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을 짓는 것이 항상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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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4 10:2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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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선이 빠르게 눈앞을 지나갔다.
분열창이었다. 뛰어야한다! 저걸 맞으면 죽는다! 허나 몸은 눈처럼 빠르게 반응을 하지 못하고 강렬한 창 하나가 내 허리를 스치었고, 창은 내 몸을 정확히 궤뚫어 그렇게 스러져 버렸다.
[ 레베카님이 근처에서 사망했습니다 ]
...
“ 하아 ... ”
눈을 떠보니 하늘이었다. 나는 누워있었고 전광판 속에서 드러누운 채 한 참을 멍 때리고 있었다.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고개를 젓고 상체를 일으켰다. 내 몸 아래에는 Respawn이라는 글자가 적혀있었고, 대략 15초라는 숫자가 적혀있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건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카를로스, 미아, 샬럿, 트리비아 .... 이번 공성전의 내 아군들이었다.
밖을 내다보니 우리의 4번 타워가 부숴지고 있었다. 5번 타워는 언제 사라진 건지 보이지도 않았다. 잠깐 동안의 침묵,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이곳에 앉아 우리의 진영이 처참히 부수어지는 모습을 구경할 수 밖에 없던 우리는 누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 존나 못하네, X신들. ”
앳된 목소리였다. 놀라지는 않았다. 우리 모두 그 목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고개를 돌렸을 뿐이다. 그것은 쪼그려 앉은 채 심기 불편하다는 듯 입술을 잘근 뜯고 있는 샬럿이었다. 그 한 마디로 인해 우리의 분위기는 더 무거워졌다. 안 그래도 공성을 지고 있었고, 사기는 저하되었으며 의욕은 존재하지 않았다.
“ 탱 x나 못하면서 왜 레베카를 함? ”
그런 샬럿을 어벙하게 쳐다보는 나에게, 샬럿은 내게로 고개를 사납게 돌리며 말했다. 날이 서린, 굉장히 공격적인 어조였다. 그런 나는 그녀로부터 고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대답조차 안했다. 분했고 서러웠다. 나는 열심히 한다고 한 건데, 오로지 결국 보이는 것은 결과물이란 것. 점수도 샬럿이 훨씬 좋고 나는 아직도 1000점을 넘지 못했다. 반박해서 싸워봤자, 결국 나만 바보가 발악한다는 느낌이 들어 나는 입을 다물기로 했었다. 그 사이에 벌써 15초가 지나고, 나는 다시 기어 밖으로 나와 우리 수호타워 쪽으로 뛰어내렸다.
적들은 물러갔었다. 아마 트루퍼라도 잡고 천천히 안전하게 밀어붙일 셈이었나보다. 하기사, 레벨도 우리보다 높고 ... 조합도 확실히 ... 아이작, 제키엘, 타라, 드렉슬러, 릭이면 나쁘지 않은 편이겠지. 아니, 좋겠지. 굳히기 게임도 확실히 좋게 운영중이고.
우리보다야 훨씬 좋은 팀... 이겠지.
먼저 기지 밖으로 나온 나는 중앙의 라인을 천천히 밀면서 바로 왼쪽으로 빠져 시야를 보았다. 렙은 아직도 19렙인 극방 레베카. 적 아이작은 벌써 33이 되어가는데 나는 겨우 이렇다는 것이 왠지 차별감에 또 주눅이 들었다. 자동차 뒤에 서서 , 아이작이랑 대치하고 있는 동안 적 드렉슬러가 별안간 말했다.
“ 와, 레베카 정말 못하네. ”
울컥했다. 화도 나고 저런 모욕적인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놀리는 조로 듣게 되자니 기분이 참 싱숭생숭했다. 닥치라고 반박이라도 할까, 생각을 하던 와중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이번엔 가까이서.
