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P. 바람 능력자질풍의카를로스

Eclipse Vol.4 피리부는 사나이 작성자: 클리브 스테플(가십 페이퍼 기자, 사이코 메트러)

여러분 저는 지금까지 살아 있습니다.
편집장님이 붙여준 실력 없는 경호원들 덕분에 몇 번의 위험한 고비를 아슬아슬하게 넘겼지만요.
편집장님이 미안한지 제게 계약직을 권했지만, 자유로운 영혼인 제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원고료를 올려주는 게 훨씬 좋을 텐데 말이죠. 단 번에 거절했어요.

자, 오늘은 제가 요즘 들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자들에게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우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능력자 사냥꾼

능력자들을 쫓는 자들을 헌터¹⁾ 라고 하는 것은 알고 계시겠지요. 이들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각종 문헌에도 버젓이 나와있고 경찰은 끊임없이 그들을 찾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실제로 그들의 활동이나 규모, 조직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그들은 개별적으로 지령을 받아 활동하고 있고,
겉으로는 너무나 평범한 일반인처럼 보이거든요. 뭐, 저도 직접 만나 본적이 없으니 제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한 능력이 있을 수도 있겠군요.
자, 헌터들의 존재가 미궁 속으로 빠져 가십거리에 치부될 때쯤 그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피리부는 사나이

유럽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발생합니다. 독일 하멜른을 시작으로 주변국인 체코슬로바키아, 벨기에 등지에서
능력을 가진 아이들 수십 명이 같은 날 사라지게 됩니다.
사라진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본 목격자들에 의하면 아이들이 어떤 남자를 질서 정연한 모습으로 쫓아가 아무 의심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 모습이 흡사 동화 피리부는 사나이의 한 장면으로 묘사되면서 일명 피리부는 사나이 사건으로 불리게 됩니다.
각국 정상들은 연합 회의를 소집하고 범인을 색출하기 시작했지만 실제 범인을 검거하는 데는 무려 12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습니다.
그는 하멜른 지역의 아이들만을 사냥했을 뿐 다른 지역에서 사라진 아이들은 다른 헌터에 의해 자행된 일로 밝혀졌거든요.

아이들은 어른의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들은 가족에게 버림받은 자신들을 제퍼슨이 구했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제퍼슨은 끈끈한 정을 나눈 가족이자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해 준 영웅이 되어 있었습니다. 맹목적인 신봉, 그릇된 기억주입의 결과였죠.
제퍼슨이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그들은 새로운 조직을 만들었고, 각종 테러와 범죄에 가담하였습니다.
희대의 사기꾼과 살인마가 되어 가고 있었던 거죠. 그들의 행동을 모방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너무 강해 보였고, 자극적인 일들을 행했으니까요. 하지만 제퍼슨의 판결이 나던 날, 그들은 돌연 해체를 선언했습니다.
그들이 왜 공식적인 해체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다만 제퍼슨을 맹목적으로 믿었던 그들의 관계가 어긋나게 되었다는 소문만 무성했습니다.
결국 그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제퍼슨이 가리고 있던 진실을 보게 되었고, 자신들의 잃어버린 삶을 찾아 나선 것일까요? 늦었지만 말입니다.

이 시간 이후로 헌터들은 숨 고르기를 하려는 듯 더욱더 깊게 숨어버렸습니다. 한동안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습니다.

경고

하지만 최근 불안한 마음이 현실이 되어버렸습니다. 능력자들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유럽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이 적은 아시아, 남미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정부와 능력자 단체들은 아직 쉬쉬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아직은 섣부른 발표를 해서 불안감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죠. 게다가 아시아, 남미 지역의 능력자들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으니까요.
곧 그들은 활동 범위를 넓혀 우리에게 올 겁니다. 어디를 가든 주변을 잘 살피세요. 누구든 헌터의 표적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