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빡쳐서 쓰는 제키엘 이클립스 re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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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6 15:22:38
이클립스 Vol 25.
(읽어보고 개ㅃ빡쳐서 쓰는)
강화인간 사도 제키엘 이클립스 Rewrite
때론 분노가 창작의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이 글은 오싸가려고 이클립스나 찌걱찌걱 고쳐대는 관심종자의 글이 아니라는 걸 우선 밝혀둡니다.
십발 이클립스를 쓸거면 좀 제대로 쓸것이지 말같잖은 암호문을 써놔서 빡쳐서 제가 다시 써봤습니다.
제가 분노한 이유에 대해서는 글 말미에 좀 더 구체적으로 후술하겠습니다.
글 읽기 귀찮으신 분들은 글 끝에 이 글을 왜 쓰게 됐는지 이유만이라도 한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교하면서 보세요.
이클립스 본문: http://cyphers.nexon.com/cyphers/pages/eclipse/vol/25
술회
반쪽짜리 기억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어디까지일까?
기억은 순서없이 뒤섞여 있었고, 사람들은 기억 속 한 장면에서 사라졌다가 불현듯 다른 장면에서 튀어나오곤 했다.
낯설었던 사람들이 막역한 친구처럼 말을 걸어왔고, 처음 보던 장소가 집보다 더 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내 기억을 믿을 수 있을까. 애초에 이건 시작되어선 안 되는 이야기일까.
집
"이봐. 그 쪽도 확실히 부숴버리라고."
한 무리의 아저씨들이 들이닥쳐 집기를 던지고 있다. 하나같이 눈에 익었던 물건들이었다.
동생과 내가 함께 가지고 놀던 장난감, 엄마가 아끼던 식기, 아빠의 단벌 슈트, 그리고, 모든 것들이 깨지고 바스라져 먼지 쌓인 바닥으로 던져진다. 폐허가 되어가던 집에서, 동생과 나는 아저씨들의 다리를 붙잡고 울었다.
"시간 없어 미치겠는데 꼬맹이들이 방해하고 지랄이냐."
"방해되니까 바깥으로 던져 버려."
"애새끼들이, 울 거면 늬들 부모나 원망해라!"
바닥에 던져지던 물건들처럼, 우리도 바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동생은 집을 등진 채 분을 못 삭여 씩씩거렸다. 하릴없이, 그런 동생을 가만히 안아주었다.
우리는 집에서 멀리 더 멀리 도망쳤다.
기도회
어둡고 칙칙했던 도심 외곽의 어느 골목에는, 아는 이들이라면 쉽게 알아보았을 표식들이 가득했다.
몰라볼 리가 없던 '그들'만의 표식, 기괴한 문양이 일러주는 길을 따라 골목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
이정표가 끝나는 곳에 다다랐던 곳, 운명의 실을 따라 도착했던 곳은, 광신적인 분위기가 가득했던 반지하의 석실이었다.
불안한 침묵을 지키던 군중들 사이에 모습을 감추고 서서, 기다림은 오래 지나지 않아 끝을 맺었다.
군중들 앞, 단상 위에 검은 후드로 얼굴을 가린 이가 나타났다.
기다리던 그들의 군주 앞에서, 군중들은 성난 목소리로 광신에 열띤 기도문을 읊어냈다.
당신의 정의로
길 잃은 우리를 인도하시고
당신의 손으로
세상의 부조리함을 타파하시고
당신의 지혜로
무질서한 이 세상을 재단하소서.
안타리우스여.
우리의 모든 것과,
불신하는 모든 이들도 제물로 바칠 터이니,
가진 것 없는 우리에게
불신을 뛰어넘을 능력을 선물하소서.
군중의 앞에 선 이, 모든 찬양을 한 몸에 받던 이는 기도에 응답하듯, 광기 어린 말투로 모두를 구원할 신에 대해 설파하기 시작했다.
열화와 같은 탄성이 울려퍼지는 중에, 그가 내뱉는 갖가지 말들을 가슴 한가득 품고, 사람들은 그의 모습을 더 선명히 보기 위해 우왕좌왕 움직였다. 급기야 군중들 중 일부가 단상 쪽으로 치고 나갔고, 그들의 '사도'는 후드 속에 음침한 미소를 띤 채 그들을 맞아주었다.
사도는 일부의 죄를 사하였으나, 동시에 누군가는 단죄했다.
무능력함과 불신의 탓으로, 군중들은 걸러졌다.
사도의 몸에서 모습을 드러낸 기괴한 신의 심판은, 고름 낀 환부가 도려지듯 말끔하게 사람들을 도륙했다.
"오직 전지전능한 나만이, 너희의 죄를 온전히 사하노라."
살아남은 자들이 환호하자, 그는 후드를 벗어 맨 얼굴을 드러냈다.
시간 속에 모든 기억들이 흐려져도, 온전히 알아볼 수 있던 단 한 사람.
그 곳에는, 동생이 있었다.
