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phers

  • [이글엘리피터] 일그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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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맞이꽃 [66급]

2014-06-17 02:48:53

 

 

BGM 들으실 분은 클릭(추천)

 

일그러지다

 

W by. Mang

 

 

 
1.
 
  '정말 싫다. 죽여버리고 싶다.'
 
  정신이 들면 이 생각이다. 소복하게 쌓여있던 먼지들이 작은 바람만 불어도 춤을 추는 것처럼, 내 정신 상태가 그렇다. 아주 작은 자극에도 춤을 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곧 마른 기침을 하겠지, 공기를 마시는 순간 목구멍으로 들어오는 먼지 때문에 턱하고 숨이 막혀올 게 뻔하다. 그래서 최대한 참아보려고 했다. 그 몇 년을 참아보려고 했다. 하지만 요새 그 한계가 보인다.
 
  "밥 먹었어?"
 
  네가 뭔데 밥까지 신경 써? 하면서, 방문을 연 엘리노어를 쳐다봤다. 왜 화를 내? 별꼴이야. 하면서 뒤를 돈다. 그녀는 나에겐 이런 식이다. 아마 그 새끼였다면 반응이 달랐겠지. 이런 생각을 시작으로, 끝없이 뻗어나가는 기분 때문에 뭘 해도 집중이 안된다. 연필 꼭지를 잘근잘근 씹다가 내던졌다. 심이 툭하고 부러지는 게 꼭 날 보는 것 같아서 자조적인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밖에선 전혀 다른 웃음소리가 들린다. 남자 여럿과 여자 여럿이 뒤섞여내는 화목한 소리, 저 자리에선 누구나 저렇게 웃을 수 있다. 지금 이렇게 웃고 있는 나 역시도
 
  학교를 다니려고 했던 건 아닌데, 누나가 강제로 떠미는 바람에 고등학교까지 진학했다. 그 사이 엘리노어도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제 고등학교 1학년이 된 그녀는 어릴 땐 나를 졸졸 쫓아다녔다. 하지만 어느샌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쫓아다니더라, 그러면서 그녀는 내게 오빠라는 호칭 대신 이름을 불렀다. 오빠라고 부르는 건 이제 이글 홀든 하나니까, 이런 차이로 내가 무너질 걸 알고서 한 행동이라면 제법 똑똑한 여자다.
 
  새벽 2시까지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책을 읽다가 찬 바람 좀 쐴 겸 문을 열고 밖에 나갔다. 마른 세수를 하다가 인기척이 들어 옆을 보니 이글 홀든이 서있었다. 내가 계속 바라보자 시선이 느껴졌는지 피던 담배를 비벼 끄곤 내게 다가왔다.
 
  "뭐야, 너 아직도 안 자냐?"
  "책 읽다가."
 
  말을 섞기 싫거나 그런 건 아니다. 이 사람 자체가 싫다기보단 이런 상황에 있는 X가 싫은 거다. 만약 이글 홀든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어도 난 그 X를 싫어했을 테니까.
 
  엘리노어를 좋아하고 있다고 인식한 건, 사실 얼마 안 된 일이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런 기분은 언제나 들었으니까 언제부터 좋아한 건지도 잘 모를 만큼 오래 좋아한 건 맞다. 괜히 지는 기분에 인정하기 싫었을 뿐, 그러고 나니 눈에 밟히는 게 이글 홀든이었다. 요즘 내 머릿속에 더 많이 들어와있는 건 엘리노어도 아니고 바로 이 사람이다.
 
  "책을 무슨 이 시간까지 읽어? 키 안 크게"
 
  벌써 자신과 비슷해진 키를 뻔히 알면서도 이렇게 어린애 취급을 한다.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언제나 끓다가 식다가를 반복한 내 마음이지만, 화르르 끓어오르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죽어줘."
  "뭐?"
  "제발 좀 죽어."
  "미안하지만 아직 죽고 싶은 생각이 없다~"
  "부탁이야."
  "입 다물어."
  "부탁이야 제발"
  "한 번만 더 그 입 놀려봐."
 
  갑자기 짓는 무서운 표정, 이런 걸로 예전처럼 압박받거나 하진 않는다. 하지만 정신은 든다. 갑자기 찬 공기가 몸을 훑고 지나간다. 다시 쳐다본 그는 아무런 표정이 없다. 그저 다시 담배 한 개비를 더 꺼내서 불을 붙이며
 
  "들어가. 감기 걸려"
 
   라고 말하는 그는 평소와 같았다. 
 
