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phers

  • [피터엘리] face to 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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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맞이꽃 [76급]

2015-07-16 08:5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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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소란스러웠다. 대부분 사람들이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이오비는 평소에도 외출이 잦은 편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었기 때문에 평소 이 시간대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굉장히 어수선했다. 루이스와 트리비아는 오랜만에 아침부터 데이트를 위해 준비 중이었고, 방구석 귀신이라며 엉덩이를 걷어차이기 일쑤였던 그 이글 홀든 조차 외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웅오빠 오늘 어디 가?"

 

엘리가 바깥의 소음을 이기지 못하고 잠에서 깨어나서 눈을 비비며 욕실로 들어가니 머리 모양을 가다듬는 이글이 보였다.

 

"오냐피터랑 싸우지 말고 놀고 있어라."

"어디 가는데."

"집에 잠깐."

 

엘리가 후응하며 못 믿겠다는 얼굴로 서 있자이글이 쿡쿡 웃고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너 그러고 있으니까 어릴 때랑 진짜 똑같다."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어그대로 컸으니까 당연하지."

"쿡쿡, 피터 저 녀석도 똑같네."

"뭐야."

 

피터도 평소와 다른 분위기에 결국 잠에서 깬 모양이다아침이라 붕 뜬 머리와 반쯤 감긴 눈으로 욕실에 들어온 그를 보며 이글이 먼저 인사를 건네자피터가 대답 없이 고개만 끄덕거리며 세면대 앞에 서있는 이글을 살짝 밀쳐내고 물을 틀었다.

 

"얀마얼굴 보고 똑바로 인사 좀 하지뭐야가 뭐야 뭐야가."

"너 오늘 어디가?"

"집에 잠깐."

"평소에도 좀 그렇게 입어봐."

 

피터가 피식 웃으며 핀잔을 주자이글이 입술을 비죽거리며뭐하러 그래귀찮게어쨌든 난 간다하며 욕실을 빠져나갔다.

 

"피터넌 나한테 왜 인사 안 해?"

"맨날 보는데 인사를 왜 해?"

"참나어이없어뭐 잘 잤어라던가좋은 아침 같은 인사는 할 수 있잖아."

"네가 먼저 하면 되는 거 아냐?"

 

피터가 뭐 하러 아침부터 이런 말싸움을 거냐며 씻을 거니까 나가라고 말하자엘리가 내가 먼저 왔어라며옆에 서서 칫솔에 치약을 묻히고 입에 찔러 넣었다처음 둘이 만난 것이 벌써 10년 전 이야기가 됐다아이들은 소년 소녀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나이가 됐고온 마음과 머리가 어지러운 봄이 찾아왔다사춘기, 그들은 아이에서 남녀가 된 서로가 자연스럽게 불편해질 수밖에 없었다. 엘리는 눈을 어디에 둬야할지도 모르겠어서 이리저리 굴리기 바빴고, 피터는 잠깐 닿은 것도 신경 쓰이고 말을 섞으면 괜히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아예 대화를 나누지 않기 시작했다. 하여튼 그들은 서로 한 지붕에 산다는 것이 슬슬 부담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런 중에 오늘은 단둘이 있어야 했으니 흐르는 공기조차 껄끄러워서옆에서 얼굴을 씻는 엘리를 바라보며 피터는 근처로 산책이라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밥 안 먹어?"

 

엘리의 말에 피터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누가 요리 할 건데?"

"내가"

"네가?"

"뭐야그 말도 안 된다는 표정은"

"당연히 말도 안 되지너 요리 해 본적은-"

 

피터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엘리가 아일랜드 위에 있던 레몬을 피터 쪽으로 던졌다피터는 순간 날아오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도 하지 못한 채, 하던 말을 멈추고 날아온 레몬을 잡았다.

 

"일단 요리하기 전에 재료부터 막 다루지 말아야 할 거 같은데."

"조용히 하고 거실로 꺼져버려밥 다 되면 부를 테니까."

"알겠습니다부디 다 태워먹지만 말아주세요."

"!"

 

엘리가 다시 레몬을 집어 들자 피터가 얄밉게 웃으며 거실로 도망쳤다이러고 있으니 그래도 예전 같은 느낌이 난다엘리는 냉장고를 살피고는 재료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사실 재료랄 것도 없다. 하필 오늘 먹을만한 것들이 뚝 떨어져서 매일 먹는 빵과 소시지뿐이었기 때문이다. 뭐 굽기라도 잘 구워서 내주면 되겠지. 스프라도 할까이렇게 재료가 없을 줄 몰랐던 터라 꽤 당황했지만아침이니 아침밥은 먹어야했다그리고 무엇보다 저렇게 얄밉게 놀려대는 피터의 입을 콱 틀어막아주고 싶었다엘리는 조리대위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재료를 죽일 듯이 바라보다가 드디어 무언가 생각난 모양인지 소매를 걷어 올렸다.

