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리X루이X타라] Risky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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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8 05: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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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싸웠다.
흔히 이야기하는 맞춰가는 연애에 가깝던 우리는 꽤 자주 싸우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그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그녀가 먼저 의연하게 이별 이야기를 꺼냈고 어째선지 나도 고갤 끄덕였다. 그러자 그녀는 버럭 화를 냈다. 우리 관계가 그렇게 쉬우냐고, 아무 고민 없이 끄덕일 정도로 그렇게 간단하냐면서
브랜다 때도 그랬나. 홀연히 사라질까 봐 두려운 것은, 아마 내 쪽이 언제나 기다리는 입장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정신을 다잡아도 이 불안함은 여전했다. 아마 아무런 변명이나 별다른 저항 없이 그녀의 이별 이야기를 쉽게 수긍한 것은, 지금 내가 no라는 사인으로 그녀와의 관계를 유지한다고 해도 '그녀가' 그랬듯이 '그녀도' 언젠가 내 곁을 떠날 것이라는…. 연애 초반부터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이 불안과 옹졸한 생각 때문일 테다.
그래서 이야기가 끝난 후 트리비아가 pub 밖으로 나가는 것을 바라보면서도 그녀를 잡을 수 없었다. 그런 주제에 한 겨울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지 못 한 것이 마음에 걸려서 이미 늦은 걸 알면서 느린 걸음으로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그녀를 찾기 위해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다.
안개가 짙게 내려앉은 포트레너드 주위는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다. 겨울이 더욱 춥게 느껴지는 이유기도 했다. 추위를 잘 타지 않는 내가 이 정도라면 트리비아는 아마….
"괜찮아요?"
주위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눈 밭에 뒹굴고 있는 노숙자에게 누군가 말을 걸고 있었다.
"여기서 주무시면 감기 걸려요. 이쪽 골목을 돌아서 가시면 작은 가게 하나가 있는데, 가서 '타라 시바스 조노비치'라는 이름을 대고 하룻밤 재워달라고 하면 알았다고 할 거예요. 그러니까"
…타라 시바스 조노비치? 아아, 못 볼 걸 본 모양이다.
Risky Game
[ Trivia Karina X Louis X Tara Chivas Jonovich ]
W by. Mang
"어머, 이게 누구야? 연합의 영웅님 아니야?"
그냥 무시하고 그들 곁을 지나가려는 찰나 비꼬는 어조가 귓 속을 파고들었다. 그녀는 길바닥에 앉아있던 노숙자와 대화하기 위해 낮췄던 몸을 곧게 세우곤 나를 쳐다봤다. 평소 여자라면 트리비아만 봐왔던 내가, 한참 아래로 여성을 쳐다보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 트리비아와 내 키 차이는 그렇게 나지 않기 때문에 -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일단은 부딪치고 싶지 않은 상대를 마주한 것 자체가 불쾌했고 그런 사람의 의외의 모습을 본 것 역시 썩 좋은 기분은 아니다.
미간을 좁히며 무서운 표정을 지어도 그녀는 날 빤히 쳐다봤다. 차마 그 눈빛을 지나칠 수가 없어 나 역시 그렇게 바라보니 괜스레 화끈거렸다. 온몸이 녹을 것 같음에 눈빛을 발끝으로 옮겼다. 참 이상하다.
취한 것처럼 묘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오늘이라면 아무런 생각 없이 만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정신 나간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이 여자만큼은 날 두고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것을 어렴풋 느끼고 있었다. 싫어도 언제나 마주하게 되는 것, 어떤 방식으로라도 부딪치게 되는 것…. 그것이 화는 나도 불안하지 않았다. 하필이면 왜 조노비치를, 트리비아를 찾고 있는 이 길에서 만나게 됐을까. 불안함이 온몸을 조여서 숨이 막힐 것 같은 오늘의 나는 그저 쉬고 싶다. 안정을 찾고 싶다. 하지만 그 쉴 곳도, 안정을 찾을 곳도, 트리비아가 아니라는 이 미친 생각을 계속 거듭하자 결국 지금 눈앞의 여자가 눈에 밟힌다.