집
우리는 세상에서 보호받지 못했다.
아버지는 죽음을 생각했었지만, 죽음의 문턱에 섰던 순간, 삶에의 집착이 더욱 거세게 그를 사로잡았다.
아버지는 의지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고, 부모님이 집을 나설 때마다 동생이 울며 매달렸지만 소용없었다.
나는 부모님이 돌아올 거라는 말로 동생을 위로했다.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던 동생은 문 앞에서 하염없이 부모님을 기다렸다.
나의 말은 처음부터 거짓말이었다.
처음엔 아버지가 다음은 어머니가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부모님이 떠난 자리에는 동생의 울음소리만이 남았다.
위험한 안식처
매일 반복되는 명상과 기도를 통해 우린 변해갔다.
우리를 속박한 이들은 우리가 죄를 많이 지었기에 그를 위해 노력하고 죄의 사함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난 죄를 지은 적이 없다. 고통과 불안의 공포 속에 살고 있지도 않았다. 내가 사는 세상은 끔찍했지만 아름답기도 했다.
나는 왜 다른 사람의 죄를 짊어지고 그 책임까지 걸머져야 했던 걸까.
의문스러웠지만, 동생은 조금도 의심 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였다.
“누나, 난 우리의 신을 믿어. 사람들의 죄를 사해주는 걸 보면 어떤 경우에도 우릴 외면하지 않을 거야. 우린 아픔으로 가득하잖아. 우리 사랑은 일방적이어선 안 돼. 일방적인 사랑은 버림받을 수밖에 없단 말이야.”
난 동생을 위해 이곳에서 벗어나야겠다고 다짐했다. 절대적으로 숭배받는 그 자가 방문하는 날, 나는 동생과 탈출하기로 약속했다.
집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던 부모님이 집으로 돌아왔다.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하고 우린 부모님 손에 이끌려 이사를 했다.
옮겨간 곳에서 우린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고, 모여서 기도를 하고, 시험을 봤다.
그곳의 사람들은 무표정했고 사람들 사이에는 교류 없이 적당한 거리가 유지되었다.
고결한 행보
사람들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그들의 신을 바라보며 "안타리우스"를 연호했다.
예복을 갖춰입고, 대열을 맞춰 신을 질서 있게 뒤따르던 수십 명의 사람들이, 신에게 더한 권위를 부여했다.
그 자리에 복음이 선포되고, 짧은 설파 끝에 말씀 그 자체였던 이가 떠날 시간이 되자, 사람들은 안타까워하며 눈물까지 흘렸다.
안타리우스라고 불리었던 우리의 신은 손을 흔들며 유유히 자리를 빠져나갔고 그가 떠나간 자리에 검은 양복을 입은 자가 남았다.
그는 손가락으로 몇 사람들을 가리켰고 지목받은 사람들은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듯 그자를 따라갔다.
왠지 모르게 느껴졌던 불안감에 나는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다른 사람 등 뒤에 숨었지만, 누군가의 손길에 떠밀려 행렬에 동참하게 되었다.
집
부모님의 기억은 이쯤에서 끊겼으나, 때로 기억들 사이의 빈자리를 채우듯 다른 장면에도 나타나곤 했다.
동생은 더 이상 부모님에 대해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기억 속에 더는, 동생이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성사
떠밀려 섰던 행렬에 줄지어 서서, 한 사람씩 앞으로 나섰다.
오랜 기다림의 끝에, 줄의 맨 앞에 도달했을 때, 누군가가 내 머리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불행히도 이 아이는……”
그 사람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그렇다면……”
대답하던 아버지의 목소리는 잠겨 있었다.
내 머리에서 손을 떼고, 양 팔을 벌리면서 그가 다시 말했다.
“강해져야지, 자신을 지킬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네. 아이가 상처받지 않을 수 있도록 더 밝은 미래를 선물해주지.”
뒤에서 아버지가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나직하게 허리를 굽혔다.
“이 아일 바치겠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손에 떠밀려 그 사람의 품으로 건네졌다.
“그분의 은총이 당신의 가족과 함께하길.”
그가 걸친 가운에는, 기울어진 저울이 그려져 있었다.
제물
나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할 정도로 밝은 빛 아래에 누워 있었고, 나를 둘러싼 사람들은 물 속에서 떠다니는 듯 흐리게, 느리게 움직였다.
나는 내 처지를 보고 있었고, 분명 의식이 있었으나 몸을 제어할 수 없었다.
이 모든 장면이 마치 꿈 속인 것처럼, 나는 자리에 붙박인 채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움직임이 느려진 것처럼, 들려오는 말들도 목소리를 또렷이 알아들을 수 없게 흔들리며 웅웅거렸다.
“네 기억은 이제 모두 사라진다.“
목소리가 들려왔던 곳을 향해, 나는 빌었다.
“부탁이 있어. 다른 기억은 사라져도 좋으니 내 이름만은 기억 속에 남겨줘. 동생을 찾아야 해.”
