없다만, 난 당신의 연인인만큼. 걱정되는것도 사실이야.
걱정하지마, 트리비아. 나는, 내 주위의 인물들을 지켜내기위해 싸우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당신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으니까.
쿡쿡, 하여간. 틈만 보이면 이런다니까.
우리 여왕님이 하도 매력적이어서 말이지.
* * * * * *
그런 때가 있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연합 안에서, 그녀와 나만 둘만이 남았을때.
작게나마 서로간의 사랑을 확인하던 때가 있었다.
" 이제 너는 혼자가 되어버렸네? 영웅 나리? "
" 쿡쿡. 그러게 말이야. 된통 당해버렸어. 불의 마녀. "
그런 때가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트리비아가 옆에서 잠들어 있고.
연합로비로 나오면, 제일 먼저 인사하는 레베카와, 나이오비 씨.
그리고 막 자다 깬듯한 이글과 아침부터 거하게 한잔하고 들어온듯한 휴톤 씨와 도일 씨가 맞이해주던.
피터와 엘리한테 끌려다니는 레이튼 씨가 있던.
다른 누구들 보다도 평화롭고.
서로의 한마디 한마디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웃음이 되어주던 그 연합에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던 때가 있었다.
" 이제 너에게 남아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동료도, 연합도, 무엇보다 널 믿어주던 연인 마저도. "
" 글쎄. 그건 모르지. 내가 이렇게 일어나서 싸우고 있다는건, 적어도 하나 정도는 나에게 남아있다는 것일테니까. "
" 그래서 이 곳에 너 홀로 남은걸까? 다들 널 버리는 카드로 몰았어. 네가 스스로 자처했든 간에 중요한건 그들은 널 버렸다는거야. "
하지만, 그 행복했던 시간들은 순식간에 내 곁에서 떠나갔고.
늘 머릿속에 생각하고 염려해두었던 일들이 실제로 일어났다.
붉게 타오르는 불꽃과, 하늘을 가득 매우는 검은 연기들. 그와 동시에 코를 찌르는 화약냄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총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소리. 무언가가 펑 하고 폭발하는 소리까지.
내가 지키고자 했던 모든것을.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것을 앗아가는데에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연합의 영웅. 루이스. 누가 들으면 대단한 사람인줄 알겠지만, 너도 여기까지 인거야. "
불의 마녀 타라.
그녀는 나의 것들을.
나라는 존재를 이루고 있던 모든 것들을 하나씩 불태워가면서 서서히 한발자국씩 가까이 걸어왔다.
손에는 선명하게 타오르고 있는 붉은 불꽃을 피어오르는 채로.
마음만 먹으면 그 불꽃으로 날 잡아먹을 수 있다는것을 보여주는 것처럼.
굉장히 여유로운 표정으로 말이다.
" 나는, 궁지에 몰리면 더 악착같이 일어서려는 타입인데. 네가 날 죽일 수 있을까? "
" 허세도 때에 맞게 해야하는거야. 지금 네가 나와 동등하다고 생각하나 본데, 난 지금 널 가지고 놀고 있는거라고. "
" 오, 그래? 난 몰랐는데. 장난감이 아니라서 말이야. 그런데 나는 너하고 놀아줄 생각은 없는데. "
"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데, 장난감의 생각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지. "
" 농담이었는데. 그렇게 딱딱하니 그 나이 먹고 애인이 없는거야. "
서서히 다가오는 그녀를 향해 여유로운척 하며 말을 던졌다.
사실 서있기도 힘들고 시야도 뿌옇게 흐려져서 더 이상은 싸울 수가 없을 정도였지만.
지금 내가 이곳에서 쓰러지면 분명 도망치고 있는 동료들에게 갈 것이 분명하니까.
진한 피비린내가 풍겨왔다.
두리번두리번 거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시체들이 바닥을 나 뒹굴고 있었다.
지금까지 싸워오면서 늘 익숙했던 장면이었지만.