“ ㄹㅇ x트롤. ”
샬럿이었다. 아군을 편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 적 얘기에 동조하면서 고개를 끄덕이고 립을 먹다말고 스윽 나를 한번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렸다. 손이 작게 떨렸다. 그러나 대들 수가 없었다. 싸우기에는 내가 한 것이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혼자 극방 레베카 솔탱을 탔지만, 이니시를 걸어도 나 혼자서 무언가를 해내기는 역부족이고 내 피지컬이 엄청나게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건 버티기, 그리고 또 버티기. 적 아이작이나 제키엘은 서로 위치를 번갈아가며 자기 원딜을 구해주기라도 하는데 나는 그저 철거반 하나를 붙잡고 잡기로 버티고 또 더킹으로 움직이고 도망치고 밖에 하는 것이 없었다.
또 한타는 패배했다. 이제는 적이 우리를 대놓고 무시하는 듯 Y존으로 밀고 들어왔다. 멀뚱멀뚱 서있던 트리비아가 달려든 아이작 궁에 잡혀 저 멀리 나들이를 떠나고. 그렇게 순식간에 썰리자 4:5가 되어버린 상황, 제키엘이 물밀 듯이 쳐들어왔다. 더킹 테라듀로 그를 저지했지만 그의 뒤에는 드렉슬러와 릭이 있었다. 데스스타로 순식간에 난 넘어질 수 밖에 없고 날아오는 분열창과 디멘션 점프, 그리고 몇 번의 평타질만으로도 딸피가 되어있었다. 급한대로 스파클링을 빨고 방어킷을 먹어댔지만 그다지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내가 넘어지는 바람에 제키엘은 또다시 샬럿에게 달려들었고, 때마침 타라와 아이작을 궁으로 묶고 있던 샬럿은 붙잡히고 말아 궁이 끊겨버렸다.
“ 아, 안돼 ... ”
“ 야이 x신 레베카야! 제키엘 안막고 뭐하냐!! ”
궁이 끊기자마자 샬럿은 내게 소리쳤다. 내 목소리는 그저 개미만하게 작게 기어들어 갈 수 밖에 없었다. 드렉슬러의 ‘수많은 별을 보아라!’ 라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고 나는 더킹으로 일단 그 한타 장소를 빠져나갔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내 신발은 겨우 하나였고 남들에 비해서 상당히 느린 편, 이 속도로 가보았자 결국 분열창에 맞을 거리였다. 게다가 딸피였고, 맞으면 죽는 게 당연할 수밖에야. 아니나 다를까, 드렉슬러는 하하 웃어대며 나를 쫓아왔고 나를 향해 창을 겨누기 시작했다. 분열창 자세였다.
또 죽는구나 생각했다. 그냥 이대로 게임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 하고 생각했다. 그 순간이었다.
“ 싸이클론 ! ”
이윽고 콰과광, 대지를 뒤흔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땅이 흔들렸고 어디선가 바람이 흐른 기분이 들었다. 도망치는 와중에 뒤를 돌아보니 분열창을 던지려던 드렉슬러가 저 높이 공중 위에 떠 있었다. 아 ... 하고 그 광경에 멍을 때리는 순간, ‘태클!’ 하며 내게 가까이 오는 목소리가 들렸다. 카를로스였다.
“ 일단 얼른 도망가자, 급해! ”
그는 내게 말했고 정신을 차린 나는 아차, 하고 정신없이 기지속으로 도망쳤다.
....
한타는 대 패배였다. Y존으로 아주 대놓고 들어온 한타 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아, 트리비아, 샬럿을 잃었다. 그리고 적은 ... 아이작 하나만 잃었다. 아마 샬럿이 궁으로 묶을 때 카를로스와 미아의 딜이 미친 듯이 박혔었나보다. 아이작은 저 반대편 전광판에서 킬킬 웃고있었고, 우리는 또 수호타워 하나를 잃고 말았다.
나는 우리쪽 전광판을 보았다. 트리비아는 그저 멀뚱멀뚱 바깥구경이나 하고 있고, 미아는 아무래도 만화를 보는 것 같았다. 샬럿은 여전히 찡그린 얼굴로 쪼그려 앉은 채 무어라 욕을 하고 있었다.