"참나, 그렇게 쳐다보지 말아줄래? 오늘은 나도 피곤하고 말이야. 연합의 영웅님도 꽤나 상태가 좋아 보이진 않는데, 그냥 오늘은 서로 못 본 척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아냐?"
"……."
"불만이라도 있어? 왜 그런 표정으로"
"…술이라도"
"뭐?"
"술이라도 마셔줘."
"무슨 소릴…."
"생판 모르는 다른 사람은 어려워 보이니까 도와줬잖아, 그러니까."
"도와달라는 거네? 너 지금 어려우니까."
"그래."
"설마, 그 말을 나보고 믿으란 건 아니지?"
"싫어?"
"……."
도착한 술집은 와인 창고에 가까워 보이는 곳이었다. 트리비아랑도 이런 곳에 온 적이 있다. 그녀는 평소 술을 좋아했고 그중에서도 와인을 좋아했기 때문에.
타라는 친해 보이는 직원에게 미소와 함께 매일 마시던 거요. 하며 주문했고 나는 그런 그녀를 계속 쳐다봤다. 관찰, 같은 걸 하는 것 같아 보일지 모르겠다. 사실 그 비슷한 것이 맞기도 했지만.
"그래서? 영웅님께서 곤란한 일이 대체 뭐길래?"
"말하고 싶지 않아."
"참나, 고민조차 이야기하지 않을 거면서 술은 왜 마시자고 했어?"
"……."
연인과 다툼 이후 안정을 찾기 위해 너와 술을 마시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하면 뺨을 맞을까 아니면 그저 웃어넘길까. 모르겠다. 다만 이야기하면 안되는 것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뿐이었다.
"뭐 아무래도 좋아. 대신 이건 평생 없던 일로 하는 게 좋겠네."
"그래."
꽤 시간이 흘렀다. 몇 십 분간은 서로말없이 술을 마시다가 취기가 오르기 시작하자 어쩐지 말은 잘 통하다고 느낄 정도의 대화가 가능했다. 물론 과거나 서로의 이상에 관련된 대화는 암묵적으로 하지 않았다. 한 여름, 아니 한 겨울밤의 꿈같은 커뮤니케이션은
아마 오늘 밤을 끝으로 마지막일 테니까.
* * *
머리가 지끈 아팠다. 뻐근하게 아파오는 몸 상태가 불안해서 바라본 방 안 풍경과 바라본 거울은 어젯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내 차림에 뒷골을 서늘하게 했다. 익숙한 내 방안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다녀간 흔적이 있다. 그것이 누구인진 기억난다. 그리고 얼핏 스치는 꿈인지 아닌지 모를 장면들이 스냅 사진처럼 지나간다.
"미쳤네."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 모르지만 이 상황에 걸맞은 말이었다. 미친 게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니까.
나는 평소 일에 관련해선 냉정한 편이라고 자부했다. 오늘 아침에 그런 일이 있어도 지각하지 않고 출근하는 내 모습을 보며 더욱 절감했다. 그런데 그게 아닐지도 모르겠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일이 전혀 눈에 밟히지 않았다. 손가락을 비비적거리며 어제 일만 쫓기 바빴다. 여성으로서 누군가와 하룻밤을 보냈다는 것이…. 아니, 나이 서른하나의 여성이 누군가와 하룻밤을 보냈다는 것이, 엄청난 사건 사고는 아닐지 모른다. 다만 맺어진 상대가 나빴다. 왜 하필이면
"타라!"
"……."
"타라!"
"……."
"야!!!"
"아, 왜 소리를 질러…. 대체 무슨 일이야?"
"왜 그래? 하루 종일 멍하게, 너 답지 않아."
"그냥 오늘 좀 피곤하네."
"그나저나 지금 TV 좀 봐봐. 재밌는 사람 나왔어."
