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설정집 [사이퍼 전투력 보고서 24. 신비의 린 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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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8 21:14:53
[썸네일]
이 글은 사이퍼즈 스토리와 무관한, 글쓴이의 허구한 망상입니다.
기존 스토리에 충실하여 제작하였지만, 어디까지나 망상이니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음을 알아두세요.
* 글의 저작권은 마도학개론에게 있습니다.
* 4년 4개월만의 복귀작입니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합작에 참여해주신 포도맛바님 감사합니다.
* 게시글과 상관 없는 밸런스 관련 댓글은 삼가주세요.
목차
1. 능력의 원리
2. 비하인드 스토리
3. 전투력 보고서
4. 장비 보고서
염동력 - 한문 표기 (念 動力) 로마자 표기 (Psychokinesis) 이와 같은 능력을 우리는 이렇게 일컫는다. [자신의 정신적인 에너지를 이용하여 타 사물을 자기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한다] 염동력은 신체, 정신적인 능력으로 사용하는 것이기에 자신이 주체가 되어 능력을 발현하는 [원소계열] 능력과는 조금은 다르다. 염동력은 거의 만 명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할 정도로 희귀한 능력이다.
현재, 지구와 평행세계로 알려진 [아라드]에서는 '염동력'이라는 의미가 조금은 다르다. [아라드]에서는 '마법'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구에 알려진 사이퍼들이 생성해내는 불, 물, 바람, 전기, 빛 등의 원소계열 능력들을 [아라드]에서는 '마법'이라는 것으로 모두 구사할 수 있는 자들도 있다. 물론 이런 사람들도 아라드 세계에서는 극히 드문 사람들이지만, 아라드에서는 지구의 '사이퍼'들이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우스울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마법'이라는 것을 잘 사용하는가? 그것도 아니다. 십 년 이상 마법을 사용하거나 수련하지 않은 이상 이들도 5가지 속성의 마법을 구사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지구의 '사이퍼'들이 사용하는 능력은, 자신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서, 강력하게 힘을 낼 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염동력'이라는 존재는 아라드에서는 '넨'이라는 구체로 표현을 할 수도 있다. '넨'은 사람마다 몸의 흐르는 기운을 표출해내는 것인데, 이를 이용해서 꽃이나 용 같은 모양으로 형상화할 수 있거나, 자신의 분신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아라드에서 원래 염동력자들은, 선천적으로나 후천적으로나 능력을 발현하기가 어려워서 나중에 마법을 구사하지 못해 마법사들로서 박해를 받고 있으며. 일반 시민에게서도 이질적이기 때문에 모욕을 듣고 있다. 그러한 까닭으로 염동력자들은 산이나 정글, 외지에서 자신의 능력을 수련하기도 한다.
지구에서 대표적인 '염동력'을 지닌 사이퍼. 어둠의 능력자소속 미쉘 모나헌. 평행세계 [아라드]에서도 염동력자가 존재한다는데, 놀랍게도 그녀의 이름도 '미쉘 모나헌'이다. 평행세계라서 능력과 이름이 일치하는 것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여담으로, [아라드]에서는 미쉘 모나헌이 버려진 도시 '그로즈니'에서 수련을 한다는 말이있으며, 그곳에는 '벌레 데샹' '드루이드 미아'도 존재하고 있다는 말이 있다. 또, '밤의여왕 트리비아' '불의마녀 타라' '파괴왕 휴톤' 우리에게는 익숙한 이름들이 자리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아라드에서 '염동력'이라는 존재는 뭘까? 대표적인 염동력의 기술로는 원하는 대상이나 상대를 압축시켜 일그러뜨리거나, 물체를 자신의 근처에 두어 방어를 한다거나 쏘아 올릴 수도 있고, 자신의 몸을 하늘로 띄울 수도 있고, 대상을 원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고, 자신에게로 대상들을 집중시킬 수 있는 능력이다. 이 기술들은 놀랍게도 지구에서 염동력자로 알려진 미쉘 모나헌이나, 린 드로스트, 피터 모나헌 등이 구사할 수 있는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제국은 일본과 비슷한 시기에 문호를 개방하여 다양한 신문물이 유입되었고 ‘능력자’라는 개념도 이때 같이 들어온 것이다.