 
* * *
 
 
 
  "피터 어디 가! 같이 가!"
  "…이름으로 좀 부르지 마. 뒤에 오빠 자는 어디 갔어?"
  "원데이 투데이야? 왜 이래"
 
  얘한테 뭔가 이해시키려고 하기보단그냥 포기하는 게 더 빠르다. 하지만 왜 마음은 그런 식으로 접지 못 하느냐고 하면 나도 잘 모르겠다. 그저 '그게 안되니까 이 상태인 거지' 란 이야기만 할 뿐, 슬쩍 쳐다본 엘리노어는 긴 머리를 높게 묶고 다닌다. 아주 예전처럼 양 갈래로 묶지 않는 건, 나이를 먹어서겠지만 풀지도 않고 굳이 하나로 묶는 건 이유가 있을 거다.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그게 싫다.
 
  "머리 푸르고 다니지?"
  "응? 머리? 왜?"
  "그게 더 예뻐서."
  "뭐…. 뭐야!"
  "장난."
  "됐어~ 이거 커플 머리란 말야~"
 
  저럴 줄 알았다. 저런 모습을 보면서 이글 홀든도 똑같이 귀엽다고 생각하겠지.
 
  하교 중에 음료수를 사달라고 징징거리며 조르는 바람에 잠깐 들어온 가게에서도 신경이 쓰여서 쳐다보면 제일 머리 보이는 건 그와 닮은 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 그녀였다. 눈이 마주치자 팔을 마구 흔들면서 해맑게 웃는다. 주문이 들어간지 한참인데 나올 생각이 없는 음료를 기다리며 나는 궁금한 게 하나 생겼다.
 
  "너한테 난 몇 번째야?"
 
  음료수를 쭉 빨아당기는 그녀에게 물었다.
 
  "켁! 그게 무슨 소리야?"
  "몇 번째야?"
  "알아듣게 설명 좀……."
  "말 그대로"
  "음~"
 
  이마를 톡톡 때리며 몇 초 고민하지 않더니 조심스레 말한다.
 
  "잉게 언니나 이글 오빠도 다 포함해서 이야기하면 순위가 너무 낮은가?"
  "아 됐어."
 
  조금 짜증이 난 말투로 듣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그런 말투에도 그녀는 놀라지도 않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남은 음료수를 마신다. 여기까지 퍼지는 딸기향이 코 끝을 찌른다.
 
  "그래 솔직히 언니들까지 포함하면 너무 순위가 낮아지니까…. 남자들만 이야기하는 거면……. 두 번째~?"
  "두번째?"
  "첫 번째는 알지? 모르는 건 당사자 뿐이니까"
 
  그런 거 나한테 이야기 안 해도 돼. 라고 이야기하려다가 말았다. 두 번째, 두 번째구나. 생각보단 높은 순위에 감정이 뜨거워지다가도 내 머리 위에 올라서있는 사람을 생각하면 차게 식었다. 엘리노어는 다 마신 잔을 정리하며 일어섰고 나도 따라 일어섰다. 그녀는 내가 없어도 앞으로 먼저 나간다. 그였으면 달랐을 것이다. 나는 항상 그녀 뒤를 쫓고 그녀는 항상 그의 뒤를 쫓는 이 모양새는 몇 해가 지나도 바뀌지 않았고 아마 앞으로도 바뀔 확률은 적겠지. 하지만 그 낮은 가능성을 전혀 기대하지 않는 건 아니기에, 앞서서 가던 그녀 팔목을 잡았다. 순간 놀랐는지 우뚝 멈춰 선 엘리노어가 내 눈을 바라본다. 나라고 놀라지 않았을까, 잡힌 손목이 너무 얇아서 흠칫했다. 이렇게 얇았나. 마주 선 키 차이도, 팔목이 그렇게나 얇다는 것도, 쭉 모르고 있었다. 가슴에 닿을 정도의 키라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가깝게 서본 적이 없어서 몰랐던 모양이다. 석양이 지는 거리에 길게 늘어진 서로의 그림자가 그녀와 내가 성장하는 속도만큼 빠르게 그려졌다.
 
  "왜?"
  "야."
  "왜 그러는데 손목 놔줘 아파."
  "좋아해."
 
   크게 동요하는 눈빛을 봤다. 그것만으로도 성공일지 모른다. 나는 절대 이 여자를 이만큼 동요하게 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미안해."
 
  예상한 대답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YES를 원한 건 아니지만 이런 대답을 바란 것도 아니다. 손목에 주던 힘을 스르르 풀었다. 풀린 손목을 손으로 감싸곤 소리를 빽 지른다. 아프잖아! 미안. 뭐야 갑자기 이런 타이밍에 고백을 하고, 집에나 가자. 평소와 다름없이 행동해주는 그녀에게서 이글 홀든을 보았다.
 
