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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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04 16:46:36
미방은 스포일러.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 위를 쳐다보았다. 무언가 날아오는 것인지, 혹은 낙하를 하는 것인지. 둘 중 무엇인지는 말에 따라 달라질 뿐이지만 아무튼 그는 많은 사람들이 고공낙하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었다. 저런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즉사(卽死), 또는 극심한 골절상을 입게 되는 것이 상식적으로 당연한 일임에 불구하고도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사뿐히 땅에 착지할 뿐이었다. 그가 듣기론 저들은 무거운 장비들을 걸치며 100kg 가까이 되는 몸으로 돌아다닌다고 했다. 그것은 덩치 큰 성인남성은 물론이거니와 여자나 어린아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정도면 움직이는 것조차도 불편할 텐데, 어떻게 저렇게 높이 뛰어다니고 달리는지 그에게는 저들이 하나의 미스터리처럼 보였다.
잡념은 거기까지였다. 그는 달려오는 자들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총 세 명, 오른 팔에 이상한 기계장치를 달고 있는 국방색 민소매 셔츠 차림의 모히칸 헤어스타일을 한 근육질의 중년 남성을 선두로 하얀색 포니테일(꽁지머리)을 한 채 옆에 2m 즈음 되어 보이는 긴 칼을 찬 젊은 남성, 그리고 한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따뜻하게 겨울옷을 차려입은 조그마한 꼬마 여자아이.
분명 어제도 수 없이 보아온 얼굴들이었다.
그는 천천히 아래로 몸을 숙였다. 오른팔을 내밀고 가만히 다가오는 자들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들이 사정거리에 들어서자마자 그의 오른팔은 그들을 환영이라도 하는 듯 불을 뿜었다. 아니, 말이 불이라는 것이지. 실제로 불은 아니었고 강풍이라고 하는 것이 좋았다. 정확히는 소매 안쪽에 달린 풍력장치를 통해 강한 바람을 뿜어내어 상대를 밀어내는 것이었다. 누군가는 그것을 더러 ‘레이저 빔’이라고 일컫지만 그것은 오해였다. 단순히 그 바람을 뿜어낼 때, 내부 장치의 빛 때문에 노란색의 광선처럼 보이는 것일 뿐. 아주 평범한 돌개바람정도로 보면 되었다. 예를 들자면 거대한 선풍기와도 같은 것일까.
겨우 바람에 지나지 않지만 그 위력은 대단한 편이었다. 다가오던 자들은 주춤거리기 시작하더니 이내 남자 두 명은 각자의 특기로 그 강풍을 버텨내었다. 중년 남성은 그냥 몸으로 버티며 밀고 들어왔고 젊은 남성은 바람을 칼로 튕겨내는 특이한 방어를 취한 채 앞으로 나아갔다. 다만, 뒤따라오던 꼬마 여자아이만 어쩌지를 못해 계속해서 강풍에 어영부영할 뿐이었다. 그는 풍력장치가 과열됨을 느끼고는 마지막 세찬 바람을 다시 뿜었다. 아까보다는 조금 더 힘을 주어 강하게. 그에 따라 꼬마 여자아이는 부웅 저 멀리 날아갔다. 이제 이 기술을 쓰려면 꽤나 시간이 들 것이다. 내부의 동력장치를 냉각시켜야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한 명이라도 멀리 날려버린 것에 대해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하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두 명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하필이면 가장 귀찮은 존재들이었다. 어지간한 능력자는 상대할 수 있는 그였음에도 불구하고 둘은 많이 버거운 편이었다. 어쩌면 만나도 이리 지독하게 이런 놈들을 만날 수가 있나 생각하며 그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그는 표정을 바꿀 수 없으니까.