중세 조선 시절부터 능력자들은 각각 큰 고을마다 한두 명씩 있는 편이었는데 마을 사람들은 이들을 길한 존재로 여겨 숭배하고 그들을 따랐다. 능력이 어떻게 되든 일반인과는 사뭇 다른 힘을 지닌 자들을 ‘영매’라고 불렀다. 물론 이들이 길한 취급을 받은 건 딱 조선까지였고 조선이 제국으로 바뀌면서 영매가 아니라 마녀라고 불렸고 흉한 존재로 취급받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린 드로스트'가 있다. 그녀는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는 사이퍼이다. 아직 그녀가 염동력을 구사하는 데 큰 무리는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만큼 능력을 구사하는 데에 힘이 들 수밖에 없는 나이, 열여섯 살이다. 제어도 어렵고 능력도 그 나라에서는 감당할 수 없으므로 그녀의 가족들은 그녀의 능력을 감당하지 못하여 그녀를 다른 가문에 넘겨버린 것이다.
네덜란드 '드로스트'가문에 입양된 린은 철저히 숨겨지고있다. 가끔 전투에서 종종 목격되긴 하지만, 드문 일이었다. 그녀를 전투에서 목격한 사람들은 그녀를 이렇게 부른다. '신비의 린’
- 선임 연구원 스칼렛의 연구일지 中 발췌.
대조선국, 한성부 서울역
증기 기관차 한 대가 시끄러운 브레이크 마찰음을 내며 역전으로 진입한다. 역내는 순식간에 열차가 뿜어내는 증기로 가득 찼고 이윽고 문이 열리자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쏟아져 내려온다. 역의 기둥마다 조선의 어기가 걸려 있었다. 자욱한 증기 사이로 적발의 외국인 사내가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멈춰 섰다. 그가 재킷 안쪽에 손을 넣어 수첩을 꺼냈는데, 그 수첩엔 헹크 핌이라고 적혀 있었다.
“흠, 아침이 고요한 나라라는 명성치곤 제법 시끌벅적하군.”
헹크는 역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조선인 통역사 한 명을 만나 일본식 소형 차량으로 꾸려져 있는 택시를 탔다. 그는 수첩에 적혀 있는 단 세 개의 정보만을 품에 안고 통역사에게 개성으로 가달라는 신호를 주었다.
“어디로 가십니까?”
“개경으로 갑디다.”
개성으로 가자는 말에 택시 기사는 백미러로 뒷자리를 흘끔 쳐다보았다. 문물이 개방되어 많은 사람이 오가는 한성이지만 조선인들에게 외국인은 아직 낯설 수밖에 없었다. 십오 분 정도 지나 황제가 거처하는 궁을 지나고 있었다. 기사는 아무 말도 없이 먼 거리를 가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는지 근질거리는 입을 뗐다.
“원래 경성 밖으로는 나가지 않지만…. 거, 개성은 왜 가십니까?”
“우리 외국인 손님께서 네덜란드에서 오셨는디, 영매를 만나러 간다고 하더군요.”
조선인 둘이서 조선말을 쓰는 통에 헹크는 통 알아들을 수 없었다. 그저 표정과 억양으로 대충 상황을 짐작할 뿐이었다. 기사는 영매라는 말을 듣곤 또 헹크를 한번 쓱 쳐다보았다.
“지금 한성부 일대에서 영매들을 싹 잡아 죽인다고 하더군요. 문호가 개방되고 사는 건 편해졌다지만 서로 사는 게 이렇게 각박해서 원….”
두 조선인은 가는 내내 떠들어댔다. 헹크는 무슨 말을 하는지 묻고 싶었으나 굳이 대화에 끼어들지 않았다. 어느덧 숙정문을 지나 비포장도로를 먼지를 잔뜩 일으키며 덜컹거렸다. 앞에는 지평선 끝까지 이어져 있는 흙길이 쭉 늘어서 있었고 창문 양옆엔 끝도 없는 산과 들의 물결이 일렁거렸다. 산이란 파도 속에서 마치 서핑을 하듯 한참을 유유히 가고 있는데 문뜩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낯선 동양에서 이토록 편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그는 개성으로 향하는 내내 단잠을 취했다.
