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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드네임 넘버 제로_ 벚꽃의 레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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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바라바라삽 [61급]

2015-05-04 22:19:01

 

 

 

< 코드네임 넘버 제로_ 벚꽃의 레이나 >

 

난 언제나 어둠 속에 있었다. 차가운 감촉, 속삭이는 소리, 시큼한 내음새를 느낄 수 있지만 항상 내 주변은 어둠으로 가득차 있었다. 외롭고 쓸쓸했지만 남들에게 그런 심정을 내보일 수 없었다. 어차피 그들은 이런 나에게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날 이렇게 만든 부모가 누군지는 모른다. 또, 알고 싶지도 않다. 그것은 내 삶에 있어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기 때문이다. 왜 내가 고아원에 보내졌는지에 대한 이유만큼이나 사소한 것이다.

 

고아원에서의 생활은 솔직히 말하자면 내 기억 속에 남는 추억은 없다. 단 한가지, ‘그 소년’을 제외하고는. . .

그 아이가 처음이었다. 내게 먼저 다가와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어준 아이는. 고아원의 원장이신 수녀님은 나와 아이들의 평화로운 화합을 위해 많은 노력을 아끼시지 않았지만 아이들은 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이 처음부터 나를 싫어한 것은 아니다. 순수했던 아이들은 나의 단점을 이해해주고, 그런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 위해 아낌없는 배려를 주었다. 하지만 그런 것도 잠시뿐. 어느날 죽어가던 병아리 한 마리를 단지, 품안에 안은 것만으로도 살려낸 내 모습을 본 아이들은 차츰 나를 거부하며 멀리하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 그들 그룹에 끼지 못하는 아웃사이더가 되버리고 말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외롭고 추웠던 감정이 익숙하게 변했을즈음. 그 아이가 나타났다.

 

아이의 이름은 기억하고 싶지만 기억이 나지않았다. 사실. . . 내 대부분의 기억은 마치, 까만 먹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새까맣게 물들어, 꺼내고 싶어도 꺼낼 수가 없었다. 마치 테두리만 남아있는 창문처럼. . . 하지만 그 아이에 대한 기억은 어렴풋이 뇌리 속에 남아있었다. 비록, 이름과 그 아이의 생김새는 모르지만 그가 품고 있던 느낌. 그것 하나만큼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 아이에게만 느껴지는 특별한 기운. 그것은 타인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나만이 알 수 있는 특별한 신호였다. ‘그 여자’는 그것을 ‘영혼’이라고 부르며, 신이 준 축복이라고 말했지만, 상관없다. 난 내가 가진 이 가증스러운 저주를 하루라도 빨리 없어졌으면하는 바램이니깐. 만약, 이 재능이 없었으면 ‘그 여자’를 만날 일이 없었을테고, 그렇다면 그런 악몽같은 세월을 보내지도 않았을테니깐 말이다. 그 여자는 날 양녀로 받아들이고 싶다며, 고아원을 찾아왔었다. 안그래도 따돌림을 당하는 나 때문에 걱정이 많았던 수녀님은 그녀의 제안에 동의를 했고, 나에게 행복해질 수있다는 말을 하며, 그녀에게 보냈다. 처음엔 나도 수녀님의 말을 믿었다.

그 여자가 고아원에서 했던 행동들은 내가 지금까지 느낄 수 없었던 알 수 없는 감정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만약, 내가 엄마와 함께 있었다면 이런 기분이었을까? 라는 생각을 불러일으켰던 감정. 그녀의 목소리는 달콤했고, 그녀의 손길을 따스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뿐이었다. 그녀를 따라 간 곳은 지옥이었다. 그곳에서 난 그들의 장난감이었다. 맛도 없고, 괴롭기만한 물을 미친듯이 마셔야만 했고, 불에 지지는 듯 한 끔찍한 고통을 피부로 맛보아야 했다. 나에겐 자유나 의사같은 것은 없었다. 그들이 하라면 해야했으며, 그들이 시키면 그것을 따라야했다. 난 그들의 손가락 끝에 움직이는 작은 인형에 불과했다.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내 머릿속의 기억들이 하나둘씩 사라져간 것은. 하지만 오직 그 아이에 대한 기억만큼은 사라지지 않았다. 짧은 여름의 추억이었지만 내 생에 있어서 가장 소중했던 시간이었기에. . . 아무리 그들이 압박을 해와도 그것만큼은 빼앗길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지켜왔다. 그러면서 언젠간 이곳을 탈출하겠다며, 신에게 도와달라며 매일같이 눈물로 얼룩진 기도를 올렸다.

 

그리고 그곳을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마침내 난 자유인이 되었지만 그곳에서의 생활, 그리고 그들의 꼭두각시가 되어, 행했던 그동안의 일들이 마치, 쇠사슬로 변해 내 삶을 옥죄여왔다. 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지만, 난 변해버렸고, 타락해버린 것이다.

 

그토록 그리워하며, 내 삶을 지탱해주었던 ‘그 소년’을 만날 자신이 없을정도로 난 망가져버렸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았던 예전의 나로 다시 돌아와버린 기분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나에겐 이것이 좋았다. 거릴낌없이 그녀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복수의 칼을 꺼내게 된 것은 이빨을 드러낸 것은 ‘노인’의 죽음소식을 접하고 그의 저주스러운 추종자들이 뿔뿔히 흩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후였다.

