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phers

  • 쌍충 (히카르도 & 까미유) - 명암(明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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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다만티움멘탈 [44급]

2014-08-29 19:12:12

 



※ 이번에도 미방에 SAINT 님이 힘써주셨습니다. 여러장 주셨는데 뭘 써야할지 어버버 하다가 그냥 코카콜라 맛있어로 뽑았습니다.


※ 본 글은 동인 해석이 들어간 2차 창작물입니다.


그와 내가 처음 만난 건 내 손이 아직 파랗게 되기 전, 그러니까 완전히 어릴 때였다. 사람들과의 교류가 어려운 나는 그 누구와도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생활하는 방법을 하나 둘 만들어내고 한 없이 어둠으로 빠져들었다. 그렇게 심해처럼 빛조차 뚫고 들어올 수 없는 외로움을 안고 생활하던 나에게 한줄기 빛이 되어준 건 까미유였고 난 그를 의지하며 살아갔다.

“ 이봐 바레타, 내가 아주 신기한걸 알려줄까? ”

“ 뭐지 데샹? ”

“ 내가 만들어내는 이 반딧불들, 사람을 치료할 수 있어 ”

“ 내가 만드는 벌레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군. ”

그와 나는 이미 정반대의 인생을 살고 있었다. 사람을 치유해주는 반딧불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거기에 명석한 두뇌와 친근한 성격 덕분에 까미유는 어디에 가도 사랑을 받았다. 심지어 피와 돈만이 절대적 가치였던 마피아 세계에서도 말이다.

만인의 애정을 받던 까미유와는 반대로 그렇게 하지 못했던 난 오로지 내가 가지고 있는 힘으로 인정을 받아야만 했다. 매일같이 벌레들을 조종하고 몸을 단련하고 나보다 위에 있는 사람과의 싸움에서 이기면서 점점 내 입지를 굳혀갔다. 단계를 밟고 올라 갈수록 나를 건들거나 위협하는 손들은 줄어들어 갔지만 나를 따르는 사람은 여전히 극히 일부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리 힘든 생활은 아니었다. 유년기부터 외로움에 익숙했던 탓도 있지만 내 인생에 있어서 빛과 같은 존재인 까미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누구보다 날 우선시 했고 나도 그의 호의가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스쳐지나가듯 마주친 여인들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했고 경찰에 잡혀 심문을 당할 때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그에게 들려주었다.

“ 데샹, 이번에 연구를 새로 들어간다고 들었다. ”

“ 아, 그래 인류의 역사를 바꿀 아주 중요한 실험이야 ”

“ 네가 벌써 그 정도로 발전했다니 놀라울 따름이야 ”

“ 뭐야, 어릴 때부터 함께 있었다고 아버지 흉내라도 내는 거야? ”

“ 그런 거 아니다. ”

닥터, 아니 까미유는 유전자 변이를 통한 비능력자의 능력자화를 꿈꾸고 있었다. 일부 언론에선 그의 행동을 자연의 섭리에 반하는 미친 짓이라고 강한 비판을 했지만 막대한 마피아의 자본력 (정확히 말하면 마피아의 행동력 정도겠다.) 앞에선 그들도 입을 다물게 되었다. 수많은 연구원들이 비능력자들도 능력자들의 특별한 인생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까미유의 야망을 이루게 하기 위해 투입이 되었고 동물을 활용한 표본들이 성공적으로 변이 과정을 밟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나 또한 까미유의 부름을 받아 간단한 실험 (그의 말로는 약을 투여 받았을 때 어지러운지 고통을 느낄 수 있는지 정도를 테스트 해본다고 했다) 을 도와주기도 했다.

“ 바빠서 얼굴도 보기 바쁘군. ”

“ 다 위대한 발명을 위한 거 아니겠어? ”

“ 요즘 들어 의문의 능력자가 비능력자를 죽이는 일이 발생한다더군. 이러다 커다란 싸움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걱정이야 ”

“ 마피아가 싸움을 걱정하다니 의외로 섬세한 면이 있었네. 바레타? ”

“ 무의미한 싸움은 좋지 않다. 피는 피를 부를 뿐이야 ”

“ 이런 부드러운 마음을 다른 사람들도 알아줘야 할 텐데 말이야 ”

“ 아무도 몰라줘도 상관없다. 데샹, 네가 알고 있잖아 ”

“ 어리광인가? ”

“ 그럴지도 모르겠군. ”

이런 내 걱정과는 관계없이 얼마 지나지 않아 비능력자들이 자신의 생존권을 이유로 능력자들을 추방시키기 위한 집회를 열겠다고 선포했고 한동안 이로 인한 이야기들이 일반인들을 비롯한 지하세계의 우리들까지 오르내렸다.