이윽고 끼익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앞으로 살짝 흔들렸다. 부딪힘에 실눈을 뜬 헹크는 눈앞에 횃불과 각종 농기구를 들고 알아들을 수 없는 조선말로 고함을 치는 군중들을 맞닥뜨렸다. 기사는 창문을 내려 고개만 빼꼼 내밀더니 뒤를 보며 말했다.
“이 이상으로 더 못 가겠는데요?”
통역은 그대로 헹크에게 번역해 주었고 헹크는 여기서 내리겠다는 말을 하곤 통역에게 계산을 맡기고 뛰어내렸다. 그는 조금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서 양담배를 입에 물고 그 성난 군중들을 물끄러미 지켜보았다. 뭐라고 하는지는 역시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들의 입에서 공통으로 나오는 말이 있었다. 그는 시선은 전방에 주시한 체 옆에 서 있는 통역에게 물었다.
“영매가 뭡니까?”
통역은 한참을 생각하더니 말했다.
“능력자.”
잠이 덜 깬 헹크의 눈동자가 마침내 맑아졌다. 그는 통역에게 저들을 따라가야 한다고 소리치며 대열에 섞이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조심스레 뒤를 밟았다. 열의 후미에 있는 조선인들은 헹크를 이상한 눈으로 흘끔흘끔 쳐다보았으나 이내 신경을 쓰지 않고 각자 할 일을 했다. 횃불의 연기가 한 곳에서 모여 있었다. 언덕 위의 작은 기와집. 뭐가 있길래 이토록 많은 사람이 살기를 띠며 저곳으로 몰려들까. 집에 점점 가까워지자 사람들의 비명이 들렸다. 정확히는 이 날카로운 비명이 집주인 쪽이 아니라 시위대에서 나는 소리였다.
사람들은 집을 둥그렇게 포위하고 있었으나 그곳을 쉽사리 공격하지 못했다. 헹크는 몰래 울타리 위에 올라가서 그 사단을 지켜보고 있었다. 마당엔 집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쓰러져 있었고 그의 주변엔 가족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아이고’ 하며 바닥을 치고 있었다. 그들은 아무런 저항도 없이 비무장인 상태였는데 왜 이 많은 사람이 들어가지 못할까 하는 의구심에 시야를 조금 넓게 보았다. 흑단 같은 검은 생머리를 가진, 하얗고 창백한 피부의 소녀가 덜덜 떨며 팔을 시위대 쪽으로 뻗고 있었다. 뒷모습만 보았지만 확실하다. 헹크가 그토록 찾던 동양의 염동력자.
“더 가까이 오면 가만히 있지 않겠어요.”
“좋아! 하루 주지. 이 요망한 것아. 네년의 그 힘 때문에 마을 사람 전부 사달 나기 전에, 제 발로 나가라.”
이윽고 사람들은 분노를 가라앉히며 시야에서 점점 멀어졌다. 등 따갑게 노려보는 사람들과 대놓고 대문에 침을 뱉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람들의 위협이 가시자 그 소녀는 자리에 흙먼지와 함께 주저앉았다. 동시에 마치 방패처럼 공중에 엮여있던 부엌칼이나, 곰방대 같은 것들도 힘을 잃고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뒹굴었다. 헹크는 조심스레 노크와 함께 마당으로 들어섰다. 쓰러진 사람은 종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부축으로 안으로 들여지고 있었고 소녀는 허탈한 표정을 짓고 눈에 초점이 없었다.
“실례합니다.”
(이 대화부터 헹크는 영어지만 편의상 한글로 적습니다. 통역사가 통역해주는 상황.)
낯선 인기척에 소녀는 앉은 채로 나뒹구는 칼들을 헹크 쪽에게 겨누었다. 헹크는 두 손을 올리고 적의가 없음을 나타냈다.
“…누구시죠?”