그는 오른 주먹을 치켜들며 다가오는 두 남성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날아갔다 돌아오는 꼬맹이도 저만치에서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했던 것은 착각이었던 것 같다. 이제 방법은 없다. 전력을 다해 육탄전으로 싸우는 것만 남았을 뿐이었다. 그 생각을 끝으로 그는 적들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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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눈을 떴다. 아니, 정확히는 시야가 다시 들어오고 의식을 찾았다고 표현을 해야 되었다. 그는 눈을 움직일 수 없으니까. 그의 얼굴 표면 외부에 매달린 카메라 장치를 통해 전방을 확인하는 것이지 그의 것은 눈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것은 그저 조각된 것으로 눈동자를 굴리거나 깜박이는 것조차도 불가능했다. 굳이 주위를 둘러보고 싶다면 고개를 이리저리 꺾는 수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상체를 일으키고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망신창이가 되어버린 몸이었다. 칠은 벗겨져있고 몸 구석구석이 고열로 빨갛게 물들어있었다. 수없는 칼날자국에 불에 타기라도 한 것인지 검게 그을린 자국도 볼 수 있었다. 그는 다시 고개를 들어 주위를 돌아보았다. 아무도 없는 음산한 방이었다. 잡동사니가 저만치 쌓여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아무래도 지하창고 즈음 되리라, 그는 생각했다.
‘또 쓰러졌군.’
패배다. 아무래도 그 삼인조에게 졌던 것 같다. 그는 자신이 쓰러지고 난 이후의 상황을 상상해보았다. 아주 뻔했다. 자신이 쓰러지고 난 뒤에는 뒤의 나머지 포탑마저 부서질 것이고, 최종 타워 또한 빠르게 짓뭉게졌으리라. 요행히 지원보충으로 온 능력자들에 의해 지켜졌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는 그것을 알 길이 없다.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죽은 자는 그 다음의 상황을 알 수 없다.
그는 몸을 일으켜서 자리에 일어섰다. 땅바닥에 무언가 땡그렁, 하고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아래를 내려다보며 무엇인지 바라보니 꽤나 녹이 슬은 펜치가 하나 있었다. 예측하건데 수리공의 것이었다. 아마도 그들은 자신을 보수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존재하지 않나, 생각하며 그는 주위를 다시 돌아보다가 벽에 걸린 시계를 보았다. 시간은 점심때를 가리키고 있었다.
‘식사하러갔군.’
그는 천천히 돌바닥으로 된 침대(달리 표현할 말이 없었다)에 걸터앉았다. 고요한 공기의 흐름소리가 들려오고 조용히 시계의 째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방안은 다소 어두운 편이었고 다만 조그맣게 난 창에서 한줄기의 빛이 들어올 뿐이었다. 그는 창가를 올려다보았다. 푸른 바탕에 하얀 무언가가 둥둥 떠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더러 ‘하늘’과 ‘구름’이라고 불렀다. 그는 그 단어를 다시 기억해보며 중얼거려보았다. 물론 입을 움직여서 소리 내는 것이 아닌 내부의 음성장치에서 발현된 진동이 스피커를 통해 방출되는 것이지만.
그는 언어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적었다. 왜냐하면 그는 사람들과의 얘기를 위해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대화를 할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그저 단 하나의 전쟁병기로써, 본진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에 던져지는 기계덩어리였다. 그는 몇 가지 작전에 필요한 단어만 익히면 되었고 나머지는 죽을 때까지 싸우면 그만이었다. 아니, 생각해보면 다시 고치면 되므로 그것을 죽는다고 표현해도 되는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자신도 죽는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사람들은 그를 더러 ‘수호자’라고 불렀다. 수호자, 지키는 자, 경비. 계속 나아가다보면 집 지키는 개까지 나오게 된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칠 때면 그는 자괴감에 괴로워했다. 자신은 결국 집 지키는 개정도의 취급을 받는 존재인가. 인간이 아닌 기계로, 죽어갈 때 죄책감을 주지도 않고 마찬가지로 자신 또한 사람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잔혹한 전쟁병기일 뿐이라는 생각이 생길 때면 내부에서 무언가 들끓는 듯 한 느낌이 일었다. 그럴 때마다 헨리는 그것을 보고 ‘정체성의 혼란’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는 그 말이 도대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하나의 이상 증세 같은 것이라고 여기기로 했다. 사람들의 말은 어려운 것이 너무 많았다.