  이런 것까지 닮지 말아줘,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끝내 뱉지 못한다.
 
 
* * *
 
 
 
  머리가 아프다. 열이 조금 오르는 것 같은데 약을 먹기가 싫어서 몇 시간 내내 침대에 누워있을 뿐이다. 사랑은 열병, 뭐 이런 건가 싶어서 어이가 없었다. 이런 게 몸으로도 오는군, 하며 침대 옆에 놓인 컵과 약을 바라봤다. 안 봐도 누가 놓고 간 건지 뻔하다. 아픈 사람에게 물이 아니고 주스를 주는 애라면 이 집안에 딱 한 병밖에 없다. 일단 가져다준 거고, 몸도 점점 지쳐와서 결국 약을 먹기로 했다. 시큼한 맛이 텁텁한 입안에 자극을 준다. 알약을 입에 넣고 삼켰다. 다시 털썩하고 누운 침대에서 내가 누웠던 온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방 밖으로 나가면 마주칠 사람이 있어서 나가기 싫다.
 
  "인마, 몸은 어때?"
 
  마주치지 않으려고 안 나가고 있었는데 알아서 문을 열고 들어와 내 안부를 묻는다. 방 문에서 비스듬히 서서 물어보는 그는 십 년 전과 별로 달라진 게없다. 달라진 거라면 조금 짧아진 머리와 티 나지 않을 정도로 차분해진 성격 정도, 나는 그 변하지 않는 모습까지 싫었다. 차라리 우리가 자라나는 만큼 이 사람도 변한다면 엘리노어 마음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있었으니까.
 
  "괜찮아."
  "아침에 꼬맹이가 걱정 엄청 하던데, 적당히 걱정 시켜."
 
   툭하고 이성이 끊긴다. 누가? 누구를?
 
  "걱정?"
  "…."
  "너나 잘해, 걔한테 나는 안중에도 없으니까."
 
  말없이 마시고 있던 커피만 홀짝거리던 그가 그래~ 하고 뒤를 돌았다. 그 뒷모습에 울컥 치밀어오는 화가, 예전부터 내 안에 있던 수북하게 쌓인 먼지가, 정말 작은 바람에도 일렁거리고 있다는 걸 느꼈다. 더는 춤추지 말라고 말해도 이미 떠오른 먼지는 다시 제자리로 가지 못하고 소용돌이친다.
 
  "야."
  "반말하지, 윽, 야…. 이게 무슨 짓이야?"
 
  내가 이런 행동을 한 건, 너무 평범하게 자라지 않은 탓일 테다. 터지는 감정을 누르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급소 옆을 찌르자 그는 여러 번 기침을 내뱉더니 쓰러지기 전 내 머리채를 잡는다.
 
  "넌 보살펴준 은혜가 이거야?"
  "……."
  "심하잖아 이건, 아프다고 새끼야."
 
  끝까지 웃어 보이는 저 표정 때문에 정신은 돌아왔지만 수습하긴 늦었다. 그는 말을 더 하려고 하는 순간 기절했다. 정확히 급소는 아니었지만 정신을 차리려면 시간이 걸릴 거다. 어딘가에 옮겨야만 했다. 들키지 않게, 어디에 옮길지 생각하다가 연합에서 사용하던 지하 창고는 몇 년전부터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게 생각났다. 지하 창고 앞에 서서 문을 열었다. 여는 건 어렵지 않았다. 내 능력이 이런 곳에 쓰일 줄은 몰랐지만.
 
  '정말 싫다. 죽여버리고 싶다.'
 
  머리에 맴도는 저 말을 무시하고 창고 문을 잠갔다.
 
 
* * *
 
 
 
  "오빠, 오빠 어딨어?"
 
   엘리노어가 그를 찾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너무 당연하게 느껴져야 할 죄책감 같은 게 전혀 없어서 놀랐다. 아, 맞아 생각해보니 나는 원래 그런 아이였다. 아주 어릴 때부터 남의 기쁨과 행복을 제대로 공감하지 못하던 아이. 그 사실을 기억해내자 내 안에 있던 먼지들은 깨끗하게 사라져있었다. 아마 예전부터 없었던 건 아닐까, 할 정도로 깨끗한 느낌, 더 이상 방해하는 것이 없다는 해방감, 거기서 오는 기쁨 같은 건 있을지 몰라도 죄책감은 없었다.
 
  아프지 않은 건 아니지만 누워있을 정돈 아니었지만 난 누워있길 자처했다. 어차피 여기로 올 게 뻔하니까.
 
  "야!"
 
  왔다.
 
