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틴X미아 - 지금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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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9 16:10:53
※본 2차 창작물은 동인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름 미아, 코드명 드루이드
다른 내담자와는 다르게 대화에 적극적임
하지만 라포(※필자 주 rapport : 상담심리학에서 말하는 신뢰 및 친근감을 말한다.) 형성에는 굉장히 애를 먹고 있음
원인은 알 수 없음」
호프만 박사는 어디서 왔는지도 알 수 없는 소녀를 앞에 두고 자신의 집무 노트에 시선을 두고 있었다. 처음엔 상담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떠벌떠벌 잘도 말해대는 소녀의 모습에 이번 케이스는 굉장히 쉽겠구나. 라며 쾌재를 불렀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집무 노트에 적혀있는대로 소녀는 일정 거리를 두고 가까워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 미아양, 아직도 제가 부담이 되나요? ”
“ 응? 아니! 아저씨는 꽤 재밌어! 이 방안은 좀 갑갑하지만 말이야. ”
“ 집무실을 좀 더 크게 만들면 좋겠지만 저에겐 그럴 돈이 없어서 말입니다. 하하 ”
호프만 박사 눈앞에서 꽤나 여유롭게 앉아있는 소녀, 미아는 호프만 박사의 형식적이지만 다정하게 다가오는 질문에 꽤나 ‘미아스러운(호프만 박사가 미아의 장난스러운 행동에 붙여준 수식어이다.)’ 태도로 답변을 했고 호프만 박사는 서서히 미아의 마음이 풀렸다고 생각이 되었을 때 펜을 들고 입을 열었다.
“ 저번에도 물어본 질문입니다만 신체의 일부를 나무로 바꾸는 능력 말입니다... ”
“ 아 맞다 아저씨! 내 악기 보여준적 있던가? ”
“ ...네? ”
늘 이런 식이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는 여유롭게 답변하다가 본론으로 넘어갈라 치면 엉뚱한 소리로 대화의 주제를 완전히 비틀어 버렸다. 마치 그녀가 만들어내는 나무줄기처럼 말이다. 이런 패턴이 무한으로 반복이 되면서 호프만 박사는 그녀와 상담하는 거 자체가 무의미하고 짜증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미아 역시 이 대화가 좋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대한 깊은 이야기를 남에게 말하기 싫었다. 남들이 자신을 신기한 능력을 쓰는 사람 혹은 괴물로 보는 것이 너무나도 싫었다. 이 상담도 까미유가 ‘ 상담을 받지 않으면 네 녀석의 간식은 없어 ’ 라고 으름장을 놓지 않았다면 오지도 않았을 미아였다.
그렇게 한참을 일상적인 대화 - 본론 - 엉뚱한 대화로 무마의 패턴이 진행되던 도중 상담시간이 끝났고 달력을 펼쳐 다음 상담일정을 정하는 걸로 서로 힘들었던 상담을 종료하였다. 호프만 박사는 진이 빠져 소파에 드러누웠고 미아는 서둘러 집무실을 빠져나와 광장으로 향했다. 소위 말하는 어둠의 능력자 집단은 대부분 은둔생활을 고수하지만 유독 미아만은 광장에 나와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즐겼다. 미아는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는 이 순간만큼은 아무생각도 하지 않고 그 자체를 즐겼다. 사람이 좋다. 하지만 가까이 오는 것은 싫다. 하지만 사람들이 떠나는 것은 싫다. 그런 모순된 그녀의 생각을 유일한 사람이 한명 있었으니 바로 그랑플람 재단의 후원자 마틴이었다.
마틴은 언제나 유쾌한 모습 속에 어두운 내면을 가진 미아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고 그녀가 광장에 나와 노래를 부를 때엔 자신의 업무도 놓은 채 광장에 가서 미아의 노래를 마음껏 즐겼다. 모두들 미아의 맑은 음색에 매료된 사이에 그 속에 숨겨진 어두운 마음을 읽는 마틴이었다.
“ 다녀왔습니다. ”
“ 오늘은 일찍 오는구먼 ”
광장의 한켠에서 마틴과 함께 같이 그랑플람 재단의 물품을 판매하는 후원자 브루스가 마틴을 맞이했다. 항상 손님으로 북적거리는 상점에서 하루도 빼먹지 않고 미아의 노래를 들으러 가는 마틴이 짜증이 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평소에 싹싹하고 누구에게 친절한 마틴이었기에 브루스는 그의 행동을 이해하고 넘어가고 있었다.
