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설정집 [사이퍼 전투력 보고서 14. 신령의 하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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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1 10:14:47
* 위 글은 사이퍼즈 스토리와 무관한, 글쓴이의 허구한 망상입니다.
기존 스토리에 충실하여 제작하였지만, 어디까지나 망상이니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음을 알아두세요.
* 글의 저작권은 마도학개론에게 있습니다.
* 도움을 주신 포도맛바,나는단백질이다 님 외 많은 분들 감사합니다.
목차
1. 능력의 원리
2. 능력의 발현
3. 전투력 보고서
4. 장비 보고서
작성자 : 지하연합 참모 토니 리켓.
세계의 동쪽 끝에는 작은 농업국가인 조선이 있는데, 그 곳에는 유독 사람들이 무속신앙을 섬긴다고 한다. 특히나 그 곳엔 신령(神靈) 이라는 존재를 모신다고 한다. 사실 유럽의 경우에도, 퇴마사(exorcist) 가 유령이라 불리는 존재를 퇴치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무당과는 다른 의미이다.
사실 령의 존재는 고대에서부터 존재해왔는데, 이는 수 많은 역사서를 보면 알 수 있다. 신의 신탁을 받아 나라의 길흉을 점치며 더 나아가서 사람의 운명까지 점칠 수 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물론 조선에도 신은 있으나 엄연히 신과 신령은 다르다.
신령이란 존재는 흔히들 원한을 풀지 못해 구천에 떠도는 영혼들이 대다수이다. 그 한의 크기로 짐작해 신령들의 강함과 약함을 구별짓고 더 나아가서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신이 될지, 파멸과 분열을 일으키는 악령이 될지를 가름할 수 있다.
한편 거대일식 이전에는 이 존재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매개체, 즉 동양에서 불리는 '무당' 과 서양에선 '샤먼' 이라고 불리는 존재로 느낄 수 있었다. 각각은 신을 섬기며 이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 예언이나 빙의 따위를 걸며 느끼게 해주었으나, 동양과 서양에서는 이 두 직업을 자신의 몸을 내주는 천한 직업으로 생각하였다. 이 경우는 일부 지역에 따라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무당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신을 섬기는 동시에 자신이 모시는 신보다 약한 령들을 제압하거나 쫓아내는 일 따위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곤 했다.
조선에선 귀신을 두 가지의 종류로 나누는데, 이는 사람에게 좋은 행동을 하게 되는 선신(대신)과 악한 행동을 하는 악신(지박령,잡귀 등.) 으로 나누었다. 선신의 경우 자신과 인간을 이어줄 인간(무당)에게 접근하여 자신을 받들게 하도록 하는데, 이를 거부하면 가족이 몰살당하거나 자신이 화를 입는 등 매우 안좋은 일이 일어난다.
그렇다고 신을 받아서 좋을것도 없다. 평생을 신의사자로 살아야 하며 자신의 후손에게 이 끔찍한 운명을 대물림 해줘야 한다는 점 때문에 신에게 눈에 띄면, 극단적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보통 무당이 령을 제압하는 방법은 부적이란것을 사용하는 것이다. 사실 표면적으로는 비단이나 천조각 따위에 닭의 피로 맑을 청(淸)이라는 한자를 써서 귀신의 접근을 막는 방식이였는데. 아시아의 한 능력자는 부적과 령을 동시에 사용한다고 한다. 그에 따라 부적의 '진' 안에 있는 모든 물체를 자신이 조종하는 령이 임의적으로 신체 활동을 둔하게 만들며 심하게는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선신이나 잡귀가 인간에게 보이지 않는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 중 하나는 '빙의' 이다. 한마디로 귀신에 씌이는 건데 령이 사람의 몸속에 들어가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령을 밀어내고 자신이 몸의 주인인 양 행동하는 것이다. 악귀들은 사람의 몸을 장악해서 자신의 전생에 이루지 못한 업을 해결하려고 해서 문제가 생기게된다. 혹은, 복수를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이기도….
조선은 특히나 이런 일이 많이 발생해서 무당의 힘을 빌려 퇴치하곤 했는데. 거대 일식 이후 전세계적으로 모든 신들의 모습이 형상화 되어 나타나는 일들이 많이 생겨서, 빙의라는 현상은 점점 사라지는 듯 했다. 가뜩이나 생계를 유지하기 힘든 무당은 점점 더 나락으로 몰리게되었고. 급기야 자신의 운명을 거스르는 사람들도 보였다.
거대일식이 일어나고 워낙 흉흉한 세상이 되어 령이란 존재는 더 이상 특별한 존재가 되지 않았지만, 조선은 쇄국정책으로 인해 정보통이 느려서 사람이 염동력이나 능력을 사용하는것을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무서워하고 멸시했다.
그 당시 '대조선국' 을 지배하던 '일본제국' 은 빠른 서양과의 교류로 인해 능력자의 정체들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한 일본국내의 능력자들을 모아 조선내의 위협이 되는 모든 능력자들을 쓸어서 제거하거나 자신들의 편으로 만들어 전쟁에 내보내려 했었다. 이는 조선제국의 당시 황제였지만 강제폐위 당한 순종황제가 특별비밀어명을 내려 조선내의 모든 능력자들을 특수 군대를 조직하여 항일 운동을 일으키려 했었다.
그 중 무당이란 존재들은 조선과 일본 두 진영에게 령, 즉 신을 형상화 한다는 점에 조사를 당했지만, 무당들은 신의 명령에 움직이고 그들을 이길 수 없다는 제한적인 조건 하에 항일 운동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의 능력자를 보면 그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아시아의 인구수를 본다면 조만간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능력자의 수도 서양을 넘어설 것이다. 세계대전에서나, 능력자 전쟁에서나 아시아 능력자들을 모아서 군대를 소집한다면 이는 분명 전 세계적으로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지금 아시아에 손을 뻗치는 '그랑플람 재단'은 이미 아시아에 능력자를 두명 이상 보유 해놨다고 한다. 그리고, 그 능력자 중 한명은 위에 서술한 무당이라고 한다. 아니, 무당과는 조금…. 아주 많이 다른 능력자…. 원래 무당과 같은 신과 접촉하는 사람들은 능력의 한계가 '신' 이 전부여서 능력자로 분류를 하지 않았지만. 이 능력자는 놀랍게도 신을 직접 컨트롤 한다고 한다. 또 신을 여러번 집어 삼켜서 이젠 자신이 '신' 인줄 알고 착각한다고 한다.