 

"다 됐어빨리 와!"

 

엘리가 부르는 소리에 피터가 느린 걸음으로 식탁으로 향했다꽤 좋은 냄새가나서 기대는 됐지만요리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으니 걱정이 더 컸다소시지 굽는 냄새는 다 좋으니까그런 생각을 하며 피터가 들어선 주방 식탁 위에는 제법 그럴싸한 요리가 놓여있었다.

 

"네가 한 거 맞아?"

"그럼 누가했겠어지금 이 시간에 브라우니라도 왔겠어?"

"그러네."

 

피터가 잘 보여주지 않는 부드러운 미소로 대답했다엘리는 그 표정에 당황해서 빨리 먹으라고 더듬으면서 말하고는 의자에 앉았다.

 

"어릴 땐 브로콜리를 그렇게 싫어하더니."

 

피터가 접시 위에 놓인 브로콜리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싫어해도 먹어야 했으니까그리고 그게 당연한 걸."

 

엘리는 브로콜리부터 포크로 쿡 찔러 입에 넣고 우물거리며 대답했다어릴 때와 달라진 것은 너무나도 많다하나부터 열까지 그때와 같은 것은 없다나이말투서로를 보는 눈빛 같은 것조차 그때와 같은 것이 없어도 이 아이에게 그리운 향수를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나보다피터는 오랜만에 자신이 남기지 않고 식사를 끝냈다는 것을 알아챘다.


엘리는 접시를 치우고는 거실 소파에 앉아있는 피터에게 자연스럽게 커피를 내어주었다평소에는 아무 생각 없이 받아 마셨을 커피인데 그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예전 같았으면 안 마셨겠지커피 싫어했으니까.'

'이렇게 있으니까 좀 부부 같은 느낌도 들고'

'부부?'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대체.'

 

생각이 길어질수록 커피는 점점 식었다그때 엘리가 뭔가 재미있는 게 생각난 모양인지 그를 급하게 여러 번 불렀다.

 

"피터피터!"

"……."

"피터!"

"."

 

피터가 귀찮다는 티를 내며 느리게 고갤 들어 엘리를 바라보자엘리는 커피와 함께 가져온 쿠키를 오독오독 씹어 먹으며 말했다.

 

"다 부숴버리면재밌을까?"

"……?"

"~숨어라."

"?!"

 

엘리가 몇 마디를 하자처음에 피터는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알아듣지 못 하다가갑자기 파도치듯 밀려오는 옛 기억에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지며 소릴 빽 질렀다.

 

"엘리노어!"

"꺄흐흐흐"

 

평소에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또래치고는 점잖은 편에 속했던 피터지만이런 종류의 민망함은 그에게도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다엘리는 배를 잡고 웃기 시작하다가 한 마디를 더 하고 자릴 일어서서 도망쳤다.

 

"누나한테보여줄래."

"!!!"

 

피터는 드디어 참지 못 하고 도망치는 엘리를 잡기 위해 거실을 뛰어다녔다그러다가불현듯 옛날 엘리의 말버릇이 떠오른 피터는더는 엘리를 잡으려고 뛰지 않고 그대로 우뚝 서서 엘리가 있는 쪽으로 크게 소리쳤다.

 

"엘리 예뻐!?"

"!"

 

엘리가 온몸에 소름이 쫙 돋은 채로 뒤로 고갤 돌리니눈을 마주친 피터가 능글맞게 씨익 웃으면서 벌써 많이 식어버린 커피를 한 번에 쭉 들이키며 다시 입을 열었다.

 

"이 커피 엘리 거야!"

"!!! 모나헌!!!"

"엘리 몰라~!"

 

엘리는 나이를 먹으면서연합의 여자들과 비슷한 성격의 아이로 자라났다그러니까예전처럼 애교를 부린다던지웅얼거리는 소리를 낸다던지 하지 않는다어렸을 때 했던 행동들이니 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었을 텐데도 불구하고 엘리는 유독 그 과거를 부끄럽게 생각했다아마도 연합의 여자들 중 그런 성격의 여자는 없기 때문에 더욱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을 것이다.

 

"청소시간!"

"~"

"조금사나워질지도크큭"

"나와랏마법봉!"