고개를 투욱 떨구었다. 쿵쿵, 내 옆으로 수호자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잠깐 쉬기 위해, HQ타워에 몸을 잠깐 기대어 앉았다. 어떻게 하다가 상황이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곧 내 탓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차라리 공을 탈걸 그랬을까, 하는 후회도 했다.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내 피지컬이 안 좋았던 것일까. 내가 각을 잘 못봐서 그랬던 것일까. 애초에 초반 한타를 잘했더라면 우리가 이기고 있었을까. 이렇게 말리지는 않았을까 ... 내가 레베카를 안했다면 ... 탱은 앞에서 모두를 이끌고 오더를 내리고 판단을 해야 하는데, 내가 탱커인 바람에 팀이... 팀이 져버렸던 것일까.
모르는 새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이유는 몰랐다. 그저 다리를 모아 무릎위에 고개를 박고 허엉, 울었다. 언젠가 의대생 상자에서 뽑아 기쁘게 분홍색으로 물들였던 내 바니바니옷, 가슴 부근이 눈물로 젖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조그맣게 들썩이는 어깨, 아군에게 눈치가 보여 크게 소리도 내리지르지도 못한 채, 소리죽여 훌쩍훌쩍 울고만 있었다.
“ 좀 더, 열심히 해볼게. 아까 할 만 했어. ”
그 때 목소리가 들렸다. 응? 하고 고개를 들었다. 아니, 솔직히 이런 부끄럽고 멍청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싫어 눈만 살짝. 빼꼼 내밀었더니 내 앞에는 살짝 공중에 떠 있는 채 맵 중앙을 바라보는 카를로스의 뒷모습이 있었다.
“ 대단한 것 같지만 아이작이 그렇게 잘하는 편이 아니야. 타라도 그렇고. 우리도 해볼만 하니까. 아직 포기하지 말자. ”
무언가 밝은 목소리였다. 희망을 바라보는 듯한, 아니... 그보다는 좀 달랐다. 마지막 끈을 붙잡고 그것에 모든 것을 거는 비장함도 엿보이기도하고. 내가 무슨 개소린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그랬다.
“ 게임이 개 말렸는데 뭔 포기하지말자야. 기권하자니깐. ”
그런 그의 말에 샬럿이 툭 튀어나와 답했다. 아마 리스폰이 다되었던걸까 슬슬 기어를 타고 덜컹 나오고 있었다.
“ 그냥 스겜하고 다음 게임 넘어가지. ”
만화를 다 보고 온건지 쩝, 입맛을 다시며 미아도 한 마디 거들었다. 아직은 전광판이지만. 여전히 트리비아는 그냥 멍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었다. 저러다 물릴텐데...
“ 해보자 , 한 번만. 20분 트롤해도 2분 잘하면 이기는 게 사이퍼즈야. 트루퍼즈래잖아. 다음 트루퍼 4단계니까. 그거 한번만 노려보자. 우린 수호자도 있어. ”
카를로스는 되게 조곤조곤한 말로 모두를 설득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난국에 저런 마인드를 가질 수 있는지, 그렇게 보기 힘들다는 생불이 아닌가 싶기도 했다. 아군들이 하나 둘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 타라가 딸피였어. ”
“ 그럼 뭐해, 다시 피 채우겠지. ”
“ 아냐, 쟤 버거였어. 체더벅인지 그냥 버거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피 수급이 되게 낮아. 게다가 쟤 지금 무리하게 라인을 미는걸 보니 벽궁 쓰려는 것 같고. ”
“ 그래서 니가 뭘 어쩌게. 따게? ”
“ 트리비아가 도와주면 좋겠지만 ... 일단 말을 안하니. 뭐, 안되면 미아 잠깐 따라와줘. ”
“ 그래, 빨리 겜 포기하자. ”
미아는 가만히 샬럿과 카를의 이야기를 듣다가 카를이 부르자 손목의 개다래 나무를 핥는 것을 그만두고 천천히 일어나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때 마침 모인 돈으로 바지를 사서 23렙을 만들어 놓은 채 그들이 무얼하나 보았다.
