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웅전기, 거짓된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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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25 14:28:59
"마음만 먹으면 루이스는 지금의 능력을 뛰어넘어 주위의 모든 걸 얼려버릴 수 있겠지.
하지만 그가 그렇게 하길 바라지는 않아. 단지 그렇게 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가 루이스를 영웅이라 부르는 게 아니니까."
- 트리비아 카리나
Cyphers Fanfiction Project
written by request
글: 세크레트
그림: 귤라드
전장에서는 모든 게 무로 돌아간다는 말이, 이 순간만큼은 관용어가 아니었다.
먹색으로 진한 구름이 빈틈없이 하늘을 메운 전장, 헬리오스와 지하연합 사이의 쟁패가 종말을 맞이한 곳,
전투의 흔적마저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텅 비어버린 땅 위.
비어버린 땅의 자리를 채우려고라도 하듯, 하늘에 가득 찬 구름들은 용이 그 안에서 몸부림치는 것처럼, 소용돌이치며 잿빛의 땅 위로 굵은 빗방울을 우수수 떨구고 있었다.
"미안해, 미안해... 언니..."
낟알이 타듯 타닥이는 굵은 빗소리 속에서도, 어린아이의 목소리가 선명히 들리던 어느 곳. 바닥에 놓여 있던, 희고 파란 줄무늬의 리본 하나가 비를 맞으며 조금씩 형체가 흐려지더니, 주위를 에우던 물에 녹아들며 천천히 물로 변해갔다. 서서히 닳아지며 물거품이 되어버리던 리본은 이제 제가 녹아내렸던 것처럼, 다른 것들마저 물로 녹여내기 시작했다. 이미 닳아질대로 닳아져있던, 잿빛의 대지마저.
"언니,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로 미안해..."
앳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던, 구름이 소용돌이치던 중심 바로 밑, 지평선까지 구름이 드리운 땅 위에 딱 한 곳 비가 내리지 않던 자리. 노란 레인코트를 입은 어린아이가, 주저앉아 흐느끼고 있었다. 그 앞에, 많은 상처를 입고 쓰러진 아이, 흰 방울무늬 원피스를 입고서, 피부에 조금의 온기도 느껴지지 않던 아이를 두고서.
"나... 약속할게, 언니를 이렇게 만든 것들을 모두 지워버릴거야. 여기 있는 모든 걸... 전부..."
아이가 울먹이던 작은 자리에도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 시계는 가까이 있던 아이들이 서로의 얼굴을 분간하지 못할만큼 흐렸다.
무너지듯 주저앉았던 다리 사이에, 장갑을 낀 작은 손을 꽉 쥐며, 풀린 눈으로 아이가 안개 밖, 비가 내리는 세계를 바라보면서 작게 중얼거렸다.
"그러니까, 부탁이야. 제발.. 사라져 줘."
구름 아래, 거세게 몰아치는 물과 바람 외에 움직이는 건 이제 단 하나뿐이었다. 악의라도 어린 듯 매섭게 휘돌며 몰아치는, 가늘거나 거센 물줄기를 따돌리며 이리저리 바쁜 몸놀림을 보이는 사람 하나. 비 아래에서 유일하게 살아 움직이는 이, 그에게, 이제는 흔적도 없이 스러져버린 지하연합의 사람들이 붙여준 별명. '영웅'.
'영웅' 루이스는, 이 자리에서만큼은 조금도 빛나지 않았다. 닿기만 해도 살갗까지 파고드는 거센 비를 매 순간 얼려내어 튕겨내며, 땅에 모여 격류가 되어버린 물살을 큰 얼음벽을 만들어 빗겨낸 것만도 수 차례였으나, 재해와도 같이 닥친 자연은 영웅의 그런 노력조차 미약하게 보이게 만들 정도였다.
다시 한 번 발밑부터 덮쳐오는 거대한 물살 앞에서, 그가 한 번 심호흡을 하고 제자리에서 크게 뛰어오르면서 소리쳤다.
"결정--!"
그 말과 동시에 뛰어오른 그의 발밑에 밝은 은색의 조각들이 모여 뭉쳐 평평한 덩어리를 이루더니,
"슬라이드!!!!"