  "너 하루종일 집에 있었지? 오빠 어디있어?"
  "몰라. 자서"
  "아 도움 안 돼!"
 
  온몸이 뜨거운데 손만큼은 차갑다. 눈이 뜨거워서 어루만지니 냉기가 슬쩍 내려앉으면서 조금씩 정신이 든다. 이쯤이면 아마 이글 홀든은 그 질긴 명줄로 살아남았거나, 죽었거나 둘 중 하나일 테다. 지하에서 아무 소리도 안 나는 걸보면 솔직히 죽었다고 밖에 생각이 안 들지만 확인하러 갈 필요가 있었다.
 
  밤이 늦어서까지 엘리노어는 이글을 찾다가 지쳐서 잠들었다. 그 시간까지 기다리는 게 곤욕이었다. 조용히 밖을 나와 지하로 내려가면서 나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문을 열기까지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살았을까? 죽었을까? 둘 중 하나만 생각하기도 바빴다. 끼이익 거리며 을씨년스럽게 열리는 문 앞엔 그가 누워서 기다렸다는 듯이 인사했다.
 
  "심심해 죽는 줄 알았네, 왜 이제 와?"
  "살아있었네."
  "죽었겠어?"
  "그랬으면 했지."
  "넌 날 싫어하는 이유가 뭐야?"
  "……."
  "꼬맹이 때문에?"
  "알고 있네, 모를 줄 알았더니."
  "모를 리가 있나,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좋아하는 사람 일에 대한 촉은 좋거든."
  "좋아하는 사람? 너 진짜"
 
  이를 악물며 이야기하는 내 말을 자르고 그는 말을 계속했다.
 
  "넌 나보고 죽어달라고 했지."
  "……."
  "내가 죽으면 엘리노어는 자연스럽게 너한테 갈 거라고, 그렇게 생각했나?"
  "아니어도!"
  "아니어도, 이미 이렇게 한 일이니까 끝을 내려고 하겠지."
  "넌 날 못 이겨. 너도 알고 있겠지."
  "그럼~ 잘 알지, 동료인데."
 
  동료라는 말이 이질적으로 들렸다. 이 사이와 관계를 도대체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내가 벌린 일, 죄책감은 없지만 후에 들이닥칠 폭풍은 두려웠다.
 
  "그럼, 에이스 급 능력자 실력 좀 볼까?"
 
  검을 빼들었지만, 위협적이진 않다. 이미 부상도 입은 상태고 여차하면 한 번에 끝낼 수도 있다. 아니, 차라리 그게 그에게 더 좋은 마지막 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 그가 빠르게 다가와서 내 목에 칼끝을 댔다.
 
  "뭐해, 넋 놓고."
  "……."
  "누가 싸울 때 이런 식으로 무시하랬어?"
  "………."
  "진심이라면 끝내 어서."
 
  먼저 끝내란 이야길 했다. 지는 걸 죽는 것보다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건, 친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정도인 그가. 이글 홀든은 칼을 버렸다. 차마 나를 벨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이러는 건지, 손에 아무것도 쥐지 않았다는 제스처를 취한 그는 내가 겁먹지 않도록 한 걸음 뒤로 물러나곤 언제나 같은 표정으로 웃었다.
 
  그게 다신 볼 수 없는 표정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을 정도로
 
 
 
 
2.
 
  나이오비는 몇 달 전부터 엘리노어 때문에 울지 않는 날보다 우는 날이 많았다. 그녀가 히스테리를 부리는 건 참을 수 있었지만, 죽겠다고 난리를 치는 건 보호자 입장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었다.
 
  이글 홀든은 죽었다.
 
  발견한 사람은 피터 모나헌, 덤덤한 표정으로 자살한 것 같다며 말했다. 실제로도 그가 쓰던 칼이 그의 배에 꽂혀있었다. 그런 일이 연합의 지하 창고에서 생기자 발칵 뒤집히는 건 뻔했고 슬픔의 강도는 어느 사람보다도 컸다. 동료들의 분위기를 꽤 좌우하던 그였기에, 한동안은 아무도 밥을 먹지 못 했다. 그렇게 지금 3개월이 지났다. 평소와 다를 것 없이 살다가도 갑자기 그가 떠오를 만한 일이 생기면 집 전체의 분위기가 무섭도록 가라앉았다. 그의 그늘 밑에 있는 사람들처럼 그렇게 점점 가라앉았다.
 