“ 멀리 가지만 마. ”
“ 기다려봐, 왔다. ”
내가 걱정스레 말하는 순간 카를은 안개지역으로 숨더니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카를로스는 곧바로 백라이징을 날렸다. 설마해서 뭔가하고 보았더니, 세상에. 정말로 타라가 있었다. 아마 벽궁을 쓰려고 했던 듯이 벽에 바싹 붙어있다 난데 없이 백라이징을 맞은 타라는 빠르게 헬프핑을 외치기 시작했다. 동시에 4단계 트루퍼가 그 근처에서 생겨나기 시작했고, 적군의 백업은 빠르게 밀려오기 시작했다.
미아의 뿌리치기가 타라를 쳐내었다. 헌데 하필이면 그 끝이 트루퍼에 맞았던걸까. 거대한 트루퍼가 부르르 떨며 우리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도망쳐야겠다고 생각해 후퇴핑을 눌렀지만 카를로스는 그곳에 버티고 서 있었다.
“ 뭐해, 들어와. ”
“ 아냐, 잠시만, 잠시만. ”
그리고 카를로스는 타라가 일어서자마자 다가갔다. 타라는 다짜고짜 정념을 썼지만 카를에게 닿지 않았다. 그저 카를은 페이크를 주어 공격하는 척을 했던 것. 카를은 곧바로 평타를 날린 뒤 – 제트킥으로 타라의 안면을 후려쳤다. 때 마침 미아의 가시가 바닥에 깔려 타라는 이중 연중으로 공격을 받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서 나타난걸까. 고각으로 헤비레인까지 뿌려져 한쪽에 몰려 갇힌 타라는 아무것도 못한 채 아등바등 대고 있었다. 태클까지 날리고도 타라가 죽지 않자 카를은 그제서야 날아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적 아이작이 가까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왼쪽으로 적 제키엘도 미친 듯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곧바로 튀어나가 미아를 지키기 위해 제키엘에게 테라듀러쉬를 박았다. 이윽고 뎀프시롤, 그러나 녀석은 곧바로 일어나 단죄로 나를 붙잡았다. 둘 간에 싸움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 덕분에 미아는 도망쳤고 아이작이 기지 안까지 들어와서 위협을 하기 시작했다. 제키엘도 곧 나를 버리고 그대로 안으로 들어갔다. Y존에서 두탱커가 날뛰기 시작하자, 곧 미아와 트리비아와 샬럿, 카를로스 모두가 와서 둘을 대격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들에게 탱커들을 맡기고 혼자서 또 뛰어들 수 밖에 없었다. 타라, 릭, 드렉슬러. 셋은 열심히 트루퍼를 잡고있었다. 아마 순삭 한후 트루퍼 4단계 버프를 받고 밀고 들어올 셈이었던 것일까. 나는 곧바로 트루퍼를 한 대 쳐보았다. 반피 정도. 12초 정도 주면 트루퍼가 삭제 될 것 같았다. 때 마침 4단계 트루퍼 스파이더가 빙글빙글 돌기 시작하며 드렉슬러와 릭, 타라 셋을 동시에 괴롭히기 시작했다. 지금이 기회다 생각하고 나는 테라듀 러쉬를 타라에게 박고 뎀프시롤을 시전했다. 내 데미지가 있는건 아니지만 딸피기 때문에 크래쉬를 박으면 어떻게든 죽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트루퍼에게 넘어지자마자 기상창으로 일어난 드렉슬러가 타라를 구하기 위해 내게 달려들었다.
“ 레베카 또 죽으려 왔냐? ”
심판이었다. 분열창은 쿨이었던걸까, 나에게 달려들며 기세좋게 창을 들이대는 그를 보자마자 나는 반사적으로 카운터를 사용했다.
“ 상황 종료! ”
“ 아, 미친 이런 뻔한걸 당하네. ”
기상창이 빠진 드렉슬러를 뒤로하고 돌아보자 릭이랑 타라가 순서대로 일어나고 있었다. 이걸 어찌한담 생가도 못하고 난 곧바로 타라에게 달려들었다.