“ 예, 미아씨가 오늘은 간식타임을 빨리 갖는다고 조금 일찍 끝마치고 가버렸어요 ”
“ 자네도 참 대단하구먼. 그렇게 매일같이 가면서 말도 한번 안 붙이다니 ”
“ 하하 호기심이 있을 뿐이지 대화를 하고 싶다던가 하진 않아요. 생각이야 직접 읽으면 그만이니까요 ”
“ 묘한 악취미구먼 ”
“ 그런가요? ”
“ 사람은 가끔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싶을 때가 있다네, 그렇게 상대의 마음을 알고 싶다면 직접 대화를 해보는 게 어떻겠는가? ”
브루스의 진심어린 조언데 마틴은 잠시는 당황했다. 늘 생각을 조종하지 않고 읽기만 하는 건 죄가 없을 거라 생각해 온 그였지만 악취미라는 평을 듣게 되니 아무도 몰라도 문제가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 역시 말을 해봐야하나... ”
“ 뭘 걱정하고 있는기가? ”
브루스와 티셔츠 가격으로 실랑이를 벌이던 도일이 마틴의 혼잣말을 듣고 오지랖을 부렸고 마틴은 마침 상담이 필요하단 생각에 미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야기가 길어지자 도일은 싫증을 냈고 그의 생각을 읽어낸 마틴은 적당한 선에서 이야기를 끝마쳤다.
“ 마! 사나이네! ”
“ 네? ”
“ 그 미안가 미인인가 하는 아를 좋아하는 거 아이가! ”
“ ...어떻게 그렇게 해석이 되는거죠? ”
“ 잉? 아니었나? 얘기 하는 거 보니까 완전 푹 빠짓는데? ”
사랑의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는 마틴에게는 굉장히 의아한 도일의 반응이었다. 단순히 미아의 속내가 궁금했던 그였지만 확실히 그녀의 노래를 계속해서 듣게 되면서 호기심 외의 감정이 싹트는 것을 느꼈지만 그게 사랑일 수 있다니 허구한 날 바에서 술을 마시며 휴톤과 난동을 부리는 도일이었지만 확실히 사람의 감정을 가장 직관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이 있었기에 완전히 무시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 그렇게 좋으면 마 한마디라도 해보는 게 좋지 않겠나? ”
“ 그게 좋을까요? ”
“ 아~ 남자답게 생기가 완전히 아네 아! 머시마는 박력이다카이! ”
“ 흠... ”
도일은 마틴의 등을 후려치며 ‘ 내말 명심하래이 ’ 라는 말을 남기며 다시 브루스와 가격으로 실랑이를 벌였고 마틴은 내일은 미아가 공연이 끝나는 시점에 말을 걸어보자고 다짐했다. 자신의 호기심 충족과 과연 이것이 진짜 사랑의 감정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다.
미아는 공연을 마치고 까미유가 기다리는 숙소로 발길을 옮겼다. 으슥하기 짝이 없는 숙소 안에서 까미유는 느긋하게 파이를 굽고 있었고 아침 내내 잠만 자던 미쉘이 테이블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미아를 맞이했다.
“ 야호! 오늘 간식은 뭐야? ”
“ 밖에서 돌아오면 인사먼저 하라고 하지 않았나? 호박파이를 굽고 있으니 손 씻고 얌전히 앉아있어 ”
“ 오오!!! 호박파이!! ”
자신이 즐겨 먹는 호박파이를 준비했단 소리를 듣자마자 의자에 앉는 미아를 보며 까미유는 ‘ 손 좀 씻고 앉으라니까 말 안 듣네 ’ 라는 엄마 같은 소릴 했지만 미아는 듣는 채도 하지 않았다. 실로 ‘미아스러운’ 광경이라 까미유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파이를 만드는것에 열중 했다.
“ 아침에도 자더니 아직까지 졸린 거야? ”
“ 원래 미녀는 잠꾸러기인거야 ”
“ 근데 왜 미쉘이 잠꾸러기야? ”
“ 그니까 미녀는 잠... 야! 너 지금 뭘 말하고 싶은건데? ”
“ 헤헤~ 아무것도 아니지롱~ ”
시덥잖은 농담이 오가는 사이에 까미유의 특제 호박파이가 완성이 되었다. 단걸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까미유지만 두 여자가 매일같이 단거 타령을 하는지라 최대한 간식 시간에 단걸 만들어주려고 노력한다. (의외로 피터는 단게 아니더라도 딱히 상관없단 반응이라 누가 애인지 누가 어른인지 모르겠다.) 까미유가 파이를 잘라 미쉘과 미아의 앞에 나눠주면서 운을 띄웠다.