소녀는 맥이 다 빠진 듯한 목소리로 조심스레 물어봤다. 칼날은 여전히 헹크에게 향해있었다.
“먼 나라 네덜란드에서 온 헹크 핌이라고 합니다. 당신의 능력에 관심이 있어서 이역만리를 날아왔소. 적의는 없으니 경계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당신을 어떻게 믿지요?”
그녀는 헹크가 손에 들고 있는 가방 두 개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눈빛을 읽은 헹크는 한쪽 손을 든 체로 바닥에 가방을 내려놓았다.
“그 칼 좀 어떻게….”
헹크의 손짓에 소녀가 쥐고 있던 주먹을 풀었다. 집기들은 다시 바닥에 떨어졌다. 마음을 놓은 소녀와 헹크는 그렇게 한 시진 정도를 뒷마당에서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었다. 그 사이에 소녀는 울기도 하였고, 웃기도 하였다. 그 후 노을이 지고 어둠이 짙게 깔렸다. 약속한 시각이 되자 헹크는 그 집을 다시 찾았다. 소녀는 분홍색 보따리 하나를 가지고 있었다.
“짐은 그게 답니까?”
“먼 여정에 무거운 짐을 들고 갈 순 없지요. 약조하신 물건은 가져오셨습니까?”
헹크가 서류가방 하나를 열어 보여주었다. 그녀는 말없이 묵묵히 쳐다보더니 받아 들곤 집 마룻바닥 위에 올려놓고 보따리에서 편지 한 통을 꺼내 위에 살며시 올려두곤 울먹이며 희미한 불빛이 보이는 문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어머니, 아버지…. 부디 옥체 강녕하시기 바랍니다….”
그들은 산을 타고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맞춰진 발걸음 소리가 어느덧 엇박자가 되기 시작하더니 따라오던 소녀의 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헹크가 뒤를 돌아보니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발걸음을 재촉한 것 때문에 숨이 찼나 싶어 잠시 숨을 고를 시간을 주었다. 한참이 되어도 그녀는 하늘을 보고 있었다. 달빛 때문에 얼굴이 잘 보였다. 그는 감히 그녀를 재촉할 수 없었다. 안광엔 달빛이 비치고 있었는데, 눈물 때문인지 더 밝게 보였다. 헹크는 그녀를 따라 달빛을 보았다. 왠지 모르게 푸른빛이 도는 것만 같았다. 잠시 후 그는 눈이 부셔 무심코 옆을 바라보았다. 푸른 달빛이 흐드러지게 산자락을 수놓고 있었다. 불빛 하나 없는 이름 모를 산 중턱이었지만 전혀 어둡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일렁이는 달빛 덕분에 산자락이 마치 오로라처럼 춤을 추는 듯하였다.
잠시 뒤 마음을 추스른 소녀가 고개를 꾸벅이며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헹크 역시 보폭을 맞춰주었다. 둘은 길이 나오자 헹크가 준비해 둔 차를 타고 다시 인천으로 향했다.
어느덧 동이 트려고 하늘이 밝아오고 있었다. 그들은 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배 위에 있었다. 아주 먼 여정이 될 것이 분명했고 미래 역시 확실하지 않은 항해였다. 뱃고동 소리가 울리며 닻이 올라가고 선착장에서 배가 멀어져갔다. 수많은 사람이 갑판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고 갑판 위에 사람들도 그들에게 손을 흔들며 작별의 인사를 고했다. 소녀는 군중 사이에 서서 아련한 눈빛으로 그쪽을 쳐다보다 동공이 크게 흔들리며 눈물을 쏟아냈다. 무슨 일인지 나도 대열에 합류해 선착장을 바라보니 군중 옆에 두 조선인 남녀가 백의를 흔들며 소리를 치고 있었다. 그는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직감적으로 그녀의 부모님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어찌 불편한 몸으로 여기까지 달려왔는진 모르겠으나 가족을 위해 떠나는 자식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주려는 그들의 마음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갑판 위 군중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선착장도 멀어질 때까지 눈물만 흘리며 지켜보다 그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감히 엎드려 일어나지 않았다. 헹크는 근처에 앉아 그 소녀가 들어가고, 조선의 항구가 보이지 않을 무렵까지 그곳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여태껏 드로스트의 영광을 위해 세계를 다녔지만, 그 영광 때문에 한 소녀와 가족을 고통스럽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그리고 그는 ‘스카우팅 노트’를 펴고, 포켓에 있는 만년필로 성명 무언가를 적곤 빈 페이지들을 모조리 찢어 밖으로 던져버렸다.