  그중 가장 심한 건 엘리노어였다. 밥을 제대로 안 먹은 지가 벌써 세 달째, 애써 먹은 음식들도 토해내기 일쑤라 하루가 다르게 말라갔다. 원래도 가냘픈아이가 잡으면 부서질 것처럼 말라가자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같이 말라갔다. 다만 피터는 조용했다. 도일을 포함한 연합의 노장들 그런 피터를 보며 오히려 안쓰럽게 생각했다. 얼마나 충격이면 저러는가 싶어서였다.
 
  연합 상황은 항상 그랬지만, 피터는 연합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지냈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하다못해 엘리노어에게도 말을 걸지 못 했다. 그저 학교를 갔다가 하교를 하고 돌아오면 방에 처박혀서 아무것도 안 했다. 점점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서로가 혼자 있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자신만의 세계는 커져갔지만, 남을 생각하는 부분은 한없이 작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이틀째 그녀가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단 이야기에 그는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그녀 방 문을 열었다.
 
  "밥 좀 먹어."
  "미안, 생각 없어."
  "이래서 네가 어쩔 건데?"
  "따라갈 거야."
  "죽은 사람을?"
  "그만."
  "죽었다고"
  "그만해! 모나헌, 너 미쳤어?"
  "그래, 말 잘 나왔네. 미친 건 내가 아니고 너야. 엘리노어"
  "……."
  "이딴 꼴을 누가 좋아해?"
  "너는"
  "나는 뭐"
  "넌 그런 말 하면 안 되는 거 아냐?"
 
  엘리노어는 파르르 떨며 말했다.
 
  "무슨"
  "내가 모를 줄 알아?"
 
  피터는 순간 호흡을 멈췄다. 두 눈 가득하게 분노를 뚝뚝 떨어트리는 그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지만 그는 조금씩 떨었다.
 
  "너잖아."
  "뭐가."
  "너잖아! 오빠 그렇게…!"
 
  그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엘리노어가 하는 말을 듣고만 있었다. 사실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 몰라서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눈물을 닦아주면 손을 쳐낼 것이고 입을 막자니 몸 상태가 걱정됐다.
 
  그녀는 이글 홀든이 죽고 나서 두 번째로 그의 시체를 본 사람이었다. 사소한 습관조차 빼놓지 않고 기억하고 있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가 절대 이런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믿고 있었다.
 
  고백해본적은 없지만, 줄곧 사랑하던 사람. 그걸 알아주길 바라면서 한편으론 모르길 바랐던 사람, 자신의 존재가 그에게 약점이라서 방해가 된다면 자신 따윈 버려도 좋다고 생각할 만큼 사랑하는 사람이 돌연 죽었다. 그것도 모두가 살고 있는 곳 지하 창고에서
 
  가까운 사람들이라도, 의심을 안 해볼 수 없었다. 연합 사람들은 제일 먼저 발견한 피터 모나헌은 아닐 거라 말했다. 믿는 것도 있었고 그가 쓰던 칼이 그의 배에 꽂혀있었기 때문에 믿기 힘들어도 자살이라고 단정 짓기로 했다. 하지만 엘리노어만큼은 달랐다. 직접 손으로 칼을 꽂은 게 아니라 날아가서 꽂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이건 다른 사람들도 느끼고 있었을지 모른다. 쉬쉬할 뿐, 설마 자신들 사이에서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덮어두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엘리노어는 동료들 사이에서 이런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보다 이글이 죽인 사람이 누군지 찾는 게 더 급했다. 그래서 끊임없이 생각했다. 물체를 손을 대지 않고 움직일 수 있는 단 한 명의 사람, 제일 먼저 시체를 발견한 사람, 그의 장례식장에서 힘든 표정 한 번 짓지 않던 사람.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피터 모나헌'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그래."
  "……."
  "내가 죽였어."
  "너!"
  "너 하나 때문에"
  "뭐?"
  "몇 달 전 난 두 번째였지?"
  "…!…."
  "이글 홀든이 죽은 지금은 몇 번째?"
 
  그 무표정에 그녀는 소름이 끼쳤다. 잡히는 물건을 마구 던지다가 소리를 지르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믿고 싶지 않은 지금 앞에 상황을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 차라리 르네 마그리트 그림이 현실이라면 믿을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 상황은 그녀에게 아무런 현실감이 없었다. 피터는 다가가서 그녀 턱 끝을 잡아당겼다.
 
  "몇 번째냐고"
 
  그녀 눈동자에 맺힌 눈물이 와르르 쏟아지는 것을 보며 피터는 카타르시스 비슷한 것을 느꼈다. 울리는 상대가 그가 아닌 자신이라는 것에서 오는 정복감이 썩 나쁘지 않았다. 잘 웃지 않던 그의 입가에 미소가 걸린다. 그녀는 그 미소에 겹쳐보이는 이글의 잔상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아파서 속이 찢어질 것 같아도 이렇게 목놓아 우는 걸 남 앞에서 보여준 적 없던 건, 의지 하나로 버텨온 이유는, 이글 홀든이 죽은 이유가 엘리노어 러브 캠벨, 자신이 약점이기 때문은 아닐거라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그걸 모조리 깨부수는 피터의 행동이 그녀를 망가트렸다.
 
