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yphers

  • 잭) 재미없는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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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비빙수 [47급]

2017-03-21 10: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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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한 편 긁어왔읍니다

** 16일에 쓴거니 그렇게 오래된건 아니네요(우슴


얍얍


=










낡은 책 냄새가 가득했다. 클리브의 서재는 항상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내가 읽었던 기억 또는 아직 읽지 못했던 기억. 잡지의 형태를 띄고 있는 것. 또는 글뿐인 두꺼운 책의 형태를 띄고 있는 것. 클리브의 밖으로 나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때 그는 이곳을 찾았다. 단순히 시간을 때우려는 용도는 아니었다. 어쩌면, 어쩌면 타인의 기억을 읽음으로서 자신을 이 세상에 존재시키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그것이 익숙한 일일지도 모른다.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삶이었으며 타인에 의해 사라진 인생이었고 타인에 의해 다시 태어난 인생이었다. 그렇게 인정하는 것이 그에게는 편할지도 모른다.



가장 최근의 책장 앞에 섰다. 높은 책장에는 두껍고 얇은 책이 반 정도 가득 차있었다. 빽빽했다. 그는 이렇게 정리하는 것을 선호했다. 기억의 공간은 그렇게 많이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는 손을 뻗어 책장을 나누는 선반에 얹었다. 매끄러운 나무였다. 송진 냄새가 났다. 세워진지 얼마 되지 않은 새 책장이었다. 문득 클리브가 읽어낸 제 기억은 어떤 형태로 남아있나, 궁금해졌다. 얇은 잡지인가. 그림책인가. 두꺼운 소설책인가. 빙글, 책장을 크게 돌아 그 너머로 천천히 걸었다. 빽빽하게 자리한 책 가운데 또 다시 손을 얹었다. 길쭉한 손가락이 책등에 닿았다. 손가락을 느리게 움직이며 꽂힌 책등을 쓸며 걸었다. 올록볼록한 느낌이 꽤 좋다고 생각했다. 클리브는 날짜순으로 정리하는 것을 좋아했다. 시간 순서가 뒤섞인 것은 기사를 쓰기엔 복잡하다고 투덜대기도 했었다. 프흐, 조금 웃음이 났다.



반년, 그의 정신에 기생한 시간. 클리브는 여전히 저를 '편두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살인? 그것은 클리브가 전장에 취재를 나갈 때만. 역시 그를 위험에 빠트리고 싶지 않았다. 언젠가 그가 조금 더 진실에 가까워지는 날, 필담정도는 나눌 수 있겠지. 생각한다. 이런 평화로운 날도 어쩌면 괜찮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책등을 훑으며 지나가던 손가락이 꼼지락거렸다. 한 칸, 두 칸, 세 칸. 꽤 긴 시간을 지나왔다. 네 번째 책장에 들어서서야 익숙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보다 더 신중하게 책등을 훑으며 걸었다. 제 기억의 조각은 어디에 있을까. 조용한 발소리만이 서재를 울리며 무겁게 가라앉았다. 마룻바닥은 이따금 끼익 소리를 내며 가라앉은 발소리를 퉁겨냈다. 천천히 움직이는 발자국과 간헐적인 마룻바닥의 칭얼거림. 그리고 어느 순간 움직이기를 멈춘 손가락. 두꺼운 가죽 커버. 아돌프 반사우스. 짙은 적갈색을 띄고 있는 낡은 책이었다. 아아, 아버지. 그는 선반 사이로 손을 넣어 책을 빼냈다. 무거워 보이는 것과 다르게 부드럽게 빠져나와 그의 손에 안착했다. 기억은 꽤 두꺼웠다. 대체 어떤 형태로 기억되어 있기에, 아버지의 기억은. 실없이 웃어버리며 표지를 펼쳤다. 낡은 모양새답게 표지가 열린 책에서는 진득한 비 냄새가 났다. 물기어린 흙의 냄새가 났다. 오도 가도 못하는 빗물이 고인 냄새가 났다. 쏟아져버린 잉크의 냄새가 났다. 손에 잔뜩 묻어 지워지지도 않는 잉크의 냄새가 진득하게 묻어났다. 바로 뒤의 책장에 등을 기대어 앉았다. 천천히, 여유롭게 읽어보고 싶었다. 처음, 클리브를 통해 읽었을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책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비 냄새 잉크냄새. 진득한 냄새가 머리에 가득 찼다. 숨을 크게 내쉬고 간지를 넘겼다.



