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락[夢落]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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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2 21:30:46
캐르릉 캐르릉
*
"이겼겠군."
"압도적이었지."
윌라드는 기품있게 웃으며 위스키 잔을 비웠다.
드렉슬러는 바(Bar)건너편의 바텐더에게 물 한
잔을 주문하면서 물었다.
"어떻게 생각해?"
바텐더는 잠시 양해를 구하고 위로 묶었던 긴 은
빛 머리카락을 풀어서 정리한다음 다시 원래대로
묶은 후에 대답했다.
"전략적인가요? 아니면 전술적인가요?"
"둘 다."
"무엇을 노렸는지는 지금까지의 정보로서는 모
르겠지만.. [압도적]은 좋지않군요."
"그렇군. 지나친 경계심을 줄수있으니까. ...그런
데 이상하군. 윌라드의 말대로라면 그 군인은 전
쟁광은 아니었을텐데..."
윌라드가 새로운 술을 주문하고 답했다.
"그럴 필요가 있었지. 카인에게는 스폰서가 둘
있었으니까. 대치상황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기가 필요했고 스폰서는 디시카가 조금 더
오랫동안 혼란스럽고 조금 더 오랫동안 모두
의 시선을 끌어주기 원했지."
드랙슬러는 눈가를 좁혔다. 그리고 다소 냉정하
게 던지듯이 말했다.
"[악어] 얘기로군."
살짝 숙여 그림자에 가린 윌라드의 입가는 웃고있
는듯했다. 드렉슬러가 입을 닫자 바텐더가 윌라드
에게 되물었다.
"[악어]라니요?"
"파시즘에 대해서 알고있나?"
"네. 자유주의 질서에 반대하고 적극적인 반혁명을
추구하는, 제3의 대안이라고 들었습니다."
"스페인에서는 꽤 지지층이 있다고 하던데"
"저는 그저 아버지 그늘 아래서 들었을 뿐이라.."
"..부친의 일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네."
바텐더는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깨물었다. 어색해진
분위기를 눈치챈 드렉슬러가 끼어들었다.
"나는 운명이라던가 저주같은것을 믿지는 않지만..
만약 그런게 실존한다면 아마도 그런 사건이 있기
때문이겠지. ...이미 지나버린 일이야. 신경쓰지 마."
"네... 감사..합니다... ..... 하지만 잊어버릴수는 없습
니다. 제가 저택을 나와 이름을 숨기고 이곳에 있는
이유니까요."
바텐더는 아까 윌라드의 주문대로의 술을 잔에 채
워 그에게 건넸다. 윌라드는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상그리아의 붉은색을 음미하듯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트. 자네트 프리츠. 자네가 오늘 이 장소에 누군
가를 대신해 온 것은 우연이 아닐세. 바로 내가 그에
게 그것을 부탁했기 때문이지."
바텐더, 자네트 프리츠는 숨을 삼키고 윌라드를 노려
보았다.
"... 제가 너무 방만..나태해져 있었군요."
"그렇게 자책할 필요는 없네. 모든 일에는 때라는것이
있고 나는 자네에게 그 [운]을 넘겨줄수 있는 사람이니
까."
"... 호의 감사히 받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사]로
서의 말씀은 아니시겠지요?"
"물론이다마다. 모든것은 자네의 선택에 달렸지."
"후...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덩치가 큰 검사. 레나 양
을 추적했던 그 검사는 제레온 프리츠입니까?"
"정답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