그는 그만 생각하기로 하고 고개를 저으며 다시 일어섰다. 그리고 창고의 철문께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곳에는 왼쪽 측면에 초록색 스위치가 있었는데 그것을 누르면 문이 열린다. 그러면 이런 음침한 공간과는 달리 아름다운 공간이 펼쳐진다. 갈색 빛의 땅이 보이고 푸른색의 하늘이 있으며 초록색의 풀들, 그리고 그 중앙에 조그마한 사과나무가 보인다. 그것은 그다지 크지는 않으며 이제 막 자라나기 시작한 나무로 매우 허약해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풍이 지날 때나 비가 많이 내릴 때나 꿋꿋이 쓰러지지 않고 서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대견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오늘도 그 사과나무를 보아야겠다는 생각에 스위치를 눌렀다.
지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천천히 철문이 위로 말려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마 수리공들은 이것을 더러 ‘셔터’라고 불렀던 것 같다. 셔터가 끝까지 말려올라 갈 때 즈음 그는 의외의 인물이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잘 잤나.”
인자하게 미소를 짓고 있는 그 모습은 바로 그 늙은이, 헨리였다. 굉장히 큰 키에 다부진 체격,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동년배에 비교해서는 젊어 보이는 얼굴. 사람들은 그를 더러 ‘명왕’이라고 불렀다. 그는 그 말이 무엇인지 몰라 헨리에게 물어본 적 있지만 그는 언제나
‘자네가 나를 부를 때의 이름이지.’
라고만 답해줄 뿐이었다. 그럴 때 마다 그는 이상한 늙은이라고만 생각할 뿐이었다.
“밥은 안 먹는건가.”
“식사는 이미 하고 왔다만, 자네가 보고 싶어서 말이지.”
“소름 돋는군.”
“하하, 이제 제법 농담을 하는구만!”
“비켜라, 사과나무가 보이지 않는다.”
“음, 그랬나? 이거 사과하지.”
헨리는 뒷짐을 진 채 그에게로 다가와 그 옆에 나란히 섰다. 헨리 또한 평범한 사람치고는 굉장히 키가 큰 편이었지만 그랑 비교해서는 조그마한 참새의 수준이었다. 그 둘은 나란히 서서 사과나무를 바라보았다. 어디선가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정말 사과나무를 좋아하는군.”
“그래보이나.”
“그럼, 이거 이러다 자네가 뉴턴처럼 엄청난 발견을 하는 게 아닐지 생각해보곤 하네.”
“뉴턴? 사과나무 농장주인이름인가.”
“사과나무 농장주인? 풋, 푸하하하하ㅡ!!”
헨리는 자지러지게 웃었다. 그는 그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이 무언가를 잘못말했나 다시금 생각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다고 들었다. 헌데 왜 헨리가 웃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웃어서 미안하군, 자네는 언제나 기발한 대답을 내놓는다니깐.”
헨리는 눈물까지 나왔는지 손가락으로 눈가를 훔치며 계속 끅끅거렸다. 그것이 그렇게도 웃긴 말이었나, 하고 그는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요새는 어떻게 지내나.”
헨리는 다시 뒷짐을 지고 조용한 미소를 지은 채 사과나무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평소와 다를 것은 없다.”
그도 그대로 대답을 했다. 잠깐 다른 이야기지만, 그에게 있어서 헨리는 하나의 스승이자 부모와도 같았다. 그저 전쟁병기에 불과한 자신에게 언제나 다가와서 이야기를 해주었다. 덕분에 그는 의사소통을 배울 수 있었고 사람과 대화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또한, 헨리는 그에게 있어 유일한 말동무였다. 언제나 부르지 않아도 찾아왔다. 조금은 귀찮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것을 티를 낸 적은 없었다. 그에게 찾아오는 사람은 헨리 외에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어쩌면 자신을 유일하게 인격적인 존재로 대우해주는 것에 호감을 느낀 지도 몰랐다.
“저거 심은 지도 시간이 꽤 흘렀어. 굉장하지 않나? 이제 몇 년 만 더 있으면 저기에 사과가 열릴 것이네.”
“사과가 열리면 어떻게 되는거지?”
“따 먹으면 되지! 그럼 무엇을 어쩌겠나? 나중에 나랑 같이 따보자고.”
“나는 먹을 수가 없다.”