“ 결국 네가 우려한 사건이 될지도 모르겠군. 바레타 ”

“ 애초에 능력자가 비능력자를 죽이는 어처구니없는 행위를 했다는 거 자체가 의문이다. ”

“ 이젠 탐정놀이야? ”

“ 비꼬지 말고 들어줬으면 한다. 경찰의 수사결과에 따르면 비능력자를 살해한 능력자는 자신의 능력을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한다. ”

“ 가끔 있는 일이기도 하잖아? ”

“ 문젠 그 자가 능력자로 분류된 적이 없는 자라는 거다. 부하들을 시켜 조사해보니 그는 그저 평범한 구두닦이 였다고 하더군.”

선글라스를 써 잘 보이지 않았지만 까미유의 시선이 다소 날카로워졌단 걸 느꼈다. 아마 내 다음 말이 자신의 신경을 크게 긁을 것임을 직감한 거겠지. 하지만 난 친구가 더 이상 잘못된 생각을 하는걸 막고 싶었다.

“ 자네의 실험, 카모라 조직의 행동대장의 권한으로 어디까지 진행이 되었나 알고 싶은데? ”

“ 잠시 귀 좀 빌려줄 수 있어? ”

‘ 이건 평생을 함께한 내 친구 히카르도 바레타에게만 해주는 이야기다. ’ 로 시작한 까미유의 이야기는 충격 그 자체였다. 독백으로라도 읊고 싶지 않을 끔찍한 이야기들, 내 귀에 속삭이고 있는 대상이 까미유가 아닌 마계에서 탈출한 악마인 듯한 착각까지 들게 만들었다. 모든 이야기가 끝이 나고 얼어붙어있는 나의 어깨를 툭 하고 치며 까미유는 펍을 떠났다.

아마 그날 난 소위 말하는 ‘ 코가 삐뚤어지게 ’ 술을 마셨던 거 같다. 아침이 되어서야 펍에서 눈을 떠 겨우겨우 숙소로 돌아갔고 미처 못 깬 술과 전날 밤 까미유가 속삭인 이야기들이 섞인 쓰디 쓴 역류물이 하루 종일 변기를 타고 흘러내려갔다.

그리고 3일 후, 비능력자들의 집회가 광장에서 진행되었다. 급진적인 성격을 지닌 자들이 주동자가 되어 능력자들을 향해 강한 어조로 비판을 시작했고 능력자들을 보호하는 집단인 카모라 마피아의 일원으로 나 또한 광장 집회 해산을 위해 투입이 되었다. 폭력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아 적당히 몰아내면 되겠거니 생각한 그 순간 무리에 있던 인물 중 하나가 괴로운듯 괴성을 지르더니 기괴한 모습으로 변했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찢어버리기 시작했다.

‘ 준비는 이미 끝났다. ’

얼마 전 까미유가 해줬던 이야기 중 하나가 뇌리를 스쳤고 지면에서 발이 떨어진 이후로 생각의 흐름이 끊겼다. 눈을 다시 떴을 땐 옷가지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로 수조 같은 곳에 담겨져 있었고 까미유가 감정 하나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회복이 끝났으니 다시 숙소로 돌아가라고 말을 했다.

“ 데샹, 하고 싶은 말이 있다. ”

“ 하고 싶은 말은 없다. 내 프로젝트는 완전히 폐기 되었어 이 건물에서 곧 떠나야 해 모든 게 정리가 된 후 만나도록 하지 ”

그의 차가운 태도는 어릴 때 혼자 몰래 성인극을 보고 왔을 때 이후로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으나 (표면적으로) 프로젝트가 완전히 폐기가 되어버렸으니 그럴 수 있겠단 생각으로 자리를 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본거지에 경찰들이 들이닥쳐 날 끌고 갔다. 보통은 조직원 중 한명이 끌려가면 아무런 죄가 없다며 붙잡거나 싸움이 일어나야 정상인데 의외로 나를 떠나보내는 조직원들의 행동은 고분고분 했다. 그렇게 취조실에 도착한 후 수사관이라고 온 자가 거드름을 피우며 입을 열었다.