인류 역사상 이런 능력자는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긴 힘들것이다. 신을 다루는 능력자라니…. 직접 보기 전엔 매우 믿기 어려울 것 같다.
- 난중일기 [ 亂中日記 ]
일제에 의해 사라진 몇 페이지 中
선조 30년, 정유재란 발발.
'선조들께 간곡히 빕니다, 제발 이 땅에 구원이 있기를….'
[중략]
…칠천량[漆川梁] 에서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크게 패하여 군사 일만이 죽고 수군 전선은 대장판옥선을 비롯하여 약 열두척의 배가 남아있다.
……상감께서 신에게 수군을 폐하며 전군을 권율 장군이 이끄는 육군에 종사[從事]하라는 교지를 내리셨다 ….
상감의 명을 어기는 역도의 짓을 하여 그 죄를 달게 받겠으나…. 그 일에 대한 벌은 난이 끝나고 물어도 충분하다.
권율 장군께 수군에 필요한 군사와 병역을 지원해달라 요청하니, 우리의 군사를 하옥하였다. 나는 이에 상감께 글을 올린다.
[중략]
…벽파정 맞은 편에서 임준영이 불을 피워 적선 이백여 척 중 쉰다섯 척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하였고, 왜군이 곧 이 곳을 휩쓸고 지날 것을 느꼈다.
[중략]
조선의 앞날이 바람 앞의 등불이여서 내 군사들과 내 가족들, 우리 백성들이 걱정되어 잠이 오질 않았으나 김억추를 비롯한 많은 장수들이 잠을 청하라 하여 대장선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꿈에 '선신[善新]이 ' 나타나 나에게 이렇게 싸우면 필시 이길 것이다 라는 조언을 해주고 사라지셨다. 이는 내게 패배에 대한 의심을 사라지게 해주었다.
[중략]
명량에서 적선 백삼십삼[百三十三]여 척을 부수고 적장 구루지마의 목을 베었으며, 이로 인해 왜군의 전라도와 서해안 진출을 저지하였다.
틀림없이 조상신들께선 우리의 앞날을 봐주고 계신다….
세계의 동쪽 끝 반도에 있는 작은 나라, 동방예의지국 이라 불리는 나라 조선의 도읍지 한양에서 수십리 떨어져 있는 작은 도시의 변두리.
문학산이라 불리는 산은 저 앞 항구가 있는 도시에 비하면 분위기가 을씨년스러웠다. 그 산 중턱에는 기와집이 있었는데, 말이 기와집이지 겉으로 보이는 풍채는 마치 초가집의 그것과 같았다.
그 기와집은 다른 기와집과 다르게 안채가 있어야 할 자리에 신당이 자리잡고 있었다. 한편 대청마루에서 대자로 뻗어있는 소년은 선선해지는 바람을 받으며 낮잠을 청하고 있었다.
그 소년의 단잠도 잠시, 신당의 문이 벌컥 열리며 아버지로 보이는 작자가 나왔다. 문이 열리며 벽에 부딪혀서 꽤나 큰 소리가 났는데, 그 사람이 내는 소리는 더 컸다.
"하랑 이눔아. 벌써 미시(未時. 13시~15시)이다!! 언제까지 그렇게 잠만 잘것이냐?"
하랑은 눈을 뜨며 잠이 채 가지 않은 표정을 지으며 부스스 상채를 일으켰다. 아버지는 내키지 않다는 듯 하랑옆에 일본식 화폐 꾸러미를 툭 던졌다. 하랑은 돈과 아버지를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일본화폐여서 그런지 좀 언짢은 듯 했다.
"뭘 보고 있느냐? 저잣거리에 좀 다녀오거라."
"하지만 아버지, 그제 다녀 왔잖습니까?"
"말대꾸 하지 말거라. 내일 굿이 있다. 그리고 인석아. 보름뒤면 중추절(추석)이다. 조상께 잿밥이라도 올려야 하지 않겠느냐?"
'무당따위나 하며 신령이나 모시면서….'
하랑은 말을 듣고 화폐를 들며 작게 중얼거렸다.
"근데 갑자기 왠 굿이랍니까? 명절 전에…."
"글쎄 그건 나도 보지않아 모르겠고, 이름이 이린이라고 하던가? 아랫마을 이종방 선생댁 처자라고 하더군…."
하며 아버지는 마룻바닥에 있는 양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하랑은 그 모습도 탐탁치 않아 한 마디 할 수 밖에 없었다.
"양담배가 얼만데 태우시는 겁니까? 건강은요? 그 돈으로 저 쓰러져가는 기와 문풍지라도 발라쓰면 이번 가을 겨울 따듯하게 나겠습니다."
"내 육신은 이미 다 쓰러져 가는 판국에 일 없다. 그리고 인마, 굿을 해달라며 선불로 담배와 저 일본화폐들 조금 주고 간게야. 얼마나 급했으면…."
하랑의 아버지는 담배 연기를 뿜으며 하랑을 쳐다봤다.
"아부지…. 제발 이 일은 그만 두면 안돼겠습니까? 선조들은 어찌하고 저런 잡귀들만 모시는겁니까…. 어머니 위패 모실 공간도 없지 않습…."
아버지가 버선발로 달려와서 하랑의 뺨을 후렸다. 짝하는 소리가 정초에 흰떡치는 소리가 났다. 뺨이 화끈하더니 이내 붉어지며 얼얼해졌다.
"이 놈! 가만히 듣고 있었더니 못하는 소리가 없구나. 내가 좋아서 무당짓을 하는 줄 아느냐? 그저 하늘이 내린 팔자가 그러려니 하면서 사는거지. 내가 다 너를 위해 이 일을 하는 것이다. 하늘의 뜻을 거역하면 네게 큰 화가 미친단 말이다."
"하지만…."
