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탱커 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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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16 16:22:12
이 글은 놀랍게도 어떤 설명충이 극혐적으로 진지를 빨며 되도 않는 논리로 헛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노잼이다 싶으시면 아래쪽에 마련된 비상구를 클릭하시면 이 문서를 탈출할 수 있습니다
부제 : 탱커, 그 뒷면의 숨은 공허함.
'인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지금까지 숱하게 나왔고 더불어 그 질문만큼이나 숱한 답이 나왔지만, '인간은 뭘 하는 존재인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모든 인간이 공유하는 행동이 하나 있다. 먹어야 한다. 링겔을 맞든 입에 관으로 유동체를 쑤셔넣든, 영양을 섭취해야 한다.
당신이 채식주의자건 육식주의자건 먹는 음식에 어떤 가치도 두지 않건 영양제만으로 목숨을 부지하던간에, 당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한 때는 살아 있었던, 혹은 살아 있는 생명 그 자체를 먹는다.
(생각보다 과학발전이 더뎌서 아직 무기물만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인간은 없다.)
다행히도 이 행성엔 먹을 게 많았다. 사람은 풀을 먹고, 과일을 먹고, 돼지를 먹고, 소를 먹고, 개를 먹고, 상어를 먹고, 악어를 먹는다. 그 전에 전제조건이 있다. 뭔가를 먹으려면 맹렬히 저항하는 그 생물을 때려잡는 수 밖에 없었다. 이 행성에 같이 사는 생물 중에 상대에게 순순히 잡혀먹혀 주는 생물은 없었다.
(간혹 그런 것 처럼 보여도 그것도 다 자기 잇속을 챙기기 위할 뿐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풀을 먹기 위해선 풀과 싸워서 이겨야 하고, 돼지를 먹기 위해선 돼지와 싸워서 이겨야 했다.
즉 유사 이래, 아니 그 이전부터 인류의 삶은 '투쟁' 그 자체였다. 인간은 싸워왔다. 투쟁은 곧 생명 그 자체의 증거였다. 사람은 투쟁의 수단을 발전시켜가며, 다양한 도구를 사용했다. 흐르는 세월 속에서 다양한 투쟁도구들이 사용되었고 점차 역사 속에서 사라졌다.
인류는 항상 싸움의 연속에서 생존을 위해 살아왔다. 가진 것이 부족하면 남에게서 뺏고 그것을 빼앗기 위해서는 남과 싸워서 승리하고 그 전리품을 쟁취해야했다. 그렇게 인류는 무기를 발전시키고 전쟁의 나날 속에서 역사를 보내왔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지나온 역사는 모두 전쟁과 피과 휩쓸고 간 시간의 자리라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였다.
타협과 협상에는 한계가 있었다. 아무리 길고 날고 뛰어도 불리한 자와 유리한 자는 나뉘게 되었고 적절한 중간선의 평등함은 사유재산의 발생에 따라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결국 오랜 대화를 해도 그 어떤 결과물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누는 것 뿐이었다.
전쟁! 서로의 피를 부르는 비극의 산물. 인류가 만든 최고의 잔혹한 작품. 어찌되었건 인간이란 존재는 모두 이기적인 돼지새끼에 지나지 않았고 그들의 탐욕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싸우는 이유는 많았다. 아까 전 말한 것처럼 내 이웃 것을 빼앗고 꿀꿀 취하기 위해. 혹은 그 망할 놈의 웨슬리가 말하는 것처럼 내 것을 지키기위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대의를 위해서라던가 백성을 위해서라는 개소리도 있기도한데 아무튼 결국 니꺼 내꺼 정하기가 본질적인 이유였다.
전쟁의 처음 양상은 그냥 무작정 아무 것이나 손에 잡히는 대로 싸우는 애들 막싸움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점점 전쟁이 많아지고 정복이 늘어나고 싸움이 계속 되며 인류는 생산을 더 많이 해쳐먹을 생각보다는 더 많이 뺏어쳐먹을 생각에 싸움의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많은 무기가 생기고 수 많은 전술이 생기고 전쟁에서의 역할군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었다.