그 무엇보다 내가 절대로 보고 싶지 않았던 건.
사랑하는 이들의. 동료들의 피로 빨갛게 물들어 버린 바닥과, 그걸 증명해주는 듯이 그 수많은 악취들 사이로 들어오는 피비린내 였기에.
그들이 이 잔혹하고 또 자비란 것이 존재하지 않는 이 전장에 발을 딛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 무엇보다도. 연합의 아이들이 이런것들을 바라보면서 자라나야 한다니.
어른으로써 책임감도 없지 않은가.
꼭 어른이 아니더라도.
그 누구라도 그런 모습을 보게 된다면 분명, 분명 나처럼 했을 것이다.
조금만 더 버티자.
내가 이 곳에서 조금 더. 연합의 영웅이라고 불리는 내가 그들에게 있어서도 분명히 가치 있는 존재일테니.
이 곳에서 조금만 더.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 버텨야 한다.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맴돌았다.
" 어머. 남 걱정까지 해주는거니? 기특하네- 솔직히 말해서. 네가 연합소속만 아니었으면 같이 일해보고도 싶었는데 말이야. "
" 당신같은 늙은이는 관심 없다만, 그건 영광인데. 난 겨우 3급 능력자인데 회사의 에이스 께서 탐내실 정돈가? "
" 쿡쿡, 넌 분명 그것보다 더 많은 가치가 있어. 지금처럼 혼자서 우리를 이렇게 몰아세운것도. 능력자 전쟁때에도 그 가치를 보여줬지. 어때, 지금이라도 우리쪽으로 합류하면 살려줄 의향은 있는데. 그러면 지금보다도 더 너의 가치를 살릴 수 있을꺼야. "
어느새 그녀는 바로 코앞까지 다가와 흐트러진 내 옷들을 정리해주며 말했다.
이미 나는 서있는 것만으로도 무리를 하고 있었기에, 그녀에게 떨어질 수도. 그녀를 밀어낼 수도 없었다.
내 대답을 기다린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에게.
" 거절하겠어. 대답할 가치도 없는 질문이야. "
똑같이 피식 웃어주며 말했다.
" 아쉽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그럼 죽어줘야겠어. "
푹.
무언가가 내 복부를 뚫고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움찔.
이미 몸은 만신창이가 되어버리고 걸레처럼 너덜너덜했기에 그렇게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기에.
아프다기 보다는 찜찜한 느낌이 더 많이 들었다.
" 고생했어. 연합을 위해 이렇게까지 희생했는데, 알아줄 사람이 없네. "
털썩.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몸에 더 이상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런게 죽는다는 느낌일까.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다.
뚫린 복부에서는, 선명하고도 붉은 피가 내 몸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붉은 피는, 내 몸에 담겨있던 온기들을 지닌채로 밖으로 흘러나와 차갑게 식어내려가고 있었고.
마치 내가 지금까지 받아왔던, 내가 지금까지 지니고 있던 모든 온기들을 앗아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 이제 푹 쉬어. 네 동료들은 우리가 돌볼테니까. "
흐릿해져가는 좁은 시야안에서, 불의 마녀가 나를 밟고 지나가는게 보였다.
안돼. 난 아직 더 싸울 수 있어. 돌아오란 말이야.
몇번이나 소리치고, 몇번이나 일어서려고 해보았지만, 이미 너는 죽었어 라고 말하는 듯이 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역시 목소리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젠장.
너무 분하다.
조금 더. 조금 더 내가 강했더라면.
지금보다도 내가 더 강했더라면. 다시 한번. 다시 한번.
행복했던 그 때로 돌아갈 수 있었을 텐데.
그런 때가 있었다.
지루한 황혼녘의 싸움을 끝내고, 더러워진 옷을 털어내면서.
그림자가 날개를 훤히 펼칠 수 있는 나와 그녀만의 아름다운 곳으로 돌아가면.