성명 ‘이 린’ 스카우팅 완료.
죽선타 L
염동력의 기본 중의 기본. 멀리 있는 물체를 잡아 던지거나 직접 타격하는 것이다. 최초에 능력이 발현되었을 때, 멀리 있는 돌멩이 정도를 잡아 움직이는 수준에 그쳤지만, 염동력이 강해짐에 따라 아주 완벽히 멀리 있는 손 망치, 쇠파이프 등을 집을 수 있게 되었다. 린이 드로스트 가문에 양녀로 들어가게 된 시점엔 성인 남성도 들기 어려운 거대한 망치를 휘둘러 타격할 수 있었다. 이것에 대한 일화가 있는데, 조선에도 능력자에 대한 안 좋은 사상이 강해져 괴한들이 린의 집을 습격했었다. 하지만 린은 당황하지 않고 집 마당에 있는 곡괭이와 빗자루, 나무망치들을 가져와 순식간에 머리를 강타해 기절시켰었다. 린이 능력자 전쟁에 막 등장했을 무렵 그녀의 염동력은 최상이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엄청난 무게의 사물을 집어 들 수 있었는데, 최근 고향을 떠나와 마음고생이 심해졌는지 능력이 점차 약해져 멀리 있는 물체를 들기에 조금 버거워 보인다. 소문에 의하면 요 세 그녀는 무거운 사물이 가까이 있을 때만 집어 들어 타격한다고 한다.
참나무 장벽 R
최초의 참나무 장벽은 조선 전국적으로 능력자 탄압이 대유행하면서 괴한들의 습격 빈도가 잦아지고 그 강도가 거세지면서 나타났다. 하지만 그 시절 린의 염동력 위력은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 정도였으므로, 일반 괭이와 낫으로 무장한 폭도들은 상대가 되지 못했다. 결국, 그들은 불란서(프랑스)에서 들여온 신식 소총으로 본가를 습격하여 가족들을 위협했다. 아무리 능력자라도 총알 한 방이면 생사를 오가기에 넓은 마당에서 린은 기지를 발휘하여 집 돌담 옆에 이중으로 깔린 나무 장벽을 모두 뽑아 들어 일렬로 땅바닥에 내리꽂았다. 아무리 나무 쪼가리에 불과하지만, 엄연히 ‘벽’ 이므로 놀라서 발포한 총알을 막기엔 적합했다.
이 나무 잔해들은 염동력에 의해 들어 올려질 땐 무질서하게 마구 날아오지만, 염동력의 인력에 의해 단단히 서로를 묶어놓아 촘촘히 박히게 되었다. 역시 조선에 있을 땐 인력의 힘이 최상이라 어느 한 곳이 강한 타격을 받게 되어 파괴되어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으나 최근 들어 장벽의 힘이 많이 약화하여 손상이 가해지면 장벽 전체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쇠가위 LR
그녀는 자신의 힘을 살상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적을 제압하거나, 가족이나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뤘었다. 하지만 점차 더 강하고 어려운 일들이 들이닥치자 방어만으론 몸을 지킬 수 없다고 판단하게 되었다. 누군가 최선의 방어는 공격이라 했던가? 린은 작두로 사용하던 큰 칼날 두 개를 서로 교차시켜 마치 가위처럼 사용했다. 이 역시 엄청나게 무겁고 거대한 가위를 장시간 정밀 조작해야 하는 작업이므로 작은 10대 소녀에 불과한 린에겐 어렵고 잔인한 일이었다.
“저 작은 동양인 여자아이가 다루는 가위의 크기를 봐. 놀랍지 않아?” - 헹크 핌.
