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든가의 꽃 01.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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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11 00:33:39
역시 미방은 우리 이그리
홀든가의 꽃
< Episode 1 칭찬 >
“ 마님! ”
“ 마님! 어디계셔요? ”
홀든 가문 하녀들의 아침은 늘 누군가를 찾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대부분의 경우 하녀들이 찾아내는 것으로 이 웃지 못 할 해프닝은 끝나버리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해가 질 때까지 하녀들은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내내 부인을 찾아야했다. 그녀들을 힘들게하는 범인은 바로 루즈메리 홀든. 바로, 홀든 가의 안주인이었다. 매일같이 일어나는 이 소동에 하녀들은 준비를 단단히 했지만 어떻게 하는지, 매번 하녀들의 눈을 피해 요리조리 구석구석에 숨어버린다. 개구쟁이 같은 그녀의 행동은 그녀가 명망 높은 귀족가문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무색하게 만들어주었다.
정원에 있는 울창한 나무들 사이에 숨은 루즈메리는 나뭇잎 사이사이의 틈을 이용해 하녀들이 가는 것을 유심히 바라보고는 속으로 안심하며 풀들위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사람이 가장 위험할때는 방심할 때라고. 그녀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뒤에서 작은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 엄마 ”
“ !!! ”
루즈메리는 순간적으로 입을 양손으로 틀어막아 흘러나오려는 비명을 간신히 막았다. 뒤를 돌아본 그녀는 상대가 다이무스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또 다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이무스는 막 잠에서 깬 상태인 듯 덜 풀린 눈가를 비비며 멍하니 그녀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 여기서 뭐하고 있어? ”
“ 그냥, 엄마가 여기 숨어있을 것 같아서 찾으러왔어 ”
“ 어떻게 알았어? ”
“ 어제도 여기에 숨었잖아 ”
“ 어제 숨은건 또 어떻게 알았대, 역시 우리 아들이라니깐 ”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루즈메리는 다이무스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끼워넣고는 자신의 품안으로 끌어들였다. 루즈메리의 품안은 따뜻하고 좋아 다이무스는 나른한 기분을 느끼며 조용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엄마, 또 하기 싫어서 그러는거야? ”
잠깐동안의 짧은 침묵 끝에 대답이 돌아왔다.
“ 웅 ”
기운이 없어보이는 목소리었다.
“ 그래도 예절 교육은 꼭 받아야한다고 아버지가 그랬잖아 ”
“ 하지만 지루하고 재미없는걸 ”
“ 엄마도 예전에 그랬잖아. 가끔은 하기 싫은 일도 해야할때가 있다고 ”
다이무스는 첫 양치질을 할때를 떠오르며 말했다. 딱히, 반박할만한 말이 떠오르지 않자. 루즈메리는 볼을 풍선처럼 부풀이고는 고개를 홱 하고 돌려버렸다.
“ 흥! 몰라 몰라, 난 안할꺼야 ”
" 아가씨, 뭘 안한다는거죠? “
“ 엄마야! ”
갑작스럽게 수풀을 해치고 고개를 불쑥 내민 유모 비타의 모습에 놀란 루즈메리는 그만 다이무스를 꽉 안아버렸다. 그녀의 가슴에 코와 입이 눌려버린 다이무스는 바둥거리며 빠져나올려고 했지만 허공에서 흩뿌리는 두손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루즈메리가 조금이라도 늦게 깨달았다면 다이무스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의 과한 애정(?)으로 인해 익사한 불운의 소년으로 남았을지도 모른다.
“ 유, 유모 하이이... ”
“ 하이가 뭡니까! 하이가아아아!!! ”
그렇게 홀든 부인의 숨바꼭질 소동은 마무리되었다. 비타에게 끌려가다시피 저택으로 향하는 루즈메리의 뒷모습을 보며 다이무스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비타는 다이무스와 두 동생을 육아에 어설픈(3명의 아들이나 낳았음에도 초보엄마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루즈메리를 대신해 돌봐주고 있는 유모이다. 가끔 루즈메리가 다이무스에게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때마다 비타를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같은 존재라고 말하곤 했다. 다이무스는 그때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 외할머니는 엄마가 우리 놀아주는 것처럼 엄마랑 안놀아줬어? 아니면 할아버지는? 할아버지는 우리 아빠처럼 엄격 했어? ”
다이무스 기억으로는 루즈메리는 그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었다. 그냥 자기를 한참동안 안아주고 있었던 것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그 이후 그런 질문은 않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다이무스였다.