"그만 됐다! 어서 나가보거라."
하랑은 한참을 아버지를 쳐다보더니 맞은 뺨을 문지르며 뒤돌아 문을 열고 나갔다. 문이 삐그덕 거리며 구슬프게 울어댔다. 아버지는 한참을 대문을 쳐다보다 다 타들어가는 담배에 따끔함을 느끼며 떨어뜨렸다. 바닥엔 돈이 떨어져있었다.
아버지는 돈을 집어 하랑을 부르러 나갔지만 이미 하랑은 저 멀리 내려가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릴리가 없었다.
"저 녀석…. 돈도 안 들고 가고."
한참을 내려가던 하랑은 신시[申時. 15시~17시]가 다 되어서야 저잣거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항구가 근처에 있어서 바닷바람이 타고 코를 자극했다. 여기저기 둘러보니 돈을 두고 왔다는 걸 그제서야 눈치챈 하랑은 집으로 돌아갈까 한참을 망설였다.
멀리 산중턱을 바라보니 불을 떼는지 연기가 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뒤돌아 시장터를 보니 여러 사람들이 뒤엉켜 왁자지껄 즐거워 보였다. 더 이상 저런 삶에 돌아가고 싶지 않음을 느끼고 속 깊은 곳 아버지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하랑은 그것이 반항심이 되어 나타났다.
저녁이 되어 항구엔 바닷물에 반사된 노을빛이 가득했다. 주막을 제외한 많은 사람들은 행상을 챙겨 떠났고 곧 여기저기 불도 꺼져갔다. 하랑은 집에 가야만 했지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그 곳에서 잠을 청해야만 했다. 바닷가의 습한 바람이 하랑의 잠을 방해했지만 와해 되어가는 집보단 낫겠다고 생각했다.
묘시[卯時. 5시~7시 ]가 되었다. 타종과 함께 성문이 열렸다. 하랑은 그에 맞춰 빠져나왔다. 반항심에 들어가지 않은것이지만 속으론 아버지에게 큰 불효를 저지른게 아닐까 싶어서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하랑의 어깨를 누군가 붙잡았다. 하랑은 속으론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놀란 기색없이 붙잡은 사람을 쳐다봤다.
"길 좀 뭅시다. 이 곳이 인천항이오?"
하랑은 그 사람의 풍채를 한번 살펴보았다. 조선사람 같진 않고 기운이 썩 왜놈같았다. 조선말을 하는 일본인은 그리 많지 않았기에 일단 경계를 하고 봤다.
"그런데요."
"고맙소."
그 남자는 뒤돌아 가려다 멈춰서서 하랑에게 말했다.
" 혹, 이린 이라는 여자를 아시오?"
"모르오."
하랑은 최대한 무심하게 말을 툭 던졌다. 목소리를 얼마나 깔았는지 땅바닥이 꺼질 지경이였다. 그리곤 혼자서 궁시렁 거렸는데 그 소리는 또 신문고 두드리는 소리보다 컸다.
"린이라면…. 울 아부지 신당에 오기로 했던 처자같은데…. 린. 린 아주 여기저기서 린린 거리는구만. 얼마나 대단한 계집이기에. 흥 만나보면 알겠지."
그 남자는 말을 듣곤 멀어지는 하랑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진시[辰時. 7시~9시]. 집 앞에 다다른 하랑은 담장 너머 마당에 부적이 동아줄에 얽히고 섥혀 걸려있는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대문 앞에 섰다.
대문에 손을 짚고 열까 말까 한참을 망설였다. 그리고 문을 당기려고 하던 그때, 문이 앞으로 밀리며 하랑은 문에 부딪혀 뒤로 넘어졌다. 아버지와 아랫마을 이선생이 나왔다.
"지금이 몇 시인데 이제 들어오느냐."
하랑은 당황한 나머지 아버지와 이선생을 번갈아보며 쳐다보기만 했다. 그런 하랑을 보곤 아버지는 일으켜주며 속삭였다.
"이 놈. 어른을 보면 인사를 해야지?"
하랑은 정신을 추스린 후 이선생을 보며 목례를 했다. 이 선생도 목례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는 하랑에게 작게 말했다.
"흠. 방에 상 차려 놨으니 들거라."
"예."
바람이 불어 흙먼지가 많이 났다. 눈을 비비며 신을 벗어두고 방문을 열었다. 오래된 문이 삐걱거렸다. 문은 제대로 닫히지도 않았다. 대충 문을 놓아두고 상을 봤다.
방금 차린듯 김이 나고 있었지만 밥의 색은 좋지 않았다. 숟가락을 들어 한 술 뜨고 천장을 봤다. 천장 구석의 오래된 벽은 이미 허물어져 햇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하랑은 무의식적으로 눈길이 햇빛을 따라갔다. 그리고 하랑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햇빛을 따라가니 방 구석에 웬 피부가 희고 흑단같은 머리카락의 아름다운 소녀가 하랑을 두려운듯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너무 놀라 숟가락을 상에 떨어뜨렸고, 일어나서 소녀에게 다가갔다.
"누구…."
"나가겠사옵니다."
"아니…."
소녀는 옷을 추스리며 빠르게 일어나서 문을 확 열어재꼈다. 하랑도 동시에 그녀를 따라갔는데 소녀가 그만 급하게 일어난 나머지 한복의 끝자락을 밟고 뒤로 넘어졌다. 동시에 뒤에 있던 하랑에게 넘어졌고 둘은 같이 밥상쪽으로 쾅 하며 넘어졌다.
우당탕 하는 큰 소리가 나며 수저와 그릇들이 방안에 나뒹굴었다. 하랑은 벙쪄서 천장을 보고 움직이질 않았고. 그 소녀는 발목이 삔듯 삐끗거리며 일어나서 방문을 제꼈다.
밖에서 대화를 하던 어른들이 우당탕 하는 소리를 보고 달려왔다. 둘은 방의 상태를 보더니 물었다.
"방 꼬라지가 이게 뭐냐?"
"무슨 일인가…. 이린. 네가 한 짓이냐?"