“ 시뇨리아 광장에서 집회가 일어났을때 무엇을 하고 있었지? ”

“ 과격한 행동을 막기 위해 경호 활동을 하고 있었다. ”

“ 크-핫! 들었어? 지금 이 마피아 새끼가 경호 활동을 하고 있었단다. 다 깨부수고 피나 핥아 재끼는 쓰레기 같은 놈들이 경호라고? ”

“ 수사 과정에 내가 필요하면 얼마든지 협조하겠지만 우리 조직을 한 번 더 모욕하는 순간 네 녀석의 혓바닥이 조각조각 찢겨져 모가지로 넘어갈 것이다. ”

“ 크흠... 마피아 녀석들은 농담도 못 알아듣는군. 경호 활동을 하고 있었다면 광장에서 대규모 학살이 일어났다는것 정도는 알고 있겠지? ”

“ 학살...? ”

“ 모르는 척 하지 마! 비능력자 298명 사망, 27명 중상, 138명 경상! 능력자 1명 실종! 이 대학살이 일어났는데 모를 수가 없잖아! 그리고! 그 현장에서 나타난 유일한 능력자의 흔적인 이 벌레 시체들을 보라고! ”

기억이 나질 않지만 기억이 끊겨진 시간 동안 그런 일이 일어났었던 거 같다. 꽤나 긴 시간동안 기억이 없었단 건데 내가 고작 피 같은 거로 기억이 끊겼을 리 없다. 분명 다른 요소가 있었을 터 ‘ 봐 이 자식 아무 말도 못하는구먼. ’ 이라고 이죽거리는 수사관의 말도 그리 마음에 쓰이지 않을 정도로 기억의 단편을 모아보려고 애를 썼다.

‘ 준비는 이미 끝났다. ’

생각이 다시금 까미유와의 대화로 흐르자 사건의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했다. 능력자의 기록조차 없는 능력자의 폭주, 광장 내에서 일어난 학살, 지워진 기억, 그리고...

“ 그래, 내가 했다. ”

무릎을 망치로 치듯 맞춰진 퍼즐 앞에서 나온 감탄은 저것이었다. 내뱉고도 왜? 라는 생각이 뇌를 강하게 내려칠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나온 감탄, 저 한마디에 난 옥살이를 하게 되었고 이는 분명 조직에게도 큰 피해일 것이라 생각하고 수감되기 전에 조직을 떠나겠다고 말을 하고 수감생활을 시작했다.

나를 따르던 몇 없는 동료들도 나의 버팀목이었던 까미유도 없는 수감생활의 유일한 낙은 과거 동료였던 사람들이 보내는 바깥의 이야기였다. 엘리샤 아주머니가 나의 안부를 궁금해 한다던가 데릭이 3리라를 주워서 조직원들에게 술을 샀는데 술값이 300리라가 나왔다는 등의 소소한 이야기들에 마음의 안정을 찾던 도중 까미유가 광장 대학살 사건과 관련해서 기자회견을 한 내용이 담긴 신문을 보게 되었다.

‘ 그는 좋은 친구였지만 단 한번 잘못된 선택을 하여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 그의 오랜 친구였던 나에겐 너무나도 슬픈 사실이다. 그의 가족과 같은 친구로서 그를 올바른 길로 이끌지 못한 나의 부족함이 원망스럽다. 내가 조금만 더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가 힘들어할 때 안아주었다면... 차라리 내가 대신 감옥으로 들어가 생활하고 싶을 정도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염치없는 소리지만 그의 행동을 어느 정도 이해를 해주었으면 한다. 그는 마피아로서 아니, 능력자를 보호하려는 한 명의 능력자로서 과격한 시위로 번질 수 있는 행동을 막으려 했던 것이고 그 방법이 잘못되었던 것뿐이다. 그를 풀어달라는게 아니다. 적어도 그의 마음만큼은 알아주었으면 한다. 희생자의 가족들에게는 내가 대신 보상을 하겠다. 물질적인 것 뿐 아니라 히카르도의 친구로서 나 또한 마피아를 나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다시 인생을 살아보겠다. 그들의 고통을 같이 안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아가보겠다. ’

전문을 읽고 나서 그 어느 때도 느껴보지 못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세상은 까미유의 일장연설에 흉악범 친구까지 감싸 안고 자신과 관계없는 사람들이 고통까지 나누려는 이시대의 진정한 의학인의 자세라고 박수를 아끼지 않았지만 그건 모두 그의 거짓된 페르소나다. 어릴 때 같이 담을 넘어 팔다 남은 빵을 가져와 나눠먹던 까미유 데샹은 이제 없다. 자신의 야망을 위해 친구까지 버린 추악한 위선자 닥터 까미유만이 있을 뿐이었다.