동화책이었다. 첫 페이지에는 햇살이 내리는 작은 책상이 있었고 그 앞에 아버지가 있었다. 아버지의 표정은 유쾌하지 않았다. 아버지.



아버지는 수신인의 이름이 훼손된 편지를 몇 번이나 들여다보고 있었다. 편지봉투도, 그에 찍혀온 붉은 인장도 수십 번, 수백 번 노려보고 있었다. 아버지는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아버지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편지봉투를 집어 앞면을, 뒷면을 보고 또 봤다. 그리고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는 그르렁거리는 신음소리와 함께 봉투를 구겨 찢어버렸다. 아버지. 이를 앙다물었다.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는 책상 앞의 의자에 주저앉았다. 피곤해보였다. 등받이 너머로 고개를 깊게 떨어트리고 천장을 텅 빈 눈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문득, 정리하지 못한 채 아무렇게나 자란 턱수염이 눈에 들어왔다. 아버지. 아버지는 손을 들어 떨어트린 얼굴 위로 올렸다. -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마른세수. 착잡해보였다.



이내 허리를 세우고 책상 앞에 바로 앉았다. 아버지는 만년필의 뚜껑을 열었다. 그리고 편지에 쓰인 단 한 문장 위로 줄을 긋기 시작했다. . . . 아버지의 눈동자엔 핏대가 서있었고 아버지의 두 손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아버지는 손을 멈추지 않았다. . . . 소름 돋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새까맣게 칠해진 문장이 잉크로 축축해져 책상에 긁히고 나서야 아버지는 손을 멈추고 의자에 깊게 등을 기댔다. 안쓰러운 아버지. 손을 뻗었다. 닿을 수 없었다. 그의 손은 부드럽게 나아가 이내 통과해버렸다. 마치 홀로그램처럼.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아랫입술이 새하얗게 변할 때까지 가만히, 강하게 물고 있었다. 아버지의 표정은 온통 일그러져 있었다. 분명히 느끼는 것은 유쾌하지 않은 표정이었고 무서운 표정이었다. 아버지.



이야기가 끝났다. 새하얀 간지가 보였다. 간지를 넘기기엔 겁이 났다. 아버지, 나는 다음 장을 읽을 용기가 나지 않아. 그는 이다음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아버지. 그가 기억하는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 새하얀 종이를 넘기면 읽을 수 있을 모습이었다. 그는 조용히 책을 덮었다. 책을 옆에 놓아두고 두 무릎을 세워 안았다. 고개를 숙여 두 팔 위로 묻었다. 아버지, 나는 아버지의 곁에서, 그렇게 있고 싶었어. 당신이 마지막으로 내게 했던 미안하다는 말은, 역시. 역시 듣고 싶지 않아. 작은 울림을 담은 소리가 낡은 마루 위로 무겁게 가라앉았다. 낡은 마루는 칭얼대지 않았다.