린은 고개를 숙여 바닥을 쳐다보고 말이 없었다. 반면 이선생은 린에게 화가 났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 뒤에서 아버지는 하랑에게 눈짓을 줬다.
"린…?"
하랑이 혼잣말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일어나서 그와 조금 떨어진 뒤쪽에 서서 상황을 주시했다.
"남의 집에서 가만히 있진 못할 망정 신당 옆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저, 이린의 탓이 아닙니다."
하랑은 그녀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부르며 이선생을 말리려들었다.
"제가 갑자기 일어서서 당황한 나머지 일이 이렇게 된 겁니다. 죄송합니다."
하랑의 진심 어린 사과에 이선생의 화도 한풀 꺾인듯 했다. 린은 하랑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방을 다 치우고 나니 어른들은 다시 저 구석에서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린은 마루에 걸터앉아 마당에 내려앉은 참새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버지 쪽을 보니 보통 심각한 대화가 아닌 듯 싶었다. 보통 굿을 하자면 귀신에 홀려서 잠깐 대화를 하지만 이 대화는 오래갔다. 하랑은 순간 심각한 생각을 했다. 집을 팔아야 하나? 역병에 걸렸나? 몰래 다가가서 귀를 기울였다.
"이 선생, 다시 말하지만…. 귀신의 문제가 아닌 것 같단 말이야."
"아니, 이명…. 자네가 모르겠다고 하면 저게 무슨 일이란 말이야."
아버지의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좀 더 귀를 기울였다.
"그…. 요즘 이상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지 않는가? 그게 서양에선 능력자라는 존재라고 부른다는 것 같은데."
"능력자? 그런 헛소문을 나한테 믿으란 건가?"
언성이 점점 높아졌다.
"그럼 저 아이 주변에 있는 물건이 혼자 움직이고 그걸 저 아이가 당기는 건 어떻게, 그 사이퍼라는 건가 저 아이가? 이보게 이명. 돈은 충분히 주지 않았는가. 그냥 굿만 해보란 이 말이야."
아버지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이선생을 쳐다봤다.
"아이 참…. 그래도 선불은 받았으니 해보겠네. 정 안돼면, 그 소문이 확실한것일지도."
대화가 끝나가자 하랑은 고개를 돌려 린쪽을 바라봤다. 마루에 아무렇게나 방치되어있는 어머니의 위패가 흔들리고 있었다. 마당을 보니 돌맹이들은 자잘하게 린쪽으로 굴러가고 있었다.
오시[午時]가 되자 신당쪽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굿을 한다는 소문이 퍼졌는지 구경꾼들이 마당을 둘러쌌다. 신당에서 아버지가 무복을 입고 나오셨다. 린이란 그 처자는 마당에 쳐진 부적진 중앙에 앉아 땅을 바라보고 있었다.
흥겨운 무당의 노래, 그리고 구경꾼들의 웅성거림. 아버지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 것을 지금껏 봐온 하랑이지만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는다. 눈빛이 달라진 아버지는 린을 노려보았다. 린은 신령 때문인지 공포심 때문인지 몸을 떨었다.
굿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주변에 린 쪽으로 큰 바람이 불며 여인들의 치마 저고리나 머리카락이 린쪽으로 강하게 당겨졌다.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담장을 붙잡았다. 아버지가 굿을 끝내면서 주문을 외자, 신령이 형상화되어 린의 주위를 맴돌았다. 주위에 결계 비슷한것이 생기며 강력한 인력이 멈췄다.
방금 전 신령이 눈 앞에 보인것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놀란듯 싶었다. 아버지도 간만에 하는 굿이라 자신에게 문제가 생긴건지 걱정스러운 표정이였고,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떠났다. 원래 하랑에겐 귀신들이 눈에 보였기에 상관이 없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놀라는 걸로 짐작할 수 있었다. 다들 그 '사이퍼' 의 정체를 몰랐다.
하지만 방금 본 광경은 순식간에 마을로, 성으로, 그리고 궁에 다달았다. 황제는 항일[抗日] 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능력자들을 모으고 있었다. 일제 역시 이를 제압하며 조선을 누르려 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선팔도에 감찰관을 보내 의심스러운 자들을 제거혹은 고용해내고 있었다.
굿판이 끝나고 린은 혼자 앉아서 하늘을 쳐다봤다. 가을 하늘이 붉게 저물어갔다. 여전히 린은 주위에 물건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어른들이 말하는걸 엿듣길,
"성과가 있는겐가?"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그냥 허수아비에다 대고 소리친다고 말하는것도 아니지 않나."
허수아비란 말에 이선생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졌다. 그는 린을 한번 바라보더니 한숨을 쉬며 말했다.
"저걸 보게. 아직도 마물이 저 아이에게 남아 있어…. 가뜩이나 집안 사정도 안 좋고, 요즘 능력자인가 뭔가 헛소문이 파다한 와중에 저러면 우린 더 감당할 수가 없어."
"자네 사정 잘 알지만 나로썬 최선을 다하고 있네. 그러니, 삼일에 한번씩 신당에 찾아와서 신께 공양을 드리며 정성스레 기도하면 될지도 모르지."
"정말 부탁일세. 친구."
"내 힘 닿는 곳 까지 열심히 해보리다. 단, 이종방 자네도 내 사정을 좀 알아줬음 좋겠어. 내가 모시는 신령이 자꾸 하랑에게 접근하려 하네. 내가 우리 하랑이에게 이 빌어쳐먹을 일을 되물림 하지 않으려 시작한건데. 하랑 저 녀석은 철딱서니가 없어."
하랑은 말을 듣고 깜짝놀랐다. 요즘 자신이 신당에 관심을 두고 있었던 것을 아버지는 알고 계셨던것이다.
한참을 얘기하던 이선생은 린과 함께 돌아갔다. 달이 차고 있었다. 아버지는 돌아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사라질때까지 보다가 헛기침을 하며 들어오셨다. 날이 점점 추워졌다.
하루가 지나고 삼일이 지났다. 오기로 했던 린은 어디가 아픈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또 삼일이 지났다. 삼일에 한번씩 오라던 린은 엿새가 지나도록 오질 않았다.
하랑은 그저 아버지의 신당에 온 수 많은 사람들 중 한명이라고 생각하려 했다.