“ 오늘 상담은 다녀왔어? ”
“ 응! 만날 하는 얘기들뿐이라 좀 지루했지만 간식을 위해서 다녀왔지! ”
“ ...이유는 이상하지만 어쨌든 잘했다. ”
“ 아참 꼬마는 오늘 안와? ”
“ 아침부터 엘리랑 논다고 나가서 돌아올 생각을 안 해 정말이지 어린 게 벌써부터 연애질이라니 ”
“ 흐응~ 질투하는구나? ”
“ 질투는 무슨 질투!! 난 그냥 누나로써 걱정이 될 뿐이라고! ”
얼굴이 새빨개져서 씩씩 거리는 미쉘을 보며 미아와 까미유는 피식했고 ‘ 에에- 맞네 맞네 ’ , ‘ 부끄러워하지 말라 취향의 일종이다. ’ 라며 놀리면서 간식타임의 재미를 더했다. 눈물까지 맺혀가며 한참을 씩씩거리던 미쉘은 나름 카운터라며 미아에게 한 마디 쏘았다.
“ 그럼 넌 좋아하는 애있어? ”
“ 응? 나? 웅~ 아직은 없는 거 같아. ”
“ 인기가 없는 게 아니고? ”
“ 응?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
“ 하긴 미아가 그다지 남자에게 먹힐 얼굴은... ”
악의가 한가득 담긴 미쉘의 농담에 미아가 ‘ 저 매생이가 ’ 라고 응수한 것으로 두 여자의 머리채 싸움이 시작 되었고 까미유가 급하게 말리는 광경을 뒤늦게 돌아온 피터가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것으로 간식시간이 끝이나버렸다. 꽤나 난장판 같지만 이게 이들에게는 일상이다.
다음날, 광장에는 때 아닌 전운이 감돌았다. 물론 한사람, 마틴에게만 말이다. 어떻게든 오늘은 말을 걸어보겠노라고 다짐한 그의 모습에서는 흡사 최후의 결전을 맞이하는 검사의 비장함까지 보여 주변 사람들이 흘끔 쳐다볼 정도였다. 미아의 연주소리가 들리자 브루스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뛰쳐나갔고 브루스는 그런 마틴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화가 나지만 말을 할 수 없는 답답함의 브루스의 숨을 타고 상점을 가득 매웠지만 그 공기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모두 안녕!! 오늘도 많이 왔네~ ’ 로 시작된 미아의 만담과 노래는 보러온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주었지만 정작 미아는 똑같은 패턴의 상담으로 인해 심신이 많이 지쳐있었다. 마틴이 능력을 멋대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했기 때문에 오늘은 그녀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공연이 끝나고 슬슬 돌아갈 준비를 하는 미아에게 마틴이 머뭇거리며 말을 걸었다.
“ 저... 안녕하세요? ”
“ 어...어? 안녕? ”
“ 항상 음악 잘 듣고 있어요 ”
“ 어 그래? 고마워! ”
“ 그냥 좀 관심이 있어서 그런데 차나 한잔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어때요? ”
갑자기 다가온 마틴을 보며 살짝 짜증이 났지만 까미유가 ‘ 어젠 단걸 만들었으니 이번엔 좀 쌉쌀한걸 만들어보고 싶은데? ’ 라고 말해 간식타임에 끼기 싫었던 찰나에 잘됐다란 생각에 기꺼이 응했고 둘은 광장 근처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각자 커피와 커다란 특제 파르페를 주문 후 (계산은 마틴이 했다.) 나눈 이야기는 (미아는 호프만 박사와의 상담을 떠올렸을 정도의) 굉장히 일상적인 이야기들 이었고 서서히 해가 지는 것을 보고 미아가 도망치듯 나오는 것으로 그날의 만남은 끝이 났다.
그 이후에도 마틴은 종종 미아에게 티타임을 요청했다. 미아는 호프만 박사와는 다르게 정말 악의없이 일상적인 대화만을 요구하는 마틴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가끔은 광장에 도착해 마틴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기 까지 했다.
“ 있잖아 마틴! 나는 사람들이 씻는게 이해가 안가! ”
“ 그게 무슨 소리죠? ”
“ 나처럼 이렇게 혀로 핥아내면 깨끗해지잖아! 거품내서 씻을 필요가 없다고! 물낭비야! ”
“ 혀로 핥으면 침냄새가 나지 않을까요? ”
“ 어어 나 그런 생각은 못했는... 으악!! 냄새나!! 냄새!! ”
“ 거봐요~ ”
둘은 계속된 대화로 가까워질 대로 가까워져 이런 시답잖은 농담을 나눌 정도가 되었다. 미아는 정말 오랜만에 사심 없이 가까워질 수 있는 상대를 만났다는 사실에 기뻤지만 실은 마틴은 날이 갈수록 초초해지고 있었다. 미아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지는 둘째 치고 그녀가 사람과 가까이 하면서 속으론 멀리하고 싶은 이유를 알기 위해 그녀에게 접근했지만 가끔씩 화제를 전환할 때마다 느껴지는 그녀의 경계심 때문에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 그럼 나중에 또 놀아요. ”
“ 그래! 오늘도 재밌었어! ”
마틴과의 대화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미아는 탁상에서 다리를 꼬고 쳐다보는 까미유와 맞이했다. 선글라스 속에서 느껴지는 까칠한 기운에 미아는 살짝 움찔했고 ‘ 하하~ 손을 씻어볼까~ ’ 라며 슬금슬금 도망치려는 찰나 까미유가 입을 열었다.