“의미 없어. 기억을 잃은 시점에서, 과거의 너는 죽는 거야.”
“그 애가 내 이름을 부를 때 쳐다볼 수만 있으면 돼. 단지 그것뿐이야.”
난 울며 애원했다. 흰 가운을 입은 그자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 내 이마에 손을 갖다 대면서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네 이름을 정보 파일에 다시 기재해두었어.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집
난 명백히 죄인이 되었다.
무슨 짓을 해도 내 죄를 씻을 순 없겠지만, 아니, 설령 내 죄가 더 커진다 해도 지금은 강화인간으로 남아 있어야 한다.
추적
“두려움은 토해내는 게 아니라 삼키는 거야. 그렇게 해야 상대가 너를 우습게 보지 않지.”
가면을 쓴 자에게 잡혔다. 가면 너머에 가려졌던 그의 표정이 보였다.
“이름은?”
“강화인간 4호다.”
감정을 숨겨라. 그 무엇도 들켜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번, 넌 누구지?”
“강화인간 4호.”
“그래. 바로 그거야.”
말을 남기고 돌아선 그자는 등 뒤로 말을 건넸다.
“우린 상대를 두려워하는 법이 없어. 숨길 거라면 제대로 해야지. 어찌 되었든 거래는 쉽게 끝났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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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아서 중간 내용은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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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 라즈의 스카우팅 리포트
조직이 붕괴하는 것조차 안타리우스가 계산했던 바는 아니었을까. 그들이 보이는 재건의 준비는 너무나 완벽하다.
제키엘의 존재 자체가 재건을 위해 조직이 준비했던 모두를 보여준다.
그의 작은 손짓은 사람을 부수고, 몸에서 솟아나는 테라듀는 강철조차 종이처럼 짓이긴다.
활개치며 돌아다니는 그자를 막아야 하지만, 광신으로 누구의 말도 듣지 않는 이에게는 무력 외에 대화수단이 없을 것이다.
브뤼노의 스카우팅 리포트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경이가 아니라 두려움으로 가득차 있다.
신의 사도를 자처하는 이에게 선택받지 못한 자, 불신을 단죄받는 모든 이들은 그의 몸에서 튀어나오는 기괴한 테라듀로 고통스러운 벌을 받을 것이다. 협상이 가능한 카드가 과연 있을까. 애초에, 협상할 생각조차 않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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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럼 이제 이 같잖은 글을 쓰게 된 이유도 밝혀야겠지요.
"늘어진 비디오 테이프를 보는 것처럼"
여러분, 이 글은 1인칭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비디오는 언제 발명되었을까요?
1976년입니다. 1976년.
1인칭 글을 쓰는 게 왜 어려운데요?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써야 되기 때문에 어려운 겁니다.
근데 비디오테이프요?
어디서 난거죠? 릭이 게이트로 시간 차원 초월해서 데려다 줬나요?
글 읽으면서 자잘하게 오타도 많고 표현도 맘에 안 드는 게 많았지만 대충 넘어갔습니다.
내용은 무슨 암호읽는 것도 아니고 하나도 분명한 게 없었는데 그것도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비디오테이프요? 이 표현은 진짜 너무 글쓴이의 편의만을 위한 표현입니다.
(* 수정. 아까 굉장히 열받은 상황에서 글을 쓰다보니 너무 비디오테이프에만 이목이 집중되서
표현을 순화했습니다.)
이런 걸 공식 설정으로 걸어두고 독자들로 하여금 창작을 유도한다니, 솔직히 화가 납니다.
아주 많이 화가 납니다.
제가 이 분량을 정리하고 다시 쓰는 데, 편집하는 시간까지 합쳐서 세 시간 반 걸렸습니다.
물론 이미 존재하는 내용을 다시 재구성하는 건 오리지널 스토리를 쓰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세 시간 반을 들여서 이 정도가 나오는데,
시나리오 라이터 분이 쓰신 글은 정말 실망스러울 정도군요.
이클립스 나오고 당일에 이런 글을 싸지르는 건, 간단히 말하자면.
시나리오 라이터님, 내가 써도 이클립스가 더 잘 나올 것 같은데, 이겁니다.
분명한 게 하나도 없던 전의 여러 이클립스에도 많이 실망했었지만, 이번에는 아침에 핫게이 얼굴 마주하고
이클립스 읽으면서 싯발 차라리 내가 다시 쓰고만다 기분이 들더군요.
그래서 해봤습니다.
이 글 읽으시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
가감없는 솔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 1차 추가내용
비디오테이프는 이해를 돕기 위해 제가 제일 짜증났던 사례를 끌어다 온겁니다.
구구절절한 설명은 나중에 덧붙여볼까 생각중이지만, 지금 이클립스 첫 문단에 첫 단어부터 오타가 있습니다.
"반쪽자리"
.....이런 것 정도는 한 번 검토하면 잡을 수 있는 오타 아닌가요?
이런 게 눈에 거슬리기 시작하다가 마지막에 펑 터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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