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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5680027, 승정원일기
선빈원을 설립한 지 겨우 두 달 남짓 지났는데 기 보유한 명단의 분류를 끝마치고 그에 더해 조선에 적합한 새로운 분류법을 제시하는 등의
성과가 놀랍다. 선빈원의 관료들이 성실한 마음으로 수고하여 이와 같은 성과를 냈음이다. 학자 모두가 새로운 것을 습득하는 데 두려움이 없으며
밤낮 가리지 않고 연구에 매진하는 것이 갸륵하다. 원장 한종현을 훈1등에 서훈하고 팔괘장을 하사하고, 부원장 민사환을 훈4등에 서훈하고
팔괘장을 하사하고, 수석 연구원 장경주를 훈6등에 서훈하고 팔괘장을 하사하고, 수석 연구원 윤주협을 훈6등에 서훈하고 팔괘장을 하사하라.
또한, 고문 어거스트 카빌은 이역만리 먼 영국 땅에서 한성으로 와 함께 온 헬리오스 연구원의 정착을 도우며 선빈원의 학자들을 다정하게 이끌고
가르쳐 괄목한 성장을 이루었으니 그 공이 매우 크므로 훈2등에 서훈하고 팔괘장을 하사하라.
NO. 5688193, 동생이 보낸 편지 일부 (하조이, 선빈원 연구원, 비능력자)
형님은 참 무얼 이리 자꾸 보내나요? 타지에서 고생하는 것은 형님인데 보기 좋고 새로운 것이 있으면 모조리 한성으로 보내니
제가 형님 주머니 걱정이 다 됩니다.
덕분에 저는 제법 모던보이 같이 차리고 다닙니다. 주상전하께서 선글라스를 쓰고 군자리 골프클럽을 누비시는 덕에
모던보이들 사이에서는 누가 어떤 선글라스를 썼는지 경쟁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제가 최신 불란서 선글라스를 쓰고 나타났으니 다들 어찌나 유심히 봤겠어요?
햇빛은 안 비치는데 눈빛이 따갑게 비치니 민망합니다. 요새 젊은이들이 유행에 얼마나 민감한지 모릅니다.
클럽에서 재즈를 듣는 젊은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나팔바지나 짧은 치마를 입고 마주 서서 춤을 춥니다.
저자에 가면 커피하우스에 잘 차려입은 모던보이 서넛이 앉아 궐련을 피우고 있고
모던걸들은 비스듬한 모자에 주름치마를 살랑대며 뾰족한 구두를 또각또각 신고 다닌답니다.
저는 새삼 형님이 보고픕니다. 형님이 트렌치코트를 차려입고 종로를 걸으면 옷자락이 펄럭이는 것이 얼마나 눈이 부실까요?
멋들어진 모닝코트를 입고 저와 함께 사진이라도 찍어 주신다면 제 자랑이 또 하나 늘 것입니다.
스카우트 리포트
요기 라즈 | 지하연합의 스카우터 리포트
아마 그는 엄청나게 거친 표면을 가진 돌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치이고 갈려야 저렇게 매끄럽게 빛나는 것일지.
그는 자신이 선택하는 것 외에는 모두 경계하고 멀리할 것이다. 그와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섣부른 수작이 통할 리도 없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를 영입할 방법은 단 하나, 엄청난 포상금이다.
하지만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관계를 이어가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연합의 끈끈한 정을 보여주면 어떨까? 그래도 제법 가족같이 지내고 있는데, 이 정도로 지지고 볶는데 유지되는 집단은 가족밖에 없을 테니.
브뤼노 올랑 | 헬리오스의 스카우팅 노트
그랑플람 재단과의 인연이 이런 인재를 우리에게 이끌어줄 줄이야.
헬리오스가 그와 협력관계를 맺고 나아가 조선과 교류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런 인재를 재단에 남겨둬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브루스 그 영감이 아주 못을 박듯이 손대지 말라고 하는 통에 말 꺼내기가 어려워 다른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데 아직 효과가 없다.
가족들에게 선물을 많이 보내는 것 같아서 헬리오스의 최신 가전제품을 선물로 준다 했는데, 그 뒤로 왠지 나를 더 경계하는 것 같아 큰일이다.
그와는 별개로 재단에서 무언가 숨기는 것이 있는 것 같다는 의심이 든다. 일지를 우리에게 모두 공개한 것이 맞나? 확인이 필요하다.
티엔 정 | 그랑플람재단 아시아지부 스카우터
어린 시절부터 받은 훈련 덕분인지, 아니면 체탐인의 훈련이 탁월한 것인지 기본기가 탄탄하고 가진 능력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안다.
또한 계산이 밝은 자라 받은 임무를 완수할 때까진 그 값을 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