다음의 외침과 함께, 거셌던 물살 위에 루이스의 발 밑의 것과 같은 결정들이 모여 좁은 폭의 길을 이루었다.
길이 만들어지고, 스노우보드마냥 평평하게 발에 붙어있던 결정들이, 떨어지는 밑에 돌처럼 놓여 있던 덩어리에 착지하기 직전에,
팡- 하는 폭발음과 함께 발밑의 결정 덩어리가 터지면서, 루이스에게 길 끝까지 달려나갈 강한 추진력을 부여했다.
결정 슬라이드, 지하연합의 '영웅'을 수많은 위기에서 구한 그의 간판 기술이었다.
물살의 반대편으로 건너가, 또 한번의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기면서, 루이스는 빗방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을 잠시 올려다보았다.
재해의 시작이 어디부터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향해야 할 곳은 분명했다. 구름이 휘돌아 한 데 모이던 중심. 짙은 안개로 뒤덮여 안은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 무언가의 해답이 있었을 곳. 그 곳을 향해서, 영웅은 발밑을 다시 덮쳐오던 물덩어리를 결정의 폭발로 튕겨내고는 계속 걸음을 옮겼다.
"안 돼... 이쪽으로 오지 마...."
그런 루이스를 안개 속 먼 발치에서 지켜보던 아이에게서, 떨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구름의 중심으로 다가오던 루이스를 바라보면서 그를 거부하듯 아이가 들어올린 두 손. 손이 파들거리며 움직이던 장단에 맞추어, 안개 밖의 세상에서 루이스를 향해 거센 물보라가 몰아닥쳤다. 손짓을 따라가듯 한 방향에서, 급류가 굽이치듯 흐름을 틀어 루이스의 등 쪽에서 몰려오고, 다른 방향, 루이스의 정면에서도 얼굴 높이로 거센 파도가 덮쳐오며, 영웅의 모습이 완전히 물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그만해..."
루이스가 사라진 자리, 물살이 모여 웅덩이가 된 곳을 바라보면서, 아이가 안개 속에서 쓸쓸히 중얼거렸다.
거칠게 밀려들던 물살이 서로 맞부딪치며, 사나웠던 수면이 차츰 가라앉는 걸 잠자코 바라보면서, 아이는 체념하듯 들어올렸던 두 손을 내려놓았다. 그 손이 이제 막 바닥에 닿으려던 때.
꽈창! 하는 큰 파열음이 일면서, 잠잠해졌던 웅덩이의 중심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짙은 물안개가 웅덩이의 중심으로부터 대각선 위로 높이 솟아오르며, 물기둥이 만들어낸 작은 빈틈 사이로부터 다시 거친 빗속을 향해, 지하연합의 영웅이 뛰쳐나왔다.
"...어째서...? 어떻게...?"
물바다에서 잰달음으로 뛰쳐나오던 루이스를 바라보며, 레인코트를 입은 아이, 샬럿에게서 놀란 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비구름 아래 모든 게 사라진 세계에서 유일하게 움직이던 사람, 쏟아지는 빗줄기를 헤치고, 거센 파도도 부숴버리고, 거대한 물웅덩이마저 뚫어버린 그 사람은, 이제 아이가 모습을 감추고 있던 안개의 장막을 향해 맹렬하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 모든 상황을, 어쩌면 그의 존재마저 부정하려는 듯, 샬럿의 외마디 외침이 허공을 크게 울렸다.
"제발, 더는 싫어...!"
그 외침에 응답하기라도 하듯, 흐르던 물줄기와, 웅덩이에 고인 물, 그 외에도 땅 위에 내렸던 모든 물이 한 줄기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얇은 얼음막을 주위에 두르고 쉴새없이 달리던 젊은 영웅과, 안개 속에 숨어있던 아이 사이 어딘가로, 큰 물줄기들이 한데 모여 거대한 흐름을 이루었다. 맴돌면서, 고인 물이 많아질수록 더욱 빠르게 깊게 회전하던 물줄기는 루이스가 그 앞까지 다다를 무렵에는 이미, 굉음을 내며 모든 걸 빨아들이는 거대한 소용돌이가 되어 있었다.