“ 흣 헛 ! ”
데스스타의 푸른색이 나를 감쌌고 나는 넘어졌다. 그리고 이어져 많이 기분이 상한듯한 타라가 불놀이로 나를 띄우며 서로 평타로 나를 때리고 있었다. 저들은 만렙이었기에 상당히 아팠고 아무리 방킷과 체력회복킷, 하다못해 남은 돈으로 6번 방목걸이를 사도 아픈건 여전했다.
벌써 반피가 된 내 몸을 보며 어떻게든 일어나려 힘썼다. 다행히 트루퍼는 아직 적들을 공격중이었고 트루퍼가 날린 미사일포탄에 릭의 다리에 힘이 풀려 디멘션 점프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리고 일어난 드렉슬러가 나에게 분열창을 던졌다.
“ 그냥 빨리 기권하지 뭘 발악을 하냐. ”
다행히 기상무적이기에 분열창을 피하며 일어섰지만 뒤늦게 들어오는 공간발화에 나는 또 뒤로 나자빠졌다. 그 때 천천히 비행 소리가 들렸다. 트리비아가 궁을 쓰기 시작한건가? 희망에 기대에 나는 감싸졌고, 일어나는 순간 더킹으로 들어가 나선창을 쓰는 드렉슬러에게 잡기를 시전했다.
“ 미친, 이거 놔라. 놔라. 아주 x랄이네? ”
드렉슬러는 내 팔뚝을 쳐내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주먹으로 명치를 맞았다. 별로 아프지도 않겠지만 확실히 짜증난다는 듯 얼른 이게 끝나기를 벼르는 얼굴이었다. 마치 내가 놓아주면 이제 날 확실히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듯.
얼른 드렉을 놓아야겠다 싶어 퍽퍽퍽치고 비행이 찍길 기다리었다. 그리고 드렉을 날림과 동시에 비행이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되었다 ! 3비행 정도 되는거겠지 이러면 ?! 기뻐하는 동시에 ...
“ 히야아아아아압 ... ! ”
하는 소리가 들렸다. 릭이 궁을 쓴 것이다 ! 트리비아는 날아오다 말고 궁속으로 빨려들어갔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나는 경악한 채 서 있을 수 밖에 없었고 드렉슬러는 고소하다는 듯이 일어나며 다시 창을 쥐었다.
“ 자, 이제 끝이다. 수많은 별을 봐라 ! ”
드렉슬러는 궁을 쓰기 시작했고, 타라 또한 유성낙하를 트루퍼를 향해 떨구기 시작했다. 아, 이렇게 끝나버리는구나... 결국 졌으려나.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다음 판을 해야겠다- 하는 수많은 생각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꽤 오래버텼는데 ... 지원은 아무도 없 ...
그 때 였다.
“ 소용돌이를 ... ! ”
어디선가 물줄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뒤쪽에서 사이클론 소리가 나기도 한 것 같다. 공중으로 무언가 두 개가 높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제키엘이랑 ... 아이작 ? 아무래도 카를로스가 둘을 제대로 띄어놓은 것 같았다. 그리고 동시에 미아가 소용돌이에 묶인 드렉슬러, 릭, 타라에게 세계수를 박아 넣기 시작했다. 콰광, 수많은 궁들이 트루퍼와 소용돌이 속으로 쏟아져 붓기 시작했다. 남은 건 ... 그저 운 뿐. 제대로 기술들이 들어가기 시작했고 트루퍼는 정신없이 얻어맞기 시작했다. 적 타라가 세계수에 결국 죽고 릭과 드렉슬러는 딸피가 되었다. 그리고 ...
웃기게도 트루퍼는 딸피로 내가 한 대쳐도 죽을 피통을 가지게 되었다. 때마침 드렉슬러는 벌떡 일어나서 누구보다 빠르게 창 하나를 던지려하고 있었다. 막아야만 했으나 나에겐 기술이 없었다. 오직 평타, 걸어가도 느리기에 드렉슬러를 붙잡을 참이 안되었다. 그에게 다짜고짜 달려들었지만 나선창을 얻어맞고 결국 죽어버렸다. 이제는 모든게 끝났나, 싶은 순간이었다.