수감기간 동안 난 행동대장의 자리에 오를 때보다도 더 가혹한 수련을 했다. 손끝부터 푸르스름해지면서 악취를 풍겨댔지만 그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내 죗값을 모두 치룬 후에 위선자에게 복수를 하기 위한 생각만 했다. 근육이 찢어져도 수련을 멈추지 않았고 과도한 벌레 방출로 인한 요주의 대상으로 지정되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능력을 길러 나갔다.

의외로 기회는 빠른 시간 안에 다가왔다. 아이러니 하게도 위선자의 가식이 수많은 정계 인사들을 감동시켰고 나의 석방일 을 획기적으로 줄여버려 다시 사회 밖으로 던져버린 것이다. 석방의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난 바로 까미유의 행방을 수색해 나섰다. 그는 조직을 떠난 후 ‘어둠의 능력자’ 라는 조직을 만들어 운영을 하고 있다고 한다. 빛을 다루는 녀석이 ‘어둠’의 능력자라니, 갈수록 위선자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수소문 끝의 그들의 숙소를 찾아냈고 거칠게 문을 두들겨 안에 있는 사람을 불러냈다.

“ 엥? 누구세요? 우왁 냄새나! 걸인이야!! ”

갈색빛 주황의 단발머리를 한 소녀가 나를 걸인으로 몰아세우더니 급하게 ‘닥터’ 를 불렀고 ‘ 걸인이면 적당히 돈을 주고 보내라 ’ 라며 걸어 나온 까미유는 나를 보더니 선글라스를 고쳐 쓰고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 들었죠? 아저씨! 돈은 닥터가 알아서 던져 줄 테니 어서 우리 집에서 나가주세요! ”

“ 미아, 미쉘 잠시 나갔다 와라 세시간 정도 놀다오면 될거다. ”

“ 엥? 왜?? ”

“ 난 쇼파에서 쉬고 싶은데... ”

“ 내 지갑을 통째로 주마, 얼마를 쓰던 상관없으니 나가서 놀다와 ”

“ 정말이지? 가서 악기 새로 사와도 뭐라 하기 없기다! ”

“ 닥터의 지갑을 거덜 내자! ”

미아 와 미쉘이라고 불린 소녀들은 까미유의 지갑을 들고 뛰쳐나갔고 그들의 발걸음이 들리지 않을 무렵 난 그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간단히 피할 거라 생각한 일격은 그대로 까미유의 머리를 강타했고 끄윽 끄윽 거리며 까미유는 겨우 일어났다.

“ 이게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대하는 방식인가 바레타? ”

“ 데샹!!! ”

“ 그렇게 강한 발음으로 부르지 마 욕같잖아. ”

“ 쓸데없는 농담을 할 생각은 없다. 여기서 죽어라 위선자. ”

다시 한 번 까미유에게 주먹을 날렸지만 계속해서 그는 맞기만 했다. 처음엔 가슴팍 다음은 정강이와 무릎 이어서 옆구리, 이따금씩 우직 하는 소리와 함께 까미유의 얕은 신음이 울려왔고 전의가 없는 적을 상대로 나 또한 김이 빠져버렸다. 하지만 그에 대한 분노가 식은 것은 아니었다. 수소문 하는 길에 구매한 단검을 꺼내 이미 움직이기 조차 힘든 상태가 되어버린 까미유의 목을 겨눴다. 저 차가운 날이 까미유의 목젖을 타고 들어가 식도를 갈라버리면 모든 것이 끝이 난다. 희대의 위선자는 여기서 생을 마감하고 난 다시 흉악범이란 이름으로 수감이 되겠지 아마 분명 사형일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목을 매달고 죽느냐 장총에 의해 죽느냐 차이겠지

“ 이봐 리키, 뭘 망설여 내 목을 갈라 그걸 위해 왔잖아? ”

“ 친근하다는 듯이 부르지 마 위선자! ”

“ 자네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어 하지만 우린 어릴 때 친구였잖아? 그것도 둘도 없이 친하고 마치 혈육을 만난 듯 모든 것을 공유하지 않았나? 죽기 전에 친근하게 친구의 이름을 부르는거 정돈 괜찮잖아? ”

“ 이 X발 새X!! ”

이제 정말 그의 목을 그어버리면 그만이다 칼을 들고 있는 팔을 조금만 움직이면 된다. 이제 죽이자 죽이고 모든 걸 끝내야한다. 애초부터 나에게 건넨 손길을 거부했다면 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겠지 하얀 머리에 색이 있는 안경을 즐겨 쓰던 소년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그와의 추억이 조금이라도 적었다면, 그가 실험이랍시고 투여한 주사를 거부했다면, 그날 밤 그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면...