 

한참을 기억나는 만큼 서로의 부끄러운 대사와 기술을 말하던 그들은 지쳐서 바닥에 드러누웠다그때 엘리가 먼저 키득거리며 웃기 시작했다.

 

"푸하하"

 

그 웃음소리가 피터에게 옮아서 피터도 피식거리던 웃음을 참지 못 하고 팡 터트렸다


"큭큭"

"하지 마! 진짜, 왜 부끄럽게 그런 걸 자꾸 말하는데?"

"너야 말로"

"하으, 근데 너무 웃겨."


그렇게 한참을 웃다가 겨우 정신이 든 그들은, 드디어 보았다

자신들이 난장판을 만들어 놓은 집을.

 

"피터. 이거 우리가 이랬어?"

"아, 음…. 아마도"

"오늘 다들 몇 시에 온다고 했지?"

"시던?"

"지금 몇 시?"

"네 시 삼십오 분."

"꺄아아악!"

 

*

 


"그래서그런 쓸데없는 이유로 이렇게 집을 어질러 놨다너희가 아직도 여섯 살여덟 살인 줄 알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빨리 치워!"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시끄러워네가 먼저 시비 걸었잖아."

"이것들이 진짜또 싸울래!?"

"……."

"……."

 

 

 

 

 

 

 Fin 

 








- 후기 정말 간만에 쓰네요!! (글을 안 올려서!!!) Y님 커미션 입니다. 항상 감사합니당! 사랑해요♥
- BGM은 Hirohashi Makiko의 RELAXING PIANO (Disney), 처음 곡으로 나오는 음악은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입니다.
- 둘이서 흑역사를 들추면서 만담하는 것이 보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추가된 장면인데, 오히려 쓰면서 혼자 낄낄 웃은ㅋㅋㅋㅋㅋㅋ 분명히 얘네 둘 다 본인들의 지금 대사를 부끄러워할거 같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다른 걸 넣어볼까? 했다가, 그런 부분에서 캐붕이 생기는 건 싫어서... 원작에 있는 그대로를 가져와서 썼습니다. 피터 경우엔 엘리보다 더 부끄러운...(차마 말을 잇지 못 하며)
- 글 초반에 이글이 집에 간 이유는 나중에 글로 쓸까...해요. 이렇게 말하니까 엄청난 거 같은데, 사실 별 거 아니고... 다이무스가 잠시 불러서 갑니다. 이것도 가족모임, 아버님과 어머님에 대해서 쓰고 싶어서, 커미션 끝나고 저도 좀 여유롭고 할 때 써보려고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가 오락가락하고, 이제 비도 온다고하니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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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예~예~ 모든 것은 신의 뜻... 불허합니다. 의외군요. 나 원 참... 시작할까요? 강화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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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흐응? 흐으으응?! 척! 칫.. 좋-았어! 엥? 후에엥-!!
칫 엄숙하고 근엄하고 진지하다 믿습니다 내 안의 ...가 깨어난다 영업 중 할많하않 충격! 공포! 둠칫 둠칫 두둠칫
파이팅!! 고마워~ 졌어... 히힣 극대노 미안! 거울 앞에서 자의식 과잉된 십대 라이언
저는 지금 극공입니다. 훠이훠이 하.하.하. 매우 화가 납니다. 총기 손질중입니다. 저와 한 판 붙어보시겠습니까? 당신에 대한 정확한 진단 안돼!
뭐가 궁금하죠? 축하드립니다. 너에게는 뭐든 주고 싶어. 칭찬 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내겐 보여, 너의 죽음 당신을 믿습니다. 이런 미래는 싫어!
감사합니다. 기쁩니다. 축하합니다. 칭찬해 드리죠. 놀랍군요. 심기가 불편합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짝.짝.짝.짝 고마워... 멋있어... 지금 이게 뭐하시는 거죠? 대다나다 히에엑... 헉!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해!!!!!
옳소! 감탄했습니다. 흐음 후회할거요! 감사합니다. 놀랐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색) 축하드립니다. 칭찬해 드립니다. 놀랍군요. 매우 화가 나네요. 큰 충격입니다. 놀랍군요.
이럴수가... 감히! 네가! 아니?! 장하군! 응?! 좋다! 그건 아니다! 고맙다!
감사합니다 잘 못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좌절상태입니다 감탄했습니다 칭찬합니다
멋지군! 좋았어! 하하! 축하하오! 아아.. 5분전인데. 커피한잔 하겠소?
승리의 정유년! 정의로운 새해복! 극.한.공.성. 복! 받아랏! 음~ 직장인의 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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