성인 남성 키의 서너 배로 치솟아 올라 휘돌던 그건 차라리 폭풍이라 부르는 게 나을 형상이었고, 그 앞에 닿았던 미약한 영웅은 이미 뒤돌아 도망가지도 못할만큼 가까운 곳까지 가까워져 있었다. 고민할 시간조차, 그에겐 오래 주어지지 않았다. 장기였던 결정 슬라이드로 이 위를 넘어갈 수 없다는 건 너무나 분명했다. 결정 길이 버틸 리도 없었으려니와, 그 또한 소용돌이 위로 거세게 몰아치는 바람에 휩쓸리고 말 것이었기 때문이다.
소용돌이의 가장자리에 닿기까지 이제 수 걸음, 달려가던 영웅의 발걸음은 눈앞에 거대한 장애물이 나타났음에도, 조금도 느려지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뒤돌아섰어도, 휘돌며 커져가던 소용돌이가 결국엔 따라잡고 말 것이란 걸 직감으로 알았던 것일까. 그렇다고 해도 무모하게만 보이던 달음질이었다. 전력으로 달리면서 가까워지던 거리가 여섯 걸음, 그리고 이제 다섯 걸음쯤 되던 때쯤, 그제서야, 루이스의 걸음이 잠시 멈칫했다.
걸음이 잠깐 주춤했던 순간, 루이스의 발밑에서 결정들이 매섭게 폭발하며, 루이스가 높이 뛰어올랐다. 뛰어오른 각도가 날카롭게 높이, 나아가던 거리는 짧동하니, 소용돌이를 넘기에는 어림도 없어보이던 도약. 향하던 방향으로 보아 오히려, 소용돌이의 한가운데 떨어지게 될 도약이었다. 높이 뛰어오른 채로, 위로 불어오는 거센 바람에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잡으면서, 루이스는 소용돌이의 한가운데로 떨어져갔다.
"크윽..."
소용돌이에 완전히 휩쓸리기 전에, 영웅이 남겼던 말은 단 한 마디, 괴로움이 묻어나는 탄식뿐.
유언이라 하기에 너무 단촐했던 말만을 남긴 채, 루이스의 모습이 소용돌이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그가 사라진 땅 위에 남았던 건 거대한 소용돌이뿐, 물이 격렬하게 움직이며 지상을 부수는 소리만이 쿠르릉, 콰릉 하며 허공을 가득 울렸다. 땅이 갈라지듯 쩌적, 쩌적 하는 소리도 간혹 내며 소용돌이는 쉼없이 휘돌았다.
지각이라도 부수고 들어가는 듯, 쩌적 쩌적 하는 소리는 시간이 지나갈수록 커져갔다.
쩌적, 쩌적 하는 소리가 커지면서 물이 휘돌며 만들어내던 바람소리가 조금 잦아드는 듯했다.
어느 정도나 시간이 흘렀을까, 감각을 흐려놓던 안개 속에서도 눈을 감고, 귀까지 막아버린 채 가쁜 숨을 몰아쉬던 샬럿이, 조금 진정된 듯, 살짝 고개를 들어 자기가 만들어낸 소용돌이 쪽을 바라보던 때. 귀를 막은 두 손을 떼고, 눈물이 가득했던 두 눈을 열어 자기가 저질렀던 일을 확인하던 바로 그 순간.
콰곽, 콰곽,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를 내며 소용돌이의 한중간이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샬럿의 눈 앞에서, 흰 송곳처럼 생긴 무언가가, 소용돌이 가운데서 나타나 점점 산처럼 커져가며 솟아올랐다. 표면에 닿는 물을 전부 흰색으로 바꾸어내며 치솟아오르던 그건, 냉기로 모든 물줄기를 삐죽삐죽하게 얼려내던, 거대한 얼음의 기둥이었다. 솟아나던 얼음덩이는 소용돌이를 흡수하며 점점 크기를 불려내더니, 마침내는 지상에 강림한 얼음의 성처럼, 소용돌이를 모두 얼려내고는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샬럿은,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소용돌이가 사라지며, 나타났던 건 거대한 얼음의 성뿐이었지만, 그것이 무얼 의미하는지는 분명했기에. 숨을 더욱 가쁘게 몰아쉬며 고개를 도리도리, 눈앞의 장면을 부정하던 샬럿이 있는 자리에,
콰아아아아아앙----
곧 거대한 폭발음이, 얼음 성이 솟아오른 자리로부터 지상을 울렸다.
