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夢落[몽락]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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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6 07:50:11
오래 전부터 소녀에게는 꿈이 있었다. 바다에 가자.
바다 속 깊이 들어가자. 그래서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친구들을 만나서 재미있게 놀자. 온갖 소리를
삼키는 어둠속에서... 소녀와 친구들만이 있는 비밀
의 정원에서 다른 사람의 방해 없이 한껏 놀다가 지
쳐 쓰러져 잠이 드는 그런 환상적인 꿈이.
그리고 마침내 소녀는 바다 속에 있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기억에 없다. 다만 그녀가 한쪽 발을 걸
치고 있는 이 도시에는 소리가 없고 공기도 없다. 그
래서 소녀는 이 도시를 아틀란티스라고 불렀다. 바다
속에 존재한다는 그 전설의 도시 말이다.
오랜 시간 소녀는 그곳에 홀로 있었다. 사람이라기보
다는 생물으로서. 그녀는 이 도시에 존재하는 어떤
흐름에 끌려다녔다. 그 흐름에 끌려다니는것이 자신
뿐은 아니라는것을 알았지만 옆에 있는 그들이 무엇
인지, 어떻게 말을 걸어야할지, 그저 무언가에 끌려
다닐뿐인 자신이 무엇을 할수있는지 알수없었기때문
이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젤리피쉬-해파리-라고
부르기로 했다.
*
"내가 아주 재미있는 얘기를 할까 하는데. 들어주겠나?"
눈이 풀린 채로 스트레이트 잔에 반쯤 담긴 위스키와 눈
씨름하던 드렉슬러가 힘겹게 고개를 돌리고 자신과 똑
같은 양을 마셨으면서 안색 하나 변하지 않는 윌라드를
노려보며 대답했다.
"흥. 또 무슨 시덥지 않은 이야기겠지."
윌라드는 자신의 앞에 놓인 잔을 여유롭게 비우고 말했다.
"아니, 이건 꽤 엄선된 이야기일세. 오늘의 자리는 이 이
야기를 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봐도 무방하다네."
"어차피 내가 하지 말란다고 안 할 이사님이 아니잖아? 멋
대로 하라고~ 나는 멋대로 들어줄테니."
'큭큭큭...' 윌라드는 유쾌하게 웃는다.
"이래서 나는 자네가 참 좋아. 내가 하려는건 포트레너드
에 갑자기 등장한 한 용병의 러브스토리라네."
드렉슬러는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며 말했다.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비극이겠군. 안타까운 일이야.
성질 나쁜 아저씨들의 안주거리가 되다니."
"이야기도 듣기 전에 비극이라니, 성급한 결론이 아닌가?"
"입가의 그 비웃음 부터 닦아내고 말하는게 좋을거야."
"자네도 매번 입담이 느는군."
드렉슬러는 억지로 잔을 비운다.
"그래서, 그 용병의 이름이 뭔데?"
"카인... 카인 스타이거라네. 알고있는가? 홀로 안타리
우스의 실험체를 찾아다니며 사냥하는 고독한 전사지 ."
"아아.... 소문의 그 미치광이 말이지. 군 관계자들의 공
공의 적으로 유명해."
"어떤 의미로 말이지?"
"기계화보병의 위력을 쓸데없이 노출시킨다고 미운털이
박혔지. 그 아저씨도 참 특이해."
"흠..."
"그것도 그럴게, 사이퍼. 초능력이라면 양산이 불가능하
잖아? 근데 그 아저씨가 온갖 무기로 전장을 휩쓸고 다
니면 다닐수록 무기의 가치는 증명되고 개발과 개량 그
리고 양산이 이루어지지. 실질적인 군비확장의 도화선이
되는거야. 그 아저씨 덕분에 유럽이라는 화약고는 점점
크기를 키워가고 있다고.
무엇보다 그 기계들은, 숙련하는데 너무 짧은 시간이 들
어. 지나치게 짧지. 이건 빠르면 일주일, 혹은 한달만에
농부를 군인으로 바꿀 수 있는 지나치게 효율적인 도구야.
그걸, 모두가 알아버렸어. 우리 군 관계자들은 그 특징
을 꽁꽁 숨겨가면서 이득을 볼 생각이었겠지만 1차 세
계대전의 열기가 식기도 전에 이 모양이라니. 물론 1차
세계대전에서 그러한 무기들이 효과적이라는건 모두
알았지만말이지, 눈 앞에 증거가 굴러다니는거랑 창고
안에 증거를 넣어두는거랑은 또 다른 이야기거든.
요는 높은분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이 말이지.아
마 그 아저씨의 적은 안타리우스만이 아닐걸."
"그러니까 드렉슬러 자네는, 카인이라는 인물에 대해 꽤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거로군."
"...뭐야, 그 미치광이가 여자때문에 이곳저곳 들쑤시고
다닌다는거야?"
"그래. 앞으로 할 이야기는 그 고독하고 냉철한 전사의 러
브 스토리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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