열흘이 지나고 추석까지 사흘이 남았다. 그렇게 린은 하랑의 기억 속 저편에 사라져 갔다.
그녀에 대한 생각이 저 만치 떨어져 있을때 즘 저녁에 마룻바닥에 누워있던 하랑의 등짝을 아버지가 세게 때렸다.
"하랑아, 그렇게 누워있으면 돈이 나오냐 먹을게 나오냐? 하루 온종일 누워서 궁싯거리기만 하지."
"네네 알겠어요 아버지. 움직일께요."
하랑은 어깨를 주무르며 일어났다. 아버지는 그 모습이 썩 보기 싫었다. 대충 신을 신고 대문을 열고 나갔다. 하랑은 도통 아버지가 이시간에 뭘 하라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무작정 걷다보니 산 아래쪽까지 내려갔다. 반딧불이들이 밤하늘을 별처럼 수놓아줬다. 그 반딧불이들을 따라 하늘을 보니 달이 보였다.
달빛에 몸을 맡긴체 숲속을 걸었다. 이파리들이 다리에 부딪히며 나는 소리는 귀가 간지러울 지경이였다. 정신없이 걷다보니 문뜩 십일일 전 신당에 굿을 받으러 온 린이 생각나던 참이였다.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하랑은 오른쪽을 쳐다봤다. 어떤 초가집을 일본군 병사들이 횃불을 들고 둘러쌌다. 조심스레 다가가 그 모습을 보니 린의 집이였다. 아버지께 듣길 과거엔 잘 나가던 집안이였다던데, 숲 속에 초가집이라니. 일본군들이 왜말을 쓰며 린의 가족을 위협했다. 다 쓰러져가는 초가안에선 린과 그의 동생들과 엄마가 이불로 그들을 감싸 안아주었고, 그의 아버지는 날카로운 괭이로 일본군들을 위협했다.
"오이, 아치 노키로![나와!]"
라며 왜말로 소리쳐댔다.
"왜놈들이 기어코 내 딸을 대려가려 하는군. 자, 이 빌어먹을 왜놈들아. 아이를 대려가려거든 나를 짓밟고 지나가라!"
일본군들은 잠깐 쑥덕이더니 총의 방아쇠를 일제히 당겼다. 총에선 불이 뿜어지며 총알들이 날아갔다. 그 총알은 날아가서 방과 목재 가구들, 그리고 린의 어머니까지 맞추었다.
린의 어머니는 총알을 다리와 가슴에 맞고 쓰러졌고 일본군은 재빨리 안으로 들어왔다. 눈 앞에 가족들이 쓰러진 것을 본 린은 갑자기 앞으로 나왔다.
그리곤 린의 손이 퍼렇게 질리더니 부셔진 나무 막대들과 날카로운 칼따위들이 일제히 린앞에 모였고 일본군들을 향해 서슬퍼렇게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가…가까이 오지 말아요!"
일본군은 이를 보고 잠깐 멈칫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모하게 돌진하던 한 병사는 린이 놀라서 손의 방향을 틀자 날카로운 칼들이 머리에 잔인하게 꽂히며 쓰러졌다.
린의 눈은 새하얗게 타고 있었다. 그리고 쓰러진 어머니의 안부를 묻는 아버지를 붙들고 마당 밖에 있는 횃불을 일본군에게 던지며 집의 밖으로 나아갔다.
하랑은 그저 일본군들이 파악하지 못하는 어둠 속에서 뒷통수에 돌맹이따위를 던져주는 일 밖에 하질 못했다. 린은 집 밖을 황급히 나가며 옆에 숨어있는 하랑과 눈을 마주쳤지만 미처 인사할 시간이 없어 촌각을 다투었기에 순식간에 아버지와 시야 밖에서 사라졌다.
추석 하루 전날이 되었다. 마을에선 린의 아버지가 린을 팔아버렸다는 말과 일가족을 몰살시켰다는 흉흉한 소문이 떠돌았다. 사실 그런 일엔 별로 신경을 쓰진 않았지만 이번엔 느낌이 달랐다. 자신이 그일의 목격자가 된것같은 기분과 린의 마지막 표정을 잊지 못했다.
아버지가 가지말라던 신당에 가 누워있었다. 그 곳에 가면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 아무 생각 없이 신당의 천장을 바라보니 잠이 들어 깊은 잠에 빠졌다.
몽환속에 빠지니 어지러운 느낌이 많이 났다. 근데 그곳에서 어떤 미묘한 존재가 하랑에게 말을 걸었다.
'아해야 아해야, 이리 오렴.'
……
…
[중략]
잠에서 깨어나니 추석 저녁이 되었다. 장장 24시간을 그 곳에서 잠잔것이다. 저잣거리에 내려갔다 온 아버지가 하랑에게 소리를 치고 있었다. 아직도 누군가 자신한테 속삭이는 것 같았다.
"이 놈 자식아, 여기가 어디라고 여기서 잠을 청하는게야!"
등짝을 두드리며 하랑을 내쫓았다. 집 뒷산에 있는 언덕에 앉아서 정신을 수습하며 하늘을 바라봤다. 달빛이 흐드러지게 산의 등선을 따라 퍼져갔다. 날이 어찌나 좋은지 저기 산 밑까지 보이는 듯 했다. 산의 풍경을 보아하니 싱숭생숭한 기분이 괜찮아졌다.
언덕에 대자[大]로 뻗어 보름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근데 또 뭐에 홀린 듯 잠에 빠져들었다. 잠에선 호랑이의 모습을 한 신령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해야, 내게 오렴.'
'니가 내게 오는건 어떨까?'
'기고만장 하구나.'
'정 그렇게 내 몸이 탐난다면, 나를 정복하거라 신령.'
신령은 하랑에게 달려들었다. 하랑의 눈 앞에서 보이는 영몽이 흐려져갔다. 어둠에서 무언가 자기를 공격하는 것 같았고 하랑은 오랜 시간에 걸쳐 그를 제압하는 느낌을 받았다.