저택으로 돌아온 다이무스를 반겨준 것은 두 동생인 벨져와 이글이었다. 제일 먼저 달려온 것은 이글이었고, 벨져는 동생의 손을 잡은 채 졸졸 따라왔었다. 벨져와 이글은 어머니인 루즈메리의 특징을 하나씩 가지고 태어났다. 벨져는 어머니의 체질을 이글은 그녀의 성격을. 그래서인지 이글은 성격이 굉장히 활발하고 당차, 집안 하녀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었고, 반대로 어머니처럼 허약한 체질을 이어받은 벨져는 소극적인 성격 때문에 항상 루즈메리의 치마폭에 숨어 지내곤 했다.
루즈메리는 그의 성격을 어떻게든 고쳐주고 싶어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있다.
처음엔 자신을 반갑게 맞이하는 동생들의 모습에 다이무스는 뭉클한 감동을 먹었지만 후에 그들의 말에 실망감만 마음속을 가득 채웠다.
“ 형아, 엄마는? ”
다이무스의 뒤를 둘러보던 이글이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 공부하러 가셨어. ”
“ 그래? 그럼 방에 있겠다. 벨져형아 가장! ”
“ 우, 우응... ”
“ 잠깐만 ”
다이무스가 자신들을 불러세우자, 이글은 곧장 멈춰섰다. 덕분에 끌려가던 벨져만 앞으로 고꾸라질 뻔했다.
“ 형아 왜? ”
“ 엄마는 바쁘니깐 형이랑 놀자 ”
“ 싫어, 엄마랑 노는게 더 재미있단말이야 ”
이글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던 벨져는 다이무스와 눈이 마주치다 화들짝 놀라며 이글의 등 뒤로 숨어버렸다. 다이무스는 두 골치덩어리가 어머니의 교육에 방해가 돼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고, 계속해서 이글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글의 고집은 루즈메리와 비교해도 절대로 뒤처지지 않아. 설득하는데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재물이 소모되었다.
“ 우물. . 그래 형! 우물.. . 형이. . 우물. . 사정하면 우물 . . ”
“ 이글, 알겠으니깐 입에 있는건 다 씹고 말해. ”
입안에 쿠키를 가득 집어넣은 이글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곧바로 접시위에 담긴 또 다른 쿠키를 집어들었다. 그 모습을 보니 저번에 루즈메리가 동화책에서 읽어준 햄스터의 모습이 떠오른 다이무스였다.
“ 그럼 뭐하고 놀. . . ”
다이무스는 어디선가에서 날라온 쿠키 덩어리 때문에 말을 잊지 못했다.
“ 술래잡기! 헝아가 술래야! ”
부들.. 부들.. 다이무스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무지막지한 인내심을 발휘해 참아보았다.
“ 그럼 찾는. . . ”
퍽. . ! 그러나 또다시 날아든 쿠키 폭탄에 다이무스는 그만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고 말았다. 머리에 묻은 부스러기들을 마구잡이로 털어낸 다이무스는 근처에 있던 배개(참고로 여긴 저택 중앙 홀이다. 절대로 침실이 아니다.)를 집어들고는 우렁찬 표효를 내뿜었다.
“ 크아아악! 니들 잡히면 혼날줄 알아! ”
“ 꺄하하하! 다무 괴물이다! ”
“ 으아앙~ 엄마! 형이 무섭게 달려와요! ”
술래잡기를 끝낸 뒤엔 칼싸움 놀이를 했다. 물론, 악당은 다이무스였다. 그 후 베로스 삼촌이 이글 생일 선물로 사다준 장난감으로 병정놀이를 했었다. 대장은 물론, 이글이었다. 처음엔 귀찮아하면서 짜증스러운 반응이었던 다이무스였지만 역시, 그도 어린아이이였다. 점점 놀이에 흥미를 느끼며 동생보다 더 날뛰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렇게 홀든 삼총사는 해가 저무는지도 모른채 가지각색의 다양한 놀이들을 즐기며 저택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 도련님들, 저녘먹으셔야. . . ”
하녀들을 시켜 저녘식사 준비를 마춘 비타는 홀든 삼총사들이 놀고 있던 홀로 걸어갔다. 셋의 것으로 보이는 실루엣이 보이자 입을 열던 비타는 걸음을 멈추는 동시에 입을 다물어버렸다. 얼마나 활발하게 놀았는지, 홀 전체가 난장판으로 어질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세 마리의 새끼 강아지들이 서로 뒤엉킨채 시간가는줄 모르고 잠을 자고 있었다. 주변을 바라보다 잠시 한숨을 내쉰 비타는 셋을 깨우기 위해 그들에게 다가갔다.