“ 요 근래 자주 간식타임을 빼먹던데 무슨 일이지? ”
“ 아... 그..그게... 요즘 다이어트 중이라... ”
“ 요새 더 살이 찐거 같다만? ”
“ 그게 무슨 소리야! 숙녀에게 실례라고! ”
“ ...네 녀석 입에서 그 단어가 나오다니 내가 오래 살았나 보구나. ”
‘ 말을 하지 않는다면 실력을 행사 할 수밖에 없지! ’ 라며 까미유는 미쉘을 불렀고 미쉘은 미아가 반항 하기도전에 미아를 염동력으로 묶어 마구잡이로 간질였다. 보통은 묶어서 협박을 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게 일반적인(?) 암흑가의 취조 방식이지만 미아에게는 이정도면 알아서 술술 풀어내기 때문에 힘을 아낄 겸 애용하곤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눈물과 침으로 얼굴이 범벅이 된 미아가 항복을 외쳤고 그간 있었던 일들을 순순히 풀어놓았다.
“ 그러니까, 마틴이 너에게 간식을 사주면서 대화를 요구한다 이거지? ”
“ 맞아, 마틴이라는 애 굉장히 착하고 재밌어! ”
“ 먹을걸 사줘서 착한 건 아니고? ”
“ 음... 그것도 있긴 한데... 아무튼 그냥 착해! ”
“ 그 외엔 별다른 건 없나? 뭔가 집요하게 물어본다던가 위해를 가하려거나 하는 거 말이야 ”
“ 그런 거 없어! 마틴은 그냥 나랑 놀고 싶은거라구! ”
‘ 그런가? 알겠다. ’ 로 대화를 마친 까미유는 미아에게 얼굴이 더러우니 세수를 하라는 말과 함께 미아를 방으로 보냈고 느긋하게 낮잠을 자려는 미쉘을 불러 조용하게 말을 시작했다.
“ 혹시 마틴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나? ”
“ 나도 잘은 모르겠어. 상점을 운영한다는 거랑 가끔 밤에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모두에게 친절해서 인기가 있다는 거 정도? 설마 마틴에게 관심이 있는 거야? 정신 차려 닥터 아무리 사랑으로 모든 걸 극복한다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어떻게 버티려고? ”
“ ...무슨 소릴 하는지 모르겠군, 결론부터 말하면 마틴은 미아를 노리고 있는듯하다. 더 나아가서는 우리의 존재를 노리는 거겠지 ”
“ 근거는? ”
“ 그랑플람의 녀석들은 뭘 할지 도무지 몰라서 말이야, 만약에 그녀석들이 우리의 능력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면 1차적으로 노릴만한 대상은 가장 허물이 없는 미아일거야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고 기우에 가깝지만 조심해서 문제될 건 없지 ”
“ 그래서, 그랑플람 녀석들을 조심하자 그런 뜻이야? 아니면 미아를 강제로 방에 가둬둔다던가... ”
“ 내가 너처럼 생각이 짧거나 하지 않아 아직까진 내 추측이니 마틴의 동태만 파악하는 선으로도 적당하겠지 ”
“ 그렇구나. ”
“ 그렇구나 라니? 네 녀석의 임무다. 요즘 의뢰도 없어서 하루 종일 숙소에서 잠이나 자잖아 ”
“ ... ”
입 삐죽거리며 자기 방으로 가는 미쉘의 등에 ‘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간식은 없다. ’ 라고 까미유가 쏘아 붙이는걸로 어둠의 능력자 숙소의 불은 꺼졌다. 다음날 아침, 미아는 밥을 먹자마자 후다닥 뛰쳐나갔고 그런 미아를 바라보며 ‘ 하... 난 또 이용당하는건가? ’ 라고 궁시렁 거리는 걸로 미쉘의 미행은 시작되었다. 사실 미쉘의 임무는 마틴의 동태를 파악하는 거지만 상담도 끝나서 아침에 할게 없는 미아가 뜬금없이 나갔다는건 필시 마틴을 만나러 갔다는 것이라는 추측에 따라 나선 것이다.
미쉘의 예상대로 미아는 광장의 카페에서 마틴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문 할 거냐는 질문에 ‘ 나 돈 없어! ’ 라고 응수 해버리는 바람에 종업원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미아는 항상 마틴이 걸어오던 길거리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고 헤실헤실 웃고 있던 미아의 입이 심통이 나서 주욱 튀어나올 때 즈음 숨을 헐떡이며 마틴이 등장했다.