거대했던 얼음의 성이 위로 터져나오며, 큰 소리를 만들어낸 곳에서 거센 바람이 일었다.
지상을 휩쓸던 바람을 타고 부서진 얼음 조각들이 하늘에 가득 흩날리며, 하늘은 눈발이 날리는 듯 흰색으로 뒤덮였다.
그 바람을 타고, 영웅이 다시 한 번 도약했다.
이번에야말로, 구름의 한가운데, 안개의 장막을 큰바람이 모두 걷어가버렸던 자리를 향해서.
높이 날아오른 루이스의 시선이 목적지였던, 폭풍의 눈을 향했고,
사이를 가로막는 어떤 장애물도 없던 상태에서, 루이스와 샬럿의 시선이 마주쳤다.
이제는 무슨 수로도 저 사람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해서였을까, 높이 날아 다가오던 루이스를 바라보는 샬럿의 얼굴에 망연한 표정이 떠올랐다. 모든 걸 체념한 듯한, 슬픔도 아픔도 전혀 느껴지지 않던 표정이 아이의 얼굴에 스쳐갔다.
얼음 조각처럼 날카로웠던 인상의 '영웅'을 바라보며, 폭풍의 눈 아래에서 흘러나왔던, 모든 걸 놓아버린 듯한 말들.
"언니, 약속은 못 지킬 것 같아..."
작은 혼잣말이 울리던 자리에, 노란 레인코트를 입은 아이의 손이 조금씩 움직이면서, 구름이 없던 마지막 하늘에도, 작은 먹구름이 그려졌다.
"미안해..."
들었던 손을 힘없이 내려놓던 아이의 머리 위로, 검은 먹구름이 가득 드리웠다.
금방이라도 궂은 비를 내릴 것만 같던, 진한 색의 구름 아래에서, 샬럿은 눈을 감고 고개를 힘없이 떨궜다.
주저앉은 아이의 귓가에, 허공이 쩌적, 쩌적 부서지던 소리가 들려오며, 허공에서 한 마디의 외침이 울려퍼졌다.
"전부.... 얼어버려!!"
감았던 눈꺼풀 뒤로 모든 것이 하얗게 변해버리면서 들렸던 목소리.
마음 예쁜 아이만 갈 수 있다던 하얀 나라가, 눈앞에 펼쳐지기 전에 들렸던 마지막 소리였다.
목소리가 울린 뒤에 거짓말처럼 조용해졌던 세상.
감은 눈 뒤로, 온통 어둡게만 보였었던 세상에 흰 빛이 어른거리던 걸 느끼면서,
이제는, 눈을 뜨면 하얀 나라에 도착해 있었을까, 생각하던 샬럿의 귓가에,
"이제 괜찮아."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쉬어버리고, 퍽 기운 없이 잠긴 목소리였다.
그런 목소리는 하얀 나라에서 들려올 리 없었기에,
감았던 두 눈을 샬럿은 더 질끈 감았다.
"이제, 괜찮으니까..."
목이 메인 목소리가 다시 들려오면서, 따스했던 무언가가 샬럿의 몸을 확 감쌌다.
포근하게 안아주던 그건, 하얀 나라에서 착한 아이들을 맞아준다는 천사님의 품이었을까,
만약, 그러면, 눈을 뜨면 마를렌 언니도 함께인 걸까.
그렇게 생각하며, 따스했던 품 속에서 샬럿이 천천히 눈을 열어 세상을 바라보았다.
아이의 눈에 비치던 세상,
빛이 눈꺼풀 사이로 새어들어오며 펼쳐졌던 세상은, 정말로 온통 희었다.
구름이 얼어붙어 사이로 부신 햇살이 비추고, 흐르지 않는 하얀 강이 땅 위를 온통 뒤덮던 풍경.
온통 하얬던 얼음의 나라가, 샬럿의 눈앞에 펼쳐졌다.