염동파 SL
아주 간단하고 단순하게 염동력을 사용하는 일이다. 린이 저잣거리에 나갔을 때 웬 괴한이 나타나 린을 위협했다. 린은 놀란 나머지 그를 살짝 밀쳤는데 몇 미터 날아가더니 과일가게 가판대에 처박혔다. 사실상 그때부터 능력이 발현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몇 년 뒤 드로스트 가 소속으로 능력을 단련시키는 도중 그때 일이 기억이나 훈련용 허수아비들을 염동력으로 넘어뜨렸다. 그리고 넘어진 상대에게 힘을 집중하는 순간 손에 무언가 잡히는 느낌이 났다.
그녀는 바로 잡는 손짓을 취한 후, 흙먼지가 나도록 바닥에 패대기쳐댔다. 물론 잡힌 대상은 염동력에 의해 린이 놓아줄 때까지 강도가 세든 약하든 계속 바닥에 고꾸라져야 한다.
후려치기 F
린이 드로스트 가에 입양된 이후, 동양에서 온 신비로운 외모의 소녀를 보고 반하지 않을 남자가 없었다. 하얗고 고운 피부와 흑단 같은 머릿결을 갖춘 린은 그들의 유명한 동화 백설 공주와 이미지가 흡사했다. 린의 미모에 반한 이들은 하루가 멀다고 그녀를 귀찮게 했는데, 결국 이에 지친 린이 자칭 ‘팬’이라고 하는 그들 중 한 명을 염동력으로 꽉 잡아 뺨을 후려쳐버렸다.
가시방패 SP
사방에서 총탄 소리가 들려왔다. 마침내 린을 잡아 죽이겠다는 마녀사냥의 추악함이 끝에 다다랐을 무렵이다. 린이 즉석에서 만들어 낸 참나무 장벽도 한계가 있었다. 마침내 장벽은 무너지고, 그들은 그 자리에서 린을 향해 발포했다. 모든 가족이 고개를 돌려 그녀의 최후를 외면했다. 적막과 먼지가 가라앉자 모두가 자신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먼지 속 양손을 펼쳐 올린 그녀의 앞엔 반투명한 푸른 방패가 있었다. 물론 그 방패엔 수많은 총탄이 박혀 있었다. 그리고 사방에 흩어져 있는 도자기 파편, 부엌에서 날아온 칼들, 만년필 등 온갖 날카로운 물체들이 날을 세워 방패에 꽂히기 시작했다. 마치 귀선(거북선)의 등껍질처럼 가시가 촘촘히 박힌 모습이었다. 당연히 폭도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고 린은 충격에 다리가 굳어버린 그들에게 가까이 가며 나지막이 말했다.
“이렇게 작은 소녀가 두렵기라도?”
핑거스핀 W
비 오는 날 아침, 린은 밖으로 나가지 못해 창밖을 하염없이 쳐다보며 뭔가 공허한 표정을 짓곤 했다. 자신이 가져온 보따리엔 작은 태극기 하나가 있었고, 바깥에 걸어두지 못하니 펄럭이지도 않았다. 그녀는 손가락을 살짝 휘둘렀고, 책상에 있던 태극기는 마치 바람에 휘날리듯 멋있게 움직였다.
초진공흡기 E
당기는 힘의 염동력 중에서도 최고봉으로 꼽힌다는 린의 염동력은 입양된 후 능력이 극에 달했을 때, 자신 주위의 모든 물건을 자신 쪽으로 당겨올 수 있었다. 심지어 날아가는 총알이나 폭탄마저 그녀의 손에서 방출되는 강력한 염동력에 짓이겨졌다. 겉에서 보면 굉장히 위험해 보이지만, 당기는 염동력은 린의 손에서 미는 염동력으로 전환되어 린 몸 주위에 마치 방패처럼 둘린다. 그 결과 린을 처음 보는 자들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작은 소녀가 전장의 한 가운데에서 엄청난 총탄들과 무기를 혼자서 받아내고도 멀쩡하게 걸어오는 모습을 보곤, ‘신비의 린’ 이라 이름 지어줬다.
모란꽃 손매듭
"오라버니! 올해도 정원에 모란꽃이 이렇게나 피었네요!"