바라본 곳엔 내 머릿속에 있던 사람이 자신의 연인과 함께 나란히 서있었다. 어제 그렇게나 마셔놓고 잘도 저런 자리에 가있구나, 싶었다. 웃음도 나왔다. 어제했던 몇몇 이야기들은 굉장히 재밌었다. 맞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 것들이 잠시 떠올라서 미소 짓다가 TV에 나오는 그의 연인의 달콤한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고 말았다.
"하하, 여전히 농담도 잘하세요~ 모델로 은퇴하시고 나서 한 번도 먼저 인터뷰를 OK 해주신 적이 없었는데, 오늘 대체 어떤 이유로 인터뷰에 응해주셨는지?"
마구 터지는 셔터에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 딱 모델이다,라고 느꼈다. 동시의 여자가 가질 수 있는 매력을, 저 여자라면 넘칠 정도로 가지고 있다는 점도 느꼈다. 또한 옆에 있는 루이스의 눈동자가 당연히 그녀를 향하는 것을 TV 넘어서도 잘 느낄 수 있다. 모든 것은 화면 안에 있는데도 옆에 있는 것처럼 확실했다. 고개를 밀린 서류 쪽으로 돌리곤 펜을 잡아들었다.
"뭔가 이야기하려는 모양인데?"
"……관심 없어."
계속해서 서류 작업을 하려는 내게 다리오는 트리비아 카리나는 예쁘긴 하지만 키가 너무 크다는 둥 쓸데없는 이야길 늘어놓았고 TV 안에서 MC가 쉴 새 없이 떠드는 소리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웅성임 때문에 아침부터 아파왔던 머리가 극에 달했다. 당장 나가라고 히스테리를 부리려는 찰나 선명히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 서류에 쓰고 있던 사인을 하던 손이 우뚝 멈췄다.
"제 연인을 소개하려고 해요."
놀랄 것도 없는 이야기에
"루이스."
왜 놀랬을까.
자신의 연인이 부르는 그 소리에 말없이 나와 팔짱을 끼는 그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펜대가 조금씩 떨려왔지만 눈을 감자 조금씩 평온이 찾아온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갔을 뿐, 나와는 상관없던 일. 어제 일은 마치 담배 연기처럼 역한 냄새만 남기곤 사라진다.
하룻밤이다. 딱 하룻밤. 그런데 찰나에 내 안의 세계가 뒤집힌 것 같아서 뿌리부터 마구 흔들린다. 하지만 여전한 것이 하나 있다면 내 최대 실수는 그때 그를 살려 보낸 것이다. 이것 하나만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 * *
"갑자기 무슨 이유로 날 소개한 거야?"
"그냥, 네가 내 사람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서"
"그게 무슨…."
"글쎄, 여자의 직감이야. 이젠 우리 사이를 모두가 알아야만 할 것 같다는 여자의 본능적인 직.감."
"트리비아."
"어제 일은 이야기 안 해도 좋아."
"……."
"누구와 있었는지 조차."
어제처럼 홀연히 문을 닫고 나가는 트리비아를 바라보며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눈을 감으니 애써 가라앉혀놨던 어제 일이 슬그머니 떠오른다.
눈을 뜨니 낯선 방이었다. 갈증이 나서 물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테이블 옆에 물 한 잔이 놓여 있었다. 목으로 넘기면서 점점 정신이 들었다. 어디선가 좋은 향이 났다. 맡아본 적은 있지만 익숙하진 않은 향. 나는 방안에 나 말고 다른 온기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곤히 잠든 내 옆의 여자에게 이불을 어깨 끝까지 덮어주자 한숨이 나왔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걸까. 그런데 후회가 없는 건 또 뭘까. 차라리 만족스러운 이 기분이 대체 뭘까. 그렇게 뜨거웠던 적이 내 인생에 있었던가. 생각해보면 없던 것 같다. 가슴속부터 차오르는 만족감 같은 게 있었던가, 그런 것도 없었던 것 같다. 언제나 비어있고 불안했던 마음이 눈 녹 듯 사라지는 것이 이 여자 때문일까. 아니면 잠시 방황하는 사춘기 소년 같은 마음에서 오는 즐거움에 망각하게 되는 걸까.