===


** 아련한 재구

** 애증의 아버지 반사우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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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OK Oh! 냠~ Love U~ 궁금해! YES! 히힛~
안녕하십니까? 예~예~ 모든 것은 신의 뜻... 불허합니다. 의외군요. 나 원 참... 시작할까요? 강화인간!!
안녕? OK 궁금하네요. 역시! 재미있네. 깜짝이야! 아~니? ...
웃음 두려움 만족 놀람 동의 분노 좌절 인사
안녕하세요? 넵!! 미안해요!! 앗! 좋아요! 엣헴. 추천! ㅠㅠ
안녕하심까~ 피- 좋다! 못마땅해... 곱다~ 덤비라! 후우- 아슴찮다..
허~허~ 아, 아니... 헐! 흠흠... 끄응... 시, 식은땀이.. 엥? 후어어..
후훗~ Trick or Treat! 사.탕.내.놔. 소녀... 억울하옵니다... 사, 사탕 주세요! 해피... 핼러윈... 날 위해 사탕 정돈 줘야지? 목표? 당연히 사탕이지!
안녕~ ?? 피- 어머! 흐어 오오- 안돼! 랄랄라
우쭈쭈 하하 하? ?? 이거 참... -_- 안녕하십니까 안됩니다
ㅇㅅㅇ 으르릉... 나, 나! (정색) 깔깔 아니야!! 뿌잉 메~
안녕하십니까! 흐응? 흐으으응?! 척! 칫.. 좋-았어! 엥? 후에엥-!!
칫 엄숙하고 근엄하고 진지하다 믿습니다 내 안의 ...가 깨어난다 영업 중 할많하않 충격! 공포! 둠칫 둠칫 두둠칫
파이팅!! 고마워~ 졌어... 히힣 극대노 미안! 거울 앞에서 자의식 과잉된 십대 라이언
저는 지금 극공입니다. 훠이훠이 하.하.하. 매우 화가 납니다. 총기 손질중입니다. 저와 한 판 붙어보시겠습니까? 당신에 대한 정확한 진단 안돼!
뭐가 궁금하죠? 축하드립니다. 너에게는 뭐든 주고 싶어. 칭찬 드립니다. 대-단하십니다. 내겐 보여, 너의 죽음 당신을 믿습니다. 이런 미래는 싫어!
감사합니다. 기쁩니다. 축하합니다. 칭찬해 드리죠. 놀랍군요. 심기가 불편합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짝.짝.짝.짝 고마워... 멋있어... 지금 이게 뭐하시는 거죠? 대다나다 히에엑... 헉! 깜짝 놀랐습니다. 그만해!!!!!
옳소! 감탄했습니다. 흐음 후회할거요! 감사합니다. 놀랐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색) 축하드립니다. 칭찬해 드립니다. 놀랍군요. 매우 화가 나네요. 큰 충격입니다. 놀랍군요.
이럴수가... 감히! 네가! 아니?! 장하군! 응?! 좋다! 그건 아니다! 고맙다!
감사합니다 잘 못 들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매우 화가 나는군요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좌절상태입니다 감탄했습니다 칭찬합니다
멋지군! 좋았어! 하하! 축하하오! 아아.. 5분전인데. 커피한잔 하겠소?
승리의 정유년! 정의로운 새해복! 극.한.공.성. 복! 받아랏! 음~ 직장인의 정석
많이 배웠습니다! 대단합니다! ?!! 축하드립니다 뭔가.. 부족해요 짝짝짝! 각오하세요! 으윽!
성탄의 축복을~! 메리 X-MAS~! 화이트 크리스마스야 해피~ 크리스마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성탄이구나~
Good! Thank U Missing U Useless It's pretty good Oops WHY! Please wait
멜빈 미이라와 고스트 제피 할로윈에는 카를로스호박 히카르도의 사탕 탄야의 마녀 분장..? 잭-슈타인 강시 루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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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군요! 좋은 시간 되소서 Merry 추석~! 우와~! 호~오! 가득해요~! 짱인데! 품위있군
Chu~♡ 파이팅! 우와앙.. 졌어 ㅠㅠ 이겼다! 흐~음? 뜨헉! 돼.. 됐거든! 사.. 살쪘..!
훌륭합니다 궁금하네요 에구머니나! 슬프네요... 경멸스럽군요.. 후훗~ 뭐라고 하셨죠? 이, 이럴수가...!
아이작의 멋진 모습 이글이라 샤샤샤~ 트리비아 슬라이딩 시바 포는 달린다 까미유도 달린다 라이샌더 달린다 마를렌 점프! 샬럿 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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