먼 곳부터 바라보던 아이의 시선이, 가까이로,
주위 모든 것이 얼어붙은 풍경 속에, 작은 광장처럼 비었던 공간으로 옮겨왔다.
미약한 햇살이 드는 작은 광장 위, 샬럿의 앞에 한 남자가 있었다.
무릎을 꿇고 앉아, 넓은 품으로 샬럿을 안아주던, '영웅'이 그 곳에 있었다.
그의 모습을 보고 다시 주뼛 얼어붙던 샬럿에게, 루이스가 나직이 말을 걸었다.
"그러니까, 돌아가자."
레인코트 후드 위에 손을 얹어, 뻣뻣이 굳은 아이의 고개를 자신 쪽으로 살며시 끌어당기면서, 루이스가 말을 이었다.
"모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자.."
따스하게 품어주던 손길에, 긴장에 굳어버렸던 몸에 힘이 풀려나와, 샬럿이 무너지듯 루이스의 품에 안겼다.
비극의 종착역이 된, 넓은 품 속으로, 샬럿이 흘린 뜨끈한 눈물이 빗방울 흐르듯 밀려들었다.
우는 이가 지쳐 잠들 때까지, 고요해진 지상 위에, 옷에 파묻혀 우는 울음소리가 가득 울렸다.
울음이 그칠 때까지, 루이스는 샬럿을 가만히 안아주었다.
* * *
헬리오스 사의 대표 브뤼노 올랑, 그가 기획했던 능력자 간의 모의전.
차후의 거대한 전쟁을 대비해, 능력자들을 각종 상황에 몰아넣으면서 능력의 증진을 꾀하는 전장.
목적의 이행이라는 측면에서는 전혀 문제삼을 것이 없었다.
가장 친했던 언니가 타인에 의해 목숨을 잃는 걸 바라보며, 아이는 놀라운 능력의 증폭을 이루었다.
아이의 증폭된 능력에 의해,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물바다로 돌아갔다.
그러나 그 끝 어딘가에, 전쟁이 모두 사라진 곳,
아이가 친한 언니와 다시 즐거이 놀 수 있던 곳, 울음도 외로움도 모두 사라진 곳, 아이가 그리던 그 세상은 있었을까.
생각들을 곱씹어 돌이키며, 샬럿을 안은 채로, 루이스는 현계로 돌아가는 차원문을 열었다.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이 세계에서, 그의 머릿속에 마지막으로 스쳤던 생각.
전쟁을 위한 전쟁이란 건, 무의미했다.
이 전장에서, 그는 영웅이 될 수 없었다.
루샬 리퀘글
영웅전기, 거짓된 낙원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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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잊고 지낼 듯한 공식 설정:
사이퍼즈를 하면서 저희가 즐기는 공성전,
능력자들이 릭의 게이트를 타고 이동해서 싸우는 전장은,
현 회사 대표인 브뤼노가 만들어낸 가상의 전장입니다.
잘 언급되지 않아서 모를만한 설정이기에..
굳이 글 말미에 짤막하게 설명 덧붙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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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2년 반만에 돌아온 못난 글쟁이입니다.
다시 돌아올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참 어찌 이렇게 돌아온 걸 보니 인연도 미련도 참 무서운 놈이구나 싶네요.
이번 글은 전부터 오오오오오래 알고 지내던 귤라드님이
"루이스하고 샬럿이 전장에서 싸우는 토막글"을 리퀘해주셔서 쓰게 된 글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욕심이 좀 나서 토막글보단 길어지게 됐고,
어찌저찌 쓰다보니 길어지게 된 글이라 완전히 소설 형식으로 만들지도 못해서
문체가 통일되지 못하고, 좀 어설픈 구석이 많이 보이는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글이 길어진 덕분인지, 귤라드님이 보배로운 그림 한 장을 선물해주셔서
겨우겨우 못난 글이나마 구제해 주셨습니다..! 그 점에선 정말 다행이랄지요.
모쪼록 재밌게 읽어주셨기를 바라면서,
글을 읽지 않으신 분들도 보배로운 그림 즐겁게 감상하고 가셨으면 좋겠네요. :)
댓글은 항상 주시하고 있습니다.
추천도 한 번 눌러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겠네요.
읽어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면서,
그럼 다음 글도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m(_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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