“ 미안해요 많이 기다렸죠? 갑자기 일이 생겨서 처리하느라 늦었어요. ”
이미 단단히 화가 날대로 화가 난 미아였지만 모자가 젖어버릴 정도로 땀을 뻘뻘 흘리며 거친 숨을 쉬는 마틴을 보니 화보다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미아에게 있어서는 굉장히 놀라운 심리 변화가 아닐까 싶다.)
“ 아니야! 난 괜찮아 나도 방금 왔는걸 ”
“ 다행이네요, 아! 이런 급하게 나오느라 돈을 들고 오지 못했네요. 죄송합니다. 오늘은 간식을 못 사드릴거 같은데요... ”
“ 응? 아니야 괜찮아! 그냥 안 먹지 뭐! ”
미아는 자신이 내뱉고도 의아 했다. 마틴은 그동안 만난 이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게 항상 달콤한 간식을 얻어먹을 수 있어서였다. 게다가 최근 들어 자신의 깊은 이야기까지 들어보려는 마틴의 행동 때문에 더더욱 간식에 목을 메달고 있었다 생각했는데 거래조건(?)이 틀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다니 자신의 변화를 새삼 눈치 채고 다소 당황한 미아였다.
그런 미아의 심리를 전혀 읽지 못한 (정확히 말하면 읽지 않은) 마틴은 이젠 거의 광선이 나올기세의 종업원의 시선을 느끼고 자리를 옮길 것을 권했고 미아도 그제야 종업원의 광자력빔을 느끼고 부랴부랴 자리를 떴다.
“ 것보다 오늘 보여줄게 있다고 하셨는데 뭘 보여주신다는 거예요? ”
“ 후후~ 따라와 보라구! ”
미아가 마틴을 끌고 도착한곳은 광장에서 꽤나 멀리 떨어진 공터였다. 꽤나 큰 규모의 가게를 준비하려다가 자금난으로 인해 버려진 공터였는데, 꼬마들이 공차기를 할 때 가끔씩 올뿐, 사람들의 발길이 그리 많이 닿지 않는 그런 곳이었다.
“ 여긴 아무것도 없는데요? ”
“ 잠깐만 뒤로 물러나봐~ ”
마틴이 뒤로 물러나자 미아는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손을 뿌리로 바꿔 바로 땅에 심어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에 미진이 생기면서 공터 정중앙에 커다란 나무 한그루가 솟아올랐다.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지던 공터에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 버린 세계수의 웅장함에 넋을 놓은 마틴을 미아가 붙잡고 나무를 날렵하게 기어올라 튼튼한 가지에 앉혀 놓았다.
“ 어때? 마을이 잘 보이지? ”
“ 와... 이게 미아씨 능력이에요? ”
“ 응! 바람도 선선하고 악기도 편하게 연주할 수 있어서 이렇게 자주 써! ”
“ 좋은 능력이네요 ”
“ 그치그치? ”
미아는 신나서 ‘ 저기 보이는 건물 있잖아~ 저긴 핫도그가 맛있어! ’ 등의 자질구레한 이야기를 했고 마틴은 간만에 순수하게 신난 미아를 보며 흐뭇한 미소를 띄었다. 그렇게 한참을 떠들던 미아는 가져온 우쿨렐레를 꺼내 연주를 시작했다. 쿠룽쿠룽- 소리를 내며 투박하지만 맑은 음색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미아의 모습에 마틴은 마치 음악의 소용돌이에 빠진 듯 미아에게서 시선을 거두질 못했고 땅거미가 질 때가 되어 미아가 노래를 하는걸 멈췄을 때 간신히 그녀에게서 시선을 뗄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미아와 마틴은 계속해서 만남을 이어갔다. 물론 그랑플람의 소속원으로서 일을 해야 하는 마틴이라 오랜 시간을 가지진 못해도 짧은 시간에 비해서 굉장히 깊은 시간을 같이 보내며 서로에 대한 감정은 의아함에서 호감으로 호감에서 애정으로 바뀌어갔다. 이런 감정의 변화를 미쉘은 여과 없이 까미유에게 전달했고 까미유는 ‘ ...아무래도 다른 의미로 짜증나는 일이 생길거 같군 ’ 이라는 말과 함께 더 이상의 미행은 무의미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사건은 방심으로부터 터져버렸다. 사랑의 감정을 느낀 마틴은 미아를 조금 더 알아보고 싶었고 방법을 찾던 도중에 자신이 능력을 사용하지 않고 최면술을 쓰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XX년 X월 XX일
내담자 미아를 대상으로 최면치료기법 시행
시작부터 다소 불안정한 시선과 손짓을 보임」
마틴은 다음날 미아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서 안락의자에 앉혔다. 그리고 자신의 서랍에서 시계를 꺼내 미아 앞에 들이댔다.