  "좋아. 말해줄게."
 
  눈물을 닦지도 못 하고 흐르는 채로 내버려 둔 채 그녀는 입을 뗐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음 말을 기다렸다.
 
  "미안해"
  "……."
  "이걸로 만족하니?"
 
  그렇게 알고 싶다는 순위는 말해주지 않은 채, 고백을 거절했을 때와 똑같이 미안하다 하며 그녀는 그에게 만족을 물었다. 그녀는 죽고 싶었다. 어떤 방법으로도 죽는 것에 대한 이미지가 없어서 번번이 실패했지만, 이글 홀든이 죽은 이후부터 그녀는 매일 죽고 싶었다. 울음 때문에 머리가 띵하게 당겨오는 걸 느끼며 그녀는 자신이 죽는 걸 천천히 상상했다. 상상하는 모든 것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능력, 예전에 그녀가 폭죽만 사용했다면 지금은 대부분의 것들은 상상하고 현실로 끄집어 낼 수 있었다. 그중 실패한 것이라곤 이글을 살리는 것과, 자신이 죽는 것. 단 두 가지뿐,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 그녀가 오늘은 간절히 죽음을 원한다. 하지만 아무리 해도 죽지 못 했다.
 
  '보고 싶어.'
 
  그녀는 자신의 죽음 대신 이글과 만나는 것을 상상했다. 이글 홀든과 만나는 꿈, 지금은 이루어질 수 없는 말도 안되는 꿈을.
 
  여전히 웃고 있을 그에게 제일 먼저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보고 싶었어? 아니면……. 엘리는 서서히 숨이 잦아드는 것을 느꼈다. 숨이 막혀오는 고통이 어쩐지 행복하게 느껴졌다. 점점 꿈으로 빠져들면서 생명이 조금씩 타들어갔다.
 
  "……."
 
  피터는 자신 앞에서 쓰러져버린 그녀를 조심스럽게 안아들었다.
 
  죽었다고 하기엔 너무 편안한 표정, 자신과 있을 땐 단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행복한 표정.
 
  그 표정에 피터는 자신이 이제까지 해온 그 모든 것에 처음으로 후회를 했다. 이 모든 걸 처음으로 돌릴 수 없다는 사실에 처음으로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그녀에 대해 생각했던 것처럼, 그녀가 그에 대해 생각했던 것처럼.
 
  청소한 것처럼 깨끗했던 그의 안에 다시 먼지가 쌓이기 시작한다.
 
  바람이 불면 언제 춤을 출지 모르는 먼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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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8페이지라니 저는 별로 잘 안 나오는 분량인데 꽤 길게 뺐네요. 이제까지 풀었던 썰들이 조금씩 들어가서
매끄럽진 못 하지만, 그냥 피터가 좋아서 썼습니다. 근데 다신 피터 시점으로는 글을 못 쓸 것 같아요ㅠ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서 고생을 좀 했네요; 트위터에서도 멘붕 쩔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가라앉다/참아내다/일그러지다] 이렇게 세개를 제목을 예전부터 정해두고 선물 드릴때마다 쓰려고 했었는데
가라앉다, ㅆㅍ님. 참아내다, ㄸㄸ님..... 드리고 나서 이게 남았는데;;;

 

이건 선물 드릴 만한 사람이 없지만, 제목이랑 글이랑 잘 맞는듯해서 이렇게 하기로...... () 가제는 '먼지'였습니다.

 

 
* 덧 *
 

피터에 대해서,

피터는 그냥 계속 불안한 상태였습니다. 언제부터라곤 말할 수 없지만 어릴 때부터 받았던
상처 떄문에 정신적으로 자극을 받은 순간 저도 모르게 사고를 저지르곤 했죠.
그러던게 나이를 먹으면서 조금 괜찮아지는 듯 보였다가, 자신이 엘리를 좋아한다는 걸 눈치챈 시점부터
다시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불씨는 사실 엘리에게 있네요. 피터가 이글을 갑자기 죽인것도
이글이 도발 아닌 도발을 해서 그것으로 부터 갑자기 자극을 받은건데 더 길게 썼다간 안 그래도 분량이
많은데 상하단편까지 갈까봐 조금 자제 했습니다.
 