“ 뭐해 리키 이러다 애들이 오겠어. 그전에 날 처치하는 쪽이 더 편하지 않아? ”

“ 닥쳐라 위선자 그깟 계집아이 둘 정도는 찢어버릴 수 있어 ”

“ 휘유- 안본 사이에 좀 거칠어졌는데? 무의미한 피는 보고 싶지 않다고 하지 않았나? ”

“ 날 다 안다는 듯이 말하지 마! ”

“ 이봐 리키, 난 너와 평생을 함께 했던 친구야. 나는 곧 너고 너는 곧 나야. 그걸 부정하지 마 내 오랜 친구 ”

「오랜 친구」

그 단어가 나의 모든 사고 회로를 멈추게 했다. 내가 깔아 뭉개놓고 눕혀놓은 대상은 까미유, 내 오랜 친구 혼자인 상태로 심연의 어두움 속에 빠져들려는 나를 구제한 소중한 사람, 나의 괴로움을 가장 잘 알고 있고 그 괴로움을 같이 덜어낸 은혜로운 사람-

내 복수 방향은 잘못 되었던 것이다. 그에게서 주사를 받은 것도 나고 그가 숨기려고 했던 것을 억지로 끄집어내려고 했던 거도 나다. 그는 나를 신뢰했지만 난 한순간 그를 의심하고 죽이려했다. 그래, 복수의 대상이 잘못 되었다. 복수를 해야 할 건 까미유가 아닌 바로-

“ 나였다... ”

“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리키? 언제까지 날 깔고 앉아 있을 생각이야? ”

“ 미안하다 까미유 ”

“ 팔 다리 다 분질러 놓고 그런 말 하지 마 ”

“ 미안하다! ”

난 곧장 그길로 칼까지 던져놓고 숙소를 뛰쳐나갔다. 난 이기적이었던 것이다. 그의 호의를 다 받아놓고 그의 권유도 다 내가 자의적으로 받아놓고 그의 꿈과 모든 것을 앗아가 버렸다. 쓰레기는 그가 아니었다. 손에 악취가 나고 사람을 살리기는커녕 해를 입히는 벌레를 뿜어대는 내가 쓰레기였다. 생각의 끝에선 난 손으로 왼쪽 가슴을 찢기 시작했다. 어깨에 칼이 박혔을 때 보다 더 큰 고통이 내 뇌부터 척추를 타고 온몸 구석구석을 찌르기 시작했다. 엄청난 피가 얼굴이며 팔다리를 적시며 흘러 내렸을 때 따스하게 쾅쾅 거리는 내 생명의 핵심이 보였고 지체 없이 움켜쥐어 서서히 고동을 멈추게 했다.

정신이 아찔해지고 시야는 좁아져 사방에 튄 피들만이 내 눈에 들어왔다. 벨라 모르테 (Bella Morte), 복수를 마치기 위해 죽어가는 자결은 분명 아름다울 것이다. 이것으로 나를 용서해 달라 까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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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 위선자의 독백」

친구는 필요하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특별했다. 자신의 인생을 모두 나에게 투자하듯 붙어있었고 그의 행동은 그 어떤 사람들에게도 발견 할 수 없는 패턴이었다. 그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게 해주었고 심지어는 실험체가 되어주었다.

그래, 히카르도 자네가 나의 목을 가르러 왔을 땐 조금 놀랐다. 자네의 그 엉성한 두뇌는 앞으로도 친해지고 싶다는 말 한마디 정도면 대강 넘어갈 거라 생각했거든 결국 예상대로 나를 죽이지 못하고 도망친데다가 자신의 심장을 짓이겨 버리면서까지 속죄한다고 유언을 남겼지

하지만 리키, 아 애석한 나의 친구 리키 자넨 이미 시뇨리아 광장에서 한번 죽었다네, 난 그간 연구했던 것들과 자네 몸에 주입한 바이러스를 이용해서 다시 죽지 않는 몸을 만들어냈고 그걸 자네에게 말해주지 않았지

혹시나 나의 이 독백을 듣고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난 그저 어둠이 필요했을 뿐이다. 빛을 한없이 돋보이게 할 한줌의 어둠, 수백명을 죽인 흉악범과 그를 감싸는 옛 친구의 모습, 난 그것을 원했고 너는 마지막에 다시 내 생각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가 되었다.