우웅. 하며 하는 잠꼬대가 그녀에게 있을 거라곤 생각한 적이 없는데. 귀엽다. 몸이 아픈지 뒤척거리는 붉은 머리칼을 한참 쓸어주다가 조용히 방 밖을 나왔다. 새벽이 시릴 정도로 파랗게 물들었는데 아직도 그녀를 만진 손이 뜨겁다.
하지만 어제가 아니기 때문에, 쉴 수 없어도, 안정 찾을 수 없어도, 내가 있을 곳은….
"며칠 내내 표정이 영 안 좋은데 루이스?"
생각을 마치려던 순간 방 문을 열고 잉게가 말을 걸었다.
"아…."
"그러지 말고 신문이라도 좀 봐봐."
"무슨 일이라도 있어?"
"별일은 아니고…. 회사 쪽에서 재밌는 기사를 썼더라고."
펼쳐든 신문 1면엔 그녀와 회사의 이사가 나란히 웃으며 찍혀 있었다. 내용은 회사가 가진 이상, 자신들의 목표 같은 것들이 논리 정연하게 늘어져있었다. 나와는 너무 다른 입장과 생각, 그것이 눈앞에 다가오자 번뜩 정신이 들었다. 그러다가도 하지만 이 글의 몇몇 부분은 그녀의 입에서 나온 것이겠지,라며 하게 되는 조노비치 생각에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신문을 곱게 접고 자리를 일어서자 잉게가 뒤를 쫓는 소릴 하며 불러 세웠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다. 홀린 것 같다. 마녀에게, 내가 다 녹기 전에 이제 그만둬야…. 그만둬야 한다.
아마도 다시 만날 날이 있겠지 그땐 네가 내 얼음에 갇히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날 거야.
널 가지던 그렇지 못 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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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달 전(최초 작성일이 12월 20일)에 써뒀던 글의 마무리만 못하고 있는 상태로 끙끙거리다가 결국
하나라도 끝내자! 싶어서 마무리 해서 가지고 왔습니다. 전체 뼈대와 주제를 주신 분은 룸메이트!
갑자기 카페에서 리퀘나 받아! 하면서 말해준 내용을 토대로 썼습니다. 어째선지 쓰다보니 루이스가 개썅놈이
된거 같은데(...) 원래는 둘 다 마무리 잘 하고 끝내는 쿨한 마무리로 하려고 했는데 여러 생각을 하게 되더군용..!
루이스의 최초의 마음의 불안함을 가져다 준 상대는 브랜다(루이스 첫사랑)라고 생각해요.
브랜다로 인해 받은 상처를 트리비아에게 치유 받았지만 연인관계로 발전한 후로 루이스는 과연 어떘을까.
자신의 전 연인이 그랬듯이 항상 그림자처럼 사라지는 자신의 여자가 자신을 버리지 않을지 불안해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서로를 항상 마주할 수밖에 없는 타라에게서는 언제나 자신을 봐주고 있다는 안정을 느끼진 않을까?
하는 복잡한 생각들을 하게 됐습니다. 저 역시 글을 쓰면서 여러가지를 느끼게 됐네요.
재미있는 소재 준 룸메이트에게 리스펙트~! 다들 좋은 하루 되세요^^~!
+덧+
* 대사 중 몇 부분을 이클립스에서 인용했습니다.
이거랑
이거^.^!
* 루이스랑 타라랑 밤에 한 일은 15세 게임이니 안 씁니다. (저만 상상하고 저만 볼거라서옄ㅋㅋㅋ)
* 타라님들 유낙은 저 말고 타워에... 저 아파서 쥬거요ㅠㅠ
* 틀비님들 박폭까진 참겠는데 구석에서 부컷 날리면 멘붕터져염 제발 자제점
* 뤼스님들 원캐들 평타가 그러케 싫으시져? 저도 님들의 결슬샤드가 싫음ㅡㅡㅋㅗ
* 개인 홈페이지 : http://asuna8.wix.com/psiloveyou (크롬에서만 잘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