따지고보면 사이퍼즈도 하나의 전쟁이다. 작은 전쟁. 애초에 설정부터가 전쟁하는 짓거리였고 결국 5:5 패싸움에 지나지 않아보이지만 사람이 죽고 싸우는 모습들을 보면 아무튼 이것도 전쟁 꼬라지 중 하나란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역할군이 나뉘는데 팀을 지키는 탱커, 적을 죽이고 휩쓰는 딜러, 그리고 모든 것을 보조하는 서포터라고 크게 세가지로 나누기로 한다. 서브탱커나 근딜 원딜같은 얘기는 귀찮으니까 쳐떠넘긴다고해도 이렇게 길고 장황하게 헛소리를 지껄인 와중 이놈의 탱커라는 놈은 상당한 불쌍한 인생을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공성전을 하다보면 탱커들이 갑자기 말하곤 한다. 아, 차라리 공탄다. 혹은 그냥 공탈까? 그리고 그것을 보는 사람들은 말한다. 유리멘탈이 깨졌노라고 탱커 못하면서 입털지마라고. 과연 그들이 그냥 화가 났던 것일까. 그들의 내뱉은 '공타고 싶다'라는 발언은 그저 마구마구 털어놓는 단어가 아니다.
극히 저런 말은 1근 4원이라던가 다른 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극한직업 솔탱을 타게 되는 경우에 자주 볼 수 있게 된다. 정상적인 판단력을 가진 양반들이라면 시야의 확보라던가 스위치같은 것으로 그 쓰레기라고 욕을 먹는 나같은 골실브론즈 친구들조차 아는 투탱의 위대함을 인지중일텐데도 킬딸치고 싶은 정신에 의해 2근딜이라던가 그런 머리통에 액션빔을 날려먹은 것 같은 상황에 일단 탱커들은 한숨부터 내쉬고 본다. 아아, 이번 판도 엄청나게 고생할 각이군.
최근 탱커에 대한 시선이 바뀌고 있다지만 여전히 킬딸치는 딜러들은 탱커를 보고 '탱노예'라 일컫는다 결국 딜러들을 키워주고 봉사해주었으나 노예로 밖에 쳐다보지 않는 시선이란 것이다. 애초에 취급부터가 극히 아래에 매달려있는 탱커로써는 그저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임할 뿐이다.
어떻게든 적에게 이니시를 걸고, 우리 팀을 위해 한타각을 만들기 위해 정신없이 고민하고, 그 와중에 시야를 봐주고 적이 어디서 이니시를 걸지 우리 팀이 물리지 않도록 위험한 지역까지 봐두어야 하는 와중 개인실력의 피지컬마저 되어야 하는 것에 이미 탱커는 골머리가 터져서 탕수육을 만들고 있다.
죽어가는 아군 딜러들이 실은 자신이 위치를 못잡고 위험지역을 나돌아다니다가 납치당한 주제에 '나 좀 지켜줘' 징징 욺에 이마빡을 짚고 한숨을 내쉬지만 탱커는 그에 대고 아무 말도 못한다. 네가 잘못한 것이라고 말하는 순간 팀은 드렉슬러 분열창을 쳐맞은 듯 갈갈이 찢길 것을 탱커는 알고 있다. 정말 억울하고 복창이 터질 일이지만 자신의 정신건강을 해치고 승리를 위해서 또 다시 꾹 참으며 알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어쩌다 환상적인 이니쉬와 완벽한 각도로 적에게 이니시를 성공해도 아군의 피지컬 부족으로 한타가 망하는 순간에도 그저 탱커는 입을 벌리고 어이 없어할 뿐이다. 자신이 생각할 때는 완벽해도 딜러가 탱커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순간 모든 죄는 '탱커가 무리했다'라는 식의 몰아가기가 되기 때문에 결국 염병취급을 받는 것은 탱커가 될 뿐이란 것이다. 또 다시 탱커는 입을 닥칠 수 밖에 없다.