계속해서 심장을 찢어가며 속죄해라 히카르도, 그리고 나의 빛을 위해 울부짖어라. 벨라 모르테 (Bella Morte), 아름다운 죽음을 잠시나마 맞이하길 바란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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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릭시를 쓰고 뭘 쓸까 두리번 거리다가 쌍충에 관련해서는 한번도 써본적이 없어서 이번에도 역시 캐붕이 일어나지 않게 낑낑 거리면서 써내려봤습니다.

히카르도의 시점에서 풀어냈는데 1인칭은 언제써도 표현의 한계가 많네요

모쪼록 쌍충팬 분들이 보시는데 불편함이 없었으면 합니다 XD

트위터 @forest_bear_

블로그 http://forestbear.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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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예~예~ 모든 것은 신의 뜻... 불허합니다. 의외군요. 나 원 참... 시작할까요? 강화인간!!
안녕? OK 궁금하네요. 역시! 재미있네. 깜짝이야! 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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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심까~ 피- 좋다! 못마땅해... 곱다~ 덤비라! 후우- 아슴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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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흐응? 흐으으응?! 척! 칫.. 좋-았어! 엥? 후에엥-!!
칫 엄숙하고 근엄하고 진지하다 믿습니다 내 안의 ...가 깨어난다 영업 중 할많하않 충격! 공포! 둠칫 둠칫 두둠칫
파이팅!! 고마워~ 졌어... 히힣 극대노 미안! 거울 앞에서 자의식 과잉된 십대 라이언
저는 지금 극공입니다. 훠이훠이 하.하.하. 매우 화가 납니다. 총기 손질중입니다. 저와 한 판 붙어보시겠습니까? 당신에 대한 정확한 진단 안돼!
뭐가 궁금하죠? 축하드립니다. 너에게는 뭐든 주고 싶어. 칭찬 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내겐 보여, 너의 죽음 당신을 믿습니다. 이런 미래는 싫어!
감사합니다. 기쁩니다. 축하합니다. 칭찬해 드리죠. 놀랍군요. 심기가 불편합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짝.짝.짝.짝 고마워... 멋있어... 지금 이게 뭐하시는 거죠? 대다나다 히에엑... 헉!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해!!!!!
옳소! 감탄했습니다. 흐음 후회할거요! 감사합니다. 놀랐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색) 축하드립니다. 칭찬해 드립니다. 놀랍군요. 매우 화가 나네요. 큰 충격입니다. 놀랍군요.
이럴수가... 감히! 네가! 아니?! 장하군! 응?! 좋다! 그건 아니다! 고맙다!
감사합니다 잘 못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좌절상태입니다 감탄했습니다 칭찬합니다
멋지군! 좋았어! 하하! 축하하오! 아아.. 5분전인데. 커피한잔 하겠소?
승리의 정유년! 정의로운 새해복! 극.한.공.성. 복! 받아랏! 음~ 직장인의 정석
많이 배웠습니다! 대단합니다! ?!! 축하드립니다 뭔가.. 부족해요 짝짝짝! 각오하세요! 으윽!
성탄의 축복을~! 메리 X-MAS~! 화이트 크리스마스야 해피~ 크리스마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성탄이구나~
Good! Thank U Missing U Useless It's pretty good Oops WHY! Please wait
멜빈 미이라와 고스트 제피 할로윈에는 카를로스호박 히카르도의 사탕 탄야의 마녀 분장..? 잭-슈타인 강시 루시
기자님의 감탄사 : 호-오! 기자님의 일과 : 신문 보기 기자님의 사과 : 이거 실례! 기자님이 놀라면 : 어이쿠! 기분이 좋아 보이는 잭 기분이 나빠 보이는 잭 천진난만한 잭 상큼한 인사를 날리는 잭
좋군요! 좋은 시간 되소서 Merry 추석~! 우와~! 호~오! 가득해요~! 짱인데! 품위있군
Chu~♡ 파이팅! 우와앙.. 졌어 ㅠㅠ 이겼다! 흐~음? 뜨헉! 돼.. 됐거든! 사.. 살쪘..!
훌륭합니다 궁금하네요 에구머니나! 슬프네요... 경멸스럽군요.. 후훗~ 뭐라고 하셨죠? 이, 이럴수가...!
아이작의 멋진 모습 이글이라 샤샤샤~ 트리비아 슬라이딩 시바 포는 달린다 까미유도 달린다 라이샌더 달린다 마를렌 점프! 샬럿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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