“ 자 미아씨 지금부터 제가 이 시계를 좌우로 흔들 겁니다. 시계에 시선을 맞춰주세요 ”
「초기 최면 시도는 성공적, 하지만」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시계를 멍하니 바라보던 미아는 금방 최면에 빠졌다. 마틴은 큰 결심을 한 듯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내쉰 뒤 조용하고 천천히 말을 시작했다.
“ 지금부터 미아씨의 과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
「그녀의 유년기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 천천히 과거로 넘어가 미아씨의 어린 시절로 가봅시다. ”
「알 수 없는 거부반응을 보이며 광분함」
미아의 얼굴이 한순간에 일그러지더니 온몸에서 가지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당황한 마틴은 황급하게 최면을 풀려했지만 그의 시도는 급속도로 증식하며 맹렬히 다가오는 가시에 의해 제지당했다. 갑작스런 나뭇가지의 증식에 그 일대를 걷던 사람들이 놀라 도망치는 소동이 벌여졌다. 한참을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공격하던 가시는 능력을 사용한 마틴에 의해 겨우 제압되었고 최면에서 깨어난 미아는 마틴의 뺨을 내려친 후 황급히 자리를 떴다.
「이후 내담자는 보호자의 손에 이끌려 올 때까지 상담을 거부함」
“ 이게 아닌데... ”
남아있는 광분의 흔적 속에서 마틴은 망연자실하게 미아가 뛰쳐나간 방향을 한참을 바라봤다.
해가 져서 어두컴컴해진 뒷골목을 사방으로 옷이 찢어져 너덜너덜해진 미아가 터벅터벅 걷고 있었다. 주변 이웃이 걱정이 되어 말을 걸어도 아무말도 하지 않고 걷던 미아는 어둠의 능력자 숙소에 도착했고 그녀의 모습을 본 까미유와 미쉘은 황급히 그녀를 거실로 데려가 치료를 하고 옷을 갈아 입혔다.
“ 습격을 당한건가? 무슨일이야? ”
“ 미아! 누구야! 어떤 녀석이야? ”
물기가 가득한 눈으로 미쉘과 까미유를 훑어보던 미아는 나직이 ‘ 마틴... 죽여... ’ 라고 말했고 자초지종을 재차 물어봤지만 계속해서 마틴을 죽여 달라는 말 만 반복했다.
“ 이 증상, 저번에 상담하는 양반이 최면 기법을 썼을 때랑 같아 ”
“ 닥터, 그말은? ”
“ 그래, 녀석이 감시가 사라지자마자 이를 드러낸 거야 ”
“ 젠장, 내가 더 철저하게 움직였어야 하는데! ”
“ 네 잘못이 아니다. 미쉘, 일단 시간이 없어 빨리 피터를 불러와 ”
까미유가 자신의 장비를 점검하고 피터를 데리러 간 미쉘의 장비까지 찬찬히 점검해주는 사이에도 미아는 허공을 바라보며 ‘ 마틴... ’ 만을 읊조렸다. 이윽고 미쉘이 피터를 데려왔고 ‘ 오빠랑 놀거야!! ’ 라고 생떼를 피우는 바람에 같이 온 엘리에게 미아를 보호하라는 임무를 준 뒤 까미유와 미쉘은 마틴을 습격하러 떠났다.
같은 시각, 마틴은 무너질 거 같은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허겁지겁 망가진 집과 구조물들을 대강 정리하고 도일에게 상담을 할 겸 술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접근방식이 잘못 된 것일까 그녀가 그렇게 숨기려는 과거는 무엇인가 라는 생각보다 그녀가 때린 뺨에서 느껴진 원망 분노에 대한 죄책감이 앞선 그였다.
조용한걸 추구하는 마틴은 일부러 광장 중앙과 먼곳에 자신의 집을 마련했기 때문에 그의 집에서 술집으로 가는 길은 꽤나 멀고 으슥했다. 한참을 일렁이는 감정의 파도에 괴로워하던 마틴은 자신의 주변을 감싸는 공기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평소보다 무겁고 먼지가 가득한 기류는 아주 잠시 동안 마틴의 죄악감을 잊게 해주었고 마틴이 수비태세를 갖추기 전에 미쉘이 달려들었다.
“ 당신은 미쉘양? ”
부랴부랴 막는데 성공한 마틴은 자신의 팔이 조금씩 부러지는 고통을 느끼며 미쉘의 맹렬한 공격을 막으며 입을 열었다. 마틴이 바라본 미쉘의 표정은 분노 그 자체였다. 대화조차 원치 않을 정도의 분노는 마틴을 얼어붙게 만들었고 압력을 버티지 못한 마틴의 팔이 무의식적으로 미쉘을 내쳐버렸다.