“ 백라이징 ! ”
어디선가 나타난건지, 카를로스의 백라이징이 드렉슬러의 등을 긁었다. 그리고 그것은 드렉슬러를 공중에 띄어놓고 남은 제트킥으로 트루퍼를 쳤다. 결국 트루퍼는 허무하게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졌다. 드렉슬러는 망연자신한 얼굴로 죽은 트루퍼를 바라보기만 했고 곧이어 샬럿의 살수포에 죽어버렸다. 릭 또한 어디선가 질기게 목숨을 들고온 트리비아의 킬힐에 죽어버렸다.
[ 카를로스가(이) 트루퍼를 처치하였습니다. 공성지원부대가 소환됩니다. ]
푸른색의 글씨가 뜨며, 4단계 공지가 적진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
-에필로그-
그 이후는 일사 천리였다. 남은 아이작과 제키엘은 미아를 실컷 때리다가 도망가기 시작했지만 나한테 묶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다 제키엘은 죽고, 아이작은 나랑 거의 30초이상을 놀았다. 4단계 공지는 그 몸집을 자랑이라도 하는 듯 시원하게 건물을 부수어나갔고 우리 팀은 수호자에게 폭딜을 넣어 녹여버린 뒤 깔끔하게 게임을 이겼다.
미아는 “ 이걸 이기네 ” 라고 말했고, 트리비아는 여전히 호에에 ? ㅇㅅㅇ 상태였다. 적들은 드렉슬러의 입털기로 시작해 다 끝난 마당에 내부분열이 나기 시작했고 타라가 트롤링했다고 남탓을 하기 시작했다. 제키엘은 “ 이걸 지냐 X신들; ” 이라 말했고 아이작은 “ 하... ” 라는 말만 계속 반복했다. 통쾌한 역전승이었다. 뿌듯함에 전광판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샬럿이 뜬금없이 말했다.
“ 하여간 내가 없으면 안돼. 레베카 개트롤. 샬럿캐리 ㅅㅅ ”
그 말을 보면서 나는 그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래, 내가 잘한게 뭐 있겠나. 아무도 봐주지 않을 텐데... 휴우, 쭈그려 앉아 벽에 등을 기댄 채 하늘만을 올려다 보았다. 오늘 돌아가면 휴톤이랑 도일이랑 .. 맥주나 땡길까. 기분도 꿀꿀하고.
별안간, 우오옷 ! 소리와 함께 옆에서 쾅 하는 소리가 났다. 카를로스였다. 아마도 날아서 내 옆에 온 것이리라. 히죽이죽, 이겨서 기분이 좋다는 티를 내며 나를 보고 옆에 나란히 앉았다. 아마 자신도 자기 캐리라고 생각하며 좋아하고 있겠지.
“ 카를 캐리네, 고마워. ”
라고 나는 얕게 웃으며 그에게 칭찬을 건네었다. 그래, 카를이 우리 잡아끌고 캐리해줬지 뭐... 이런 생각 하는 와중, 카를은 갑자기 정색을 하며 내게 반박했다.
“ 무슨 소리야. 네가 거기서 엄청 버텨서 가능했던거지. 캐리라 하지마. 네가 마지막 한타 성공시킨거야. ”
그러면서 내 얼굴을 빤히 바라보는 그였다.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얼굴을 들이대는 그에게서 윽, 하고 잠깐 고개를 뒤로 뺐다가. 그 눈을 계속 바라보기가 부담스러워 고개를 돌렸다. 왤까, 한 낯 커피콩이고 어린애에게 칭찬을 들으니 얼굴이 화끈거리는 기분이었다. 가슴도 뛰고.
“ 레베카, 정말 수고했어. ”
그 말을 끝으로 카를로스는 다시 히히 웃더니, 으쌰 ! 하고 공성전에서 나갔다. 나는 한 참을 멍때리며 선임연구원 스칼렛이 보여주는 결과표를 한참 보고있다가, 자동으로 공성전에서 나갔다.
기분이 이상했다. 상당히도.
....
.... 좋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각색했습니다.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Cyphers_Life
사이퍼즈 다시하면 내가개다
여러분 즐거운 한글날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