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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lipse Vol.8 끝없는 여정 작성자: 닥터 호프만

첫 만남

앤지의 부탁을 받고 미쉘과 상담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별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공간 안에 있긴 했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헤어질 때가 많았으니까요.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며서 저의 질문에 띄엄띄엄이지만 대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새 친구를 사귀는 것처럼 좋아하는 색깔이나, 맛있는 음식,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그 애와 이야기하는 게 재미있어졌지만 섣불리 듣고 싶은 이야기를 끄집어 내려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잘못했다간 그간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테니까요.

아주 화창한 여름날, 제 방으로 작은 새가 들어왔습니다. 방안을 한바탕 휘젓더니 다시 나갔어요.

“귀엽네. 아마 피터는 저 새를 시끄럽다며 다치게 했을 거야. 아무렇지 않게 이게 모두…… 나 때문이야.”

갑자기 터져버린 울음은 한참 동안 계속되었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꼭꼭 쌓아두었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미쉘의 이야기

이상한 꿈

그때쯤 항상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아. 잠이 드는 게 너무 두려웠어. 그 날도 그랬어. 한참을 뒤척이다가 거실로 나왔는데,
부모님 침실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어. 놀아달라고 할 생각에 방문 앞으로 갔는데 엄마 아빠는 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아빠는 내가 더 심해지기 전에 그들에게 보내자고 했어. 엄마는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더니 아빠가 피터를 지켜야 한다고 하니까
내가 너무 불쌍하다며 울었어. 내가 뭐가 불쌍하지? 말썽꾸러기 피터 때문에 왜 내가 어딘가로 가야 하는 거야?

엄마는 가기 싫다는 내게 내가 아주 무서운 병에 걸린 거라고 했어. 하지만 치료하면 나을 수 있다고. 치료가 끝나면 바로 돌아올 거라고.
생각해보면 나를 데리고 간 그 사람들이 무지한 우리 부모님한테 그렇게 말한 것 같아.
내가 병에 걸려 눈빛이 변하는 거라고 그대로 두면 동생한테도 전염될 수 있다고, 자신들이 고쳐주겠다고.


복수

엄마한테 같이 가자고 하니까. 동생이 너무 어려서 보살펴줘야 한다고 했어.
내가 다 알고 있는데, 엄마는 내가 모른다고 생각했나 봐.
난 아프지 않아. 그냥 잠시 이상한 꿈을 꾸고 있는 거라고. 엄마는 나보다 피터가 더 좋은가 봐.
엄마한테 따지고 싶었는데, 엄마가 날 배신한 거라고 생각하니까. 엄마한테 복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엄마가 가장 슬퍼할 일. 그래, 피터, 피터를 데리고 가자. 혼자 가는 건 너무 억울하잖아.

누군가 날 데러러 오기로 약속 한 날이 되었어. 저 멀리 커다란 차가 보였어.
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부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러 갔어.
낮잠 자고 있는 피터를 깨워 숨바꼭질을 하자고 했어.
가까운데 숨자는 피터의 말을 무시하고 그 사람들이 타고 온 차 뒷 좌석에 피터를 숨겼어.
엄마가 술래니까 엄마가 아무리 널 불러도 대답하면 안 된다고 단단히 일러두었어.
그날따라 피터는 왜 내 말을 잘 들었을까? 내가 시키는 일은 매번 싫다고 했었는데.
부모님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차에 탔어. 차가 출발하고 얼마 못 가서 숨어 있던 피터가 그만한다며 나왔어.
내 옆에 앉아 있던 아줌마가 아무렇지 않게 자리를 비켜주며 웃었어. 이상하게 우리한테 아무것도 묻지 않았어.


긴 기다림

그곳이 고아원이라는 건 도착해서야 알았어. 내가 병에 걸린 거라고 하지 않았어? 그런데 왜 고아원일까?
어른들에게 물어도 대답해주지 않았어. 상관 없었어. 어차피 부모님도 피터가 사라진 걸 알았을 테니까.
분명 날 의심할거고 이곳으로 피터를 찾으러 올 거야. 조금 참았다가 그때 나도 돌아가면 돼.
차에서 그 아줌마가 내가 병에 걸린 게 아니라고 난 특별한 사람이 될 거라고 말했거든.
그리고 내 동생 피터. 그 아이는 나보다 더 특별한 존재가 될 거라고 했어.
하루, 이틀, 사흘…… 시간이 지나도 부모님이 우릴 만나러 오지 않았어.


내 동생, 피터

그 애가 변하기 시작했어. 나처럼.
그 아줌마는 분명 내가 병에 걸린 게 아니라고 했는데, 내가 그 애에게 끔찍한 병을 옮긴 거라면……
무서웠어. 그들이 피터를 데리고 갔고, 그 애는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어. 내가 아는 그 애가 아닌 것처럼 아주 무섭게.
그 애가 두려워졌어. 엄마 아빠 내가 잘못했어. 피터만이라도 제발 데려가. 하루에도 수 백 번 기도했어.
동생이 이 사실을 알기 전에 모든 걸 원래 대로 되돌려 놔야 해.

다시 꿈 속으로

그 애는 그 날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오지 않다가 얼마 전에 나를 찾아왔습니다.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미쉘은 피터에게 엄마를 빼앗았다는 죄책감에 계속 시달릴 겁니다.
피터 이외의 다른 무언가에는 심하다 싶을 정도로 감정을 아끼며 살아가겠죠.
저 남매가 힘들고 고약한 긴 여정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갈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