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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3 03:25:35
1-1 : http://cyphers.nexon.com/cyphers/article/art/topics/26469558
호라이즌 멤버들의 더스트볼 조사는 무리없이 중단되었다.
멜빈은 그것에 대해 누구 하나 크게 다치지 않고 돌아온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했고 헨리는 무엇을 시도해볼수 있다는것 자체에 감명받았고 리첼과 리사
는 생각보다 담담했으며 제뉴어리는 바빠졌는지 이후 연락조차 오지 않았다.
이능에 대한 공포, 또는 호기심이 만든 그 거대한 철창속에서 무슨일이 일어
났을지 상상하는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할수없었던 일들, 하지못했던 일들
을 통해 수십년을 거쳐야만 얻을수있는 혁신적이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축적
했겠지.
어쩔수없이 가설에 머물렀던 수많은 이론들도 흑백이 가려졌을것이며 개조인
간의 양산화나 인공혼백의 제조도 실용화까지 다가갔을 확률이 높다. 그 가능
성에 대해서라면 아주 오래전 학회에 제출되어있고 그 가능성에 돈을 부어줄
사람이라면 넘쳐나니까.
더스트볼을 일으킨 능력자에 대해서라면 그다지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런
능력이 있다는것만 알아도 대비하기는 매우 쉬워진다. 문제는 현 정부의 모호
한 방침이다. 현 정부는 시민들의 공포를 방치하는 경향이 있다.
어차피 통제할수없는 막연한 공포심을 그저 내버려두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확실한건 비능력자가 절대다수이며 능력자는 소수라는 것이고 이 국가는 실
제로는 어떨지 몰라도 기본적으로는 다수의 뜻을 존중하는 나라라는 것이며
그 절대다수가 소수를 자신들의 일상을 위협하는 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
에 있다.
더스트볼은 어째서 일어난것일까. 더스트볼은 세상을 바꾸지 못했다. 그저 능
력자에 대한 공포만 키웠다. 채찍질을 당한 말과같이 비능력자들의 공포는 본
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더스트볼이 일으키기 쉬운 현상이었다면 아마 그
들은 그 현상을 훨씬 더 치명적이고 효과적인 용도로 사용했을것이 분명하다.
국가를 노렸다면 허벅지나 팔뚝을 노리는게 아니라 머리를 노렸어야했다.
그것이 단순한 천재지변이었냐 하면 확실히 아니다.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
지만 그 현상은 분명히 우리들을 목표로 하고 우리들의 앞을 막아섰었다. 그들
은 아직도 그곳에 있으며 어쩌면 생각보다 깊은곳에 내통자를 두고있을지도
모른다. 너무 그들에 대해 높이 평가하는것일지도 모른다.
영문도 모르고 납치 당해서는 감금된채로 이런저런 실험을 당한 사람이 얼마
나 이성적이고 논리적일수있을까. 어쩌면 그저 눈앞에 있는 것을 부수어버리
고 싶어서 그랬고 갈곳이없어서 그곳에 머무르는지도 모른다.
분명한것은 호라이즌의 어느 누구도 모래폭풍을 뚫고 그들의 아지트를 수색할수
가 없었다는것이었다. 무리하게 진입하더라도 스스로의 몸을 보호할 수단이 없
었다. 모래폭풍에 갇혔다는것에서부터 이미 들켜서는 안되는 일행의 위치가 들
어나버렸다는것이다. 사전에 날려보낸 제피들은 족족 격추. 누군가 있다는것밖
에 알지 못했다. 호라이즌(우리)이 그곳에 갈 이유가 있었을까?
그곳에 갈것을 지시한 제프 케이트 교수의 인맥은 우리같은 아마추어들의 손을
빌려야 할 정도로 얇지 않다. 심지어 지도하고 가르쳐줄 사람도 붙여주지 않았다.
멜빈은 생각했다. 그것이 경험을 위해서라면 지나치게 비효율적이다. 제뉴어리
가 제프 케이트 교수의 신뢰를 받고있다는것을 알고있다. 헨리는 누구에게 무언
가를 숨길수있는 사람이 아니다. 무엇을 숨기고있다면, '숨기고 있다'는 것을 드
러내는 성격이다. 리사와 리첼에 대해서라면 말할것도없겠지.
제뉴어리는 우리가 그곳에 간 진짜 이유를 알고있을것이다. 그러나 제뉴어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모른다고 답할것이고 그것이 바로 제프 케이트의 신뢰를 얻은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알수없는 이유로 제뉴어리가 우리에게 그런 비밀들에 대
해서 폭로한다면 이미 그는 제프 케이트의 신뢰를 잃었거나 잃게될 사람이 된
것이고 제프 케이트는 새로운 사람을 보내거나 호라이즌을 공중분해시켜버리겠
지.
그 과정에서 몇은 실종되거나 죽을것이고. 그것이 제프 케이트의 방식. 사람
이 좋은건지 눈치가 없는건지 헨리 멕고윈은 그 사람의 본성을 알지 못한다. 그
래도 그런 방식이 멜빈의 벽을 허물은것은 사실이다. 그 이전엔 논리적이고 정확
한 커뮤니케이션만이 옳다고 여겼었으니까.
제뉴어리는 제프 케이트의 대변인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 사실이 마
치 생체로 이루어진 기계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역겨움이 들고는 한다. 어째서 개
조인간으로 구성된 슈퍼솔져를 만들고 인공으로 정제된 인격을 만들어 육신에 침
식시키는 발상을 하고 그것을 실현시키느냐에 대한 질문과 답은 이렇다.
현재에서도 그것을 목표이자 이상으로 삼고 권력과 인간은 움직이고 있으니까.
기계가 있어서 사회를 바꾸는것이 아니다. 기계를 지향하기 때문에 기계를 만들
어내는것이다. 시계의 째깍임과 공장의 분주함이 우리를 더 정교하고 더 효과적
인 기계에 도달하게 만드는 것이다. 제프 케이트의 독선이 존재하는 이유는 제프
케이트가 사회를 그런식으로 존재하게 만드는것이 아니라 사회가 독선적인 제프
케이트를 요구하기 때문에 존재하는것이다.
아돌프 반사우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역사적인 일을 해내는 것'. 역사에 종속된
인간이 자신의 책무를 다하여 다음의 역사로 세상을 움직이는 것. 약속된 땅. 목
적지를 가지고 여정을 계속하기때문에 결국 목적지에 도달할것이라는 절대적인
믿음이 그것이다. 제프 케이트의 기계적 관료주의와 아돌프 반사우스의 역사적
행보는 그 궤적을 같이한다. 그들은 시계탑의 마술사. 정해진 역사의 행보를 걷는
성자이다.
그들이 믿는 신에 대해서 멜빈은 침묵으로 답했다. 기계장치의 신. 그들이 신봉
하는 위대한 기계신을 멜빈은 믿지 않았으므로. 또한 그들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아직 그들과 대등한 높이까지 올라가지 못했으므로. 그들이 가진 정보와 자신이
가진 정보는 다르다. 그들이 가진 정보들을 얻을수 있을만큼 얻어보고나서 판단
해도 늦지 않다. 그렇게 반쯤은 자포자기를 닮은 감정으로 멜빈은 머물러있었다.
헨리 멕고윈의 갑작스런 쪽지와 행방불명 이전까지 말이다.
* * * * * *
덧붙임.
앞으로 꽤 쓰긴 할건데 쓸 이미지가 없습니다
도..도와주세요... 주괴도 드릴게여..
겜 우편으로는 확인 안하구요 이메일로 주시면 감사하겠슴다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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