눈을 뜨니 밤이 더욱 깊어져 있었다. 풀벌레 우는 찌르르 소리가 전보다 더 진해졌다. 가을이라 풀벌레도 살아남기 위해 발악을 하나보다. 아버지의 신당에 가보니 아버지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하랑을 쳐다봤다.
"너 무슨짓을 한것이냐 하랑?"
"예? 무슨 말씀…."
"신령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버지의 볼에 눈물이 타고 내렸다. 아버지에겐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였다. 이 지긋지긋한 운명때문에 자신의 모든것을 잃었던 아버지였기에 하랑이 말을 안해도 무슨 짓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아버지 전 아무것도 안했어요."
"아무말 하지 말아라."
아버지는 말 없이 하랑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리고 한참을 우시더니 집에 들어가셨다. 하랑은 자신이 뭔 짓을 한지 몰라 신당에 들어갔다. 전에 느껴지던 알 수 없는 기운이 자신에게 도는 느낌이였다.
그리고 뒤를 돌았다. 잔나비 령[원숭이] 이 신당을 타고 다녔다. 놀라서 뒤로 자빠졌는데 자령[쥐] 이 몸을 관통해 스쳐지나갔다. 그때서야 하랑은 자신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눈치챘다. 속으로 자신 내면에 있는 령들에게 소리쳤다.
'기묘한 눈빛의 령이여…니가 날 기다렸구나. 어디한번 나와 실컷 놀아보자!'
복잡한 생각은 뒤로하고 그 아이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보름전 저잣거리에서 들은 항일 능력자들을 왕께서 모집한다는 말이 생각했다. 준비할 짐도 없었지만 나름 보따리에 챙겨서 옷을 단정히 입고 동이 틀 때 까지 기다렸다.
아버지가 문을 열고 나오자 하랑은 바로 큰절을 올렸다. 아버지는 하랑의 얼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버지. 이 더러운 세상, 제가 이 능력으로 해결합니다. 반드시."
"힘들지 않겠느냐."
하랑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하룻밤사이에 철없단 자식이 강단있는 눈빛으로 아버지를 쳐다보고 있었다.
"일년이 되든, 십년이 됬든 아부지…. 부디 강녕하세요."
지난 세월동안 아버지에게 저런 말투와 눈빛을 보여준적이 없었다. 그리곤 대문 앞에서 다시 절을 올렸다. 아버지는 노잣돈을 쥐어주기 위해 방안으로 들어가서 돈을 꺼내 나왔다. 하지만 하랑은 이미 산을 내려가고 있었다. 멀어져가는 아들놈을 바라보며 아버지는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
"못난 놈…."
한양성에 내려간 이후부터 왕이 모집한다는 군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미 일본군에 의해 계획은 무산됬다는 소문만 돌았다.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확신한 하랑은 그저 길거리를 멤돌 수 밖에 없었다.
하랑처럼 그곳을 멤돌던 중국에서 건너온 남자가 하랑을 계속 주시했다. 하랑한텐 이미 다른사람이 범접할수 없는 분위기가 나오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떠돌던 하랑에게 서투른 조선말을 써가며 말을 걸어왔다. 그는 자신이 능력자 단체인 그랑플람 재단의 스카우터라고 소개했고, 한참을 둘이 얘기하더니 하랑은 숙소와 음식을 제공한다는 말과 강해지게 해준다는 말에 넘어가 그대로 중국, 그리고 유럽까지 향하였다.
서양에선 동양인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듯이 하랑은 모든게 신기해했고 그 남자를 잘 따랐다. 그 곳은 전쟁터였지만 하랑은 자신이 령들을 하나하나 삼켜가며 충분히 기고만장해 있던 상태였다. 그 상황을 즐기는 듯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상대 진영에 조선인 여자아이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더 자세히 들어보니 염동력을 사용한다고 했다. 자신 기억속의 그 아이와 정확히 일치하는 듯 했고 재단의 사람들에게 자기도 같이 가달라고 말했다.
여기저기서 총탄이 날아다니는 전쟁터에서 흑발을 한 여자아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하랑은 확신했다.
'어디한번 놀아보자!'
1 귀불침부 L
귀불침부[鬼不侵符]. 잡귀를 쫓아 버리는 부적이다. 원거리에서 령의 미세한 힘을 이용해서 부적을 붙이거나 타격한다. 여기서 잡귀의 의미란 다양하다. 적군을 잡귀로 표현하귀도 하고, 진짜 귀신을 표현하기도 한다.
무당들이 사용하는 기본중의 기본 부적으로써 뒤로 나아갈수록 만귀소멸부, 악귀퇴멸부 로 나아갈 수 있으나 하랑은 무당의 길을 걷지 않았기에 아버지에게 배운 귀불침부만 사용한다고 한다.
나아가서 이 부적에 맞게되면 령에게 정신이 흔들려 몸에 경직이 생긴다고한다. 전투중 이 부적을 맞게되면 아주 치명적일 수도 있겠다.
"하랑아, 만약 내가 죽게된다면 이 부적이 요긴하게 쓰일것이다. 잘 배워두거라."
- 하랑의 아버지 이명
2 제압부 R
하랑이 령을 완벽히 지배했다는 명백한 증거중 하나가 바로 제압부다. 이 특이한 부적은 아버지 '이명'이 굿을 할때 진을 치고 귀신을 제압하는 모습을 본떠 만든 부적이다.
억제 제[制]가 쓰인 이 부적은 자령의 힘을 부적에 씌워 손에서 빠르게 튕겨나가 하랑이 정신으로 지배하는 령이 원하는 위치에 정확히 그 자리에서 터진다. 터진 부적은 네개의 사방진의 모습으로 퍼져서 령의 힘으로 약하게 그 자리에서 돌게 된다.
제압부의 사방진 안에선 오로직 하랑의 공간이므로 그 안에있는 모든 생명체들은 하랑의 정신과 혼령들에게 정신의 일부를 지배받아 움직임이 둔화되거나 집중력이 낮아져 전투시 적군에게 공격을 잘 하지 못하거나 방어를 하지 못한다.
아군의 경우엔 하랑의 정신과 연결되어 있는 신령들이 적군과 아군을 구별할 수 있어서 특별히 빙의를 걸거나 몸을 포박하거나 하질 않는다고 한다.