“ 저기... 전 지금 미쉘양을 상대할 이유가 없어요! ”
“ 닥쳐! 넌 우리 가족을 건드렸어! ”
‘ 진정하세요! 그건 사고였어요. ’ 라고 말하려는 마틴을 까미유가 뒤에서 다가와 목을 졸라버렸다. 고통에 바동거리는 마틴의 귀에 까미유는 계속해서 ‘ 이 개XX야 ’ , ‘ 죽어버려 ’ 등의 폭언을 쏟아 부었고 마지막 일격을 위해 뛰어드는 미쉘을 본 마틴은 어쩔 수 없이 능력을 이용해서 둘을 밀쳐내 버리고 뒷골목으로 도망쳤다.
폭풍과 반딧불 그리고 회중시계의 추격전이 벌여지고 있는 그때, 어둠의 능력자 숙소는 두 꼬맹이에 의해 단란한 가족이 사는 포근한 집이 되었다.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미아가 두 꼬마의 소꿉놀이에 참여하면서 더 유아틱 해졌고 미아의 상태를 살피던 마틴은 미아에게 대화를 할 것을 요청했다.
“ 누나, 누나는 마틴을 좋아해? ”
“ 예전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야. 그 남자는 나를 좋아한 게 아니고 내 과거가 궁금했던 거야. 난 또 다시 이용당할 뻔 했어 ”
공기가 다시 무거워진 것을 느끼고 피터는 엘리에게 작은방에 가서 잠시 쉬고 있으라고 얘기했고 미아의 정면에 앉았다.
“ 누나는 정말 마틴이 누나를 이용했다 생각해? ”
“ 더 이상 질문이 필요없어. 그는 날 이용했어. ”
“ 내가 연합에서 술 취한 도일 아저씨를 마주 할 때마다 마틴의 이야기를 듣곤 했어 항상 깎아주지도 않는 그랑플람 상점에 가서 마틴의 이야기를 들어줬다고 해 ”
흥미가 없는 듯 적당히 듣는 미아를 보며 ‘ 똑바로 들어줘 마틴이 죽기 전에 ’ 라고 덧붙인 피터는 말을 이어갔다.
“ 그 이후에도 마틴은 도일 아저씨를 일부러 찾아다니며 상담을 요구했다고 하더라. 어떻게 하면 여자를 기쁘게 할 수 있는지, 또 누나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너무 귀찮아서 화를 내도 진심으로 사과하며 계속해서 물어보고 또 물어봤다고 해 ”
순간 미아의 눈이 흔들렸고 피터는 계속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 나는 아직 어려서 사랑이 뭔지 모르겠어. 하지만 누나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이렇게 지극정성으로 누나의 관심사를 찾으려고 노력하진 않는다고 생각해 ”
흔들리던 미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미아의 얼어붙은 마음을 서서히 녹이기 시작했다.
“ 지금부터 난 엘리가 자는지 안 자는지 감시를 해야 해서 바빠, 누나가 갑자기 뛰쳐나간다면 뭐... 유감이지만 잡지 못할 거 같아. ”
피터는 말을 마치고 작은방으로 걸어갔고 덜컹- 하고 문이 닫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미아는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자신의 오해를 풀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의 목숨을 위해.
그 와중에 마틴은 계속되는 파상공세에 몸도 마음도 한계에 이르렀다. 갑자기 날아드는 반딧불도 위협적이었지만 저 멀리서 굴러오는 바위덩이들도 그를 공포로 몰아넣었다. 이윽고 끝없이 이어질 거 같았던 골목길은 막다른 길이 되었고 궁지 까지 몰아넣은 것을 확인한 미쉘과 까미유는 천천히 마틴을 조여갔다.
“ 잠시 만요! 이건 실수였어요! ”
“ 그래, 실수 맞아. 네녀석은 건들지 말아야할 아이를 건드렸어 ”
‘ 유언 따위 듣고 싶지도 않아. ’ 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까미유의 손을 머물던 반딧불이 마틴을 향해 날아갔고 그 순간 커다란 솔방울이 반딧불의 비행을 막아섰다. 이어서 커다란 나무가 까미유와 미쉘을 덮쳤고 땅속에서 튀어나온 뿌리들은 부드럽게 마틴을 감싸 안전한곳으로 던져버렸다.
다음날, 신문에는 ‘ 의문의 나무 도심 습격, 대자연신의 분노인가? ’ 라는 제목의 기사가 1면을 장식했고 어둠의 능력자는 설립이래 가장 어색한 분위기 속의 아침식사가 시작되었다. 까미유의 얼굴엔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어있었고 미쉘의 왼팔은 깁스가 되어 오른손으로만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미아는 헤실헤실 웃으며 까미유와 미쉘을 쳐다봤고 ‘ 웃어? ’ 라는 싸늘한 까미유의 말 한마디에 금방 고개를 떨궜다.