“ 유모, 잠시만요 ”
“ 아가씨, 교육은 끝나셨나요? ”
" 밀린거 다하느라 혼나는 줄 알았어 ”
혀를 삐죽 내밀며 씁쓸하게 웃어보인 루즈메리는 세 아들들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 아이들은 놔둬요. ”
“ 곧 있으면 저녘식사 시간입니다. 주인님께서 시간을 엄수하는걸 무척 중요히 여기시는거 알지 않습니까 ”
“ 남편한테는 내가 잘 일러둘게. ”
“ 그럼 하녀들을 불러. . . ”
“ 아냐, 내가 할게, 유모는 가서 저녘식사 준비나 도와 ”
“ 아가씨. . . ”
비타는 자신의 입을 가로막는 루즈메리의 손가락 때문에 그만 말을 멈추고 말았다. 자고 있는 아이들에게로 다가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비타는 알수없는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주방으로 몸을 돌렸다. 홀에 남게 된 루즈메리는 혼자서 아이들이 어질러놓은 장난감들을 치운 후 아이들을 한명 한명 조심스럽게 안아들어 침대위로 옮겨주었다.
다이무스가 잠에서 깼을때는 그로부터 한참이 지난 후였다. 바깥은 이미 어두컴컴해져 있었고, 하늘위에는 수많은 별들과 커다란 달님이 세상을 밝게 비춰주고 있었다.
“ 좀 더 자, 아침이 올려면 아직 한참 남았단다 ”
다이무스가 다시 눕자, 루즈메리는 흘러내린 이불을 가슴팍까지 끌어올려다주었다.
“ 아빠랑 같이안자? 아빠는 엄마가 같이 안자주면 슬퍼하던데 ”
“ 하루쯤은 괜찮아. 게다가 엄마는 우리 다무랑 같이 자고 싶은걸? ”
“ 사실. . . 나도 좋아 ”
말을 마치고는 부끄러운지 다이무스는 루즈메리의 품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루즈메리는 공처럼 둥글게 몸을 말은 다이무스의 등을 부드럽게 쓰담아주었다.
“ 오늘 동생들 놀아주었다며 ”
“ 응 ”
다이무스는 오늘 하루종일 시달렸던 것을 떠올리고는 한차례 몸을 부르르 떨었다.
‘ 한번은 놀아줄만한데, 두 번은 못할 것같아. 아니 절대로 안할꺼야 ’
그러나 그의 다짐은 하루, 아니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바로 무너지고 말았다.
“ 우리 장남, 동생도 놀아주고. 기특한걸? ”
루즈메리가 머리를 쓰담아주며 칭찬해주자 다이무스는 좋아서 그런지 아니면 쑥스러워서 그런지 몸을 돌리며 혼잣말같지 않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 아니. . . 그냥 형이니깐 동생 놀아주는건 당연하지 ”
“ 잘했어 ”
그녀가 그의 귓가에 속삭이듯 말하자 깜짝 놀란 다이무스는 거북이가 등껍질 속에 들어가듯 빠르게 이불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다음날 다이무스는 정원 바깥에서 뛰놀고 있는 이글과 벨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딱봐도 이글이 정의로운 용사, 벨져가 사악한 마왕놀이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울먹이며 도망치는 벨져의 모습이 안타까워보이지까지 했다. )
“ 다무 헝아 왔어? ”
“ 흐아앙~ 헝아! ”
벨져는 다이무스는 발견하고는 쏜살같이 달려와 그의 등뒤로 숨어버렸다.
“ 헝아, 오늘도 놀자! ”
양손으로 머리를 어루만지던 다무가 볼이 살짝 붉으스래지더니 웃으면서 이글에게 뛰어갔다.
“ 오늘은 니가 마왕해라! ”
< 계속 >
To_
이 이야기는 순전히 저의 상상일뿐 사이퍼즈 본 스토리와는 무관하옵니므롭니므롭니다
홀든가의 꽃 많이 많이 봐주세요 헠헠
저런벨져가나중에커서그렇게변한다면참재미있겠습니다?헠헠헠헠헠헠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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