덧붙이면 피터는 이글과 엘리가 점점 겹쳐보이는게 예전부터 견디기 힘든 것이었는데
그가 죽이고 싶었던 건, 사실 이글이 아닌 엘리일지도 모릅니다. 이 부분은 읽으시는 분들께 해석을 맡기고
싶었지만, 제가 쓸때엔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만 알아주세요. 살을 더 입히고 싶은 부분이었지만
제 글은 원래 이해가 잘 안되니까ㅡㅡ...... 그...그냥 넘어갑시다ㅋㅋㅋㅋ
 
이글에 대해서,
팬픽 안에서 그는 34살 입니다. 제 안에서는 직업도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내용엔 필요 없는 부분이라 노코멘트.
어쨌든 그는 엘리에게 직접 얘기하진 않았지만 엘리를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조금 복잡스러운 감정으로요.
엘리에게는 가끔은 부성애가 끓기도 했고 가끔은 연애 감정이 끓기도 해서 본인도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태였는데
그 때문에 잠이 안 와서 새벽에 담배를 피러 나오거나 잘 하고 있던 일을 빠지고 집에서 빈둥댄다거나..... 하는 설정이
있었습니다(는 왜 안 써놓고 후기에 썼냐 하시면 제가 너무 힘들어서.....) 그 때문에 피터가 아팠을 때 집에 이글이
있었던거구요.
 
팬픽 안에서의 피터는 이글에게 여러의미로 특별한 존재 입니다. 아들이나 조카처럼 사랑하는 마음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그가 엘리와 같이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은 엘리와 저런 사이가 될 수 없다는 걸 확실히 알려주는 현실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피터가 자신을 싫어하는 이유가 엘리노어 때문이라는 걸 어렴풋이 알면서도 먼저 그녀 이야기를 꺼내거나
하진 않았던 건데, 흘리듯이 한 말에 피터가 먼저 공격을 했죠^^;
 
하지만 아무리 엘리를 아이가 아닌 여성으로서 특별히 사랑하고, 자신을 싫어하는 피터가 괘씸해도 죽일 순 없었을거예요.
제가 생각하는 이글은 아이들을 많이 사랑합니다. 피터도 엘리도 전부 다요. 엘리가 특별한 건 맞지만, 
피터 역시 소중했을 것이다....라고 해석했어요. 그래서 마지막 죽음 떄도 팔을 벌리고 죽여달라고 이야길 한거구요.
 
피터가 생각하느냐 멍때릴 때, 이글은 충분히 피터를 죽일 수 있었습니다. 물론 피터가 에이스급
능력자라고 해도 이글이 전장에 있던 시간이 훨씬 길었으니 노련함이 달랐을거란 제 해석대로의 시나리오지만^^;
 
엘리에 대해서,
엘리가 예전부터 가지고 있던 불안 중 하나는 "혹시 내가 이글에게 짐이 되진 않을까? 그의 약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거였습니다. 이글이 자신에게 연애감정은 없을지 몰라도 사랑해주고 있다는 건 엘리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는 어린 자신들이 짐이 되는게 싫었고, 자신이 이글의 약점이 되는거라면 기꺼이 희생할 강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런 결심은 피터가 모두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었고, 피터 앞에서 자살을 결심하죠.
엘리가 피터 앞에서 자살한 방법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서 '죽은 이글을 보러가는 상상'을 한 것 입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만든건데.... 엘리 자체는 밝은 아이라 자신이 자살하는 모습에 대한 이미지 구현이 힘들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가장 그녀 다운 방법으로 죽음을 택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쓰지 않을까... 하고 생각 했습니다.
피터에게 순위 대신에 "미안" 이라는 말과 "만족하니?" 라고 물은 것은 개인적으로 물어봐주시면 대답해드리지만
제 답변보다는 그냥 생각해주시는 쪽이 전 더 좋아요. 도저히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은 ASK(클릭)로 물어봐주세요.
 
참고로 피터는 엘리가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 합니다. 그 이유에 대한 부분은
부디 자유롭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시간 죽이는 것 정도는 되었길 바라며
 
 
 
 
* BGM 정보 : 네스티요나 - 잠들 때 까지
 
기억 나지 않는 기억.
그 있지도 않은 기억을 안고 있는
거울 속에 일그러진 니 얼굴은
이제는 흐려지고 구겨진 기억들.

구멍난 너의 가슴에 내가 누워
찬 비가 스미지 않게,
바람이 널 뚫지 못하게.

이젠 괜찮아.
잠들 때 까지, 잠들 때 까지, 넌 내 이름을 불러줘.

잊혀지지 않는 기억.
난 영원히 모를 기억을 안고 있는
내 눈속에 일그러진 니 얼굴은
이제는 흐려지고 구겨진 기억들.