나라는 존재도 이렇게 행복해 질수 있구나, 라고 생각하던 그런 때가 있었다.
* * * * * *
죽지마, 루이스.
무슨 소리야. 뜬금 없이.
나는 너의 연인이지만, 나는 너의 그림자이기도 해. 너에게 있어서 나란 존재가 너의 그림자라는 건 영광일테지만.
하아..?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건데. 트리비아.
난 네가 어디에 존재하든간에 늘 네 곁에 있어. 내가 죽어있던, 내가 살아있던. 난 뭐든지 너와 함께 할꺼야.
평소에는 싸늘하던 여왕님이, 갑자기 오늘따라 왜이러실까.
그러니 죽지마. 난 아직 너하고 하고싶은것들이 많으니까. 죽어버리면 못하잖니.
하하, 이거 나 원참. 술이라도 마셨어? 오늘따라 완전 애정이 넘치찮아.
누워. 오늘은 안재울꺼니까.
세상에. 죽지말라면서. 죽일 생각이네.
* * * * * *
우리, 이제 끝내자. 트리비아.
이건 또 무슨 말이려나. 중요한 말이 있다고 한 말이 이거야?
난, 당신이 바라는 것들을 줄 수 없어.
나라는 존재는 당신에게 있어서 너무나 미약하고 작은 존재야.
당신도 알고 있을꺼야. 난 언젠가 일을 크게 벌릴꺼고, 그와 동시에 당신에게도 많은것을 앗아가겠지.
미래도. 가족도. 행복도. 사랑도. 전부 말이야.
그래서 헤어지자고 하는거니? 난 널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말이야. 이렇게 나약한 남자였을까?
전부 당신을 위해서야. 트리비아.
나를 변명거리로 삼지 마. 루이스. 단지 넌 외면하고 있을 뿐이야.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거지.
...하지만.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해. 지금 피곤하니까.
....알았어. 잘자, 트리비아.
* * * * * *
루이스. 나는 네가 어떤 일을 하던간에 난 널 믿어.
너의 그 가치를. 너의 그 진실된 마음가짐을 난 보았으니까.
나는 신경쓰지 말고 너의 길을 나아가.
난 네가 무얼 하던간에.
사랑할꺼니까.
* * * * * *
그런 때가 있었다.
남들이 내게 왜 그렇게까지 연합에 투신하려 하는거냐고 물었던 때가 있었다.
답은 간단했다.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이들이 있었기에.
바닥에 주저앉아 어두운 곳에서 움직이려 하지 않는 나를 일으켜준 이들이 있었기에.
아무것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나를 지지해주고 내 가치를 더 높여준 이들이 있었기에.
나는 기꺼이 그들을 위해 싸울 수 있었다.
보통 사람들처럼.
사랑하는 이와 연인사이를 맺고. 나를 알아주는 이들과 함께 일하며.
무엇보다 나란 존재를 아끼고 사랑해주었던 이들과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이 나에겐 너무나 소중한 것들이었기에.
그래서 그랬다.
어느 순간서부턴가 주제 넘게 바라는 것이란걸 지니고 싸워가고 있었다.
이 순간순간들을.
이 행복한 시간들을 지키고 싶다.
나란 존재를 만들어준 이들과 함께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고 싶다- 라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게에 나는 싸웠다.
하지만, 다시 한번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젠 그 때 처럼 나를 일으켜 줄 사람들은 곁에 존재하지도, 일으켜준다 하더라도 더이상 일어날 수 없겠지만.
오히려 미소지으며 바닥에 주저앉아 지금까지 해왔던일들을 생각하며 쉬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이만큼 했으면, 동료들도 용서해주겠지. 잘했다고 칭찬해줄꺼야- 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굉장히 안타깝고. 그들과 다시는 함께할 수 없다는 절망감과 좌절감에.
나는 아주 작은 소리로 중얼거리면서 말했다.
" 내가 조금 더 잘했더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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