온 힘을 다해 적의 궁을 끊고 적 탱커가 아군 딜러에게 달려드는 것을 막고 난리를 쳐서 자신이 한타를 승리로 이끌고 자신은 죽어도 그것을 알아주는 자는 아무도 없다. 오직 자신만 아는 것이다. 딜러들은 보나마나 자신의 캐리라고 말하고 있을 것이며 결국 탱은 고기방패로써 그 의무를 다했다고만 쳐여기더라도 탱커는 그냥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다. 어떤 새끼도 알아주지 않는다. (가끔은 적이 알아주지만)
탱커를 하며 배우는 것은 자식 키우는 것 다 부질 없는 짓이다라고 말하는 부모의 심정뿐이다. 길고 날 뛰어도 결국 킬딸에 홀린 딜러들은 그 누구도 게임이 끝날 때 탱커를 돌아보지 않는다. 결국 무대의 뒤에서 뛰어다니는 스태프는 그 자리에서 있을 뿐이었고 조명을 받는 것은 저쪽 관중석에서 박수를 받는 자들이다. 이리도 탱커란 존재는 서러운 위치였다.
그들은 왜 '공타고 싶다'라고 하는가? 그것은 모든 정신적 스트레스와 몸도 엉망진창일 정도로 지쳐버렸을 때 내뱉은 말이다. 나는 모든 것을 참을 대로 참았고, 나는 모든 것을 최대한 내 최선의 위치에서 노력했으나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으며 그저 모든 비난의 화살이 자기에게로 날아올 때 외치는 자멸적인 발언이다.
그래, 너희는 너희 마음대로 떠들어라. 이제는 나도 내 마음가는 대로 굴겠다. 일종의 포기선언이다. 이건 이제 끝이다. 굳이 띄어주지 않아도 좋았다. 알아주지 못하는 것도 아쉬울 따름이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남탓과 자신의 말을 절대로 들어주지 않는 너희들의 막힌 귀에 대고 죽창 하나를 꽂겠다는 말이다. 그냥 지금부터 공탄다. 나는 너희를 지킬 이유가 사라졌다는 선언.
그래, 너희가 말하는 나는 트롤이다. 나 때문에 게임이 졌다고 하자. 그래서 뭐? 이제부터 나도 인정사정 볼 것이 없다. 너희가 캐리하던 말던 나는 모든 인성을 놓기로 마음먹었고 너희처럼 나도 킬딸하고 공타며 데미지 쭉쭉 나오는 맛을 지금부터 보겠다.
내가 죽는다 치자. 내가 트롤이라 치자. 그럼 너희는 뭔데? 이 시점에서 탱커에게는 승패같은건 중요하지 않다. 이 지독할 정도로 자기 파괴적인 포기선언, 사회구성원들에 의한 사회의 공멸, 그 모든 상징이 '그냥 나 공탄다'라는 메타포에 녹아 있다.
대체 무엇이 그들을 포기하게 만들었는가. 그들은 자신의 처지에 신경쓰지 않고, 왜 오로지 상대의 멸망에만 신경쓰게 되었는가. 뭐가 대체 그들을, 우리를 여기까지 몰고 왔는가. 탱커에게 공타기 말고 다른 대안이 있다면, 그들은 공타기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수많은 거짓말에 이미 속은 경험이 있는 그들은 그 대안조차 이미 믿지 않고 아랑곳하지 않은 채로 너나 나나 골통에 박히면 한 방에 가는 죽창을 깎아낼 것인가. 결국 탱커가 공타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가.
수 많던 탱커 유저가 하나 둘 멸종하기 시작했다. 모두가 근딜이 되어가고 탱커란 존재들은 갈 수록 그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들에게 남은 희망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언제까지고 계속되는 잘못된 늪 속에서 헤엄을 치게 되는 것인가.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공.... 지금부터 공을 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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