3 령부-붉은개 LR
청렴부와 제압부는 령을 간접적으로 조종했지만 이 특이한 붉은 부적은 개 술[戌]자가 낙인되어 있다. 령의 힘으로 부적을 자신의 앞에 띄운다. 다른 무당들을 포함해 하랑의 아버지까지도 범접 할수 없는 경지이다.
정신을 집중하면 하랑의 정신력 범위 안에 있는 모든 적군에게 령들을 각인한다. 단, 정신력이 흩어지는 먼 거리에선 각인이 쉽게 풀려 쫓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붉은개는 빙의로 상대방으로 조종하는 방식 보단 개의 특성인 공격적인 령들이 일시적으로 형상화되어 상대방의 정신을 순식간에 뚫고 뒤흔들어 놓는다.
워낙에 날쎄고 빠른 령이기 때문에 형상화된 순간에도 지형을 무시하고 뚫고 지나간다. 그렇기에 전투시에 하랑의 정신 범위 안에 들어가게 된다면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4 령부-서생원 SL
붉은 개의 '술戌' 부적 과 같은 부적이지만 이 부적 뒷면엔 십이간지 중 쥐를 뜻하는 '자子'가 낙인되어 있다.
붉은개 부적은 띄워놓고 집중을해서 날쎈 개 신령을 소환했지만 서생원 부적은 띄워놓고 부적을 강하게 치면 그 안에 하랑과 연결되어있는 잠들어 있던 강하고 빠른 쥐 신령이 앞으로 튀어나간다. 속도와 데미지로는 쥐영령이 훨씬 강하다.
쥐의 특성상 빠른 몸놀림이 생명이지만 크기로는 개 신령과 비슷한 정도이다. 그 이유는 일단 쥐와 개의 형상화 수가 엄연히 다르다.
그리고 하랑은 자령[쥐]을 공격용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 어떤 신령보다도 더 집중해서 형상화 했고 술령[개]은 령 혼자 목표를 찾아 나아가지만 자령의 경우엔 하랑이 직접 부적을 치기 때문에 그 속도가 빠르고 피해량이 매우 크다. 그런 자령은 술령과 달리 지형을 무시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간다.
쥐 신령이 세마리가 한꺼번에 나간다면 그 역시 크기가 줄어들고 사물을 뚫을 만큼 가벼워질 것이다. 만약 하랑의 능력이 발돋움 하여 쥐 영령을 한꺼번에 세마리씩 소환해낸다면, 정말 강력한 사이퍼로 성장할 수도 있을것이다.
결박부 F
적에게 푸른색의 부적 뒷면에 뱀 사[蛇] 자가 각인되어있는 부적을 붙인다.
사령은 다른 령과 달리 말 그대로 결박을 하기 위해 만들어진 부적이기 때문에 하랑이 직접 붙인다. 어디에 붙든 일단 붙기만 하면 다른 영혼을 감지한 사령은 그 즉시 빠르게 부적에서 사출되어 나와 몸을 감싸고 뼈를 으스러뜨린다. 거기서 나온 뱀은 자신의 몸으로 감싼 적을 물어 뜯는다.
부적 자체의 완성도는 다소 떨어지나 적의 몸을 일시적으로 제압하기엔 아주 효과적인 부적이다.
표식-, 호령-잔나비 Q, SP
표식
원숭이령을 반 형상화 하는 신[申] 부적을 표식해둔다. 이 부적은 령의 힘으로 인해 반투명 상태가 되어 잘 보이지 않게되고, 그 곳에 인간과 가장 흡사한 모습인 원숭이 령을 소환해둔다. 부적의 힘이 강할수록 원숭이 령과 하랑의 정신이 닿는 거리가 멀어지고, 그 결과는 전투에서 안전함을 유지해준다.
호령
신령에게 하랑에게 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물론 정신력이 닿는 영향력 안에서만 행사할 수 있다. 소환되어있던 잔나비가 빠르게 이동해서 준비되어 있는 하랑의 손을 잡고 부적이 있는 곳으로 즉시 이동시켜준다. 하랑과 원숭이는 손을 잡는 즉시 하랑도 반령 상태가 되어 잔나비와 함께 이동할 수 있다.
"저 조선인, 지금 무얼 하는 것이냐?"
- 하랑의 잔나비를 본 호타루.
청령부 H
빙의된 자에게 사용하면 악귀가 달아나고 악[惡]한 자에게 쓴다면 마음이 깨끗해지고 정화된다. 많은 무당들이 부적에 맑을 청[淸]자를 써서 효과적으로 악귀들을 퇴치한 방법으로써 인간 내면의 악한 마음을 깨끗이 정화시켜주고 정신을 정화한다. 이 부적이 사람에게 붙게되면 순간적으로 점화되어 악한 마음과 함께 사라진다.
하랑이 전투전에 부적을 태우는 행위는 조선의 무당들의 풍습에서 따온 것으로 청령부를 태움으로써 자신의 검은마음을 태워버리고 말 그대로 청의 경지에서 싸우기 위함을 뜻한다.
괴력난신 E
괴력난신
하랑이 신령 형상화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기술. 기존엔 하랑의 아버지 '이명' 이 모시고 있던 신령이였으나 지금은 하랑이 자신의 온전한 정신력으로 호랑이 신령을 지배하고 있다.
전방엔 호랑이 모양의 그림을 세기고, 후방엔 호랑이를 뜻하는 동방 인[寅]자를 각인하였다. 괴력난신이 된 호랑이는 크기도 어마어마하고 사람을 직접적으로 물어뜯고 공격할 정도로 하랑의 정신력의 실체라고 볼 수 있다. 부적 여러개를 신령의 힘으로 전방에 띄운다음에 명령을 내리면 전방으로 완전히 형상화된 백호가 뛰쳐간다.
다른 부적들은 오방색에서 유래하는 음과 양을 뜻하는 푸른색과 붉은색 부적을 사용했지만, 그 그릇을 담기엔 부적의 한계가 너무도 컸다. 하랑은 이 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적을 순결과 진실을 상징하는 백색을 사용했다.