“ 결국 그건 뭐였나 미아? ”
“ 응? 뭐가? ”
“ 뭐가? 온몸이 걸레짝이 되어가지고 마틴을 죽여줘어어어어 했잖아! ”
미쉘은 한쪽 팔로 어설프게 미아 흉내를 최대한 바보같이 냈고 미아가 ‘ 내가 언제 그랬어! ’ 라고 쏘아붙이며 말을 이었다.
“ 내가 바보짓 한게 한두 번인가! 이번에도 그런 거야! 엣헴! ”
쾅- 하는 소리와 함께 까미유의 스프그릇이 엎어져 테이블을 나뒹굴었다. 항상 테이블 메너를 중시하던 까미유가 아침부터 스프그릇을 엎어버릴 기세로 테이블을 내려쳤단 건 어마어마하게 화가 났다는 걸로 뜬금없이 히카르도가 ‘ 보고 싶다. ’ 라는 전령을 보냈을 때 이후로 처음있는 일이었다.
“ 죄송하단 말은 없는 건가? ”
“ 응? ”
“ 죄송하단 말은 없는 건가? 라고 물었다. ”
선글라스 속에서 살기를 넘어서 무간지옥 속에서 살아돌아온듯한 독기가 뚝뚝 떨어져나오는 까미유의 시선에 미아는 사자를 만난 쥐가 된 심정으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 잘못했어...요... ’ 라고 말을 했고 까미유는 ‘ 앞으로 이런 걸로 장난치면 죽여 버리겠다. ’ 라는 살벌한 경고를 끝으로 먼저 테이블에서 일어났다.
“ 것보다 왜 갑자기 마틴을 보호한 거야? 단순한 바보짓은 아닌 거 같은데? ”
“ 음... 그게... ”
미쉘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미아는 ‘ 이제 어쩌지? ’ 라며 조언을 요청했고 미쉘은 한참을 고민을 했지만 15살 어린 소녀에게서 딱히 묘안이 떠오를 리는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던 미쉘은 ‘ 그냥 가서 사과해 바보야 ’ 라고 말하며 황급히 자리를 떴고 미아 혼자 덩그러니 남아 스프에 있는 감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생각에 빠졌다.
점심이 지나고 온몸에 덕지덕지 파스며 반창고며 붕대를 감은 마틴이 상점에 도착했고 브루스는 그의 상태를 보고 무슨 일인지 물어봤지만 마틴은 ‘ 단순한 사고 ’ 라고만 보고한 후 광장으로 가버렸다. 어쩌면 나타나지 않을 수 도 있고 보자마자 욕을 할지도 모르지만 그녀를 만나고 싶었다. 그리고 사과 하고 싶었다.
마틴은 미아가 늘 공연하던 광장에 나와 초조하게 그녀를 기다렸다. 그녀를 기다리던 사람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해가 서서히 내려가며 어둑어둑 해질 때 쯤 미아가 우쿨렐레를 들고 허겁지겁 등장했고 몇 없는 관객과 마틴을 향해 인사했다.
“ 미안! 오늘 내가 좀 잠을 오래 잤어! 시간이 없으니까 급하게 노래 한곡만 하고 갈게! 이 노래는 어떤 바보같은 남자아이에게 바치는 노래야! ”
벤치에 자리를 잡은 미아는 마틴쪽을 살짝 쳐다봤다가 다시 우쿨렐레로 시선을 돌리고 연주를 시작했다.
「경솔했던 그대를 용서합니다. 나 또한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에 그대를 용서합니다. 지금 이대로만 날 안아줘요. 지금 이대로만 날 사랑해줘요. 사랑해요 당신.」
차분한 음색속에 미아는 사과와 고백을 담아 보냈고 사정을 알지 못하는 관객들은 박수로 사정을 알고 있는 마틴은 조용한 미소로 미아의 노래에 화답했다. 미아는 황급히 자리를 떴고 후다닥 뛰다가 엎어진 미아를 보며 마틴은 조용히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 그래요, 지금 이대로 당신을 사랑할게요. ”
달콤한 나무 향기가 광장을 쓰다듬으며 날린다. 이 향은 오늘도 내일도 광장을 쓰다듬으며 두 청춘남녀를 바라볼 것이다. 지금 이대로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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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퍼 팬픽게시판에 글쓰는거 엄청 어렵네요... 온리 글러에게 이미지를 넣으라고 하질 않나 복붙하니까 이상한 html 코드가 따라붙질 않나...
아무튼 나름 심혈을 기울여 완성된 마틴X미아 중편 썰 - 지금 이대로 입니다.
지금 준비중인 팬픽이 굉장히 많습니다.
차기작으로는 샬럿X도일 - 근육 왕자님과 물방울 공주님 으로 가닥을 잡고 스토리 라인을 구상중에 있습니다.
부족한 솜씨지만 많은 사랑 부탁드려요~
트위터 @forest_bear_
이글루 http://forestbear.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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