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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4666999, 파라다이스 (베로니카 보니것, 가명)

우리 마을처럼 도시와 떨어진 곳은 방문 판매가 일상적인 일이었어. 그중에 기억에 남는…… 아니, 아니야.
이 인터뷰를 중단하고 싶어…….
(인터뷰는 잠시 중단되었다가 재개되었음)
그 날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이었지. 남매가 물건을 팔러 왔고, 나는 딱히 필요한 게 없었지만 매정하게 얘들을 돌려보낼 수 없었어.
몸도 녹일 겸 우선 집으로 들였지.
누나는 들어오자마자 신나게 재잘재잘 물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어.
괜한 고생을 안 시키려고 살 게 없으니 차나 마시고 가라고 말하자 갑자기 동생이 알아듣지 못할 말들을 웅얼거렸어.
처음엔 대수롭지 않았는데 계속 반복되는 소리가 너무 거슬렸지. 조용히 있어달라고 부탁했고,
나와 눈을 마주친 아이가 웃어주었기 때문에 내 말을 알아들은 줄 알았지만, 다시 웅얼거림을 듣고 그 애의 웃음이 조롱임을 알았어.

'나를 방해한 자들, 나를 외면한 모든 것들에 대한 대가는 네 고통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너와 너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지옥에 빠지게 할 것이며, 심판받게 할 것이며……'

난 견딜 수가 없어서 남매를 쫓아냈어. 물건을 사달라고 애원하는 누나의 말은 들리지 않았지.

다음날, 누나 없이 남동생이 찾아왔어.

"이거 찾았지?"

그 애의 손에 축 늘어진 채로 끌려온 건 어제저녁부터 보이지 않던 웰시 코기였어.

"이 끔찍한 곳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줬어. 내 기도로 천국에 갈 수 있을 거야."

말을 하는 그 애의 입가에 작은 웃음이 번져 있었는데 그 장면이 아직도 내 눈앞에서 펼쳐진 것처럼 온몸에 소름이 끼쳐.

스카우트 리포트

요기 라즈 | 지하연합의 스카우터 리포트

조직의 붕괴조차 그들의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던 것이 아닐까. 재건에 대한 준비는 너무나 완벽했다.
제키엘 또한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으리라.
그의 작은 손짓에도 상대의 몸은 으스러지고, 그의 몸에서 솟아난 테라듀는 지상의 모든 오브젝트를 짓이긴다.
활개를 치며 돌아다니는 그를 막아야 하지만, 그는 어느 누구의 이야기도 듣지 않을 것이다.

브뤼노 올랑 | 헬리오스의 스카우팅 노트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경이가 아니라 두려움이다.
그에게 선택받지 못한 자, 그의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한 자들은 그의 몸에서 튀어나오는 기괴한 테라듀로 고통스러운 벌을 받게 될 것이다.
그에겐 어떤 카드를 써야 할까. 아니,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