구멍난 너의 가슴에 내가 누워
찬 비가 스미지 않게,
바람이 널 뚫지 못하게.

이젠 괜찮아.
잠들 때 까지, 잠들 때 까지, 넌 내 이름을 불러줘.

 

 


 
* 피터 시점을 쓰면서 들었던 곡 중 가장 많이 들은 곡 : 네스티요나 - My September(클릭)

 

넌 날 사랑하지 않아
그러나 넌 아직도 나를 떠나지 않네
니가 내게 선물한 까만 열매를 삼켜버린 그날부터
영원한 회색이 되어버린 나의 앙상한 날들

난 널 사랑하지 않아
그러나 난 영원히 너를 떠날 수 없네
내가 달게 삼켰던 까만 열매를 꺼내버린 그날부터
영원히 회색이 되어버린 나의 앙상한 날들

난 마음껏 울지도 못했어 그래서 난 계속 살아
남은 너의 삶이 더욱 더 불행해 지내도록

넌 날 사랑하지 않아
그러나 넌 아직도 나를 떠나지 않네
니가 내게 선물한 까만 열매를 삼켜버린 그해부터
영원히 회색이 되어 돌아오는 앙상한 가을

난 널 사랑하지 않아
그러나 난 영원히 너를 떠날 수 없네
내가 달게 삼켰던 까만열매를 꺼내버린 그해부터
영원히 회색이 되어 돌아오는 앙상한 가을

난 소리내 울 수도 없었어 그래서 난 계속 살아
남은 너의 삶이 더욱 더 위험해 지내도록

칼을 쥐고 있던 그 손은 니손이 아니라
바로 내 손이었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예전에 개인홈에 써뒀던 글을 가지고 왔습니다! 현재 사이퍼즈 관련으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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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 엄숙하고 근엄하고 진지하다 믿습니다 내 안의 ...가 깨어난다 영업 중 할많하않 충격! 공포! 둠칫 둠칫 두둠칫
파이팅!! 고마워~ 졌어... 히힣 극대노 미안! 거울 앞에서 자의식 과잉된 십대 라이언
저는 지금 극공입니다. 훠이훠이 하.하.하. 매우 화가 납니다. 총기 손질중입니다. 저와 한 판 붙어보시겠습니까? 당신에 대한 정확한 진단 안돼!
뭐가 궁금하죠? 축하드립니다. 너에게는 뭐든 주고 싶어. 칭찬 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내겐 보여, 너의 죽음 당신을 믿습니다. 이런 미래는 싫어!
감사합니다. 기쁩니다. 축하합니다. 칭찬해 드리죠. 놀랍군요. 심기가 불편합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짝.짝.짝.짝 고마워... 멋있어... 지금 이게 뭐하시는 거죠? 대다나다 히에엑... 헉!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해!!!!!
옳소! 감탄했습니다. 흐음 후회할거요! 감사합니다. 놀랐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색) 축하드립니다. 칭찬해 드립니다. 놀랍군요. 매우 화가 나네요. 큰 충격입니다. 놀랍군요.
이럴수가... 감히! 네가! 아니?! 장하군! 응?! 좋다! 그건 아니다! 고맙다!
감사합니다 잘 못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좌절상태입니다 감탄했습니다 칭찬합니다
멋지군! 좋았어! 하하! 축하하오! 아아.. 5분전인데. 커피한잔 하겠소?
승리의 정유년! 정의로운 새해복! 극.한.공.성. 복! 받아랏! 음~ 직장인의 정석
많이 배웠습니다! 대단합니다! ?!! 축하드립니다 뭔가.. 부족해요 짝짝짝! 각오하세요! 으윽!
성탄의 축복을~! 메리 X-MAS~! 화이트 크리스마스야 해피~ 크리스마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성탄이구나~
Good! Thank U Missing U Useless It's pretty good Oops WHY! Please wa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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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군요! 좋은 시간 되소서 Merry 추석~! 우와~! 호~오! 가득해요~! 짱인데! 품위있군
Chu~♡ 파이팅! 우와앙.. 졌어 ㅠㅠ 이겼다! 흐~음? 뜨헉! 돼.. 됐거든! 사.. 살쪘..!
훌륭합니다 궁금하네요 에구머니나! 슬프네요... 경멸스럽군요.. 후훗~ 뭐라고 하셨죠? 이, 이럴수가...!
아이작의 멋진 모습 이글이라 샤샤샤~ 트리비아 슬라이딩 시바 포는 달린다 까미유도 달린다 라이샌더 달린다 마를렌 점프! 샬럿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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