"참 이쁘구나. 넌 이것보다 더 이뻐."
린의 얼굴이 모란꽃처럼 붉어졌다. 오라버니는 모란꽃 한떨기를 꺾어 손에 매듭 지어줬다.
"모란꽃은 예로부터 부귀와 미인을 상징한단다."
일곱빛깔 무지개
린의 가문은 본디 양반가의 자제로써 큰 부귀를 누렸다. 린은 그에 걸맞는 장신구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이 딱히 린이 사치스러워서가 아니라 주위의 가문의 자제들이 린을 보고 선물을 해준 게 80% 이상이였다. 이런 사정을 모르는 자들은 린이 사치스럽다고 수근댔지만, 같은 장신구를 하고도 돼지목에 진주목걸이 소리를 듣는 여인이 있는 한편 린의 험담을 하면서도 아름답다는 말은 꼭 빠지지 않았다.
금선당 당의
집안이 린의 능력이 들통남에 따라 망하면서, 급히 집을 떠나면서 많은 짐을 버려야했다. 하지만 린은 이 당의만큼은 버릴 수가 없었는데. 열네살이 되던 해에 조선최고의 당집인 금선당에서 어머니가 직접 가서 맞춰오신 거였다. 훗날 드로스트 가문에 입양되면서도 이 당의만큼은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오색칠보 노리개
조선을 떠난지 나흘 쯤 되었을 때, 린은 선박 객실 안에서 보따리 정리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못보던 물건이 있었는데 바로 이 노리개였다. 린은 동봉 된 편지를 읽곤 한참을 눈물 흘리며 앉아있었다.
"린아, 네 잘못이 아니다. 비록 네 잘못이라 생각한다면, 그건 우리에 대한 불효라 생각하거라. 너를 그렇게 만든것도 네가 떠나게 된 것도 하늘의 뜻이 아닌 우리의 탓이다. 고향이 그립다면 이 노리개를 걸어두고 바라보아라. 여기엔 불로장생이란 뜻이 담겨있다. 부디 몸 건강하고, 다시 만날 그날까지. 굳세어라."
천년의 기억
드로스트 가의 대저택에서 생활하며 린이 입고 다니는 치마저고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너무 불편해보였다. 더군다나 전투 훈련에 임할땐 펄럭이는 긴 치마 때문에 숨이 턱 막힐 지경이였다. 이를 지켜보던 헹크는 항구에 나가 동양 옷을 취급하는 상인에게 서양식으로 치마 저고리를 맞춰달라 부탁하였고, 이 짧은 치마를 본 린은 처음엔 거부감이 심했으나 통풍이 잘 되고 활동성이 보장되어 썩 마음에 들었는지 부모님께 선물받은 오색칠보 노리개를 달고 다녔다.
당혜
오라버니들과 저잣거리에 나선 린은 이 당혜가 한 눈에 들어왔다. 처음엔 사치를 하지 않으려 못본 척 넘겼으나, 꿈에도 이 당혜를 신고 꽃놀이를 가는 본인의 모습이 들어왔다. 결국 다음 오일장에 나가 제일 먼저 이 당혜를 세켤레나 샀으며, 한켤레가 남을 때까지 신고 다녔다. 한켤레가 남은 이후는 정말 중요한 행사가 있을 때만 신고 나간다고.
단아한 미소 / 청초한 마음
"안녕! 난 이가(家) 하랑이야, 넌?"
하랑이 이름을 물으며 품에서 무언가를 건네주었다. 옥빛이 나는 패였다.
린이 물끄러미 쳐다보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영, 도도하시네. 내 또래 조선인 여자애가 있다고 해서 와봤는데. 빈손으로 오기 좀 그래서."
린이 역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아! 뭐 나쁜 물건 아니니깐. 받아도 괜찮아. 우리 재단에 티엔이란 형이, 무슨.. 조선인 채탐꾼? 이름이... 태희?태이? 뭐 하여튼 희안하더라고. 그 사람한테 구해왔대. 괜찮을 것 같아서. 하핫!"
린은 조심스레 받아들고 품에 꼭 간직한 채로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목례를 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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