지금은 하랑의 능력이 호랑이를 직선으로 뛰어가게 하고 물어오는 것 밖에 못하지만 나중엔 호랑이 자체를 전장에서 뛰어놀게끔 할 수도 있을것이고, 하랑도 자유롭게 다른 기술을 사용할 만큼 성장할 것이다.
"저 능력, 기[氣]와 연결된 것일까…."
- 하랑의 수련을 지켜보던 티엔 정
호기만장
: 호기로운 기세가 넘쳐 흐름.
하랑이 출타를 결심했을 때, 굿을 하고 다 태워버리지 못한 부적줄을 이용하여 즉석으로 만든 손목 보호대. 처음엔 누더기였으나 좋은 재료들을 덧대어 내구성이 튼튼해졌다. 하랑이 능력 발현한지 얼마 안돼어선, 빙의와 관련된 일종의 현상으로 손이 떨려왔다. 이 보호대는 손에 적당한 압박을 주어 손에 힘을 주기 더 좋아지고 떨림도 막아주었다. 디자인도 꽤 괜찮다고 생각한 하랑의 자존심은 더욱 더 호기만장 해졌다고. 덧붙여서, 신당에서 쓰던 부적줄이라 신기가 조금이나마 남아있어서 손에서 사용하는 부적에 기운을 더 보탤 수 있다고 한다.
마파람
: 남풍 혹은 맞바람.
평소에 하랑이 아끼는 두건끈. 머리를 자르면 조상에 대한 불충이자 불효인 조선에선 여름엔 남자들이 앞머리와 옆머리를 처리하기 곤란하다. 아버지가 장터에 나가 없는 돈 긁어모아 비싼 비단에 수제로 문양을 박아두셨다. 덕분에 출타 이후에도 잃어버리면 안돼는 물건이 되었다. 항상 머리에 아버지가 주신 물건이 있다 생각하고 자존심을 잃지 않는다.
칠전팔기
: 일곱번 넘어져도 여덟번 일어난다.
본래에는 저고리 속에 입는 속저고리였으나 습고 덥한 날씨에 티엔이 유명한 직모장인에게 맡겨 개량한복으로 저고리만 입게끔 해주었다. 안에 모시나 삼배를 껴 입어도 되지만, 귀찮아 하는 성격 탓에 맨몸에 입기도 한다. 그럴때마다 티엔이 나무라기도 하지만 굴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입고다닌다. 그래서 항상 티격태격 싸우는 진풍경(?)이 연출되지만 항상 티엔이 하랑을 이겨서 하랑은 눈에 불을 켜고 티엔을 이기려고 맹수련 중이다.
가온누리
:세상의 중심.
값 비싼 중국의 허리 보호대로써 티엔이 재단 입사 축하 선물로 넘겨준것으로 알려져 있다. 금박이 되어있고 촌스럽지 않은 디자인에 허리에 달려있는 장식은 떼어버리고 자신이 직접 만든 장신구를 붙인다. 가끔씩 호아호신부를 달고 다닌다. 이 역시 남한테 선물을 받은것이라 매우 아낀다고 한다.
높새구름
: 산 능선을 타고 올라오는 구름.
가만히 바위에 앉아 풍류를 즐기던 티엔이 뒤에 물을 길어오는 하랑에게 말을 건냈다.
"하랑아, 저기 넘어오는 높새구름을 보거라. 천천히, 아주 느긋하지 않느냐?"
"아오 씨, 사부. 물 길어오는거 말고 강해지게 해달라구요!!"
하랑은 물 양동이를 내동댕이 치듯 내려놨다. 물이 사방에 튀고 먼지가 일었다. 티엔은 웃으며 말했다.
"강해지고 싶으냐?"
하랑은 짜증난다는 듯이 먼지들을 손으로 휘휘 저으며 티엔 뒤까지 와서 말했다.
"당연한거 아닌가??"
"너의 성격이 저기 저 높새구름 처럼 되면 그제 가르쳐 주겠다."
천우신조
:하늘과 신령이 도움.
이런 문양의 신은 흔하지 않다. 중국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문양인데, 이것이 조선으로 건너가서 지금의 이 신발의 모양이 됬다. 처음 이 신발을 발견한 것은 출타하고나서 한양성 저잣거리에 갔을 때 중국인 상인이 팔고 있는 것을 보고 얼마 없는 돈을 다 써서 이 신발을 사버렸다. 여비가 없어 갈곳이 없었던 하랑에게 그랑플람 재단을 소개해주며 티엔이 나타났다. 그리고 숙박과 수련까지 모두 무료로 해준다니, 이 얼마나 천우신조 같은 일이 아니한가!
사나운 패기
:어떤 일이라도 해내는 정신.
하랑은 악세사리를 좋아해서 굿을 하고 남은 동아줄 따위를 팔에 감거나 목걸이로 쓰는 일이 잦았다. 당연 아버지 이명은 이를 좋아하지 않았고. 하랑에게 능력이 생긴 이후엔 그의 출타를 기념하며 신당 한편에 있던 호랑이 모양의 장신구를 건네주었다. 하지만 이는 얼마 안가서 잃어버렸고, 비슷한 모양의 장신구를 찾은 하랑은 이를 갖기 위해 싸움을 불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백호 령의 혼을 이 목걸이 일부에 봉인시켜놓고 생각을 공유했다고 한다.
호아호신부
: 자신을 지키기위해 지니는 부적.
기괴한 모양에 귀신들이 겁에 질려하고 특유의 영험함이 서려 있어 일반인들도 보면 기분이 나쁜 부적이다. 사실 부적하고 거리가 멀지만 자체로도 잡귀를 쫓아내는 점은 부적이 맞다. 하랑은 목걸이에 백호 정신을 일부 공유했다고 했지만 호아호신부에 그를 완전히 봉인시켜놨다. 자신의 허리벨트에 이것을 달아놓고 요긴하게 쓴다고 한다. 아버지 신당에서 훔쳐왔다고 하는데, 고향땅에 계신 아버지가 이것을 알면 크게 노할 것이다.
+ 14 신령의 하랑편에선 기존에 없던 [장비 보고서] 편이 추가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