 

난 그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바로, 날 어둠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렸던 ‘그 여자’가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세간에서는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했지만 그것은 살아있다는 다른 의미이다. 그녀가 살아있다면 언제든 그녀는 그들을 불러모을테고, 그들은 자신들의 부활을 위해 나같은 피해자를 만들어낼 것이 분명했다.

난 그것만큼은 막고 싶었다. 그래서 다시금 내 손에 피를 묻히기 위해 결심한 것이었다. 결심을 세우고 나니, 행동하는데에는 걸릴 것이 없었다. 지켜야할 것도, 미련이 남는 것들도 없는 나에게 복수를 하는데 막히는 장애벽따위는 없었다.

다만, 내가 행동범위를 넓히면 넓힐수록 나를 찾기위한 눈들이 많아지는 것이 유일한 장애벽이었다. 덕분에 복수의 활동을 잠시 접어야했고, 위장막으로 만들어두었던 꽃집에서의 생활을 하며, 기회를 엿보는 수밖에 없었다.

 

꽃집 여주인으로서의 생활을 하면서 나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도일이라는 남자는 매번 방문해 나에게 온갖 농담을 건내주곤한다. 그는 종종 그의 친구들을 데리고 오는데, 한때는 이글이라는 남성과 함께 온적이 있었다. 처음 그가 가게에 왔을 때, 나는 순간적으로 ‘그 아이’가 아닐까하는 착각을 받았었다. 하지만 이글은 추억 속의 그 소년이 아니었다. 단지 그가 풍기고 있는 기운이 비슷했을뿐.

 

샬럿과 마를렌은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였다. 그녀들은 일주일에 한번씩 내 가게를 들려주는데, 그들이 오는 시간에 맞춰 난 쿠키를 굽곤한다. 가끔, 쿠키를 구우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내 모습에 놀랄 때도 있지만. . .

가끔씩 과연, 내가 이런 생활을 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살아가면서 한번도 느끼지 못한 그들의 친숙함에 대한 어색함도 있었지만, 내가 해야만하는 속죄의 행위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이 내 감정을 지배할땐,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럴때마다 그 소년이 떠올랐다. 그를 만나고 싶고, 도움을 청해보고 싶지만 이렇게 변해버린 날 그가 받아줄까하는 불안감에 곧장 떨쳐내버린다.

 

그렇게 불안전한 일상 생활의 어느날. 어느 한 남성이 가게를 방문한다. 늦은 밤이었기 때문에 잔뜩 긴장을 하며 그를 맞이했다. 처음엔 그에게 꽃을 쥐어주고 빨리 보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에게 가까이 간 순간. 내 가슴 속에 간직하고 있던 그것이 봇물터지듯 내 전신을 휘감아돌았다. 순간적으로 너무 놀라 손에 쥐고 있던 포장된 꽃 한송이를 떨어뜨릴뻔했다. 전에 느꼈던 이글처럼 착각이겠지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 소년에 대한 추억을 고작 비슷한 착각과 구분못할 리가 없었다. 나는 애써 침착을 유지하며, 그에게 꽃을 주었다.

 

그날 이후 그는 매달 한번 씩 가게를 방문해 방울꽃 한 송이씩 사갔다. 항상 똑같은 꽃을 매달 같은 날에 사가는 이유가 궁금해, 한번은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어머니의 생신선물입니다.’라는 짧은 답변을 보냈었다. 나는 생각없이 어머니가 누구시냐고 물어보았고 그는 잠시동안 뜸을 들이는 듯 돌아오는 대답이 없었다. 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되새김질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추측을 해보았다.

 

“ 저는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부르며, 사람들은 그녀를 ‘루즈메리 홀든’이라고 부르지요. ”

 

그의 대답으로 먹물로 얼룩져있던 내 기억 중 하나가 깨끗하게 씻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 소년은 항상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고아원을 찾아왔었다. 처음 그가 찾아왔을 때 수녀님이 그의 어머니에게 나를 소개해 주었었다. 그때 수녀님이 내게 해주었던 말이 있었다.

 

‘ 레이나, 이분이 고아원을 세워주신 루즈메리 홀든이라는 분이란다. ’

 

맞아, 그 아이의 어머니 이름이 루즈메리 홀든이였어. 기억이 떠올리면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의 얼굴 위로 손을 올렸다. 그는 당황한 듯 뒤로 물렸고, 난 무례를 범했다는 생각에 그에게 황급히 사과했다. 그가 떠나기 위해 문을 열었을때 난 그에게 뭔가를 외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두려웠기 때문이다. 만약, 저 남자가 그때의 그 소년이 맞다면, 난 뭐라고 해야하지? 이런 날 그가 그때처럼 받아줄까? 만약, 그가 날 버린다면 난 어떻게 해야할까. , , 온갖 잡념이 내 발목을 붙잡았고, 내가 부르고 싶었던 그 이름은 입 밖으로 나올 수 없었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리고, 문 위에 매달아두었던 방울소리의 메이리가 사라질쯤. 쥐어짜듯한 목소리가 내 입밖으로 흘러나왔다.

 

“ 다이... 무스... 홀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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