“그럼 내가 자네 몫까지 먹어주지.”
껄껄, 하고 헨리는 호탕하게 웃으며 그의 다리통을 한 대 툭 쳤다.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
“이런이런. 역시 조각상이라 그런가. 내 손이 다 아프군.”
괜스레 장난스러운 말을 중얼거리며 그는 흐흐흐, 하고 웃었다. 이런 것을 보면 참 바보같다고 그는 생각했다. 분명 어딘가 요양원에서 탈출한 노망난 늙은이일 것이라고 으레 짐작했다.
“어제도, 오늘도 똑같은 하루였다. 내일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더러 일상(日常)이라고 하지.”
“이 수리가 끝나면 난 다시 싸워야하는가.”
“그렇지. 그것이 자네의 임무니까.”
“이 지긋한 임무는 언제 끝나는가.”
그의 말에 헨리는 살짝 놀란 눈치였다. 헨리는 그가 직접 자신의 생각을 꺼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자신의 무의미한 농담에 대답이나 해줄 정도. 그가 이번에 직접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처음 보았기에 놀라는 것도 당연했다. 게다가 그 질문은 굉장히 어느 측면에서는 심오했다. 임무! 또 다른 말로는 전쟁을 의미했다. 사람이 죽고 죽이는, 이 의미 없고 부질없는 낭비적인 현재는 언제 끝나는가. 그는 평화로운 일상을 바라는 것일까, 하고 헨리는 생각했다.
“자네는 싸우는게 싫나?”
“싫다. 그보다 이 사과나무를 보는 게 좋다.”
이 대답으로 확실하다, 라고 헨리는 생각했다. 이전부터 생각해왔지만 그에게도 결국에는 의식이 있었다. 그는 한낱 조각상이 아니었다. 물론 전장에서는 듬직한 ‘수호자’로 아군에게 있어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되는 존재이지만 결국 그도 하나의 사람이나 다름없다-고 헨리는 생각했다. 결국 만들어진 조각상이나 사람이나, 같은 것을 바라게 되는 것인가.
“자주 볼 수 있을거야. 언젠가는.”
“곧 볼 수 있나.”
“그것은 모른다네, 멀지도 모르지.”
“‘미래’인가.”
“그래. ‘미래’야.”
어설픈 가벼운 대화는 없고 담담하고 조용한 말이 오갔다. 낮게 가라앉은 침묵이 괜스레 분위기를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더더욱 현재에 집중해보게.”
그 침묵을 깬 것은 헨리였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서 그는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 또한 헨리를 따라 하늘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현재?”
“그래. 자네가 바라는 것을 위해서는 현재에 집중해야 해.”
헨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을 이었다.
“어제는 이미 지나버렸고, 내일은 알 수 없지만. 오늘은 선물이네. 그래서 ‘현재(Present)’라고 부르지.”
그는 가만히 헨리의 말을 들었다. 현재. 현재는 선물인가.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다만, 그게 좋은 의미라는 것은 알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냥 왠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다시 고개를 내렸다. 그의 눈에는 헨리가 사과나무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헨리는 사과나무에 다가가 살짝 무릎을 굽힌 뒤 그 얇은 기둥을 쓰다듬었다.
“이 나무도 현재에 충실하지 않는가. 더욱 크게 될 미래를 위해.”
헨리는 사뭇 자애로운 목소리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그리고 그 상태에서 고개만을 그에게로 돌리며 싱긋 웃어보이곤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때까지 우리 같이 현재에 집중해보자고, 친구.”
헨리는 바지를 툭툭 털며 일어났다.
“다음에 또 보지, 하이드.”
그 말을 끝으로 헨리는 뚜벅뚜벅,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갔다. 그, 아니, 하이드는 헨리가 가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꺼지지 않는 불꽃의 제왕이라 불리던 흑염. 그의 생전의 얼굴을 똑 닮도록 조각된 얼굴은 무표정으로 지평선을 바라보았다.
그의 등 뒤로 또 다시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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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놈이 모이면 이상한 짓을 하는 사람이 한명은 꼭 있습니다.
접니다.
철거반 이야기 다음은 헬리오스 호자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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